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비평] 2026년 2월 월 장원 선정 / 성현아 문학평론가
- 작성일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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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멘토 성현아입니다. 새 학기의 시작이네요. 다들 바쁘게 지내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가거나 가지 않는 글티너들 모두 봄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해요. 저도 개강을 해서 수업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방학이 벌써 그리워지는데요. 그래도 문학 이야기를 새로 만난 학생들과 나누니 좋더군요. 여러분의 글을 읽으며, 간접적으로나마 여러분과도 깊이 있는 문학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감상&비평 게시판 월 장원
2월에 올려주신 비평문 역시 대상 작품이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국제 정세에 관한 비평도 있었고, 애니메이션이나 음악, 게임에 관한 비평도 있었어요. 여러분이 예술과 사회에 모두 큰 관심을 두고 있으신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중 완성도가 높은 두 편을 후보로 선정했는데요. 월장원 후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방백, <여성에게 주어진 사랑, 그 이후의 삶: 이디스 워튼의 [여름]을 읽고>
-노스텔지아, <<탈출기>로 바라본 몽우리돌처럼 단단한 독립의 열망>
이 중 2월 장원으로 방백님의 <여성에게 주어진 사랑, 그 이후의 삶: 이디스 워튼의 [여름]을 읽고>를 선정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문장청소년문학상 장려상을 수상하셨던데, 이 또한 늦었지만 정말 축하드려요. :) 이전 글에서도 주제로 삼았던 여성주의를 쭉 이어나가신 점도 좋았고, 젠더 담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시기에 다시 이디스 워튼의 소설을 평가해보려는 글의 관점도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과거의 작품에 현대의 관점을 소급해서 적용할 때는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도 많습니다만, 현실에 순응한 여성을 그린 이야기를 여성 성장 서사라고 보는 평가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는 비판에 공감이 갔습니다. 은연중에 여성에게 (또 여성 인물에게) 모성애와 비슷한 종류의 ‘사랑’을 실천하길 강요하는 문화적 관습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부분에서 오는 묘한 불편감을 놓치지 않고 잘 포착해 문제의식으로 발전시키신 점이 참 좋았습니다. 여성이 가부장제 사회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불가피하게 추구하게 된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었고요. 다만 “여성은 왜 사랑에 집착하는가?”라고 다소 단순하게 질문하면, 의도는 그렇지 않더라도 자칫 편견을 재생산하게 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으니 조금 더 섬세하게 접근하면 좋다는 조언도 덧붙여 봅니다. 소설 작품 재해석에서 시작하여 결국에는 실존하는 여성들이 사랑이 아닌 사랑 이후의 삶을 갈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는, 좀 더 확장된 비평문으로 읽혔어요. 방백님은 자기가 살아가는 시대를 진단할 수 있는 밝은 눈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또한 꼭 필요한 비평가의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어 기대하게 되네요. 축하해요.
노스텔지아님의 글 <<탈출기>로 바라본 몽우리돌처럼 단단한 독립의 열망> 역시 완성도 높은 비평문이었는데요.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이를 대상으로 한 게임, 이를 형상화한 소설 작품을 깊이 있게 다루어주셨어요. 작품의 내외부와 여러 역사적 사실까지 두루 성실하게 분석하는 점이 이 글의 미덕이었습니다. 다만 작품들에 대한 분석과 가치평가, 그리고 글의 주제가 아주 새롭다 하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문단 사이의 연결이 약간 미흡한 부분들이 있어서 장원으로 선정하지는 못했습니다. 또 좋은 글을 기대할게요.
* 이달의 콘텐츠 :
이달에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는 황현산 평론가님의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난다, 2013)입니다. 황현산 평론가님은 (실제로 뵌 적이 없습니다만) 평론가의 문장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제게 알려주신 분이기도 해요. 그 미학적인 문체와 깊은 사유를 함께 감상하시면 좋겠네요.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어 한 편씩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책입니다. 저는 이번에 다시 펼쳐보면서, 전쟁에 관해 다룬 부분이 가장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아무래도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황현산 평론가의 문장을 조금 옮겨 봅니다. “전쟁은 바보짓이다. 분쟁의 해결책 가운데 전쟁보다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는 것은 없다. 전쟁은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인간을 인간 아닌 것으로 만든다. 어떤 명분도 이 비극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 전쟁은 단순한 추상명사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포탄이며, 구덩이에 파묻히는 시체 더미이며, 파괴되는 보금자리이며, 생사를 모른 채 흩어지는 가족이다. (……) 나는 전쟁이 무섭다. 오만과 증오에 눈이 가려 심각한 것을 가볍게 여길 것이 무섭다. 전쟁을 막을 지혜와 역량이 우리에게서 발휘되지 못할 것이 무섭다.”(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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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성현아 멘토님 안녕하세요, 방백입니다.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다른 멘토님들께는 글틴 캠프에서 만나뵈어, 감사함을 담은 짧은 편지를 드렸는데, 성현아 멘토님께는 드릴 길이 없어 아쉬웠어요. 글을 쓰는 것은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고, 아웃풋을 내놓는단 가치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닌 다른 이’에게 읽히기 위한 기록이죠. 그렇기에 논리적이고, 타당해야하며, 진실성 있고, 시사성을 가져야 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읽어줄 사람이 없으면 외로운 법이라. 벽에 던지는 듯한 문장들을 진지하게 읽어 주고, 피드백을 내어 주는 글틴이 정말 좋은 곳인 것 같아요. 그 일을 멘토님들께서 하시며 많은 글티너들에게 꾸준히 글 쓸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비평은 새롭게 다가온 시각을 오래 머금고, 살을 붙일 충분한 시간 없이 써버린 듯해서. 다음번엔 조금 더 시간을 들이고 글을 써야겠다 반성한 비평이기도 해요. 그래도 여러번 퇴고를 거치며 어느 정도 다듬었다 생각했는데, 멘토님 말씀을 듣고 나니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제 글을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며 글을 쓰겠습니다. 칭찬도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