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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프로그래밍은 시를 꿈꾸는가 with. 민구홍 작가

  • 작성일 2026-07-15
  • 방송일2026-07-15
  • 러닝타임46:14
  • 초대작가민구홍 작가
[문장의소리] 프로그래밍은 시를 꿈꾸는가 with. 민구홍 작가

851화 북(book)적북적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851화는 '북(book)적북적'으로 진행됩니다.
'북(book)적북적'은 문학이라는 울타리 바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책과 문장을 사랑하고,또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문학적인 언어를 다루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컴퓨터 코드로 시를 짓고,
모니터 화면 위에 새로운 읽기의 질서를 세워나가는 분이죠.
민구홍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두 번째 이야기'
01:13 새 코너 '북적북적' 소개
02:13 민구홍 작가 — 편집자·북디자이너·번역가·웹 프로그래머
07:45 임정민 시인 시집 『펜소스』 해설을 쓰게 된 계기
10:19 문학 → 디자인 → 웹 프로그래밍으로
13:15 코딩은 왜 '실용적이고 개념적인 글쓰기'인가
16:35 상상되는 글 vs 실행되는 코드
23:03 종이책 = 핑퐁 게임 vs 웹사이트 = 외로운 핑퐁 게임
27:47 편집자도 디자인을, 디자이너도 편집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29:40 민구홍 매뉴팩처링 https://minguhongmfg.com
34:21 신간 『하이퍼링크』, 그림책 『기억 니은 디귿』
42:40 사랑으로 지은 텍스트, 그리고 아기
44:05 클로징

[주요내용]

1. 코딩과 글쓰기

Q. 황인찬 DJ : 코딩이라는 것을 '실용적이고 개념적인 글쓰기'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컴퓨터라는 엄격한 독자를 향한 글쓰기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글쓰기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민구홍 작가 : 글쓰기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표현일 수도 있고 기록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의사소통이라는 건 나뿐만 아니라 이 결과물을 읽는 또 다른 사람을 상정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일반적인 글쓰기는 온전히 인간과 의사소통을 하는 거지만, 코딩은 인간 앞에 컴퓨터가 하나 더 있는 거예요. 컴퓨터와 의사소통을 제대로 해야, 그 결과물이 비로소 인간과도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우리가 책을 읽다가 오타를 발견하잖아요. 아무리 엄정하게 만들어진 책이라도 어느 정도 실수는 있기 마련인데, 저는 그런 실수를 발견하면 오히려 인간적인 느낌을 받아요. 이렇게 견고한 물건도 결국 인간이 만들었구나, 하는 거죠. 근데 컴퓨터와 대화하는 코딩에서는 그런 게 일어나면 그 세계가 완전히 무너져요. 웹사이트든 소프트웨어든, 아예 실행조차 안 되니까요.

Q. 황인찬 DJ : 원래는 문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디자인으로 이어지고 웹 프로그래밍 일을 하게 되신 걸까요?

A. 민구홍 작가 : 사실 다 말씀 드리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처음에 대해 말씀 드릴게요. 이를 테면 저한테는 문학 이전에 컴퓨터가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모니터라고 하는 낯선 원고지를 마주하게 된 첫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7살 즈음일 것 같은데, 그때 처음 컴퓨터를 접하게 됐죠. 동네 음악학원에서였는데. 원래는 그냥 피아노, 바이올린을 배우러 부모님이 가라고 하신 거죠. 하루에 연습할 양을 채우면 학원에서 컴퓨터실 문을 열어 주셨어요. 아마 음악 선생님이 컴퓨터로 작곡을 하셨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 문을 열어주시면 '키드픽스'라는 일종의 어린이용 그림 그리기 소프트웨어로 그림을 그리면서 처음 컴퓨터를 접하게 됐어요. 그리고 그때 제가 봤던 컴퓨터가 '매킨토시 LC'인데 그 컴퓨터가 정말 예뻐요. 그래서 컴퓨터에 대한 첫인상이 '아름다운 물건을 가지고 굉장히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신간 『하이퍼링크』, 그림책 『기억 니은 디귿』

Q. 황인찬 DJ : 신간 『하이퍼링크』 어떤 책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A. 민구홍 작가 : 서울국제도서전에 맞춰서 출간된 책이에요. 겉으로 보기엔 42가지 키워드가 있고, 중간에 짧은 소설이 하나 들어 있어요. 책이 말하는 바는 단순하고 확실해요. 세계라는 게 결국 하이퍼텍스트라는 것, 그리고 그 세계에 자리하거나 앞으로 자리할 모든 것들이 하이퍼링크라는 것. 우리가 사실 이미 선험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죠.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관계 있어 보이거나 없어 보이는 여러 키워드로 풀어본 책입니다.

Q. 황인찬 DJ : 아주 예쁘고 귀여운 그림책 『기억 니은 디귿』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려요.

A. 민구홍 작가 : 『하이퍼링크』가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기억 니은 디귿』은 어린이, 한글을 처음 만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에요. 쓰면서 제가 한글을 어떻게 처음 배웠을지 계속 생각하면서 썼던 것 같아요. 이 책은 그림책 전문 출판사 '브와포레(BoisForêt)'에서 나왔는데요. 이 출판사에서는 예전에 제가 번역한 책이 하나 있었어요. 밥 길(Bob Gill)이라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쓴 『이제껏 배운 그래픽 디자인 규칙은 다 잊어라』라는 책이었는데, 밥 길이 그림책도 많이 쓰고 그렸었거든요. 그래서 밥 길의 그림책을 주로 번역하다가 브와포레와 인연이 닿았고, 그때 직접 그림책을 써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쓰게 됐어요.

ㅇ 민구홍(www.instagram.com/minguhong.fyi) : 중앙대학교에서 문학과 언어학을 미국 시적 연산학교(School for Poetic Computation, SFPC)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공부했으며, 안그라픽스와 워크룸에서 편집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으로 일했고, 1인 회사 ‘민구홍 매뉴팩처링’을 운영하며 미술 및 디자인계 안팎에서 활동한다. 『위키위키위키』 『구조 사전: 예순네 가지 구조의 구조』 『“도둑질은 좋다.”』 『새로운 질서』 등을 출간했다.

[credit]

ㅇ 연출 | 송지현 소설가
ㅇ 진행 | 황인찬 시인
ㅇ 구성작가 | 최동민 작가
ㅇ 시그널 음악 | 불과사이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영상 | 더브로드 (이용호)
ㅇ 디자인 | 메이크센스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 스포티파이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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