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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번복하고 반박하는 언어의 뒤척임 with 김해솔 시인

  • 작성일 2025-11-26
  • 방송일2025-11-26
  • 러닝타임44:09
  • 초대작가김해솔 시인
[문장의소리] 번복하고 반박하는 언어의 뒤척임 with 김해솔 시인

821화 지금 만나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21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김해솔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김해솔 시인은 2023년 《쿨투라》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저서 『반입자』 등이 있다. 최근 시집 『아몰퍼스』를 출간하였다.


[방송 내용]


00:00 인트로 / 김해솔 시인의 시집 『아몰퍼스』에 수록된 시 「이징 모형」 중에서

01:50 근황

03:32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2125」 

06:40 사전에 보내주신 글 

10:54 시집 『아몰퍼스』 소개 

15:44 해설 

18:30 게임 

22:28 「아몰퍼스」

25:08 상상이라는 행위 

28:28 「아우또노미아」 

31:06 「일 칵토 히포포타모」 

33:50 「선인장 하마」 

35:26 호저 캐릭터 

36:34 특별한 한 편

39:08 「제2법칙」 낭독 

41:52 아웃트로 



Q. DJ 우다영 : 최근 시집 『아몰퍼스』를 출간하시고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김해솔 시인 : 요즘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30분 달리기'라고 런웨이 어플이 있는데요. 3일 됐고 아직 얼마 안 됐거든요. 매일이 아니더라도 이틀에 한 번만 해도 되는 거거든요. 주 수로는 2주가 되었는데, 세 번만 달리고 아직 안 하는 상태입니다. 1분만 달려도 어플에서 엄청나게 칭찬을 해주거든요. 힘을 내서 5분 달리면 뿌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되게 좋더라고요. 


Q. 사전에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제가 원하는 장소로 소환할 수 있는 언어가, 그 언어를 업으로 삼는 일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라는 사람이 언어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이에 대해 시인님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영화 찍은 후에 한 생각이었거든요. 영화를 찍을 때 들었던 생각이 제가 원하는 장소로 사물을 불러오기도 힘들고, 사람을 불러오는 건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 사람의 시간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애정이 필요한 일이라는 근본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 자체에 대한 애정도 필요하고,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작업이 끝난 후에 편집을 하니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계속 보게 되고요. 감사한데, 내 멋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영화를 찍고 언어만큼은 제멋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집의 ‘시인의 말’에도 썼던 것인데, 저는 반복하고 반복하는 것을 즐기고 쉽게 많이 말하고 반복하고 번복하고 있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언어에게 상당히 빚지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고요. 언어 때문에 어떠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제가 그동안 쉽게 써왔던 것들이 있으니 제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요. 원래는 텍스트 과포화 시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다들 말에 민감해졌다고도 생각을 해요. 그 뒤에 사람이 있는데도 말이 더 크게 보이는 일이 벌어지고 생각했었어요. 한편으로 회의적인 태도도 있었고요. 영화를 찍으면서는 오히려 그만큼 사람들이 가져다 많이 쓰기에 쓰는 사람들이 감내해야 하는 것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Q. 최근 출간하신 시집 『아몰퍼스』에 대해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A. 『아몰퍼스』의 시작은 단어에서부터였어요. ‘아몰퍼스’라는 단어를 제가 오래전에 만났는데요. 부산국제영화제에 갔다가 헌책방을 들렀는데, 거기에서 동명의 책을 발견했어요. 그때 용어의 뜻을 처음 알게 된 거죠. 그때그때 뜻이 바뀌는데, 간단하게 외우고 있는 건 ‘비결정된 고체’인데요. 원자 배열이 불규칙한데도 고체 현상을 유지할 수 있는 물질입니다. 이게 언어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고, 당시에는 저라는 사람과도 당시에 닿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결정을 상당히 못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랬던 이유 중 하나가 누군가가 삐칠까 봐. 예를 들어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게 되면 어떤 친구는 이쪽, 어떤 친구는 저쪽에 앉을 텐데요. 고민이 너무 되는 거예요. 그 친구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텐데 가운데 서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쪽이 서운해할 것 같아서요. 옷은 빨간색을 입을지, 파란색을 입을지 고민했고요. 디자인은 같은데 그런 고민을 하고 있으니. 그런 게 나이 들면서 추려지기도 하지만, 확산되는 것도 있었어요. 항상 중요한 걸 선택하라고 하는데, 뭐가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고요. 결정이나 선택을 잘하지 못할 때쯤 라는 단어를 만났습니다. 오래 갖고 있다가 비슷한 시기에 다른 정서가 들어왔는데, 그때 사회적으로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어요. 당시에 제가 갖고 있던 일련의 정서는 상실감에 대한, 폭력적인 것에 대한 분노나 슬픔 같은 것이 응축되어 있었는데요. 그게 제 십 대와 맞닿으며 제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사건과 닿는 계기가 되었어요. 제가 트라우마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저에게 있어 십 대의 경우 잊고 싶은, 동시에 절대 잊고 싶지 않은 시기거든요.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어서요. 그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십 대를 다 기억하기에는 어려운 지점이 있었어요. 『아몰퍼스』의 시작점이 거기라고 생각해요. 화자가 여럿일 때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화자가 고정되는 순간 상실감을 다 한 화자가 짊어지게 되잖아요. 그것을 피하려는 성질이 있지 않나, 시집을 묶고 나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도망치고, 기억해야 하지만 기억하려 하지 않는 것이 있는 시집 같습니다. 그 고통이라는 것 자체를 많이 생각했고요.


Q. 시집 『아몰퍼스』에 수록된 시 중 특별한 한 편을 꼽아 주신다면? 

A.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요. 가장 마지막에 쓴 「제2법칙」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엄청 좋아서 고른다기보다 그 시를 마지막에 넣을지 말지 끝까지 고민했기 때문이에요. 가장 저 같은 시여서 그랬는데, 저는 시집을 엮을 때 저를 덜어내고 싶어 하거든요. 저 같은 것들을 빼고 싶었는데, 「제2법칙」 때문에 들어가게 된 시들이 몇 편 있어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2125」도 그런 경우고요. 결국 넣기로 결심했을 때 내린 결론은 ‘너도 말하고 싶지’라는 마지막 부분 때문이에요. 언어에 미쳐있는 시, 언어를 버리는 시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 시집을 완성했을 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제2법칙」 마지막 구절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유난히 생각이 나는 시입니다.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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