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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글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나는 목격자 입니다끝없이 바라보다 허상을 찾아내는나는 시인 입니다바라봄에 종속하는 지어진 시인 입니다사랑하는 이를 앞에 두고 잡지 못함은 목격자이기 때문이요보아도 보지 못함은 시인이기 때문이요살아도 사는 게 아닌( ) 사랑하는 시인이기 때문이요
사랑했어..알고있어..?내가 사랑하는 너의 향기를 잃고 싶지 않아그저 그대로 여기 남아있었으면 좋겠다..점점 기억도, 너의 냄새도, 사랑의 흔적들도 사라져가여름날의 꿈처럼, 마르는 물처럼, 날아가는 바람처럼나랑 사람하면, 서로 사랑하면 될줄 알았어남는 것은 없을줄 알았어근데 아니더라희미하게 남아 기억되는 꿈처럼, 어디서 흘러온지 모를 흙을 남기는 물처럼, 차가운 기분이 남아있는 바람처럼기억이 되어 내 속에는 기적이 되어 살아있어너는 곁에 없을 지라도더 가까이 남아있고, 살아있어이 사랑을, 너가 전해준 사랑을 다시 너에게 주고 싶어한번만 더 만나줄 수는 없겠니..?너가 내 옆에 있었더라면아니, 조금의 시간만 더 있었더라면아니, 말해주고 떠나갔더라면..너를 조금은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속으로 접히는 마음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밤의 귀퉁이에서 젖을 물리고 싶다던 열일곱 살 때의 언니는 과거에 멈춰 앉아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고 있는 것 같아 난 언니처럼 될 줄 알았는데언니 내가 열아홉이 됐어 스무 밤쯤만 더 자고 나면 어른이래아주 특별한 숫자일 줄 알았는데나는 어쩌면 그때보다 더 가진 게 없고 빈곤하고더욱 솔직한 어른이 될 것 같아수학처럼 사랑도 연습하면 잘 풀리는 줄 알았는데아무리 연습해도 사랑은네가 했던 건 사랑이 아니야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항상 우습게 또 번번이 실패했어삶이 수채화이길 바란 적이 있었는데계속 덧바르니까 자꾸 울어자꾸 번져 잘 거절하는 법이 없었던 열일곱 살의 나는이제 듣기도 전에 뭔가 지겨워지기 시작하고어른 되는 거 너무 무서웠거든내가 이렇게 자라 버릴까 봐그런데 내 모습을 봐우습지어른이래 내 곁에 있어 줘그렇게 말하는 거 너무 좋아했는데그렇게 말하기 너무 어려운 열아홉으로 자랐어내 곁에 있는 게 어렵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어사랑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그 사람 속 깊숙이 들어 있을 어떤 아픔을 대뜸 위로하고 싶어지는 거?그런 건 가끔 실례가 된다며그런 시덥잖은 위로에 시덥잖은 감동을 받는 사람들 속에서 살았었던 것 같은데 아니 어쩌면 서로에게 서로를 배우는 그런 사랑을 하던 사람들 속에 살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네 지금 다 어디로 갔지 아니지 내 옆에 있지 변해 버린 건 나뿐이지?이제 나는 쩐내 나는 어른이 되어 슬픔이 대수롭지 않아 어쩌지 슬픈 구석만 무뎌져서 두렵다 만났던 걔들 생각이 차례로 나고 있어사랑도 함부로 하는 거 아닌 것 같애나 어쩌면 지금 좀 완전한가 싶었는데동경하던 사람들의 삶의 단면을 잘라 보고 싶어당신들도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는 이렇게 부끄럽냐고살갗이 다 들어난 것 같냐고 나는 복숭아 립밤을 쓰는 열아홉인데수박 향이 나는 립밤을 쓸 수 있는 스물이 되고 싶었고몸에서는 허니서클이 아니라 무화과 향이 나는 스물이 되고 싶었어내가 열일곱 살 때에도 친애하던 선생님은스무 밤 뒤에는 봐주지 않겠다네선생님선생님이 보기에 제 스물은 어때요내가 더 어리지 않아도 맑고 빛날 수 있나요안녕 나 오랜만에 술 먹었네열아홉이야스무 밤쯤 더 자면 스물이야나도 연습하면 그땐 언니처럼될 수 있을까?
네가 이 편지를 받았을 때 나는 이미 죽어있을 거야. 난 죽음을 달리는 열차에 올랐거든. 이 열차는 멈추는 법이 없어. 철도가 끊어지더라도 계속해서 바퀴가 굴러갈 거야. 그 끝이 어딘지 모르는 것은 당연해. 목적지가 없거든. 내가 뽑은 열차 티켓에도 목적지가 빈칸으로 남아있어. 나는 그 자리에 DEATH라고 당당히 적어둘 거야. 그래, 맞아. 나는 어디론가 가기 위해 열차에 타지 않았어. 출발점은 있는데 도착점이 없어. 철도는 계속해서 연장되겠지. 시간은 무한대로 흐를 것이고 내가 죽은 후로도 세상은 영원할 테지. 그 사이에 놓인 삶은 아무것도 아니야. 나의 삶 이전에도, 나의 죽음 이후로도 무한한 시간이 존재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주의 시계 속에서 내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세한 점 하나에 지나지 않지. 삶은 동시에 죽음으로 향하는 과정의 일부가 돼. 세상의 목적지는 없겠지만, 나의 여정이 계속될 수는 없어. 나도 언젠가는 죽겠지. 그때가 내 인생의 종착지가 결정되는 순간이야. 나는 삶의 마지막을 함부로 결정하지 않을 테야. 꼭 여기에서 멈춰야 할까. 한 걸음 더 나아가도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그 순간이 모인 결과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굳이 이를 마다하고 삶을 일찌감치 놓아버릴 이유는 없지. 시간은 영원하고, 열차는 달리고, 철도에는 끝이 없는데, 모든 것이 나아가고 있는데. 멈출 필요는 없잖아. 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지금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아. 나는 창밖을 보면서 멀리 떠났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거 알아? 내가 아직도 기차의 마지막 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멀어지는 방법을 알려줄까. 나를 둘러싼 세상을 통째로 밀어버리면 돼. 이제 가만히 앉아있는 것에 질렸어.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전부였던 과거에서 탈피하고 움직임을 보여야 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졌어. 끝없이 펼쳐진 여정이 마치 자유를 상징하는 것 같았거든. 지금까지의 기억은 없었던 거야.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야. 이때까지 경험해 왔던 것들이 미래의 삶에는 영향을 끼칠 수 없도록. 남은 평생을 걸어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가능한 멀리.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너 때문이기도 해. 너한테서 멀어지고 싶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너에게서 비롯된 고민을 그만두고 싶었어. 너무 멀리 와버려서 돌아가려고 해도 돌아갈 수 없는, 아무리 고민이 많아져도 기억조차 나지 않을 그곳. 그런 장소를 찾아 나서면 괜찮을 거로 생각했어. 내가 한평생 도달하지 못할 상상 속의 좌표를 그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목적지가 주어져 있다면 시작과 끝이 명백하겠지. 그런데 결말이 밝혀지지 않은 세상에서는 최후의 운명을 정해두지 않아.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작이 중요해. 결과는 발단과 이후의 과정이 결정해. 여정을 거꾸로 따라가다 보면 비로소 처음의 순간을 향할 거야. 이 순간을 분명한 점으로 나타낼 방법은 없어. 어느 순간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에 따라 서서히 발현되지. 아무도 모르
작고 어두운 이 골목길에블루스 기타 소리가내 몸을 휘감아그 소리의 줄을 잡고천천히 걸어가보면향수 냄세가 진동하는전에 살던 우리 동네작고 귀여운 미니어처 속만난 중학교 교복 입은 나손위에손피 묻은작은 손교복 입은 나와 사복 입은 나우리 둘들려오는 블루스 기타 소리에 맞춰피아노와 노래를 치고피의 광기 가창피의 염원의 기악선율이우리를 안고서로를 다독이며마지막 인사를 준비해이제 이 교복 입을 날도얼마 남지 않았어그래안녕을 준비하자그래도가끔은 놀러 올게안녕,안녕또 만나
후덥지진한 여름,공기 안에 있던 수분을 빛이 빼앗고,적운형 구름이 몽실거리며 하늘을 배회하며,청색의 꽃을 피워내다.돌연 비가 배려와 그 모든 것들을 잠재워 버린다.(비와 빛 때문에) 그렇게 찬란하게 추억 속으로 가라앉는다.
사막에 외로운 모래 한 알이 있다자신이 혼자라 생각하는 가여운 가루 하나사실은 사막 전체를 거울에 비친자신이라 생각해 미쳐버린 괴생명체물 하나 없는 오아시스그곳엔 쨍쨍한 햇빛이 모래를 비춰불이 화르르 나는데저 먼 세계에서 날아든낙엽하나이곳엔 어울리지 않아거울을 깨트리고 사막이 불에 탄다
문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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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제1회 마로니에 온라인 초간단 백일장 수상자를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마로니에 초간단 온라인 백일장은 처음 개최하는 백일장임에도 불구하고, 총 171명의 작가님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응모해 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감사드리며, 향후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 대상 (1명) ■ 공감상 (5명) ■ 소통상 (15명) * 선정되신 작가님께는 순차적으로 연락드릴 예정입니다.** 선정된 작품은 추후 작가님과 협의를 통해 문학광장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 상장 및 시상금(온누리상품권)의 경우 10월 16일 이후 1개월 이내 발송·지급 예정이며, 수상 이후에도 이의제기(저작권, 표절 등) 관련 문제가 발생하여, 문제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수상 취소 및 시상금을 반환 처리할 수 있습니다. ☎ 문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061-900-2326)
안녕하세요. 문학광장 문장지기입니다. 오는 〈문학주간2023〉에서 진행되는 문장의 소리 공개방송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번 문장의 소리 공개방송은 작고문인 특집으로 극단'멘씨어터' 그리고 창작집단'독'과 함께 합니다. 늘 귀로만 듣던 문장의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 신청은 [문장의 소리 공개방송 신청 바로가기] 링크 혹은 위 이미지의 QR코드로 가능합니다. 문학광장 이용자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