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뒹글 청소년들이 직접 쓰고 나누는 문학 창작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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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너의 머리칼이 하얗다
처음의 그 설렘을 되찾을 수 있을까그때의 나조차 작은 추억의 한 조각이 되어 버렸고그리운 고향처럼 아득히 느껴지는데우리는 변화하고시간은 야속하게도 멈춰주지 않기에우리는 삶의 질주에서조금의 휴식도 가질 수 없을 뿐우리는 한탄한다.다시 오지 않는 것에 대해장미꽃을 떼어 바닥에 던져라.그녀가 꽃잎을 따라올 것이다.앞을 보고 달려야 하는데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돼버린다.어릴 때 깨트린 엄마의 도자기 조각이 아직도 거기 남아있는데,너의 머리칼이 원래 하얬던가?비록 우리가 경주에서 인정될 수 없는 승자라 해도머리칼 흩날리며 달리는 너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다.하루가 간다.노란빛 손길이 우릴 끌어당긴다.우리는 향수의 웅덩이에 빠진다.완주하더라도 여길 빈손으로 떠나야만 한다면,삶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 때네가 내 옆에 있다.옛날엔 검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난 지금 네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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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안경
모든 게 슬프고 지칠 때면가만히 안경알을 닦아보세요.흐릿했던 세상이 깨끗이 닦여 나가면허리굽은 흰머리의 할머니는갈색머리의 소녀로 보일 테고,길가에 웅크린 외로운 고양이는다정하게 어미와 함께 걸어가는 모습으로눈앞에 다가올 거예요.마음이 캄캄하고 복잡할 때면조용히 안경알을 다시 닦아보세요.눈물에 가려 흐릿했던 그 창 뒤로,네가 잊고 있던 소중한 과거와네가 걸어갈 눈부신 미래가선명하게 보일 테니까요.
judy-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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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7월의 낮은 길다.
반들거리는 그의 눈을 한번이라도 보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야. 더듬이를 깜빡대었고 고개를 갸웃했지. 얕은 파도가 찰싹대듯 바람이 불어오고, 땅의 심장이 쿵쿵댔지. 바람과 강물이 그리는 대지의 진동. 작은 새의 운동에도 예민했던 그가. 그날은 유독 행동이 굼떴다지. 태양을 가리는 그림자. 거대한 밤이 잘근대고 꽝 땅과 부딪혀 역시 잘근대었을 때. 개미 병정은 발자국과 함께 끈적한 진액이 되었다.
dreamspop-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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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빨간 영화
한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물감을 퍼붓듯 노을을 찍었어요. 사람의 윤곽이 먹처럼 움직일 때마다 퍼져 나갔습니다. 나는 그처럼 근사한 것은 만들지 못할 것만 같아, 나는 그 감독의 심연을 들여다 보려다 너무 복잡하게 뒤얽힌 색깔 이름 붙일 수 없는 색깔에 잠자코 고개를 물속에서 꺼내어 물밑에서 붉은 파도를 헤치며 감독의 물고기가 꿈틀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는 시를 썼는데 시도 아니었어요.지난 저녁에 집에서 수박을 먹고 조용히 모기장에 들어가 누웠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는 자신을 예술가라고 부르곤 했어요. 선풍기가 털털거리는 소리 그리고 어둠뿐인 방에 누워 있으니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그냥 다리를 뻗고 이대로 잠에 들어, 외로운 아침의 나를 위로해 줄 꿈의 장면들이 필요했을 뿐이었어요. 나는 꿈에서 붉은 바다에 갔어요. 여전히 검은 물고기들이 파닥거리고 있었고 태양은 노랗게 지고 있었어요. 나는 그 감독이 바다 속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어요.어디 가세요, 감독님.감독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갔고 바닷물이 그의 어깨까지 차올랐어요. 하늘은 새빨갛고 나는 꿈이니까날려고 등에 힘을 줬는데 어느새 내가 바닷속으로 걸어가는 감독이 되어 있었어요. 코에 물이 찰박거렸고 숨을 들이마실 수 없었어요. 뒤를 돌아보려 했는데 목이 안 돌아갔어요. 나는 울고 있었는데 내 머리카락들이 말을 했어요 나는 죽어야 하고 이럴 운명으로 태어났어, 내 영화가 날 대신해 줄 거야.나는 아냐, 싫어, 싫어 소리쳤는데 나는 입술을 오므리고 계속 말했어요,나는 이것으로 죽는 거야.이제 나는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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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arionette
마리오네트는 왕이 자신의 첫 백성에게 마리오네트를 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리오네트는 마리오네트를 받은 파츠의 자식이자 자랑이고 기쁨이다. 파츠들은 마리오네트에게 사랑이라는것을 주고 마리오네트들은 자신의 파츠에게 기쁨을 준다. 파츠들은 자신의 마리오네트에게 사랑받는 걸 당연히 여기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버려질지 두렵고 행복하지 못할 까 두려워한다. 파츠에게 사랑한다 말하는것은 대가를 요구한다. 당신을 사랑해요. 그러니 나를 사랑해주세요. 버리지 마세요. 이상하게도 파츠는 마리오네트에게 그렇게 했다간 버려질꺼야. 라고 위협하고는 사실그건 진심이 아니야. 난 너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라고 안심시킨다. 하지만 나는 이게 영원하지 않은, 완벽한 마리오네트들에게만 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마리오네트를 받은 파츠들은 처음엔 몹시 기뻐한다. (그래서 이름을 주겠지)마리오네트를 받으면 마마리오네트의 파츠는 자신의 기쁨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실을 붙여 마리오네트가 자신의 자랑과 기쁨이 되게 한다. 사랑의 실은 마리오네트가 파츠를 거스를 못하게 한다. 적어도 거스르는 하더라도 파츠를 행복하게 하기위해, 행복하고싶어서 그리고 이 길이 맞다 여기기 때문에 적어도 파츠가 원하는 마링네트가 되려한다. 하지만 마리오네트들과 파츠는 이 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무의식적으로 실이 연결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리오네트들은 이 실을 인식조차 못한다. 하지만 나는 볼수 있다. 투명하게 반짝이는 이 아름다운 저주를.나의 파츠는 괴롬움이 많은 파츠였다. 그래서였는지 왕은 나의 파츠에게 직접 나를 전해주었다. 파츠는 나에게 가끔씩 보상이나 위로처럼 말한다."너를 만나고 너무 행복했어. 너는 정말 내 기쁨이야. 너 아니었다면 이런 지긋지긋한 삶을 진즉에 끝내버렸을 꺼야."솔직히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칭찬같아서가 아니라 내 존재를 인정받으것 같고 내가 나의 파츠를 행복하게 했다고 말하는것 같아서였다.'파츠가 행복하데! 내가 좋대! 나는 사랑받고있어!'라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사실 나는 파츠의 자랑이 아니다. 나는 다른 마리오네트들과 달리 실이 연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멋대로 행동하고 다른 마리오네트처럼 조신하게 굴지 못했다. 나의 파츠는 왜 다른 마리오네트처럼 굴지 못하냐며 자신의 수치라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미안하고 창피하지만 여전히 난 내 멋대로 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의 파츠에게 두번째 마리오네트가 생겼다.파츠는 둘째에게 리티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참고로 나에게는 그레이스라는 이름을 붙혀줬다.) 리티는 정말 나와달리 성공작이 었다. 항상 사뿐히 걷고 단정히 다소곳 하게 있으며 성격이 까칠해 가끔씩 파츠의 속을 썩여지만 나만큼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보다 항상 파츠를 즐겁게 해주고 파츠의 자랑이자 기쁨이 되었다. 처음에는 심술이 나서 리티를 못 살게 했는데 그래도 가끔씩은 이야기를 주고는 받았다. 그렇지만 리티는 커가면서 나를 경멸했고 내가 리티랑 사이좋게 지내려 했을 땐 이미 너무 늦었다. 그 뒤로 이집에서 애물단지가
즈모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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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배우는 친구
나는 이해할 수 없다영화 속 배우가 동시에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게배우가 옷을 벗고 몸을 더듬을 때동시에 친구의 몸을 더듬을 수 있다는 게지하상가와 아울렛과 백화점에 걸려 있던 빨간색 란제리나쇼윈도의 하얀 빛은지하상가를 벗어나도 그대로고쇼윈도를 벗어나도 동시에우리 중 누군가는 그 자리에 있다는 게우리 약속하자어른이 되어도 란제리 같은 건 입지 말기핸드폰에서 아이돌 음악이 흘러나오는 동안리본 달린 나시만큼은 포기할 수 없고연기 학원 선생님이 몸을 더듬어도어쩔 수가 없다며 말하던 친구대신 급식실 창문 너머로빛처럼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방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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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혀
잇몸이 죽었다식감을 느낄 수 없게 되었어불쑥 내민 혀희게촘촘히 박힌 비늘양치질을 할 때마다부서진 해초마냥 넘실거리지이는 누구일까입을 닫을 때둔중한 점막과 살코기는 전혀 와닿지 않아물방울과 반향맨홀 안에서 도는등대지기의 소리
김케이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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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마디
울뚝 솟은 것이 아프게 했을까움푹 패인 데가 아프러 갔을까강한 마디욱신거리게 된 적 없을 때에는 모르다가웅크릴 때 쓰고 나면그 후로는 자꾸자꾸 고파곧게 피어야하는 날에는 찰랑찰랑강물이 부딪쳐 너울어오고절단된 듯 하다그래도 마디부드럽게 감겨질 적에는 손을 떼라지만못 구불어 아플 때도 구불려 아프게 할 때도자꾸자꾸 닿아서오르골어두운데 자꾸 소리가 나내가 걸려 넘어지려는데 소리가 나그런데도 잡아주는 것 오르골소리가 나지나간 고리들이 돌아오지 않을 즈음이면창문을 냈다쇠 이랑들이 마음 고랑을 저미지 않으면창문으로 빛과 소리그럼 어느새, 어물어물 갇히지 않게 된 내가마디를 음악으로 듣지
다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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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무 타임캡슐
남의 소리를 빌어주는 팔자라고나를 향해 기도해주는 남이 있다고그렇게 말한 신이 한둘이 아니다 컴퓨터 스크린을 덮으면서활자를 멈췄다오늘 들어간 점짐 골목에서도 신이 말했다너의 색은 하늘푸른색도 아닌 하늘색이라고 창밖에서 구름이 운다거리는 무겁게 젖는다 봐봐내가 빌어주면멍이 남잖아 모두 남들 사이에 놓인 돌멩이를 차면서 걷는다물방울이 퍼진 공원 여기 떨어진 나무한테서 소리가 퍼져 나온다 연인들이 같은 걸음으로 나가는 소리토닥토닥여직 잠들지 못한 우리의 소리토닥토닥 뚝뚝뚝 어떤 날은 푸른어느 날은 먼지아침에는 안개비오면 물길밤에는 어둠 나보다 나무가 남들의 소리를 잘 듣는다니까나무는 하늘을 향해 항상 가지를 뻗는다 쓰러지는 물방울상처 나고묻어지고 불을 켠다남을 향해 나를 넣으며 노트북을 연다.방에 퍼지는 하늘색 또각거리는 타이핑 소리부딪치는 길거리 소리 모두 스며든다수많은 하늘이 하늘색을 이루며남 같고 나 같은 내 곁에서 나무와 함께 우리가 묻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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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붓글씨
붓을 휘두른다이쪽 끝과 저쪽 끝을 잇는획이 새겨진다그렇게 새겨진 것들은 詩라 불리는여러 이음새들어쩌다 먹 한방울이 튀었다선을 긋는다하나의 연을 지운다이 종이와 저 종이들을 잇던다시 쓰고또 먹물이 튀고계속 지워져간다그렇게 수 편의 詩를 지운다무수한 연을 지운다그때마다 획이 하나 그어진다획을 그으면내 손의 새하얀 종이에서는검붉은 유성 잉크가 새어나온다새어나온 잉크는 스며들고다시 또 하나의 詩이 종이 위 나의 生은그렇게 쓰여져간다미처 스며들지 못한 잉크가 모여 검은 못 나의 벼루 위에 고인붓을 들고 먹을 묻힌다이 종이와 저 종이들을 잇는 연을 새긴다그렇게 새겨진 것은 詩라 불리울여러 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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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점수 매기기
심장이 뛰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이따금씩 나, 그리고 그들의 심장에 점수를 매겨보기도 한다 저는 너무 냉정하네요,사십 점당신은 참 따듯하네요,구십 점 숨 가쁘게 뛰어 올라가 마주하는 풍경은눈부시도록 푸른색기어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선몇 번씩이나 다시 점수를 매긴다 띠링, 띠링발광하는 기계식 점수표의 소리가옥상을 뒤덮는다 내 점수는우두커니 멈춰 서 있고움찔거리지도 않는 숫자가그저 빛나고, 빛나고 나는 결국 점수 세기를 멈춘다 심장이 뛰지 않는 기분이 들 때이따금씩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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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들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들매달리고 있습니다.뭣이 아닌 가능성을 품기 때문에 지금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당장에 안주할 수 없으니까 이토록 불행한 거겠죠.본인도 알지 못하는 희망 때문에.돈을 벌어도 벌지 못하는 꿈.사랑해도 사랑하지 못하는 꿈.인생이 마라톤이라면 나는 트랙 옆으로 잠시 비켜선 걸까.남들의 성취에는 흥미를 더 이상 가지지 못한 채 힘없이 걷고 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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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