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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언젠가의 나에게는 오늘이 늘 첫 순간이 되듯이 l 855화 '최책근' with. 은희경 작가

  • 작성일 2026-08-12

855화 '최책근' with. 은희경 작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이 시간에는 7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 『시간의 감촉』으로 돌아오신 은희경 작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은희경 소설가

1959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과 및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됐고,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1997년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동서문학상을, 1998년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이상문학상을, 2000년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 한국일보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그것은 꿈이었을까』, 『마이너리그』와 소설집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등이 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여섯 번째 이야기'

01:17 문장의소리 첫 출연

04:06 PART 1. 7년 만의 귀환, 그리고 '시간 3부작'의 대미

13:01 PART 2. 몸에 새겨진 시간들, 안나와 경선

25:11 PART 3. 삶의 저녁에 맞이하는 '우리의 첫'

37:21 PART 4. '은희경'이라는 장르, 유머와 다정함

42:08 책낭독 

43:54 끝인사


[주요내용]


Q. 7년 만의 신작 장편 『시간의 감촉』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처음 떠올렸던 구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고요.


A. 은희경 소설가 : 맨 처음 생각한 건 한 10여 년쯤 전이에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어떤 인물을 상투적으로 해석하는 데서 벗어나려는 기본적인 바람이 있거든요. 할머니라고 규정된 이미지, 여자라고 규정되는 이미지, 그런 상투성을 벗어난 인물 해석이 제가 소설을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10년 전에, "노인 여성을 좀 새롭게 그려보자" 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자꾸만 무겁고 뭔가 퇴화되고, 죽음의 전 단계에 있는 우울한 얘기만 떠오르는 거예요. 쓸 때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야 재미있어지잖아요. 근데 너무 우울한 얘기를 생각하니까 기운이 없어져서, 이건 지금 내가 쓸 얘기가 아닌 것 같다 하고 미뤘었어요.


그러다 '몸에 대해 집중해보자' 생각했어요. 노년에 관한 책을 봤을 때 사람들이 전부 정신에만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늙은 몸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쓰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우리는 다 유한한 존재인데,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 유한한 존재가 이 유연한 시간을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거기서 발견하는 새로움이나 의미는 뭘까, 그런 식으로 사유가 조금씩 흘러가더라고요.


Q. 소설에서 펼쳐지는 사건이나 일상들이 특별하거나 낯선 게 아닌데도, 하나 허투루 그려지는 것 없이 너무 생생하고 잘 전달된다는 거예요. 이렇게 일상을 그릴 때, 따로 장면들을 메모하거나 기록해두시나요? 아니면 순간순간 자연스럽게 풀어내시는 편인가요?


A. 은희경 소설가 :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이야기를 인상적으로 쓰는 게 제 특기이긴 해요.(웃음) 저는 그냥 모두의 평범한 일상 속에 삶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예전엔 메모 같은 게 없었어요. 메모를 나중에 보면 "이게 뭐가 재밌다는 거지?" 싶은 거예요. '이때 내가 왜 이걸 중요하다고 적어놨을까' 그게 오지 않더라고요. 그냥 제 머릿속만 믿었어요. 영감이 떠오르고 잘 써진다 하는 건, 제 머릿속에서 사건과 사건이 잘 연결됐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그것만 믿을 수는 없더라고요. 대신 저는 유난히 디테일에 대한 기억력이 좋긴 해요. 숫자나 길이 같은 건 전혀 모르지만, 자세한 일이나 엉뚱한 것까지 잘 기억하거든요. 근데 나이가 드니까 조금씩 외워둬야 되더라고요.


특히 이번 소설에서 병실 장면이 굉장히 상세한데, 그건 제가 가족 병간호를 했었거든요. 열흘 동안 입원 때부터 팻말도 찍고, 식단이 오면 식판도 찍고 그랬거든요. 간호사분들이 "이걸 왜 찍으세요?" 물으실 정도로요. "그냥요" 하고 넘어갔는데, 꼭 쓰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기본적으로 삶이 취재인 것 같아요.


Q. 32년째 소설을 써오셨는데요. 그 시간 동안 작품에도, 삶에도, 소설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겨났을 거예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던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나의 성장한 점을 하나 짚어주신다면요?


A. 은희경 소설가 : 저는 90년대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그때 사회 분위기에서 허용됐던 것들, 허용됐던 편견들이 지금은 더 이상 안 된다는 걸 느낄 때, "아, 그래도 사회가 좀 더 나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리고 글을 쓸 때도, 그 당시에는 제가 더 냉소와 독설의 작가였어요. 더 세게 말해야 했어요. "이게 문제야" 하고요. 그때는 정말 허위의식과 가부장제적인 권위, 부패, 그런 부조리함이 더 컸었던 것 같아요. 과거 공사 현장을 보면 현수막에 "혼을 담은 시공" 이런 게 아무렇지도 않게 써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성실 시공"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제가 "혼을 담은 시공, 이거 굉장히 문제 있다" 이렇게 말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노골적인 냉소나 독설은 필요 없어진 거죠. 하지만 그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서 느꼈던 냉소와 독설이라는 게, 사실은 삶을 정확하게 보려고 하고 정밀하게 표현하려고 하는 태도였다면,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해요.


[credit]


ㅇ 연출 | 송지현 소설가

ㅇ 진행 | 황인찬 시인

ㅇ 구성작가 | 최동민 작가

ㅇ 시그널 음악 | 불과사이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영상 | 더브로드 (이용호)

ㅇ 디자인 | 메이크센스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 스포티파이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은희경 #시간의감촉 #문학동네 #문장의소리 #문학광장 #문학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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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관리자
  • 200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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