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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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한국에서의 무협소설
그리고 풍종호, 이재일, 진산 등의 작가들이 나왔습니다. 이들을 신무협 시대를 연 작가들이라고 부릅니다. 신무협이라는 건 이들의 무협소설이 그 이전까지의 무협소설들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는 것에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중국에서의 신파, 구파라는 구분처럼 말이죠. 뭐가 다른가? 전에 비해 조금은 더 소설 같아졌다는 점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전까지의 무협소설은 이야기에 치중했습니다. 뭐랄까요. 스토리 전개에 치중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릅니다. 문장을 다듬는다거나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고민 등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신무협 작가들은 그런 걸 시도했던 겁니다. 좀 제대로 써보자는 의욕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이런 의욕에 새로 생긴 업체인 대여점이라는 게 맞물려서 90년대 초반 무협계는 80년대 초반처럼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이 때를 신무협 시대라고 합니다. 2천년대 들어서 무협계에 또 하나의 경향이 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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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중편분재> 문지기 (2)
글/ 이재일 4. 열한 살이면 절반쯤은 어른 취급을 받는다. 너무 어리지 않느냐고? 물정 모르는 소리 하지 말기를. 열한 살에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 어른 취급은 물론 아이 취급도 받지 못한다. 운검가만 그런 게 아니다. 하루하루가 죽도록 고되고, 그런데도 항상 뭔가가 부족하고, 그래서 모든 관계에 야박할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살아야 하는 모든 집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제 몫을 다한다는 것은 의무인 동시에 권리이기도 했다. 나는 커다란 장원이 날을 바꿔가며 배정해 주는 갖가지 자질구레한 노동들을 해야만 했고, 그 대가로 오래전부터 궁금하게 여기던 몇 가지 사실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것들의 중심에는 오랫동안 이 장원 안에서 금기가 되어 온 세 글자, ‘운검가’와 이년 전 그 밤 나를 의혹 속으로 몰아넣은 정체불명의 직책, ‘봉문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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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 *작가약력* 이재일 소설가 1968년 서울생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졸업 <칠석야> <묘왕동주> <쟁선계>등의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