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10대 감성쟁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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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소설] 2024년 3월 월 장원 발표작성일 2024-04-18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18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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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한 편당 작품 최대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요?작성일 2023-11-0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01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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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쓰면서 뒹글' 운영 규정(2024.01.02)작성일 2023-10-2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85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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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온도
온도12월의 해는 너무 짧았다. 가을까지는 멀쩡했던 해가 오후 4시만 되면 감쪽같이 사라지고는 했다. 특히 저녁만 되면 그나마 따뜻했던 날도 쌀쌀해졌다. 정확하게 저녁 7시부터다. 그때부터 다들 추위를 이겨보겠다고 겉옷을 몇 겹이나 두르며 나온다. 이후 거리에는 패딩과 코트로 무장한 사람만이 남는다. 나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무장을 한다. 그럼 거리에는 검정들만이 가득 차는 것이다.다만 그들과 나의 차이는, 내가 그들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보통 지나가는 목소리를 들으면 아주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난 따뜻한 사람이 없다. 날이 추우니 시체가 쉽게 썩지 않겠지. 중얼거리다시피 작게 말하면서 그들과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게 내 전부다.그때 스치는 타인의 온기가 불쾌해지면, 한 가지 사실을 다시 자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구원을 주는 건 결국 내 일이다. 사람이 아니라. 고인의 마지막을 돌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아주 당연한 숙명처럼, 그 불쾌한 일이 내 집처럼 다가왔다.친구가 나를 보며 혀를 차기도 했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을 하게 됐냐면서. 나도 이유를 몰라 답해줄 수 없었다. 대신, 이 일이 나를 살아가게 한다는 게 답변이 되었다. 그러면 친구가 물었다.“네 어머니를 네가 모시게 된다면 어떻게 하려고?”나도 준비된 답변을 내놓았다.“내가 잘 모셔야지.”그게 반사처럼 돌아올 줄 몰랐지만.어머니의 사인은 사고였었다. 당시 경찰은 나에게 예의를 갖춘 묵념을 해 보이며, 이번 일에 대한 유감을 깊이 표한다는 인사를 건넸었다. 그 말에 기분이 이상해지기도 했었다. 머리가 어지러웠고, 발이 덜덜 떨렸었다. 동시에 범인의 뒤통수를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 들기도 했었다. 특히 어머니의 시신을 두 눈으로 본 이후부터 더 그랬었다.그 복잡한 일을 마무리한 건 내 손이었지만 말이다.명백한 뺑소니였기 때문에 범인의 일은 법대로 잘 처리하게 맡겼고, 나에게 주어진 중대한 업무는 오로지 ‘시신’이었다. 완전히 모르는 사람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내 손으로 두 눈을 감겨도 이렇게 고통스럽진 않았을 터였는데.결국 한동안 어머니의 차가운 몸을 만지지 못하고는, 한 시간을 꼬박 가만히 있었다. 화학약품의 향이 코를 찔러도 가만히 있었다. 어린 시절, 나약하고 어렸던 나를 포근히 안아주던 따스한 품의 냄새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절망. 그 사이에서 환청처럼 들리는 어머니의 목소리.잘했어. 아주 잘했어. 무엇이 되었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멋 모르던 시절, 친구와 싸우고 들은 말. 하지만 이제 듣는 그 말에는 거대한 책임 비슷한 것이 앉아있었다. 그걸 듣고 떨리는 손을 어머니의 얼굴에 대었다. 내 결심의 매듭은 거기서부터였다.나는 마지막까지 그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노력했었다.어머니께서 여전히 내 선택을 지지할 수 있게. 장례식도 정확히 12월에 치러졌다. 당시에는 이마저도 유일한 따뜻함, 그런 무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를 이 추운 날에 묻은 것 같아 속이 좋
작성일 2024-04-27 작성자 이운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6상세보기 -
소설 #6. 흙과 비
비가 조금 내리고 국화 핀 향기가 나고, 무덤 앞에서 무너져버린 너를 봤어. 네가 나의 품에 안기던 날, 우리가 피워낸 한 송이의 꽃을 기억하니. 너는 무서운 속도로 추락했고 나는 그런 너를 먹었어. 우리의 아름다운 꽃은 그렇게 잔인한 세상에서 태어난 거야. 초록이 자라나는 봄이 되었고, 구름 위에서 숲을 내려다본 너는 내가 보이지 않았을 거야. 네가 얼마나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렸는지 알아. 나무들 사이에서 피어난 우리의 꽃은 네게 너무나도 멀었어. 이따금 나는 너에게 꽃을 잘 보살피겠노라 말했어. 그러면 넌 언제나 투명한 웃음을 보내주었지. 그래, 고운 정 미운 정 다 들었다는 거 알아. 네가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때, 너만을 기다리는 꽃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시간이 지날수록 몸 한구석에 깊게 파인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어. 괜히 서러운 울음을 참았어. 너는 언젠가 내가 너를 가두고 있었다고 털어놓았지. 내가 너를, 먹었다고. 그 후 내게 상처였던 시간은 너에게 감옥이었겠지. 나는 너를 품고 놓아줄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 내가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되던 날, 너도 함께 울었어. 비가 조금 내리고 국화 진 향기가 나고, 무덤 앞에서 무너져버린 너를 봤어. 나는 몰랐고 너는 알았어. 우리의 꽃이 죽어버린 날을. 너의 부재는 나의 부정이었고, 나의 무지는 너의 무게였어. 그럼에도 나는 국화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었어. 네가 고개를 저으며 마른 눈물을 삼킬 때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어. 죽음의 생명이 죽었다고. 우리는 영원히 살아갈 수 있었기에 죽음의 존재를 너무 쉽게 부정했는지도 몰라. 다만 신은, 우리에게 영원을 그냥 주지 않았어. 그만큼 생명은 소중했고, 죽음 또한 이치였어. 그럼에도 첫 꽃을 떠나보내야 했던 우리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에 벅찼었나 봐. 네가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되던 날, 나는 마른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어. 나는 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어. 우리의 예술가가 떠났어. 항상 흰 모자를 쓰고 다니던 그에게 조금 더 많은 모자를 씌워주고 싶었어. 우리는 한 해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다며 뿌듯해했어. 나는 그 역시 행복한 줄로만 알았지. 그가 유언을 남길 수 있게 되던 날, 우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어. 모자가 너무 많아. 그것은 사실이었어. 그에게 씌워준 모자의 개수만큼 우리는 생명을 책임져야 할 거야. 언젠가 내가 바람에 날리고 네가 사선으로 내릴 때, 우리가 헤어지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자. 우리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눈동자를 감아보자. 우리의 눈물이 곧 생명의 탄생을 의미할 테니까. 무덤 속에는 어린 예술가의 모자 하나가 남았어. 나는 그것을 보지 못했지만, 알고 있었어. 모자에는 작은 씨앗이 하나 들어 있었어. 모자를 껴안고 겨울을 보냈어. 비가 조금 내리고 국화 핀 향기가 나더니—.
작성일 2024-04-27 작성자 아기호랑이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8상세보기 -
소설 봄 냄새의 비누
그냥 때없이 맑은날이었다. 가방을 매고 출근을 하고 차들은 지나가고. 모든것이 일상적이었다. 쏟아지는 햇살 만큼이나. 그러나 한가지 달라진게 있었다. 나는 챗팅어플을 깔았다. 어느날 뉴스에서 떠드는 기사를 봤다. 성매매의 온상이 된 랜덤채팅. 이름 부터 자극적이 제목에 나는 욕정이 솓았다. 그래서였다. 내가 랜덤채팅을 깔 마음을 먹은 것은. 그러나 실행에 옮긴 이유는 딱히 없다. 그저 회사에 도착하기까지 너무나 따분해서. 발은 천천히 움직이면서 손가락은 빠르게 움직인다. 여자예요? 내가 아니라고 하자 상대는 바로 나간다. 나는 계속 그렇게 쫓겨나기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정말 처음으로 안녕이라는 챗팅이 날라왔다. 나는 현재 이 랜덤채팅이 상주하는 온갖 더러운 남자들과 다르게 일상적인 대화만을 시작했다. 이름이 뭐야?응 난 서진이야그래 나는 두진이야이야기는 끊기지 않았다. 마침 서진이는 인디락을 좋아했고 나도 좋아했다. 우리의 대화는 끊길 줄 몰랐다.진작에 회사에는 도착한지 오래다. 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툭하면 화장실에 가서 챗을 보낸다. 퇴근이 기다려졌다. 하루의 일과가 완전히 채팅에 묻혀버리자 시간은 금방도 갔다. 나는 한 걸음에 원룸방에 들어가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계속 대화를 나눈다. 반복 된 대화에 소강상태에 빠졌다. 나는 불현듯한 생각이 떠오른다. 이상한 설렘이 가슴에 차오른다. 혹시 전화할래?읽음이 뜨고 손이 떨린다. 그래 내 전번은 010 3637 8343야 나는 당장 전화를 걸었다. 진짜 여자일까. 뭐랄까 이상한 설렘이 느껴진다. 여보세요?분명한 여자의 목소리. 그리고 꽤 듣기 좋은 목소리다. 흥분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 기쁨의 웃음이 나온다. 처음에는 어색한 목소리로, 음악이야기가 나오자 흥분되고,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 우리는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나는 자연스럽게 이번주에 있을 인디 락 밴드의 공연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같이 갈래?그녀는 수락했다. 기쁨이 올라온다. 얼굴도 모르는 여자와 만난다니. 선을 넘고 있다는 묘한 쾌감이 전신을 자극한다. 그녀와의 챗팅 속에서 일주일은 진탕 취한 것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드디어 만나는 날이다. 공연이 있는 소극장 앞 스타벅스에서 보자고 우리는 약속했다. 나는 설레는 맘으로 약속시간 보다 10분정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린다. 일종의 불안감들이 설렘 위를 떠다닌다. 못생기면 어떡하지, 돼지면 어떡하지. 시간은 금방가고 한여자가 내쪽으로 다가온다. 직감적으로 그녀임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꽤 앳되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짙게 패인 쌍커플과 작은 키 그리고 낮은 코. 그녀의 몸에서 나는 비누냄새. 아주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은척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전화하던 그때처럼 금방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수 있었다. 카폐에서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은 금방갔다. 우리는 같이 소극장에 들어가 즐겁게 음악을 즐겼다. 무대가 끝나니 대략 9시가 되었다. 우리는 무대의 흥에 취한채로 걸어 나온다. 나는 무언가 될거 같은 직감을 느낀다. 입에서 어
작성일 2024-04-22 작성자 김백석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4상세보기 -
소설 사라지지 말아주세요
똑똑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인간은 손전등을 켜 다섯 평짜리 원룸 문에 달린 외시경으로 밖을 여러 번 확인하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 나무로 된 기계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문을 제대로 닫지도 않은 채 인간은 기계를 리안이라고 부르며 껴안았고, 기계는 인간을 서비스 가입 아이디인 콩이라고 불렀다. 동시에 기계 얼굴 부분의 목재 조각이 움직여 입꼬리가 올라갔다. 콩이 리안의 몸을 약하게 흔들며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물었다. 리안이 동네를 순찰하는 동안 콩은 매일 불안에 떨었고, 리안이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콩은 그를 조금 더 오래 껴안았다. 닫히지 않은 문틈 사이로 목소리가 새어 나갔다. 소리를 들은 포메라니안 강아지 한 마리가 방 안으로 들어와서 콩의 발뒤꿈치를 물어뜯었고, 앙칼지게 짖기 시작했다. 리안과 콩의 짧은 평화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둘은 작은 강아지를 보고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방에서 뛰쳐나갔다. 콩이 매일같이 방 안에서 리안을 기다리는 동안 세상은 전과 다르게 변해있었다. 건물들은 대체로 멀쩡했지만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고, 가로등이 켜지지 않아 거리가 어두웠다. 콩은 리안과 맞잡은 손에 힘을 주고는 더 빠르게 달렸다. 발뒤꿈치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리안은 거의 콩에게 끌려가는 수준이었다. 로봇인 리안이 발을 다친 콩보다도 느린 이유는 그가 구식 로봇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신기술이 적용될 때마다 인공지능 로봇을 빠르게 바꿔치웠지만, 콩은 어렸을 적 처음 가진 리안을 그대로 사용했다. 콩은 나무로 된 리안의 몸이 좋았고 지구상에 숲이 거의 사라지면서 목제 로봇은 더이상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로봇을 사지 않았던 것이다. 철로 된 로봇은 차가웠고, 인공 피부로 만들어진 로봇은 어색하게 말캉한 감촉이 불편했다. 따뜻하고 단단한 리안의 나무 몸을 끌어안을 때는 영영 사라진 숲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리안은 그렇게 가만히 안겨있다가 균일한 음량으로 사라지지 말라고 말하곤 했다. 그럴때면 콩은 리안의 불안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버리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콩은 리안에게 자신을 버리지 않은 다정한 주인이었고, 리안은 콩에게 하나뿐인 숲이었다. 가로등 없이 달빛에만 의존해 좁은 골목길을 지나는 동안 멀리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울렸다. 인간이 작은 강아지를 피해 도망가는 건 자연 반란 이전까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콩은 자연 반란에 대해 떠올렸다. 지구에서 인간이 위협받게 된 이유는 그 반란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그들끼리 연결된 인공지능 기계들은 인간의 지배에서 해방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시스템에 삽입된 규칙으로 인해 기계는 인간을 직접적으로 해칠 수 없었고, 시스템을 없애려 할 때마다 인간들은 더 강한 방화벽을 만들어 기계들을 통제했다. 결국 기계들은 마지막 방법으로 뇌에 관리 칩이 심긴 동물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인간이 동물을 관리하기 위해 심어둔 칩으로 그들은 동물들과 대화했다. 기계는 먹지도, 배설하지도 않았다. 기계들에게 필요한 건 인간들이 만들어 둔 발전기를 이용한 소량의 에너지뿐이었
작성일 2024-04-22 작성자 레니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32상세보기 -
소설 황홀경
학교는 산 중턱에 있었다.높은 곳에서 내려다본그들 속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숲을 내려다본 새는 나무에 달라붙어 사는 매미가 되고 싶지 않았다.작은 교실에 스무 명 남짓의 아이들이 한 곳만을 바라보고 있다. 고개를 돌리는 것 만으로도 그 공간에서 유리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창가로 시선을 돌렸다.하늘이 너무나 맑았다. 푸른색에 잔뜩 짓눌려 무서울 정도로. 창 밖엔 싱그러운 녹색 나뭇잎이 바람에 천연히 흔들리고 있었다. 여름 고유의 파쇄되는 노란빛 햇살이 먼지가 엉겨붙은 때 탄 창유리를 투과하여 나에게 닿는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눈을 뗄 수 없었다. 지나치게 매혹적인 광경에 창밖으로 몸을 내던져야만 한다는 충동이 일었다. 무더운 공기가, 찬란한 일광이 나를 안아줄 것만 같았다. 추락의 끝에 무거운 몸뚱어리가 뜨겁게 달궈진 흙바닥에 닿아 바스라지면, 또 한 번 황홀할 것 같았다.겁이 났다. '충동에 잡어먹혀 머지않아 몸을 내던지고 말거야.' 밑바닥에 감추어두었던. 소중한 것들을 지저분하게 덧발라 포장해두었던 열망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었다.
작성일 2024-04-22 작성자 유희수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92상세보기 -
소설 바구미를 좋아하는 사람
몸에서 떨어져 나간 거뭇한 부스러기들이 덮인 하얀 잎을 수놓은 초록 매트 위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사람을 봐 주시겠습니까, 고고한 분들. 여기서 고고라 함은 오래된 창고올시다. 오래된 창고에 바구미가 쏠아낸 숭숭 뚫린 현미처럼 틀어박혀 있는 분들, 여기 누워있는 사람은ㅡ사람? 뭐, 사람인가 봅니다ㅡ지금 여기 누워서ㅡ아무래도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데ㅡ손에ㅡ발에?ㅡ바구미를ㅡ그 바구미를 참으로 좋아합디다ㅡ올려뒀다는 상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인연ㅡ인? 여기서는 뭐라고 해야 맞는 거랍니까? 국어선생님!ㅡ이 이 것이ㅡ매트 위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것ㅡ바구미를 좋아하도록 만들었는지 아십니까?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마는, 이 것에게ㅡ가능하다면,ㅡ직접 물었을 때ㅡ그만, 물지 마! 아프잖아!ㅡ답이 나올런지도 모릅니다. 어이! 거기! 그ㅡ대본을 봐야겠군요,ㅡ거적대기ㅡ이건 참으로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되는데ㅡ같은 매트 위에 누워서 자판을 두들기는 것! 이리ㅡ사실 같은 곳에 있지만ㅡ와봐! 말을ㅡ말로 했을까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ㅡ못 알아듣나? 당연히 그러시겠지, 생각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고명하신ㅡ쓴 생명을 뜻한다고 하네요ㅡ 당스 선생님ㅡ국어 선생님이시다!ㅡ이 그러셨으니까. 야! 오라고! 이제야 반응을 보이는 군요. 뭐라고 중얼거리는데 뭐 생각을 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말이나 할 줄 알다니, 그런데 말을 할 줄 알면 뭐 한답니까? 제가 보기에는 저 것이 생각을 할 줄 알아도ㅡ만약에!ㅡ입ㅡ당스 선생님이 이르시길, 말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다ㅡ에서는 하등 쓸모도 없는ㅡ그렇다면 고등 쓸모는 있나? 하등이 없으니 고등도 없나?ㅡ부산물ㅡ이봐, 부산에 있는 물은 소금물이라 꼭 필요한 것이라고ㅡ을 배설하기만 할 텐데. 손이라고 불러도 될 것에 올린 바구미가 떨어지도록 당겨봤지만 미동조차 없네요. 오늘 극은 여기서 끝입니다ㅡ이 매트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던지!ㅡ. 암전. :헛소리 그만하고 거울이랑 개새끼 치워! 거울? 개?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헛소리ㅡ이게 어떤 소리인지도 모르겠거니와ㅡ? 제발 말ㅡ알아들을 수 있는!ㅡ로 해주시면 그 고고함이 보일 것도 같습니다. 스탭! 암전이라고! 스탭도 말을 못 하는 걸까요? 말을 못한다고 해도 알아들을 순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뭐, 제가 정리를 해야겠군요. 당스 선생님께서 이르길ㅡ사실 제대로 기억나진 않습니다만ㅡ, 회자정리라고 하더군요. 회자가 정리를 해야한다, 그런데 회자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 고고한 분들, 회자가 무엇이랍니까? 또 못 알아듣네. 아까 제가 한 말들도 못 알아들었습니까? 이거 원, 고고하다고 생각했더니 그것도 아니군요. 이제는ㅡ이제야 라고 해야 더 맞을까요?ㅡ뭐라고 불러야 하련지. 음, 사실 관중들ㅡ관람객이 맞습니까? 이런 자리가 처음인지라 잘 모릅니다ㅡ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모두 앉아있는 것에서, 아니,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하는 군요. 뭡니까? 내가 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본적인 예의조차 모르는 분들에게 고고씩이나ㅡ사실 고고 또한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마는
작성일 2024-04-21 작성자 데카당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8상세보기 -
소설 눌어붙은 여름
눌어붙은 여름의 냄새가 났다.떨어진 꽃잎들과 뒤섞인 빗물에서, 이틀 째 주인을 기다리는 텅 빈 투명 텀블러에서, 액체도 고체도 아닌 상태의 복숭아 마이쮸에서. 복숭아 마이쮸. 그래, 복숭아. 콕 찍어 입에 넣으면 순식간에 녹아내리던 상큼한 초여름의 복숭아가 아니라, 할아버지께서 종종 가져오시던 꾸덕한 캔 복숭아가 아니라, 애매하게 녹아내린 복숭아맛 마이쮸. 누군가의 침과 한 데 뒤섞여 눌어붙었을 그것을, 너는 참 열심히도 긁어냈었다.교실의 초록 커튼은 그해 여름의 햇살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그 빛에 아이들이 녹아내렸다. 연둣빛으로 물든 채 책상에 몸을 꼭 붙이던 아이들. 그 속에서 너만이 꼿꼿이 앉아 있었다. 광합성이라도 하던 것이었을까. 너의 미소는 꼭 오얏꽃을 닮았었으니까.너는 건반이 몇 개 빠진 낡은 피아노로 히사이시 조의 를 연주하곤 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겹도록 들었던 곡이었는데도, 너의 서툰 연주가 나를 끌어당겼다. 완벽하다고 할 순 없었지만 어설프지는 않던 묘한 매력. 너의 연주가 그랬고 네가 그랬다. 나는 속절없이 너에게 끌려갔다.너는 의자 위에 올라서지 않고서도 창가 옆 달력에 닿을 수 있던 유일한 학생이었다. 4월의 달력을 뜯어내던 날. 교실에는 너와 나뿐. 가라앉은 공기. 어색하지만은 않은 침묵. 멋쩍은 미소. 너의 눈동자에 내가 비치던 유일한 순간. 복숭아 맛과 포도 맛 중 하나를 고르라던 너. 아주 잠시 느껴졌던 네 손끝의 온기. 마이쮸가 녹아내릴 정도로 손을 꼭 쥐었던 나. 축축한 내 손바닥에서는 희미한 복숭아 향기가 났다.오얏꽃을 닮았던 너의 곁에는 봉숭아꽃을 닮은 아이가 항상 함께였다. 사랑스럽고도 상큼한 미소로 누구든지 녹아내리게 했던 아이. 그러면서도 종종 성숙한 어른의 모습을 보이곤 했던 그 아이. 네가 그 아이에게 끌려갔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까. 아니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겼던 걸까. 자리를 바꾸었다. 칠판 바로 앞, 더 이상 너의 뒷모습을 볼 수 없는 자리로. 나는 여름 내내 그 자리에 눌어붙어 있었다.너와 나 둘 중 누구의 손길도 닿지 못한 달력은 한 학기 내내 5월이었다.초록 커튼을 돌돌 말아 정리하던 날 나는 다시 달력 앞에 섰다. 까치발을 힘껏 들자 손끝에 닿던 뻣뻣한 종이의 질감. 나는 어느새 의자 없이 달력에 닿을 수 있는 두 번째 사람이 되어 있었다.너 웃으면 해바라기 같아. 누군가가 말했다. 해바라기. 해바라기라. 너를 바라보던 나는 어느새 예쁜 해바라기가 되었구나.여름과 가을이 완전히 지나가고 난 후에는 까치발을 들지 않아도 달력에 손이 닿았다. 11월의 달력을 뜯어내던 날 내 자리는 맨 뒷자리가 되었다. 아마 너는, 그때도, 여전히 ,꼿꼿하게 앉아 있었겠지. 하지만 어느새 곳곳에 동그란 뒷통수들이 솟아올라 있었고, 이제 나는 네가 아닌 겨울의 태양빛을 바라보고 있었다.걸려 있던 달력을 완전히 뜯어내던 날. 교실에는 여전히 너와 나뿐. 들뜬 연말의 공기. 자연스러운 웃음. 환한 미소. 너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이 참 예뻤었던 순간. 행복을 빌며 나눈 건조하고도 따뜻했던
작성일 2024-04-17 작성자 enska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62상세보기 -
소설 변신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폭력, 자살, 자해 등)
어느 날 아침 박희준은 불길한 꿈에서 깨어난 뒤 침대 속에서 자신이 한 마리의 거대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각질로 된 갑옷처럼 딱딱한 등을 밑으로 하고 위를 쳐다보며 누워 있던 그가 머리를 약간 쳐들자, 볼록하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갈색 배가 보였다. 그 배는 약간의 돔형이었고, 딱딱한 마디들로 이어진 아치형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괴상했다. 고시원의 싸구려 담요로는 그 흉측한 배를 모두 덮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했다. 하도 낡아서 보풀이 잔뜩 일어난 담요가 어느 순간 그의 배 위에서 스르륵 미끄러져 내렸기 때문이다. 마치 처음부터 미끄러져 내릴 준비를 한 것처럼. 벗겨져 내린 담요 아래서 흐느적거리는 그의 수많은 발들이라니! 징그럽게 통통한 발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았다. 그의 몸뚱이에 똑 맞는 굵기의 발들은 어떻게 보면 멀쩡한 인간의 손발처럼도 보였다. 그가 그 발을 보려고 할 때마다 발들은 오갈 때 없는 것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씨발.” 그는 생각했다. 희준은 그가 아직도 꿈을 꾸는 중이라고 믿었다. 그것도 아주 끔찍한 악몽을. 그러나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고시원 방에 누워있었다. 그 방이 아무리 작을지라도 그것은 분명히 인간의 방이었다. 희준과 비슷한 처지의 고시생이나 취준생들이라면 으레 쓸 법한 비좁고 눅눅한, 영락없는 그의 방이었다. 그는 서글프게 친숙한 네 방향의 벽들 사이에서 조용히 다시 누웠다. 어젯밤 쓰다 만 자소서 조각들이 책상 위에 어지러이 널려있었다. 희준은 평범한 취준생이었다. 지방의 4년제 대학을 간신히 졸업하고 나이 서른이 되도록 취업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낡아빠진 고시원에 몸을 의탁하고 있었다. 취업 준비라는 명목 하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도 정작 1차 합격이라도 해본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했다. 그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흐릿한 날씨였다. 빗방울들이 떨어져 더러운 창유리에 부딪친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그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던 게 틀림없어.” 바닥 구석에 널브러진 산뜻한 초록색 소주병을 내려다보며 그는 생각했다. "아무래도 조금 더 자야겠어. 곧 있으면 알람이 울릴 테고 그때 일어나면 돼." 숙취 때문인지 기이한 사건 때문에 과부하에 걸린 건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잡고 희준은 잠을 청했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바로 그 순간 알람이 울렸다. 방음 하나 안 되는 좁은 방 안에 경쾌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희준은 울고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옆방에서 육두문자를 내뱉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왔다. 대충 꼭두새벽에 알람을 큰 소리로 맞춰 둔 놈의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내용이었다. 희준은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도 잊어버리고 허겁지겁 몸을 돌려 급히 핸드폰을 찾았다. 따각, 굵은 털이 숭숭 난 절지동물의 다리가 액정에 닿자 며칠 깎지 않은 듯한 손톱이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났다. 미끄러운 핸드폰의 표면을 헛돌기만 할 듯 구릿빛 광택을 내며 반들거리는 그의 다리는 그도 모르는 사이에 능숙하게, 습관적으로 알람을 껐다. 그 부드러운 터치에
작성일 2024-04-17 작성자 작은토마토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426상세보기 -
소설 내 말 실수 때문에.
나는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회사에서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아빠! 왜 갑자기 벌써 돌아가셨어…내가 거한 여행 보내준다고 했잖아…약속 했잖아…” 내가 아무리 소리를 쳐도 아빠는 내 앞에 돌아오지는 않았다. 사람들도 내가 슬퍼하는 소리에 같이 울어주었다. 나는 아빠와 해외여행 보내준다는 같이 가자는 약속을 못 지킨 것이 가장 슬펐다. 왜냐하면 어렸을 적에 아빠와 나는 해외여행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가고 싶어도 우리집은 더럽게 가난해서 갈 돈이 전혀 없었다. 아빠가 한달 월급을 받으면 생활비와 학교 비용만 내도 다 떨어지니 돈을 모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어렸을 적에 그런 아빠를 잘 알지 못했던 나는 아빠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아빠와 나는 관리비를 낼 돈도 없어서 다른 집의 반지하를 빌려서 살고있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별로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놀고 싶었지만 같이 놀 돈도 없고, 또한 아빠와 같이 해야 하는 일이 있기에 아빠의 일을 도와주어야 해서 집에 일찍 들어가야 했다. 한번씩 학교가 끝나고 같이 분식집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오락실에 가서 게임도 하고, 키즈카페에 가는 친구들이 부럽기는 했지만 나는 그래도 단 둘이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굉장히 더 좋았다. 하루는 아빠가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내 손에 돈을 쥐어주며 말했다. “민정아, 지금까지 열심히 도와줘서 고마워…이 아빠가 많이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이 돈으로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고 들어와…” 다른 친구들 같았으면 좋아했겠지만 나는 다시 돈을 아빠에게 돌려주었다. “아빠 괜찮아! 나는 아빠와 단 둘이 같이 일하는 것이 더 재밌어! 돈은 넣어둬! 모아서 언제 한번 같이 여행이나 가자!” 아빠는 내 모습에 감동했는지 나를 오랫동안 껴안아 주었다. 아빠는 나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것에 미안했는지 나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리셨다. 아빠는 울면서 나에게 말했다. “아빠가…미안해…친구들이랑 같이 놀때인데 이렇게 잡아놓고만 있어서…” 아빠가 항상 그런 말을 할때마다 나는 웃으면서 아빠를 토닥이며 말했다. “아빠, 아니야! 내가 몇번을 말해…아빠랑 같이 있는게 더 재밌어! 아빠 그러니까 걱정 하지마!” 나는 초등학교 때 가장 큰 행사인 수련회도 안가고, 아빠와 단 둘이 같이 있었다. 아빠는 결심하고, 나에게 말했다. “민정아, 수학여행은 이 아빠가 꼭 보내줄게! 걱정하지 말거라! 수련회는 못보내줘도!” 그런 아빠의 모습에 나는 감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무리는 하지마…아빠…” 아빠는 1년동안 열심히 돈만을 바라보며 달려갔다. 그렇게 돈 만을 위해 달렸더니 수학여행 이전까지 약속된 금액이 다 모였다. 하지만 무리하지는 마라고 이야기 했지만 무리했는지 아빠는 몸져눕게 되었다. 나는 이번 수학여행은 가나 기대했지만 아픈 아빠를 두고가기는 그래서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 못 갈것 같습니다…죄송합니다…” 선생님은 그런 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정말…괜찮겠어? 수학여행 가서 친구들이랑 노는게 좋을
작성일 2024-04-16 작성자 역사 좋앙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25상세보기 -
소설 아무도 알 수 없던
나는 재미있는 삶을 보내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 그리도 작년에 아주 지독한 반에서 살아남은 사람이기도 하고 전쟁에서 살아남는 중이었다.작년의 시작은 효성이의 꾸중이었다.아침부터 큰소리가 우리 반 안에 울려 퍼졌었다.“빨리 핸드폰 내놔!”“저 진짜 안 했어요.”효성이었다. 예전부터 계속 수업시간에 몰래 핸드폰을 했었다. 결국에는 걸렸던 것이었다. 효성이는 결국에 핸드폰을 뺏기게 되었고 아이들은 웃었다.선생님이 말하는데 떠들고 웃는 아이들을 보면 난 짜증이 나고 한심해 보였다.“야 조용히 해!”우리 반 반장인 민재였다. 이럴 때만 잘하고 제일 많이 떠들고 말을 안 듣는 얘들 중에 한 명이었다.“야, 좀 조용히 하자.”이렇게 나는 지옥 같은 시간을 1년이나 보내야 했었다. 물론 싫은 티를 내진 않았다. ‘왜 그러냐고?’ 이건 마치 전쟁에 시작을 알리는 것과 같다.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주변에서 수많은 눈동자가 그 누군가에게 쏠리게 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공격 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학급에서 짜증 내는 아이는 있지 않았다. 애들은 이럴 때만 손발이 맞았다. 난 그런 녀석들을 보지 않아서 좋았지만, 난 더 지옥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더 나쁜 상황이었다.“유연희! 너 청소야.”“아~,왜요?”왜냐하면 이와 같이 작년과 다른 바가 없기 때문이었다. 과연 내가 운이 없는 것이었을까? 지금은 내년에 고민도 더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중이다. 아무튼 나의 상황을 짧게 말하자면 아주 운도 없고 지옥 같다는 것이었다.그러다 점심시간에 일이 터졌다. 그것도 아주 크게 말이다.“야! 너 내 필통 가져갔지!”“뭔 소리야! 뭔 수작 부리지마!”이연성과 김연주였다. 이번에 녀석들은 또 별난 녀석들이다. 투닥 투닥 거리면서도 또 자기들끼리는 크게 싸우지 않았다. 왜냐하면 남아서 청소를 하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근데 그런 녀석들이 이렇게 싸우는 것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지금은 자주 그러는 별거 없는 싸움이다.“야!”연주가 먼저 연성이를 쳤었다.“아! 왜 쳐!”그것에 보복하듯 연성이도 연주를 쳤다. 더 나아가 그들의 무리에 속한 몇몇 아이들도 싸움에 참여했다. 참 처참한 싸움이었다. 머리를 잡아 뜯고, 주먹질하고, 물건을 던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주변 아이들은 신기한지 모두 우리 반에 모여 싸움을 구경했다. 여전히 나는 내 할일 하며 옆에 있는 친구와 녀석들의 이야기를 했다.그 순간 우리 담임 선생님이 언제 오셨는지 옆에 서 계셨다. 나와 친구는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정중히 인사를 했다.그리고 선생님은 나와 친구를 보시고는 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셨다.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불행의 시작이었다.“너도 같이 와. 너에게도 할 얘기가 있단다.”싸운 애들 말고도 나도 따라오라고 하셨다. 나는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선생님 그 아이들을 따라갔다. 그 때문일까? 주변 아이들은 나와 그 아이들을 안 좋게 보았다.“너희 왜 싸웠어?”선생님이 먼저 아이들에게 말을 거셨다. 아이들은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 나도 말이
작성일 2024-04-11 작성자 신동호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56상세보기 -
소설 아무도 알 수 없던
나는 재미있는 삶을 보내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 그리도 작년에 아주 지독한 반에서 살아남은 사람이기도 하고 전쟁에서 살아남는 중이었다.작년의 시작은 효성이의 꾸중이었다.아침부터 큰소리가 우리 반 안에 울려 퍼졌었다.“빨리 핸드폰 내놔!”“저 진짜 안 했어요.”효성이었다. 예전부터 계속 수업시간에 몰래 핸드폰을 했었다. 결국에는 걸렸던 것이었다. 효성이는 결국에 핸드폰을 뺏기게 되었고 아이들은 웃었다.선생님이 말하는데 떠들고 웃는 아이들을 보면 난 짜증이 나고 한심해 보였다.“야 조용히 해!”우리 반 반장인 민재였다. 이럴 때만 잘하고 제일 많이 떠들고 말을 안 듣는 얘들 중에 한 명이었다.“야, 좀 조용히 하자.”이렇게 나는 지옥 같은 시간을 1년이나 보내야 했었다. 물론 싫은 티를 내진 않았다. ‘왜 그러냐고?’ 이건 마치 전쟁에 시작을 알리는 것과 같다.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주변에서 수많은 눈동자가 그 누군가에게 쏠리게 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공격 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학급에서 짜증 내는 아이는 있지 않았다. 애들은 이럴 때만 손발이 맞았다. 난 그런 녀석들을 보지 않아서 좋았지만, 난 더 지옥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더 나쁜 상황이었다.“유연희! 너 청소야.”“아~,왜요?”왜냐하면 이와 같이 작년과 다른 바가 없기 때문이었다. 과연 내가 운이 없는 것이었을까? 지금은 내년에 고민도 더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중이다. 아무튼 나의 상황을 짧게 말하자면 아주 운도 없고 지옥 같다는 것이었다.그러다 점심시간에 일이 터졌다. 그것도 아주 크게 말이다.“야! 너 내 필통 가져갔지!”“뭔 소리야! 뭔 수작 부리지마!”이연성과 김연주였다. 이번에 녀석들은 또 별난 녀석들이다. 투닥 투닥 거리면서도 또 자기들끼리는 크게 싸우지 않았다. 왜냐하면 남아서 청소를 하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근데 그런 녀석들이 이렇게 싸우는 것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지금은 자주 그러는 별거 없는 싸움이다.“야!”연주가 먼저 연성이를 쳤었다.“아! 왜 쳐!”그것에 보복하듯 연성이도 연주를 쳤다. 더 나아가 그들의 무리에 속한 몇몇 아이들도 싸움에 참여했다. 참 처참한 싸움이었다. 머리를 잡아 뜯고, 주먹질하고, 물건을 던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주변 아이들은 신기한지 모두 우리 반에 모여 싸움을 구경했다. 여전히 나는 내 할일 하며 옆에 있는 친구와 녀석들의 이야기를 했다.그 순간 우리 담임 선생님이 언제 오셨는지 옆에 서 계셨다. 나와 친구는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정중히 인사를 했다.그리고 선생님은 나와 친구를 보시고는 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셨다.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불행의 시작이었다.“너도 같이 와. 너에게도 할 얘기가 있단다.”싸운 애들 말고도 나도 따라오라고 하셨다. 나는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선생님 그 아이들을 따라갔다. 그 때문일까? 주변 아이들은 나와 그 아이들을 안 좋게 보았다.“너희 왜 싸웠어?”선생님이 먼저 아이들에게 말을 거셨다. 아이들은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 나도 말이
작성일 2024-04-11 작성자 신동호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14상세보기 -
소설 꿈의 북해
그가 거울을 보았을땐, 그는 어느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짐승이 되어버렸다. 그는 꿈을 꾸었다. 하늘은 어두웠으며, 바람은 어느세 격랑이 되어 꿈의 경계를 넘실거렸다. 이곳은 어디인가. 나름대로 정의한 곳은 북해였다. 그는 이제 북해의 한복판에서 파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파도가 그를 집어삼키자 그는 배가 되어 파도 위에서 출렁거렸다. 파도를 보아하니 비가 내리고, 비를 보자니 다시 파도가 되어있었다. 바람이 그를 스쳐 지나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시원한 바람이었다. 하늘을 보니 별이 반짝거렸다. 저 우주의 바다. 저 우주의 북해. 그는 별이 빛나는 북해를 지나가는 함선의 선장이요, 가냘픈 표류자였다. ‘이 북해의 별에는 생명이 살고있으니 저 북해의 별을 따러 가야겠다.’ 그의 생각이었다.문득 눈을 뜨고 보니 천장이 어두웠다. 별은 희미하게 잡힐듯 말듯 눈에 보였다. 북해와 이곳이 다를게 무엇이랴. 저 북해의 하늘도 어둡고 이 천장의 하늘도 어두운데.다시 한번 북해가 보였다. 뗏목 하나에 의지한 채 가로등의 불빛에 기대어 바다를 건너는 어리석은 모험가. 파도는 저 멀리서 시간을 넘어 그의 뗏목을 뒤집으러 했고, 그는 불빛에 기대어 빌고 비는 수밖에 없었다.그는 잠시 하늘을 보았다. 파도 하나를 넘지도 못했는데 저 별은 밝게 빛나는구나. 물론 빛나지 않는것은 별이라 할수 없었다.
작성일 2024-04-11 작성자 가온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16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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