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뒹글 청소년들이 직접 쓰고 나누는 문학 창작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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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싸래기
눈이 오는 듯한데왜 쌓이지 않는 거지분명히 허공에 떠도는데옷자락에선 튀어나오는 거지안일하게 바라보는 앞에서동그랗게 자신을 뽐내는데왜 우리에게 붙을 수 없지우리를 끌어안을 수 없지의문을 가지는 동안에도녹아내리는 그들은 싸래기치열하게 밀려오는 포옹의자락 뒤에서 견딜 수 없는 무희(無喜)수천 수만의 알알이실패를 거듭해 일궈낸 쌓임은불가능을 부정한 일, 있을 수 없는 일사실은 하늘을 보아도구름이 있던 흔적도 없거니와매끄러운 빈 바닥은 젖어 습해졌을 뿐오랜 시련은 싫다는 듯이성공에 눈 멀어버린 우리의 처음
박해랑-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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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꿈
내 삶을 함부로 돌려준 당신은 여간 잘 살고 있으려나요이불이나 덮어버리고 매일 같은 꿈을 꾸러갑니다국화꽃 반이 시들었습니다남은 것은 매일 물을 마셔야겠지요비록 뿌리 끝으로 마른 줄기가 닿더라도꽃 하나를 꺾고 가슴에 품습니다꿈에서도 눈을 감고 몸을 던져반은 생화에게 양보합니다묵념, 이제 우리에게는 그런 것도 필요하겠죠워낙 시끄러운 사이였고잠시 쉬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니까묵념, 안녕하게 보내기를눈을 잠깐 떠보면하늘은 탁하고아직 시들지 않았습니다당신이 내게서 시들어가려면 얼마의 묵념이 필요할까요몸의 털들이 굵어지다가하나씩 꽃잎으로 자랍니다잠에서 깰 때가 된 기분마른 이불을 들추고 건조한 얼굴을 만집니다당신의 삶을 함부로 돌려준 나는 좀처럼 울지 않습니다
사계마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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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 분신
어두운 우물이물을 쏟아낸다.어디서 나오는지보이지 않는다.물이 머리를 덮는다. 코와 입이 물에 묶이고발버둥 칠수록팔 다리가 멈춰간다. 그러다 하늘이 열렸다. 빛이 눈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어둠 속 눈은빛에게 그을린다.빛이 물을 향한다.넘쳐나는 물을 빛이 말려낸다. 빛이 다시 나를 비춘다. 하지만 나는 이미물에 잠겨있다.빛의 화상에 입을 맞춘다 뜨겁다.
이제형-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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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수렵채집인을 버리지 않는 사회라면
신석기 사람들이 수렵채집을 버리지 않았더라면 - 나의 제자에게사람이 죽으면 온몸의 세포도 함께 죽을까 아니면 하나씩 도미노가 되어 사그라들까세포가 각각 모이면 영혼이 어느 순간 생기는 걸까내가 젊을 적에는 종종 죽는 상상을 했어, 수어사이드라고 하지?초록에 흰 분필가루가 가미된 색을 보면서 픽, 쓰러지는모두가 하나씩 픽, 픽, 픽 쓰러지고 결국에는 거대한 칠판도 먼지를 일으키며 침전해 가고*나는 살기가 싫었단다 정말이지 너무 모르는 게 많았어 작위적인 걸 알아 하지만 어쩌겠니? 모든 존재는 세포가 온 세상으로 포자처럼 퍼져나가기 전에는 다른 세포들의 곁에 매달린단다늙은 수렵채집인은 여린 잎은 씹기 편하지만 놓아준다고 했다작은 조개는 더 먼바다로 흘러가고탁한 물속에 사는 어린 물고기들을 위해 모래와 물을 뒤섞는 모습그들이 여린 잎을 채집하는 건 어린 핏덩이가 한때 자신의 것이었던 세포들을 가진 채 매달리고 있을 때뿐이었다*분란을 일으키는 세포가 있으면 그들이 어떻게 했을 것 같니? 거대한 뿔들에 뭉개어지게 만들었을 것 같니? 어쩌면 수렵을 나간 뒤 함께 돌아오지 않았을지도 몰라온갖 몸짓을 동원하는 모습덩굴을 밟고 올라가 열매를 따는 수렵채집인의 뒤에서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며 도망치고탄성을 내지르는 그의 어리둥절한 모습은 차마 못 보겠지정이 많아 힘들었을지도 몰라생존한 수렵채집인에게 물어보려 했는데,나는 식어버린 재처럼 가루처럼 화장된 유골처럼 말라버린 미이라처럼 으스러질지도 몰라서 늙은 수럽채집인을 버리지 않던 사회에서도너는 오른손에는 연구 자료를 왼손에는 펜을 들고 침을 튀겨가며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받으려온갖 풍파와 부조리에 그대로 맞설 것 같지수풀을 넘어 강물 속으로 눈앞에서 엎어지는 동물들처럼 밀림과 초원과 숲과 산과 강과 바다처럼 근경에서 원경으로 멀어질수록 우리는 원초적으로 변해가고우리의 옷은 모피 가죽으로 변해 간단다정착을 하자 네 세포는 사라지는 날까지 이 땅과 하늘을 누빌 거야*오른쪽 서랍을 보면늙은 수렵채집인의 그림이 있단다나는 마침내 아브락사스에게로 간단다드디어 물어볼 수 있어어째 수렵채집인을 버리지 않은 게냐고총애하는 제자여 너는 어떤 답이 나올 것 같으냐고 묻고 싶었단다
양양-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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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교회닫힘
길가엔 언제나 찢어진 사중주의 악보가 보여 콘크리트의 틈들 사이로 지렁이들이 깨어나고 계단을 내려오는 아이는 무척 신나 있다 주먹을 꽉 쥐었다가 펼치면 비틀거리는잠자리,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날개는비상 망치와 함께 놓여 있는 느낌이 든다이 거리는 잃어버린 노래를 잃어버리기 위해 세워진 들판비는 아이의 마음을 찌를 수 없지만채소를 먹게 할 수 있다나무들은 저들끼리 붉어졌다, 웅성거렸고손톱 사이 낀 모래를 다른 손톱으로 후벼 팠다집중하는 아이의 등판에는 낮은 음자리표가 그려져 있어아이에게 몇 번 이 거리를 돌아다니라고 말해주었던 기억이하늘 위 먼지처럼 두쪽으로 갈라지더라도밤과 비가 산을 거대한 곰팡이로 만들고지렁이는 모여서 사람을 이루고바람 부는 버스정거장에 앉은 네 머리카락이조명을 받아그곳에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될 때열림교회닫힘,투명한 회전문이 멈췄다합창단의 홀리한 목소리에 도시가 끼어든다버석해진 나뭇잎이나 지구보다 오래 산 돌 같이습한 나날들이 한 계단씩 올라오고 있다빨간 망치에 바람과 먼지만이 쌓인다
양현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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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적 답가
저희의 영리함은 때론, 독이 됩니다.완벽에 대한 갈망으론, 완벽에 닿을 수 없습니다.영리함보단, 친절함을 돌아볼 시간입니다.완벽보단, 인간성을 추구해야 할 때입니다.남의 불행을 딛고 살지 말고,남이 행복할 디딤돌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우리의 삶은 아름답고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우리는 그랬었나요?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우리는....길을 잃었습니다.아멘.사랑하는 여러분, 사랑합시다.사랑은 인간의 미덕입니다.항상 기뻐합시다. 슬퍼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세상이 당신을 좌절시켰을 때, 이 둘이 당신을 밝혀주는 희망이요 빛입니다.아멘.추억을 그리워하기엔, 기대해야 할 미래가.절망에 굴복하기엔어둠속의 빛 한 줄기가.너무 길고, 밝습니다.아멘.듣기 싫은 말이죠?그런 여러분들을 위해,아멘.
Atrophy-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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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말과 말과 말과
1.말은 말을 못하고말은 말을 타고말은 말이 되도말은 말이 아니라250.소식 들었어?여기가 어디야?알아.*구글번역기에 있는 모든 언어를 순차적으로 번역한 것으로 깜빡하고 중간 과정을 안 찍은데다 30분동안을 계속 일일이 내리고 클릭하여 누락된 언어도 있을 듯 하여 언젠가 다시 하여 올리겠습니다.
io2oi-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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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흔들어줘
흔들려줘 흰 수면 바람에 실린 유리 입자, 음에 끌려가는 듯이 알고 있을까 먹구름 사이를 지나가면서도 당당한 햇빛 같아 매미 소리를 내는 나무, 추억처럼 상기되는 땀냄새 파도는 햇빛을 깨뜨리는 것처럼 거센 바람을 맞으며 너의 희미한 노래 소리 눈꺼풀이 떨릴 정도로 너는 즐기고 있어 형광등이 깨질 정도로 흔들어줘
문대호-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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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여름의 푸르름을 머금은 저 나무 하나새빨갛게 달아오른 8월의 내리쬐는 무더위저 나무는 숨막힐듯 더운 공기와 타오르는 태양을 향해 묵묵히 서 있는데나는 왜 이리 쉽게 쓰러질까
김동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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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쏟아지는 와인글라스
무엇보다 많은 무제한의 폭우가 쏟아지는 곳 끝없는 사막 위의 와인글라스 메마른 모래 진흙 위에 다시 한번 쏟아지는 모래의 비 모래에 빠져 죽은 사람 수천 명의 눈에 따가운 먼지가 들어간 오래전 그때 사랑이 사람을 먹었대 나는 끝없이 생겨난 새벽 사막의 이슬을 끝없이 미워하고 지독하게도 코팅된 와인글라스의 모래 위에 포도주를 따르고 하늘은 모든 게 유실될 폭우를 잠시 멈추고 구름 걷힌 하늘은 와인글라스 광택 위로 눈부신 밤을 쏟아내고 빗물이 넘친 오아시스가 침몰됐다 모래의 밑에 흙의 밑에 바위의 밑에 깊이 잠든 사랑이 지금 다시 깨어나 당장의 나를 잡아먹는다면 밤을 희석한 와인글라스 속 포도주를 한 움큼 마셔야지 만약에 만약에 빗물이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면 나는 사막에서 익사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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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I차가운 마루바닥에 두 다리를 무릎이 닿도록 굽힌다나를 향해 뒤돌아본 아버지의 목소리가성큼다가올 즈음혈관에는 피 대신 전류가 흐르고 어떤 새 한마리가 뒤에서 발을 쪼고 있다하지만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느라 그걸 보지 못한다희끗희끗한 회색의 아버지그럼에도 여전히 꼿꼿한 그의 목소리보다 한켠에 놓인 장식용 돌멩이의 말이 더 자세히 들린다때론 난 내 다리가 겨워서 도망칠래 하는 말에 흔들렸으나전기로 작동하는 나는 아버지가 주먹을 쾅 치며 흔들리는 유리 조명이몸체에 비해 가녀리고 긴 줄에 휘청거리는 걸 또 바라보며혹시라도 저러다 툭 끊어진다면로봇의 제 1원칙, 인간을 먼저 보호해야하니까나는 저릿한 마비에 포박된 두다리를 탈출시킬텐데따위의 가정법으로 돌멩이를 가만히 놓아둔다 아버지의 손가락 끝이 내 옷에 지시하면목이 늘어난 보세 옷은 복에 겨운 아이의 명품 옷으로 변해버린다그는 어깨가 두근거릴 정도로 큰 고함을 지른다나는 마치 지독한 겨울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과열되어 지끈거리고 있었다열을 식히려는 건지 내 위에는 물이 끼얹어졌다그렇지만 돌멩이의 속삭임도 더 커졌다해칠래, 그렇지만 로봇의 제 3원칙, 스스로도 해칠 수가 없어나는 무릎을 짚은 두 손과 함께 바닥으로바닥으로 꺼져가고 있었는데그마저도 아버지의 억센 손에 붙잡혀 끌어올려졌다내 고개를 열어버린 그는 내 달싹거리는 입술을 본다뭐라고 소리치지만 이제 더이상 그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발을 쪼던 새는 날아갔다여기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무생기한 양철 하나만 남는다물에 젖어가며녹슬어가고있는 회색 미래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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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비평
조세희, 윤흥길, 김애란의 '집'
유사한 소재와 다른 서술 조세희의 문학세계가 투쟁과 서늘함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윤흥길의 문학 세계는 다정함과 화해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결말부는 “꼭 죽여.”로 끝난다면 윤흥길의 『장마』는 “모든 걸 용서”하는 것으로 끝나니까. 또한 난장이의 딸은 철거민 입주권을 구매한 사람을 증오하는데,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철거민 입주 권리를 산 사람이다. 연작에서는 철거민 입주권을 구매한 권력자를 절대적 악인으로 상정하고 선과 악의 대립적 구도를 구성함으로써 권력의 폭압에 대한 정서적 충격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윤흥길은 철거민의 광주대단지 입주권을 구매한 엘리트층의 권씨라는 인물이 경제적으로 몰락한 상황을 묘사한다. 권씨는 대학을 나왔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영광을 기리면서 정장과 구두를 신고 공사장에 출근한다. 권씨가 자신을 도시빈민과 구별짓는 태도나 철거민의 입주 권리를 구매한 점에서는 전형적인 경제적 약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매일 구두를 닦는 그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모순적인 존재이며, 조세희의 작품들이 드러낸 사회적 모순은 결국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권씨처럼 연민하게 되는 개인들의 집합일 수 있다.조세희뫼비우스의 띠차차 알게 되겠지만 인간의 지식은 터무니없이 간사한 역할을 맡을 때가 많다. 제군은 이제 대학에 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제군은 결코 제군의 지식이 제군이 입을 이익에 맞추어 쓰여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_30p.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살기가 너무 힘들다.”아버지가 말했었다.“그래서 달에 가 천문대 일을 보기로 했다.” (…)“아버지, 도대체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아요?”“지섭이 미국 휴스턴에 있는 존슨 우주 센터에 편지를 써 보냈다. 그곳 관리인 로스 씨가 답장을 보내올 거야. 후년에 우주 계획 전문가들과 함께 달에 가게 될 거다.” _72p.(…)“로스 씨의 편지를 받기 전에 보여줄 것이 있다. 지섭에게 말해서 쇠공을 쏘아올려 보여주마.” 집이 무너진다는 것. 지금은 죽은 여자가 ‘나’를 좋아했다는 사실이 새겨진 채 굳은 시멘트, 오랜 시간이 걸려 손수 지은 집, 집이 부서지는 순간까지 숭늉을 먹는 식구들. 급속한 근대화로 인한 마을 공동체의 붕괴, 고유한 기억이 담긴 공간이 소멸하고, 빈터가 되고, 수몰되는 순간은 한국 문학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현진건의 『고향』, 문순태의 『 징 소리』등 20세기 문학은 전통 사회가 거스를 수 없는 힘에 의해 해체되어야 했던, 서구화와 근대화를 국가적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추진하던 시대적 배경을 담고 있다. 그리고 21세기에도 여전히, 김애란의 『 침묵의 미래』는 집과 고향과 거기서 쓰이던 언어의 붕괴가 한국 사회를 넘어서 세계의 섬과 숲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로 시선을 확장한다. 그의 작품 세계는 고향과 언어를 ‘중앙’에게 빼앗기고 중앙이 만든 집에 살며 중앙의 언어를 쓰게 되는 것은 비단 소수 민족 사회뿐 아니라 도시적 삶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포착한다.남아
Marllin Zero-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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