[시] 2025년 12월 월 장원 선정 / 신이인 시인
- 작성일 202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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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이인입니다. 어느덧 2026년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 즐겁고 편안하게 신년을 맞이하고 계시기를 바라요.
트와이스의 ‘올해 제일 잘한 일’이라는 노래를 알고 계신가요?
저는 연말마다 이 노래를 듣곤 했는데요. 작년 연말은 유독 정신없이 지나가서 좋아하는 케이팝도 마음껏 즐기지 못했습니다(슬픔). 지금이라도 틀어놓고 월 장원 선정 평을 써보려 해요.
올해 제가 제일 잘한 일은, 1월 1일 새벽에 일어나 첫 해가 뜨는 장면을 지켜본 것이었어요.
아침잠이 많아 일찍 눈 뜨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새해에는 이처럼 새 사람이 되는 경험을 하나쯤 만들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12월 장원 후보작으로 거론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유」, 강완
「에코」, 이형규
「캔버스의 밑색」, 현재이
「집」, 방백
「걷는 연습」, 방백
「전지적 히터 시점」, 별무리
「여기예요」, 송희찬
「한계고도」, 구포대교
크리스마스, 눈사람, 연말의 쓸쓸한 기분, 새해의 설레는 마음······ 시의성 짙은 작품을 많이 감상할 수 있던 달이었어요. 매력적인 시가 유독 많다고 느꼈습니다만 워낙 여러 건의 게시글이 올라와서일까요, 단순히 매력이 느껴진다는 이유만으로 콕 집어 호명하기는 망설여졌습니다. 숙고 끝에 기본적인 요소가 잘 갖춰진 시, 많이 연습해 본 티가 나는 시를 높이 평가하게 되었네요. 이곳에 언급되지 않았으나 좋은 작품이 많았다는 사실, 댓글로 저의 감탄스런 마음을 전하려 노력했다는 사실을 일러둡니다. ^^
다소 쉽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던 이번 달······!
장원으로 선정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캔버스의 밑색」, 현재이
모난 구석 없이 수월하게 읽히는 작품입니다. 화려한 수사 없이도 단단한 문장들이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묘사의 비중이 높은 점이 특징이라 할 만한데, 단순 묘사에서 그치지 않고 사유를 끌어낼 줄 안다는 점이 멘토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나는 낮보다 밤의 물결에 더 많은 색이 칠해지는 이유를/ 혼자 알고’, ‘주름지는 물결은/ 유화 물결이 덕지덕지 굳어버린/ 어느 화가의 지문을 닮아서’와 같은 표현들이 훌륭합니다. ‘나는 수영 금지 푯말을 무시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통해 앞의 묘사들을 유의미하게 완결짓는 마무리 방식이 발군입니다.
「걷는 연습」, 방백
‘진검승부’라는 단어가 어딘가 어색하게 읽히는 지점은 아쉬웠지만, 서정이 잘 표현된 수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발’에 관련한 이미지를 점층적으로 쌓아가며 표현하는 시적 기술도 좋습니다. 하나의 시에 여러 가지 이미지가 등장함에도 이를 어색하지 않게 엮는 연출력도 있고요.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만 ‘검 없이도 검을 맞대는 것처럼 싸울 수 있을까’라는 문장과 더불어 ‘진검승부’라는 단어를 다른 요소로 대치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시의 전반적인 톤에 비해 비장하여 살짝 튀는 부분일 수 있기에···!).
이제 더 이상 청소년이 아니게 된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문학 청소년의 마음을 잘 갈고 닦아 문학 청년으로, 어쩌면 문학 장년으로(···) 오래오래 저희와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건승을 빕니다!
글을 읽는 모든 분들,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신이인 드림
<이달의 추천 컨텐츠>
ㅇ 영화 <세계의 주인>
숨겨왔던 상처를 드러낼 때 여러분은 웃고 싶나요, 울고 싶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때의 저는 울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다쳐도 아무렇지 않다고, 강한 모습을 과시하는 편이 좋다고 믿었습니다. '이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큰소리치는 제 모습이 비슷한 아픔을 겪은 누군가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까지는 모른 채로요. 영화의 주인공 '주인'이를 둘러싼 인물들은 서로에게 사랑을 주는 동시에 상처를 입힙니다. 순수한 선의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렇습니다. 내가 나쁜 사람이 될 때, 고슴도치처럼 불가피하게 누군가를 찌르는 순간이 올 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부대끼면 따가운 게 당연하지요. 성숙한 고슴도치가 되어 나도 남도 용서하는 법을 배워볼까요.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두루뭉술하게 말했지만······ 아무튼, <세계의 주인>을 추천합니다. 여러분의 학교에도 있을지 모르는 주인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신이인
ㅇ 리처드 브라우티건, 『미국의 송어낚시』
저는 문학을 소설로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소설을 쓰지 않지만 즐겨 읽고 있습니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하나입니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은 저와 다르게 시집을 먼저 발간하고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송어낚시』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처음으로 완성한 장편소설입니다. 저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처음에 시를 쓰려다가 『미국의 송어낚시』라는 작품을 쓰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합니다. 그만큼 생경한 전개와 상상이 돋보이며, 때로 뻔뻔하다고 느껴지는 지점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시와 소설의 경계를 무엇으로 나눠야 할까요? 『미국의 송어낚시』를 통해 각자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 양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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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안녕하세요, 멘토님. 제 시를 좋게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부족한 점이 많을 텐데, 항상 좋은/따뜻한 멘토링을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멘토님들 덕분에 시를 쓰는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시를 쓸 때면 언제나 멘토님 두 분(그리고 재작년 김리윤 멘토님과 김선오 멘토님)의 조언을 생각하니, 제 시의 좋은 점은 곧 멘토님들께서 해주신 멘토링 덕분이에요. 벌써 십대의 마지막인데, 글틴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마음이 단단해지는 기분이네요. 올해에도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