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비평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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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윤이 소설
격월간 악스트 2025년 1월/2월호(제58호)
침묵하기/눈감기/세계와 만나기 ― 한강『희랍어 시간』
1. 글자들을 연달아 읽는다. 또는 연이어 쓴다. 복수의 단어나 문장 중 하나를 선택하고 연결한다. 이 일을 거듭하다 보면 글자와 마주 접촉하기 어려워지는/괴로워지는 순간이 온다. 여기서 ‘글자’란 문학으로 불리는 텍스트뿐 아니라, SNS 안에서 빠르게 휘발되는/스크롤되는 게시물이나 우연히 들른 장소의 벽에 부착된/전시된 글 역시 포함한다. 쓰고 읽는 것을...
성현아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봄호(제122호)
살아 있음으로 앙갚음하는 사람들의 걷기 연합
이 글은 조경란의 단편소설 「검은 개 흰 말」(『2024년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 2024), 「그들」(『2024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2024) 및 소설집 『일요일의 철학』(창비, 2013),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문학과지성사, 2018), 『가정 사정』(문학동네, 2022), 장편소설 『복어』(문학동네, 2010...
조예은 소설
격월간 릿터 2025년 2월-3월호(제52호)
적의 아이를 키워라 ― 『에너미 마인』
『에너미 마인』과의 만남은 뭐랄까…… 운명적이었다. 때는 전 국민을 잠 못 들게 한 12월 3일로부터 열흘가량이 지난 어느 평일 저녁. 나는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누구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니 늘 눈이 피로했고, 집중력도 떨어져 독서는커녕 글 한 줄도 쓰지 못했다. 매일매일 현실의 뉴스에 압도되어 실핏줄이 바짝 선 눈으로 휴대폰만 들여다봤더...
최다영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봄호(제122호)
하루에 두 번만 살아 있는 개 ― 김채원,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자음과모음』 2024년 겨울호)
자살을 하고 싶어하던 친구 오아름이 버스에 뛰어들어 몸의 절반이 박살난 채 강물에 빠져 죽은 뒤 구아미는 폭삭 늙어버렸다.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을 기르는 구아미는 하루에 두 번씩 화분에 물을 준다. 가짜 오렌지나무와 이제 막 싹이 나기 시작한 진짜 오렌지 씨앗이 함께 심긴 모습은 "마치 시간이 엇박으로 흐른 것만 같"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가짜 오렌지...
최다영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봄호(제122호)
보니 앤 클라이드 119 ver. ― 예소연, 「작은 벌」(『쓺』 2024년 하반기호)
사설 구급 대원 이중일은 자신이 이송하던 환자와 보호자에게 구급차를 강도당한다. 최소한의 의료 장비가 구비된 차가 필요하다던 두 여자는 이중일을 중독시킨 뒤 구급차를 훔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들의 로드 무비를 되감아보자. 어릴 적 이중일은 학교 앞에서 팔리다가 버려진 메추리들을 파출소에 데려다주며 "작은 사명감을 부여받"는다. 이는 생명의 숭고함보...
최다영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봄호(제122호)
숨 쉴 틈 ― 이아토, 「숨구멍」(『릿터』 2024년 12/1월호)
정수리 왼쪽 아래에 털이 하나도 나지 않은 동그라미가 있다. 막에 싸인 듯 매끄럽고 건드리면 그 아래서 팔딱팔딱 박동이 느껴지는 지름 사 센티미터의 원형 탈모. 이 년 전 아빠의 가정폭력과 함께 원이는 머리를 뽑기 시작했다. "따끔하면서도 개운한" 촉감이 주는 안정감, "묘하게 시원한" 기분에 중독된 것이다. 개학 날 원이는 실핀과 스프레이로 탈모 부위...
이지은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5년 봄호(제149호)
대온실과 하숙집 : 김금희, 『대온실 수리 보고서』(창비, 2024)
채집과 이식, 박탈과 이산 1907년 헤이그에 특사를 보내 일제의 국권 침탈에 대항하려 했던 고종이 강제 퇴위되고, 황제의 자리에는 그의 아들 순종이 즉위한다. 순종이 거처를 경운궁에서 창덕궁으로 옮기자[移御], 이토 히로부미의 영향력 아래 있던 어원사무국(御苑事務局)은 창경궁 내에 동·식물원과 같은 근대 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민중에게 개방한다. 조선왕...
민가경 문학평론
월간 현대시 2025년 2월호(제422호)
감응感應과 감수感受의 디졸브
이번 오은경의 신작시 속 덤덤한 시적 자아들은 온 세계를 과거 '너'라는 상관물을 회상하기 위한 공간으로 재구성 중이며, 그 공간을 조밀한 언어로 구축하는 작업에 천착해 있다. 그 공간은 밀폐된, 그러나 거의 텅 빈 하나의 집 또는 방의 형태를 띠는 데, 인물들이 그 공허 안에 충만한 기억들을 부단히 감각하며 순정하게 읊조리는 독백은 지울 수 없는 예민함의...
박상재 문학평론
아동문학평론 2024년 겨울호(제193호)
한국 공상과학소설의 독보적 개척자 ― 한낙원 과학동화론
Ⅰ. 들어가는 말 한낙원(韓樂源, 1924~2007)은 1924년 1월 14일 평안남도 용강군 서화면 자복리에서 부친 한희룡(韓羲龍)1)과 모친 정희화(鄭羲嬅) 슬하 2남 중 차남2)으로 태어났다. 1943년 3월 평양의 사립 명문인 숭인상업학교를 졸업했다.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가 메이지대학 영문과에서 2년동안 수학했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
양순모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4년 가을호(제147호)
순서와 소설 : 김종옥, 『개구리 남자』(문학과지성사, 2024) / 강대호, 『혹은 가로놓인 꿈들』(문학과지성사, 2024)
1 비교적 가까워 보이는, 그러나 비슷한 부류라 분류하기는 어려울 두 소설(가)을 그럼에도 ‘같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선조와 후손이라는 것은 다 그런 법이라고” “허물 수 없는 연결이 그들 사이 몸부림치는 황금빛 뱀 모양으로 흐르고 있다고. 어떻게 보면, 선조와 후손은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1)다고. 만약 두 소설 사이 “몸부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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