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25년 8월 월 장원 선정 / 양안다 시인
- 작성일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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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여러분. 안녕하세요.
양안다입니다.
이제 8월이 끝나고 더위도 한풀 꺾인 듯합니다.
다들 여름을 잘 보내셨나요?
방학이 끝나 아쉬운 분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는데요.
이번 8월은 올해 가장 많은 작품이 업로드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방학 중이라 더 열심히 작품을 쓴 것일까요?
저는 8월마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징크스가 있는데요.
그 탓인지 시를 많이 쓰지 못 했습니다.
여러분의 작품을 읽으며 반성하기도 했네요.
고선경 시인과 함께
8월 월 장원 선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저희가 검토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용건, 「완숙 토마토는 의외로 초록색」
사인, 「웨이브」
손님, 「스프의 말을 인용하세요」
송희찬, 「폴라로이드 입기」
안유준, 「눈 사람 눈사람 은하 수 은하수 초 초」
해강, 「반짝이는 주검」
dlwjddus, 「복도식 아파트의 무한성」
이번 8월은 여름에 대한 시가 굉장히 많은 편이었습니다.
자신의 여름을 일기가 아닌 시로 기록한다는 건
언제나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보편적인 이야기일수록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개성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 있겠지요?
이번 8월 월 장원으로 선정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용건님의 「완숙 토마토는 의외로 초록색」은 매력적인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꼬리뼈”의 퇴하에서 시작한 발상이 “날갯죽지”, “구품천사의 운명”으로 이어지는 전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틀에 갇혀 있지 않은 목소리와 전개로 인해 예상치 못한 매력적인 지점을 마주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갈래를 만들 수 있는 목소리라는 걸 인지한다면 앞으로도 더 다양한 방식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다만 제목에서 언급된 “토마토”가 자주 언급된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그 단어의 매력이 퇴색된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송희찬님의「폴라로이드 입기」는 배경과 서사가 디테일하고 그로 인해 시가 단단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산문 형태의 문장 흐름이 자연스럽고 표현이 담백하여 긴장감을 유지하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화자의 정직한 태도가 풍경과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느껴지며, 배경과 서사의 디테일한 점도 이 정직함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복잡한 구조를 차용했다면 난잡할 수 있었지만, 단순한 구조를 유려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잘 어울렸습니다. 다만 성장을 암시하는 표현에서 기시감이 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감각을 넓힌다는 느낌으로 화자와 거리감을 유지한다면 다양한 맥락으로 시를 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dlwjddus님의 「복도식 아파트의 무한성」은 시의 흐름이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어디로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목소리로 인해 산발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었으나, “복도식 아파트”라는 공간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어서 중심이 잘 잡혀 있었습니다.“우리는 에어컨 있는 집에서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라는 문장은 화자의 예측 불가능한 목소리에 비해 슬픔을 느끼게 하는 지점이라 더 돋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너는 믿음의 연속성이라는 말을 알아?”라는 구절에서“믿음의 가변성을 믿고 싶어 하곤/복도식 아파트의 무한함을 믿기로 했다”로 변주되는 지점이 시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이러한 변주와 이미지를 뒤트는 방식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멀티버스 세계관”, “포브스 선정”, “중국 쇼핑몰” 등과 같은 단어 사용에 대해 ‘시의 톤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과 ‘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어 재미있다’라는 의견으로 나뉘었으나, 그럼에도 이 작품을 월 장원으로 선정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시를 읽다 보니
어느새 고선경 시인과 제가 멘토를 한 지 반년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소식 하나를 전달해드려야 하는데요.
이번 8월을 마지막으로 고선경 시인이 멘토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고선경 시인의 작품 활동을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고선경 시인의 인사말은 해당 글 하단에 있습니다)
9월부터는 신이인 시인이 새로운 멘토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만큼 글틴 여러분에게 좋은 멘토가 될 것입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양안다 드림
<이달의 추천 컨텐츠>
김혜순,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이 시집은 명랑하게 날아오릅니다. 유쾌하게 감각을 폭발시킵니다. 산뜻하게 경계를 지웁니다. 시인의 펄떡이는 심장에서 뛰쳐나왔을 법한 말들이 우리를 총천연색 우주 속에 가둡니다. 그러고는 드릴을 쥐여 주며 그 우주에 구멍을 뚫어 보라 말하지요. 구멍에서 콸콸 쏟아져 나온 빛과 어둠이 뒤섞이는 광경을 여러분과 맞닥뜨리고 싶습니다.
- 고선경
봉주연, 『우리는 모두 이불에서 태어난걸요』
누가 저에게 봉주연 시인의 작품에 대해 물으면 ‘선한 의지를 가지려 애쓰는 시’라고 표현할 것입니다. 실제로 봉주연 시인의 작품은 매우 ‘선한’ 편이지만, ‘선’이라는 것은 애써야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름이 끝나고 새 이불을 꺼내야 하는 마음으로 이 시집을 읽었습니다. 이 시집은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새 이불 같은 시집과 함께 새 계절을 맞이해 보길 바랍니다.
- 양안다
멘토 고선경 시인의 인사말
안녕하세요, 여러분. 멘토 고선경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어느덧 밤낮으로 가을 공기가 묻어나는 구월입니다. 글을 쓰기에도, 또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좋은 계절에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
그동안 글틴에서 여러분과 함께 시를 읽고 나누며 지낸 시간은 제게도 따뜻하고 소중한 배움이었습니다. 각자의 언어로 세상을 견디고, 또 새롭게 발견하는 여러분의 글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어 늘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개인적인 건강 문제와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저는 멘토 활동을 조금 이르게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당분간은 글쓰기와 회복에 집중하려 합니다. 비록 자리를 떠나지만, 여러분이 써 내려갈 문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빛날 거라 믿습니다. 저 역시 멀리서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여정에 늘 좋은 바람이 불어오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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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건
고선경 시인님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멘토링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을 쓰면서 앞으로 더 성장해 나가가겠습니다ㅎㅎ 빨리 나으시고, 쭉 건강하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음이 많이 들어간 시였는데, 장원을 받아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고선경 시인님, 글틴에서 짧은 만남이었는데, 유익한 멘토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필하시고 건강하시길(기온차가 커져서..갑자기..) 늘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