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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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시·시조 「신들의 새벽」외 6편
신들의 새벽 정동수 마당 가 우두커니 서 있는 늙은 뽕나무 가지 사이로 어둠 한구석 귀를 떨구고 웅크려 있는 개의 흐린 실눈 사이로 방구석 벗어 던진 낡은 스웨터 올 사이로 새벽은 왔습니다 아이들은 죄지을 기회도 없이 태어나지 않고 청년들은 사랑을 낳지 않고 사라지고 가을은 메마른 편지 한 장 남기지 않고 떠나갔습니다 아직 사방이 어둠이어서 개는 어디를 향하여 짖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늙은 뽕나무 가지를 잘라버리면 혁명의 새벽은 올 수 있을까요 부러진 깃대를 세우고 펄럭이는 아침을 매달 수는 있을까요 우울한 아침 밥상을 차립니다 그래도 아침은 먹여 살려야 하니까요 탄력 잃은 마음의 근력 사이로 국경 너머에서 신이 죽었다는 부음이 날아오는 아침입니다 살구의 가계(家系) 불쑥 야생의 옷차림으로 나타났다고 나는 썼다, 고양이 눈동자처럼 바람과 낙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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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세상의 밤, 저편의 새벽
새벽, 세상으로 돌아갈 나의 시간이었다. 작가소개 / 정희선(소설가) 서울 출생. 2014 중앙신인문학상에 단편 「쏘아올리다」로 등단. 《문장웹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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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청소년백일장 수상작품 함께 읽기③]욱욱한 시만 깨어 있는 새벽
“시만 깨어 있는 새벽.”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의 경제난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예전엔 탈북자라는 말을 썼지만 요즘은 순우리말로 순화하여 새터민이라는 말을 씁니다. 북한과의 대치 상태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어야만 했던 이즈음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북한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나라 사람일까요? 배척하고 멸시하고 구분 지어야 할까요? 총칼을 맞대고 싸워서 꼭 쓰러뜨려야만 하는 상대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명확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2014년 제18회 한국작가회의 전국 고교생 백일장 장원 리영희, 이영희 인명여자고등학교 3학년 정다솔 별들만 깨어 있는 새벽. 일터 식당을 향해 걸어가는 리영희는 이영희가 되어야 한다. 북한 년이 갖다 준 물이라며 욕하는 이 땅. 빨갱이가 어디서 말대답이냐고 다그치는 이 땅. 이 땅에 발붙이기 위해서는 한 걸음 한 걸음 ㄹ을 지우고 빨간색을 지우고 그렇게 리영희는 이영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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