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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언어의 굴절, 인간의 번역 l 856화 '북(book)적북적' with. 박아람 번역가

  • 작성일 2026-08-19

언어의 굴절, 인간의 번역 with. 박아람 번역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북적북적’ 오늘 모신 분은
영미권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우리말의 고운 결로 옮겨 오시는 분입니다.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자의 바다를 묵묵히 항해하고 계신
박아람 번역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박아람 번역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문학 번역에 관한 논문으로 영어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버터밀크 그래피티』, 『외로움의 책』, 『마션』,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시리즈,『프랑켄슈타인』(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내 아내에 대하여』,『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이카보그』를 비롯해 80권이 넘는 영미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2018년 GKL 문학번역상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일곱 번째 이야기'
01:26 초대 손님 : 박아람 번역가
03:01 태국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
04:49 아무래도, 번역을 시작해야겠다 - 대표작 『마션』
06:43 욕설은 어떻게 번역할까?
12:32 활자 뒤에 숨은 번역가의 진짜 삶
16:23 번역가의 작업 방식, 번역 루틴
25:18 AI 번역
29:44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36:18 언어의 굴절, 인간의 번역
39:25 마무리

[주요내용]

Q. 대표작 이야기를 해볼게요. 앤디 위어의 SF 소설 『마션』인데요. 이 책의 첫 문장이 출간 당시 정말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X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거 원문이 "F***"인데, 이걸 너무 맛깔나게 잘 옮겨주셨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이 책 첫 문장을 첫 질문으로 하실 줄은 몰랐어요.(웃음)

비속어나 거친 욕설 같은 경우는 저도 확신이 안 서서, 일단 질러 놓고 편집자님한테 맡기는 편이긴 해요. "알아서 고치시겠지" 하는 생각도 했었고요. 이 표현이 '살아남을 거'라는 거잖아요. 보통 이런 건 '젠장, 제기랄, 빌어먹을' 이렇게 순화해서 가잖아요. 저는 이게 번역서의 콤플렉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국내 소설에는 정말 센 욕도 많이 쓰는데, 번역서는 완화해야 된다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때 어쨌든 그렇게 옮기고, 굉장히 후련했던 기억이 납니다.

Q. 'AI 번역'에 대한 번역가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사실 저는 최대한 흐린 눈을 하고 보고 있어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아직은 그 위협이 좀 막연하고 모호한 것 같아요. 편집자님들께도 많이 여쭤보거는데 아직은 AI에 책 번역을 맡기는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들 하시고, 출판 주류는 아닌 것 같아서 애써 외면하고 있어요.

Q. 뉴스에도 나오지만, 엉망진창 수준의 AI 기계 번역으로 뚝딱 아무렇게나 책을 내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저는 번역가 이름을 더 보게 되는 게 있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맞아요. 2~3년 전 즈음 교보문고에서 미니북처럼 예쁘게 만든 고전들을 봤는데, 놀라운 게 모든 책이 한 번역가의 이름이었어요. 언어를 막론하고요. 정말 100번 양보해서 모든 언어를 다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역자의 약력조차 그 책에 안 실려 있었어요. 사람들이 구매는 예뻐서 하지만 다 읽지는 않는다는 걸 이용한 게 아닐까 싶었어요.

Q. 그럼에도 기계 번역이 할 수 없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A. 박아람 번역가 : 인간의 번역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저는 번역을 '굴절'로 보는 관점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번역자를 통한 굴절이요.

한 사람이 빚어낸 작품이 다른 문화권의 한 사람을 통해서, 그 사람의 모든 사적인 언어와 개인적인 짐 같은 것들이 다 투영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어쨌든 어느 정도는 거기에 영향을 미쳐서, 한 사람이 온전히 어떤 테두리를 마련하고 그 안에 옮겨온 세계를 쌓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문학에서는 확실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credit]

ㅇ 연출 | 송지현 소설가
ㅇ 진행 | 황인찬 시인
ㅇ 구성작가 | 최동민 작가
ㅇ 시그널 음악 | 불과사이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영상 | 더브로드 (이용호)
ㅇ 디자인 | 메이크센스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 스포티파이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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