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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부정성의 언어로 찢어지며 아름다워지기 with 이영주 시인

  • 작성일 2026-06-05
  • 방송일2026-06-03
  • 러닝타임43:10
  • 초대작가이영주 시인
[문장의소리] 부정성의 언어로 찢어지며 아름다워지기 with 이영주 시인

846화 지금 만나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846회 지금 만나요, 오늘은 선집 『아름다워지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안돼』(나남, 2026)를 출간하신 이영주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이영주 시인님께서는 2000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시집 '108번째 사내', '언니에게', '차가운 사탕들',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 '그 여자 이름이 나하고 같아', '좋은 말만 하기 운동 본부' 등이 있습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책 낭독, 이영주 산문 '안경을 썼지' 일부
01:12 작가 소개 및 근황
04:47 지훈문학상 수상 소감
09:19 문학이란 ‘금기를 넘어서는 세계의 확장’
12:49 이영주 시인에게 '아름다워진다'란?
14:22 선집을 만든다는 것
17:46 등단 후의 시절
20:13 헌책방에서 발견한 사인 시집을 들고온 소라님 (재밌는 에피소드)
23:13 삶이 편해지면 문학이 느슨해지나?
26:03 어떤 사랑의 기록
31:30 시인으로 사는 '일'
34:25 자연 앞에 탄성을 지르지 않기
36:00 시 낭독 / 선집 마지막 작품 「문예창작」
39:10 낭독 소감 / '문예창작'이라는 말의 긴장
39:39 방송을 끝내며 (+후배 DJ들에 대한 응원)

//주요내용//

[신작 선집 『아름다워지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안 돼』]

Q1. 지훈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셨나요?
· 이영주 시인 : 심사위원께 전화를 받고 "대박"이라고 말했는데, 심사위원분도 웃으시고 저도 같이 웃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는 울컥했어요. 사실 미국에서 번역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그건 번역가와 함께 받은 것이었고, 국내 문학상은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상이 중요한 건 아닌데, 작가에게 응원을 해주는 의미로는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신작이 아니라 시인의 활동 전반에 의미를 부여해 주는 상이라서 더 개인적인 응원이 됐어요.

Q2. 선집 제목을 어떻게 정하셨나요?
· 이영주 시인 : 저는 시 제목을 잘 못 짓는 편이라 편집부 의견을 200% 반영합니다. 이번에도 몇 가지 후보 중에 표가 가장 많이 나온 제목인데, 제가 평소에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담은 시를 써왔기 때문에 어울리기도 하고, 오르페우스 신화의 상상력을 추가해서 쓴 시이기도 해서 선집이라는 형식과도 잘 맞다 싶어 저도 표를 던졌습니다.

Q3. 금기를 넘는 시 세계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 이영주 시인 :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이데올로기 안에서만 살아가는 일이 과연 인간의 진실을 다 담아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문학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바깥의 영역들을 불러내는 예술 양식이기도 하고요. 이데올로기로 만들어진 '정상성'은 사실 더 많은 금기를 마련하는 방식인데, 그것을 벗어나려는 에너지 자체가 매혹적이에요. 살아가면서 수많은 비밀과 진실이 담긴 영역은 그쪽에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 종류의 '부정성'이 저의 시그니처가 된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과 고통]

Q4. 이영주 시인에게 '아름다워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 이영주 시인 : 제자이자 후배 시인이 "찢어지면서 아름다워진다는 게 선생님 시그니처 아닌가요?"라고 말해줬어요. 생각해보면, 아름다움은 고전 미학에서도 조화와 균형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균형 안에는 슬픔도 기쁨도, 훌륭함도 고통도 다 들어 있거든요. 단순히 예쁘다는 게 아닌, 복잡한 성질의 무언가가 아름다움이 아닐까요. 그래서 그 단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Q5. 고통이 수반되는 창작, 괜찮으신가요?
· 이영주 시인 : 괜찮진 않겠죠. 고통이나 통증이 우리에게 살아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게 인간의 운명인 것 같아요. 외면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인간 내부에는 그것이 다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힘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보는 자와 외면하는 자만 존재한다"고 적어두었는데, 결국 보려고 하는 쪽을 선택한 거죠.

Q6. 선집을 만드는 일이 시인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 이영주 시인 :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선집이나 전집은 보통 작고 후에 나오는 거라 생각했는데, 지훈문학상이 선집을 내게 하는 방식이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간에 끊고 골라내야 했거든요.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시인인 나의 세계가 재구성된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저작권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원하는 방향대로 다 하기엔 한계도 있었고, 신작이 한 편도 안 들어가는데도 지금까지 낸 책 중 가장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26년 시 쓰기의 힘]

Q7. 26년간 계속 쓸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오나요?
· 이영주 시인 : 재미있어서 계속 쓴 게 아닐까 싶어요. 시 쓰는 것은 그냥 재미있어야 끝까지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를 쓰면서 제게 찾아오는 삶에 대한 감각이 있는데, 죽음에 대한 환기를 통해서 오히려 더 열심히 살게 되는 요소가 있었어요. 죽음에 대한 매혹이나 공포 같은 것이 살아있는 생존 감각을 더 일깨우고, 미지의 세계는 상상력을 통해서만 가닿을 수 있으니까 시를 쓸 때 에너지가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Q8. 시인으로 사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이영주 시인 : 자신과 타자를 대상화하거나 도구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 그게 시인으로 사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요. 너무 당연하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 계속 질문하는 것도요. 노을이 아름다우면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게 아니라, 옆에 시인이 있으면 "일하지 맙시다"라고 하는 거잖아요. 그 경계하는 마음, 쉽지는 않지만 그게 없다면 시 쓰는 일 자체도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작가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영상 | 아이디어랩(이용호)
ㅇ 디자인 | 메이크센스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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