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3구역, 1구역」을 배달하며
- 작성일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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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길고양이를 끔찍이 생각하는 사람이고 요령 있게 집을 사고팔며 차익을 남길 줄 아는 사람이고 내게 아무런 경계심 없이 사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고, 누구나 관심 있어 하고 궁금해할 정보를 대가 없이 공유하는 사람이고 낡고 오래된 것들은 말끔히 부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고, 몇 날 며칠씩 오지 않는 고양이를 기다리는 사람이고.
그러므로 결코 내가 다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도 너라는 사람을 다 알 수는 없겠구나. 너에 대해 무엇을 상상하고 기대하든 그것은 어김없이 비껴나고 어긋나고 말겠구나.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필사적으로 고양이를 찾아다니는 너를 지켜보는 동안 나를 사로잡은 건 그런 예감이었다.
김혜진, 「3구역, 1구역」, 『너라는 생활』, 문학동네, 2020, 34-35쪽
‘너’만 그렇겠는가. 사람은 원래 알 수 없는 존재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존재지. 어울릴 수 없는 것들이 한데 엉겨 뭉쳐 있는 존재지. 세상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크고 복잡한 존재가 사람이지. 이기적이고 이타적이지. 선하고 악하지. 고귀하고 비천하지. 천사고 동시에 벌레지. 어떻게 해도 다 알 수 없지. 앎은 오해고, 상상이고, 기대이고, 그러니까 실망하다가 감탄하다가 다시 실망하다가 다시 감탄하는 일을 되풀이하지. 오해와 상상과 기대는 번복되고, 반복되지. 그러니까 이런 생각을 해 봐. ‘너’가 그렇게 알 수 없는 사람인 것은, ‘너’를 바라보고 상상하고 기대하는 내가 알 수 없는 사람이어서 그런 거야. ‘너’만큼, 어쩌면 ‘너’보다 더 알 수 없는 사람이어서 그런 거라고. 아무리 단순한 사람도 단순하지 않지. 그러니까 ‘우리가 그 사람에게서 읽어내는 것이 실제의 그와 다르다는 사실을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시몬 베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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