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 607회 : 첫 책 작가 특집4 : 김유림, 양안다 / 장류진, 장혜령, 한정현
- 작성일 2020-01-29
- 좋아요 0
- 댓글수 0
문장의 소리 제607회 : 첫 책 작가 특집4 : 김유림, 양안다 / 장류진, 장혜령, 한정현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560여명의 초대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연출과 진행, 구성 모두 현직 작가이며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에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 <로고송>
● 1부 / 김유림, 양안다 시인

양안다 시인은 2014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하여 시집 『작은 미래의 책』 이후 두 번째 시집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를 출간하였습니다.
김유림 시인은 2016년 현대시학으로 데뷔하여 시집 『양방향』을 출간하였습니다.
Q. 문장의 소리 정현우 시인 : 양안다 시인님의 시집을 보면서 느껴졌던 것은 어떤 장면을 그리는 미문들, 그리고 정말 있을 것 같은 공간으로 데려가서 미완성의 공간을 함께 완성해가는 마음 같은 것들이 느껴졌어요. 김유림 시인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A. 김유림 시인 : 일단은 양안다 시인의 시 얘기를 할 때 영화 같다는 표현들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것 말고 내가 느껴지는 걸 얘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떠오른 게 알배추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냥 배추 말고 알배추요. 알배추는 조금 더 작고 단단하고 속이 더 노랗고, 이 (책 표지의) 형광 빛 주황색 색깔을 봤는데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고요. 가득차서 넘친다는 느낌 때문에 알배추 생각이 갑자기 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낯설지만 가까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말 걸기'라는 행위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 걸기와 말하기는 뭐가 다를까 라는 생각을 했을 때, 조금 이상하지만 그냥 말하기랑 다르게 말을 걸면서 말에 걸려 넘어지면서 계속 '낯설지만 가까운 씨'에게 다가고 있다, 이렇게도 읽었던 것 같아요.
Q.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는 진술과 이미지들이 직관적이고 그 직관을 끌고 가는 묘한 징후들이 되게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시집을 묶을 때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키워드를 꼽을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양안다 시인 : 저는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를 묶기 전에 『작은 미래의 책』을 먼저 묶었는데요. 『작은 미래의 책』을 묶으니까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라는 시집이 구성이 된 것 같아요. 첫 책을 먼저 구성을 해놓고 남은 시들 중에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짜면 되겠다는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키워드는 화자가 어떤 상황 속에서 불가항력을 많이 느끼는 상황이 많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불가항력을 마주한 인물에 대해서 읽히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시집을 묶었던 것 같습니다.
Q. 김유림 시인의 『양방향』을 보면서 자아가 하나인 듯 하지만 여러 개의 목소리가 겹쳐있는, 그리고 현실성을 바탕을 두고 있지만 환상적인 전개들이 재밌게 느껴졌거든요. 양안다 시인은 김유림 시인의 시집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A. 양안다 시인 : 저는 시집이 나온 지 2인가 3주 뒤에 샀는데 읽고 나서 '빨리 사서 읽었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굉장히 시가 재밌었어요. 제 느낌에서 좋은 의미로 말을 하는 건데 저희가 어떤 해외 문학을 읽을 때 어떤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와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것을 한국인이 시로 써낸 느낌을 많이 받아서 되게 놀랍고 좀 보기 드문 결의 유니크한 작품이 아닌가. 그래서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Q. 『양방향』은 총 4부로 나뉘어져 있잖아요? 부를 나눈 기준이나 고민이 있었나요?
A. 김유림 시인 : 있었을 거에요. 근데 지금 하고 싶은 말은 부를 나누는 기준보다는 그냥 전체 흐름을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게 어떤 의미이냐면 후반부로 가면서는 이것이 시집이라는 생각보다는 책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당연히 이게 책이고 동시에 시집인 거니까, 그 말이 좀 이상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시를 쓰는 시인의 입장에서는 '이건 시고 시집이 될 거야.' 라는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많이 해왔으니까 원고가 가지고 있는 책이라는 또 다른 정체성 자체에 좀 눈을 돌리려고 했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이 원고 작업을 하는 도중에 로베르토 볼라뇨의 『먼 별』 이라는 소설을 읽다가 "어떤 독서에도 견디는 책"이라는 표현을 마주쳤었어요. 그걸 읽으면서 아 이게 내가 하고 싶은 거다,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작품을 만나는 건 정말 드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읽는 책, 아니면 내가 슬플 때 좀 더 잘 읽히는 책, 뭐 각양각색일 것 같은데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다보면 제가 피곤하거나 힘들 때는 책이 손에 잘 안 잡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럴 때도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여러 독서를 견디는 한 권의 책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나중에는 강해졌었던 것 같아요.
● 2부 <책들의 방>/ 장류진, 장혜령, 한정현
장류진 소설가는 2018년 창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2019년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출간했습니다.
장혜령 소설가는 2017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었으며 2018년 첫 산문집 『사랑의 잔상들』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말에 첫 장편 『진주』를 출간했습니다.
한정현 소설가는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로 당선되어 2019년 첫 장편 『줄리아나 도쿄』를 출간했습니다.
Q. DJ 해이수 : 장류진 소설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다룬 작품으로 「나의 후쿠오카 여행기」, 「새벽의 방문자들」이 대표적인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렇게 은근하게 혹은 폭력적으로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떤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더 듣고 싶습니다.
A. 장류진 : 제가 보통 처음부터 '이런 메시지를 전달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을 하지는 않거든요. 제가 후쿠오카 여행을 간 적이 있었어요. 거기가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관광지로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되게 살기 좋아 보이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여기에 사는 여자에게는 무슨 일이 생길까?' 하면서 '그 여자는 결혼을 했을까, 안 했을까?', '결혼을 했을까?' 이런 생각을 마인드매핑처럼 하다보니까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어요. 또 하나는 그 여행 갔을 때 서점 구경을 하는데 유명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봤어요. 제가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키 단편들을 재밌게 보기는 했었는데 거기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들에 의문점이 있었어요. 이 남자 화자의 매력이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항상 예쁜 여자가 나오고, 갑자기 자고, 그런 게 있어서. 재밌어서 보기는 했는데 뭔가 그런 상황을 살짝 비틀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사랑의 잔상들』은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작가님이 보고 읽은 영화, 사진, 책, 여행과 만남, 헤어짐 등이 켜켜이 스며있는데 언제부터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준비하게 됐는지 들려주세요.
A. 장혜령 :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도 장류진 작가님처럼 직장 생활을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6년 정도 했어요. 두 곳 정도에서 일을 했었는데 2009년에 시작해서 2013년, 2014년 정도까지 일을 했었어요. 2009년에 출판사를 다녔었거든요. 근데 출판사 다니는 분들 중에 듣고 계시면 아시겠지만 출판사를 다니면 글을 쓰는 게 정말 더 힘들어지는 일입니다. 그 때 저는 자신의 글을 쓰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했어요. 근데 이런 것도 나중에 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사랑에 관한 이미지들' 이라는 폴더를 노트북 안에 만들어 뒀었어요. 그 때도 시를 쓰고 있었는데 시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그렇지만 어떤 구체적인 서사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소설이나 특정한 장르로 묶일 수 없는, 하지만 저한테는 중요한 장면 같은 것들을 보관, 보존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을 '사랑에 관한 이미지들' 이라고 붙였는데 사실 정말 연인간의 사랑만 다루고 있는 책도 아니고 그 때 그 글 역시도 마찬가지로 그랬어요. 주로 제가 어떤 장면을 보고 관찰하고 응시하고 기억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이 10년의 과정에 걸쳐서 결국에 나오게 되면서 아마도 어떠한 장면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다시 돌아보는 일이라는 게 글을 쓰는 사람의 일과 굉장히 비슷한 일이고, 그것이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과도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제가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꼈었던 것 같습니다.
Q. 한정현 소설가님이 『줄리아나 도쿄』에서 사랑을 폭력으로 경험한 여성, 그리고 성소수자를 이야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한정현 : 우선 굉장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제 친구들이 말해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말씀드리면, 성소수자인 친구들이 많아요. 묘하게도 여성으로써 제가 두려운 일이나 연애과정을 겪어서 이야기를 하면 여성인 친구들은 당연히 공감을 하고 신기하게도 성소수자인 친구들도 굉장히 공감을 하더라고요. 어떤 폭력에 노출될 때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기도 하고,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서로 유사하게 겹치고 공감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퀴어라고 할지라도 생물학적인 성별이 다를지라도 그런 부분에서 서로 공감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달라 보이는 폭력을 겪었지만 그 폭력적인 힘이나 거기서 파괴되는 사람의 마음은 동일하게 그릴 수 있고 공감대도 넓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설정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 607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
추천 콘텐츠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이 시간에는 7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 『시간의 감촉』으로 돌아오신 은희경 작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은희경 소설가 1959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과 및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됐고,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1997년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동서문학상을, 1998년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이상문학상을, 2000년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그것은 꿈이었을까', '마이너리그'와 소설집'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등이 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여섯 번째 이야기' 01:17 32년 동안 소설을 쓴, 문소엔 첫 출연이신 '은희경' 04:06 PART 1. 7년 만의 귀환, 그리고 '시간 3부작'의 대미 13:01 PART 2. 몸에 새겨진 시간들, 안나와 경선 25:11 PART 3. 삶의 저녁에 맞이하는 '우리의 첫' 37:21 PART 4. '은희경'이라는 장르, 유머와 다정함 42:08 책낭독 43:54 끝인사 [주요내용] Q. 7년 만의 신작 장편 『시간의 감촉』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처음 떠올렸던 구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고요. A. 은희경 소설가 : 맨 처음 생각한 건 한 10여 년쯤 전이에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어떤 인물을 상투적으로 해석하는 데서 벗어나려는 기본적인 바람이 있거든요. 할머니라고 규정된 이미지, 여자라고 규정되는 이미지, 그런 상투성을 벗어난 인물 해석이 제가 소설을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10년 전에, "노인 여성을 좀 새롭게 그려보자" 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자꾸만 무겁고 뭔가 퇴화되고, 죽음의 전 단계에 있는 우울한 얘기만 떠오르는 거예요. 쓸 때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야 재미있어지잖아요. 근데 너무 우울한 얘기를 생각하니까 기운이 없어져서, 이건 지금 내가 쓸 얘기가 아닌 것 같다 하고 미뤘었어요. 그러다 '몸에 대해 집중해보자' 생각했어요. 노년에 관한 책을 봤을 때 사람들이 전부 정신에만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늙은 몸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쓰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우리는 다 유한한 존재인데,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 유한한 존재가 이 유연한 시간을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거기서 발견하는 새로움이나 의미는 뭘까, 그런 식으로 사유가 조금씩 흘러가더라고요. Q. 소설에서 펼쳐지는 사건이나 일상들이
- 문장지기
- 2026-08-12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이 시간에는 4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로 돌아오신 고명재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고명재 시인 (www.instagram.com/snowypoetry)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 산문집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등이 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다섯 번째 이야기' 00:53 어깨가 커진 오늘의 손님, 고명재 시인 02:15 part 1. 4년 만의 새 시집, 기대는 마음과 환대 09:33 part 2. 밥과 환대, 생활의 감각들 21:46 part 3. 무채색의 슬픔을 뚫고 나오는 다정함 32:07 part 4. 두 번째 시집의 영토, 그리고 다음 발걸음 39:43 마무리 '고명재 시인에게 문장의소리란?' 43:57 끝인사 [주요내용] Q1. 4년 만에 나온 시집이에요. 지금의 흐름으로 보면 오래 걸렸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신 시집일까요? A. 고명재 시인 : 이번 시집이 4년 만인데요. 사실 빨리 내고 싶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좀 더디기도 했고, 편수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저는 되게 과작이거든요. 느리고 빨리 쓰지도 못하고. 특히 두 번째 시집은 부담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요즘 유행하는 회귀물처럼 삶의 형식을 다시 살아내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엔 좀 똑바로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요. 주변에 자문을 많이 구했는데, 다들 하는 얘기가 똑같았어요. "특별하거나 굉장한 걸 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하던 대로,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라." 너무 당연한 얘긴데 그게 이상하게 선명하게 박히는 때가 있잖아요. 그 말이 저한테는 쓰기의 위안이 됐고,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오히려 손에 힘을 뺀 채로 즐겁고 행복하게 쓰게 됐던 것 같아요. Q2. 작가님의 시집은 몸과 몸이 접촉하는 느낌의 제목들인데요.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이란 제목에 어떤 마음을 담으셨나요? A. 고명재 시인 : 예전부터 저는 신체 부위 중에 어깨를 되게 좋아했거든요. 근데 이제 글을 쓰면서 예전에도 많이 생각을 했는데 인간한테 있는 몇 안 되는 '처마 부위'인 것 같아요. 어깨는 아주 완만한 곡선의 형태로 떨어지잖아요. 그런 자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대고 싶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인찬 시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첫 시집 제목의 '키스'도 일종의 개인과 개인의 전면을 이루는 사건일 것이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것도 비슷한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근데 좀 다른 것은 키스는 좀 강렬한 섬광 같은 환상적인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어깨에 기대는 건 어떤 한 시기
- 문장지기
- 2026-08-05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읽는 사람을 부르는 쓰는 사람. 한소범 기자와 함께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씀씀이’ 코너 첫번째 시간을 함께하겠습니다. [작가소개] ㅇ 한소범 작가 : 1991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국문학과 영상학을 전공했다. 가장 손때 묻은 건 늘 책이었다. 덕분에 위대한 사람은 못 되어도 한 명의 고유한 독자는 될 수 있었다. 2016년부터 한국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산문집 『청춘유감』을 썼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네 번째 이야기' 01:13 초대손님 소개 : 한소범 기자 and 작가 02:46 팬픽 몰독하던 학창 시절 09:27 목차만 보고 글짓기 과제를 했는데 칭찬을 받았다 11:29 기사 쓰기 vs 다른 글쓰기 16:40 읽는 시간 만들기 20:18 단편 소설 계산법 24:30 '누'가 대신 읽어 줬으면 좋겠다 26:40 모든 책 읽기는 어느 정도 허세다 33:58 도서전, 문학 문화의 확산 36:49 독자 되는 법 39:22 끝인사 [주요내용] Q1. 『독자 되는 법』, 작가님의 읽기에 대한 여러 생각과 경험을 다룬 책인데요. 어떤 책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소범 기자 : 이 책은 유유 출판사 정민기 편집자님이 "독자로 살아가는 사람의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라고 하시며 청탁을 주셔서 시작된 책이에요. 방법론이 아니라, 독자로서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책이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제가 책에 이런 문장을 쓴 적이 있어요. "책 읽기를 오랫동안 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걸로 어떤 성취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업은 계속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근데 책은 계속 읽을 수 있으니까, 그런 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되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Q2. 학창 시절 흑백 전자사전으로 숨죽여 읽던 '동방신기 팬픽' 에피소드도 재밌었어요. A. 한소범 기자 : 저는 메인 커플만 팠어요. 메인 스트림 스타일이었죠. 왜냐하면 메인 커플일수록 작품 수가 많아서 읽을 게 많거든요. 팬픽을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수업 시간이나 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읽을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모범생이었거든요. 수험생이니까 자율학습 시간엔 공부해야지, 책을 읽을 순 없잖아요. 그때 전자사전이나 PMP 같은 데 텍스트 파일로 넣어서, 이제 몰래 읽는 거죠. 그래서 이걸 저는 "몰독"이라고 불러요. 몰래 하는 독서. 그래서 그때의 경험이 굉장히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Q3. 현대 사회를 바쁘게 살면서도 책을 볼 수 있는 독서 팁을 알려주신다면? A. 한소범 기자 : "시간이 남을 때 읽는 게 아니다. 읽는 시간을 따로 빼야 하는 것이다." 이게 띠지 헤드 카피로 나가서 제가 마치 일침을 놓는 것처럼 들리는데, 책을 읽어보시면 그런 뉘앙스는 전혀 아니에요. 저는 서문에서 오히려 책보다는 삶이라고 썼거든요. 제가 이렇게 많이 읽
- 문장지기
- 2026-07-29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문장의 소리 제 607회 : 첫 책 작가 특집4 : 김유림, 양안다 / 장류진, 장혜령, 한정현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