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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부터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 새롭게 개편된 〈문장의소리〉는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참여합니다.
문장의소리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11회는 [당신의 첫]으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김사라 시인과 함께합니다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 작가를 초대합니다. [작가소개] 김사라 시인은 제25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05 등단, 당선 전과 후의 변화 06:58 교육학 졸업생, 시에 빠져든 계기 09:15 좋아했던 시집 10:45 기억나는 심사평 15:43 어떻게 시의 질료를 채집하는지 17:55 연작의 구성을 가진 시 21:25 시 속에 '지하철' 25:30 모서리에서 놀기 27:40 해외로 입양을 간 쌍둥이 32:55 유독물질? 유독시? 위험한 독서를 하고 계시네요 35:20 밸런스 게임 37:00 하나의 목소리인 줄 알았는데 다가가자 수천 개로 갈라졌다 38:45 시낭독 첫낭독 44:00 방송 소감 향후 계획 Q. DJ 우다영 : 최근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주변에서 어떤 축하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김사라 시인 : 다들 자기 일처럼 축하를 많이 해주었고, 놀라워해 주고, 저도 거기에 놀랐습니다. 너무 따뜻한 축하를 많이 해 주셔서 저도 즐겁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Q. 당선 이전까지 공모를 많이 내셨는지, 이번 당선을 확신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공모에 대한 경험이 많은 것이 아니어서 이번 결과를 듣고 오히려 더 기뻤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당선 과정에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지, 등단 이후의 일상에 달라진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여기에 있는 것도 굉장한 일상의 변화이고요. 기억에 남는 축하의 말이 있었는데, 제 시에 나온 여자들의 이름을 모두 적어 유리에 새겨 준 친구들이 있어요. 그걸 보고 한바탕 울고, 몇 달 동안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Q. 당선 전화를 받으실 때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그날은 제가 아침에 일찍 나갔다가 들어와서 밥을 차려 먹고, 저녁에 일을 가야 해서 자고 있었어요. 낮잠이나 오후 잠을 자면 온몸에 땀이 나고 헐떡거리며 일어나곤 하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전화를 잠 안 잔 티를 내려고 노력하며 받았고요. 꿈인가? 아직 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뭐라고 대답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곤 친구들에게 전화하고, 옷 갈아입고 양치하고 나와서 일하는 곳으로 가면서 소중한 알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10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배명훈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배명훈 소설가는 2005년 SF 공모전 당선과 함께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타워』, 『안녕, 인공존재!』, 『총통각하』, 『예술과 중력가속도』, 중편소설 『가마틀 스타일』, 『청혼』, 장편소설 『신의 궤도』, 『은닉』, 『맛집폭격』, 『첫숨』, 『고고심령학자』, 『빙글빙글 우주군』, 동화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 산문집 『SF 작가입니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출간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00 『기병과 마법사』책소개 04:1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08:35 기사가 아닌 기병, 유목민을 다루는 세계관 19:02 주인공 영윤해 27:25 작가님이 꼽는 가장 재미있는 인물 29:50 거문담? 술름고리? 공간의 탄생 비화 32:55 전투 장면 36:28 이 부분을 집중해서 보시면 좋습니다 39:00 20년 후 나에게 전하는 말 Q. DJ 우다영 : 최근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출간하신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배명훈 소설가 : 출간하고 나면 사람들이 ‘저런 작가가 있었구나’ 하며 강연 같은 것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요 몇 달 동안은 강연하고, 강연 준비하고, 또 최근에는 쓰고 싶은 단편이 있는데 글이 나올랑 말랑하고 있어서 언제 쓸 수 있을까 노리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Q. 배명훈 소설가님께서 직접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소개해주신다면? A. 제목을 통해 연상되지만, 판타지 소설이에요. 제가 단편소설은 판타지를 많이 썼었는데, 장편으로 판타지는 처음 쓴 것이고요. 전쟁, 모험, 사랑, 세상의 종말, 그걸 막아내는 운명 같은 것들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Q. 그간 독자님을 만날 기회가 많으셨을 것 같은데, 독자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독자분들 중 그런 분들이 많으셨어요. ‘내가 판타지는 주로 읽지 않았는데, 혹은 전쟁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읽어보니 재미있다’, ‘다 읽어보니 이해가 되고 잘 그려진다’는 제게 만족스러운 평이 있었고요. 인상적이었던 평은 제가 이 소설의 주인공 외모에 대해 묘사하지 않았는데, 몇몇 독자분께서 ‘잘생긴 게 틀림없다’고 해 주셨어요. 마치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 배우의 후광 연출 논쟁처럼 말이죠. 후광은 연출된 적이 없으나 보이는 것 같다는 것처럼, 외모에 대한 묘사는 없으나 잘생긴 게 틀림없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문소의 여름방학 마지막화!를 맞이하여 작업실로 작가님들을 초대했습니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책상에 앉기 전 하염 없는 딴짓의 시간까지 포함하는 것... 4인의 작가님이 글을 쓰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또 어떤 능력을 발휘하시는지 대결을 진행합니다! 소설팀 VS 시팀의 방구석 올림픽 '지금, 문학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시작합니다. 00:00 인트로 02:30 게임 1. 작가들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06:55 속마음 인터뷰 1 08:35 게임 2. 글쓰기는 '집중력'이 합니다 10:25 속마음 인터뷰 2 12:08 게임 3. 손은 산성비보다 빠르다 15:53 속마음 인터뷰 3 19:19 게임 4. 글쓰기의 힘은 '엉덩이'에서 온다 21:48 번외게임 & 엔딩
도서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놀이의 장소로 도서관을 탐방하는 작가 4인방의 본격 브이로그 예능 !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세 번째 에피소드 [도서관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를 공개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지 않아도, 문학적 공간의 분위기와 재미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일상 속 도서관을 즐기는 방법을 안내해 드려요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절로 생기는 도서관에서의 방학, 함께 즐겨 볼까요? 00:00 인트로 00:25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도서관'입니다. 02:27 도서관 입장! 05:14 오전 미션 시작 + 도서관 즐기기 22:30 오후 미션 시작 + 도서관 즐기기 30:06 도서관 여행 소감 공유 32:02 우리에게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영디 : 북촌 한옥마을에는 왜 왔죠? 유피 : 텍스트힙을 체험(?)해보러 왔습니다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그 두번째 에피소드! [텍스트힙에 관한 동양적 접근] 따라 쓰고 싶은 시나 소설을 각기 선정 문장을 먹으로, 마음으로 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00:00 인트로 00:14 텍스트힙(text-hip)은 실제하나 01:56 서예 배우기 1 05:00 쉬는 시간 07:02 서예 배우기 2 08:21 필사할 책과 문장 10:55 족자에 필사하기 도전! 12:45 아웃트로
영디 : 파주출판단지에는 왜왔죠? 유피 : 편집자님들은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 구경하러 왔습니다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그 첫번째 에피소드! [편집자의 책상]이 찾아 왔어요 난다출판사에서 일하고 계신 권현승 편집자님을 몰래 찾아가 편집자의 책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여다 보고 왔습니다 00:00 인트로 00:54 편집자의 책상 구경 & 꾸미기 10:30 교정교열 체험 17:55 아웃트로
글틴
더 쓰다듬어 줄 수 있겠지손이 나에게로 온다잡고 싶게 생긴 손겨울빛 전등이 우산처럼 떨어진다우리는 그 속에서 물 얘길 하고물속에 있는 사람은 숨을 쉴 수 있는 것처럼 골목을 돌아간다물속에서 우산은 별로 필요 없겠지빛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면그래도 동생은 우산을 쓰고 간다우산을 쓴 동생은 수초 아래 모인고기의 집합체 같다물속에서 우산을 쓰고 가다가 고개를 내밀면 어떡해해를 받으려는 건지 쓰다듬어 달라는 건지 알 수가 없잖아동생은 드디어 진화한 것 같고나 고기 같은 등만 보지 않음 돼검은 어항에 밥을 주며축축하게 돌아온 동생젖은 몸은 미끄덩한 생물 같아여름이 죽음처럼 잠을 자면꿈속에서 난 물 안을 걷는다걷다가 걷다가 고개를 돌리면머리는 이미 경계를 빠져나와 있고동생의 심장 속에서 나는즐거운 춤을 춘다가지 마세요우산처럼 날 붙잡는 손을조금 더 쓰다듬어 줄 수 있겠지물속에서 해를 맞으며 춤을빛을 두드리고 빛이 두드리는 굴곡에 드러눕고살아 있는 생물 같이 바짝 마르면 안 될 것 같은 미끄덩한 생물 같이그래 그런 박자가 오면 피하지 말란 말이야마음껏 우산을 쓰고 강으로 뛰어들란 말이야나에게로 온다잡히고 싶지 않은데목을 이리저리 흔들 수 있는 비트우산살을 다 부수고질퍽한 장화로도도로를 마구 밟아 버리고진흙으로 발자국을 남긴 꿈속식은땀이 난다눈을 뜰 때 축축한 전등골목을 돌아가면 다신 오지 않는 손*김애란 소설, -물속 골리앗-
회원 등록해도 괜찮겠어요?등록비는 천 원, 뒤적거려서오백 원 동전 두 개를 꺼냈다천원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단지 앞 주택가의 끝자락황토색 건물 일 층 책방의불치병나을 기미가 없는 병그래서 문을 닫는 거예요전파의 모양이 글자가 되기도하더라고요종이가 쇠해진 향이 나는일주일 뒤면 문을 닫을 오래된 책방 구석마지막 책장엔책을 먹는 곰팡이까맣게 피어올라 있었다사장님 여기엔 뭐가 있었어요?인기 많았던 것들이 있었죠 이를테면빨간 표시가 있는 책궁금해졌다 곰팡이는언제부터 펴있었나빈 책장에는 볕이 들지 않았다그림자 대신 곰팡이가깜빡이는 전등을 뱉어냈다전등이 깜박이지 않으려면옆 책장에는 누런 책들이 가지런했다여러 손길을 탄 흔적 새하얀그림자를 가지지 못하는화면과 다른 책눈에 밟힌 한 권 펼치자맨 앞 장작가의 서명이 남아 있었다흑백 뿐이었어도두고두고 떠올리고 싶었다어느 작가가 남긴 문장글자의 파동전파는 그의 이름을 따라쓰지 못했다못할 것이지만 닿긴 하겠지입구까지 쌓인 책들에도닿은 모양이던데그림자가 보여 알았다그래서 문을 닫는 거군요황토색 건물 일 층의 오래된 책방전파가 그 모양이 되어서요
우리가 나눈 대화는, 지난 초여름 더위에 모두 탄 것 같아 영수증에 우리의 모습을 기록하고 휴지통에 버린 듯, 기억을 저장하는 파일에 네 목소리가 없다 아마도 멸종했나 봐, 내 몸 안에서 아침마다 호흡기를 했다. 작은 눈송이들이 목 안으로 가면, 목 온도를 내려줄 거라 믿고. 갈비뼈를 앞으로 내밀고 걸었다. 컴퓨터 앞에서 빛이 젖은 침대 위로 나를 옮겼고, 네가 남긴 흔적을 뒤척였다 화석이라도 발견되었으면, 어제 흘린 자국이라도 있으리라고. 눈을 퍼서 내 머리 위로 올렸다 지난 초여름부터 지금의 여름까지 아침마다 아침을 맞으면, 저녁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아침을 맞지 않아도, 그늘이 밀려오던데 컴퓨터 화면에는 너와 찍은 사라지는 사진들만 모여있다. 흐릿하게 점으로 찍히며 쓰레기 통으로 쓰레기통에 모인 우리가 밖으로 밀려 나간다 모두 지우기는 누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더워서 박힌 게 뿜어 나오나 봐 나에게서 쓸려나갔다. 부서지면서. 아직 다 넣지 못했는데 컴퓨터 전원에 금이 생겼다 4년 동안 9번 눈이 내렸고, 머리에는 식은 표정만 덮여있다 아무것도 버리지 않음으로 기침을 모으며 아침을 나누었다 어제의 흔적을 남기며 네가 남긴 자국을 봤을 때 내가 네 머리에 젖은 내 향기를 만졌고 우리는 푹 눌린 화면을 내 목소리로 조각냈다 기억이 모인 화면에서 이빨을 입술로 덮으며 나누지 못한 오늘을 퍼냈다밀려 나가는 감기 앞에 서서멸종된 사람의 목소리를, 아침 앞으로 내밀었다
백지로 나아가자흰 눈처럼 하얀 백지로 나아가자하얀 평야, 아무것도 없는 공터그 무결한 공간 위에 흔적을 남겨보자오선을 그리고 하루를 찍어보자“나”라는 제목으로지나간 하루들을 음표 삼아아름다운 노래를 연주하자새겨진 하루들이 부르는 노래노래를 따라서 백지로 나아가자때 묻지 않은 백지로 나아가자
그 아이와의 관계를 위해나까지도 끌고 가는 너라는 아이거부하려 해도 거부할 수 없을 만치 붙어 지내는 우리나는 그저 나보다 큰 존재인 너를 따를 뿐이야나에게 손해가 되어도너에게만 득이 되어도그런데 어째서 너는 0이 되어 사라지는 거니어째서 내 앞에서 그 아이와 맞아떨어져나를 홀로 두고 사라지는 거니나는 너의 결정에 0이 되지 못하고엇나가는데 말이야
노릇하게 익어가는 가을밤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이 잠꼬대하고포도 껍질 같이 따스한 이불 덮은 아이가동그란 구슬 굴리며 미소 짓는다 검은 하늘이 아늑하다 시원한 바람 부는 검은 새벽총총히 밤하늘 장식한 별무리 스쳐가는 별똥별이 속삭인다난간에 너무 기대지는 말라고 조용히 발끝 세워 걷는 인형들달빛 스며든 창가끝끝내 잠든 아이 바스락 바스락 밟히는 소리낙엽이 깨지는 황홀한 소리 들린다 밤의 소리가고요한 밤의 소음이풀벌레 노래하는 환상이 푹신한 바닥이 꺼진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무작정 떨어지고 솟아오르는부양의 세계 기적 같은 꿈과요술 같은 가을 낭만이 지배한 밤하늘고매한 짐승 울음 짓는 신비의 새벽녘 꿈을 꾼다 역시나 꿈 같은 몽중에서목마 타는 어린 아이빙글빙글 돈다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스카이 학사, 석사, 박사... 이른바 '1등급 인간들'. 몸은 점점 커지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내게는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열여덟에 대한 동경심도 김이 식어 갔다. 사실, 내 정신은 길을 잃은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열다섯,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그닥 분위기가 좋지 못했지만, 덕분에 난 공부를 꽤 잘하는 축에 속했다. 난 그런 나 자신이 좋았다. 삭막한 도시에서 싹을 틔워내는, 비유하자면 그런 뿌듯함이 내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싹이 꽃을 피우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난 꾸준한 내가 좋았지만 세상은 날 자꾸만 독촉했다. 어서 떡잎을 솟아내라고, 봉우리를 맺으라고, 꽃이 피려면 멀었냐 물었다. 아스팔트 아래 묻힌 줄기들은 열등한 것들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어느 날, 꾸준함이 게으름으로 비춰지기 시작했을때 부터 난 나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람을 타고 나는 잎들에 대한 부러움이 자라났다. 그 부러움은 어느새 동경이 되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학원 수업을 마친 평일의 늦은 밤엔 길거리를 전전하며 짙은 담배 연기를 뿜어대는 아이들이 있었다. 막상 그 아이들을 비추는 빛의 근원은 아직 불이 켜져 있는 학원가의 LED 조명이었지만, 내 눈에는 그 빛이 마치 스포트라이트처럼 보였다. 그 아이들이 내 눈 바로 앞을 지나갈 때는 탁하고 쓰거운 냄새를 퍼트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잠시 뒤 코끝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향수 냄새는 상쾌하고 달큰했다. 그 요상한 괴리가 내 마음을 자꾸만 부풀렸다. 그 아이들은 규칙성이 없었다. 항상 가는 곳 따윈 없었고 순서도 제각각이었다. 매일같이 지나가는 곳은 우리 학원 건물 앞 거리가 유일했다. 매일 학교, 학원, 집, 학교 학원, 집을 반복하는 나와는 너무도 다른 인생이었다. 커지는 부러움에 한심하다 욕하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 놈들이라고 되뇌어도 봤다. 젊음에 국한한 자유로움일 뿐이라고. 하지만 너무 멋진 말이지 않은가? 그토록 짧은 청춘을, 모두가 그리워하는 인생의 파릇함을 내 뜻대로 살아간다는 게... 응, 너무 멋진 말이었다. 젊음과 자유, 그 두 단어의 조합이 자꾸 내 마음에 펌프질을 해댔다. 그리고 어느 순간, 펑.*** 난생처음 학원을 제꼈다. 학원 선생님께는 통보식 문자를 하나 보내놓았다. 그리고 향한 곳은 다름 아닌 골목, 그리고 작은 호프집, 그리고 다시 길거리.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 휴대폰 플래시를 켰다.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 중 가장 깨끗하고 긴 것을 집어 주머니에 넣고 도망치듯 골목을 빠져나와 그 바로 앞에 자리한 호프집 앞에 섰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조심스레 문을 밀자 위에 달려있던 작은 종이 찰랑거렸다. 카운터에 올려진 작은 상자에서 라이터를 몰래 빼 온 후, 참았던 숨을 터뜨리며 거리를 달렸다. 알록달록한 간판들과 까만 전선들이 뭉텅이져 오묘한 빛깔을 냈다. 보랏빛의 밤거리를 달리던 다리는 백색 조명이 드리우자 익숙하게 한 빌라 앞에 멈춰 섰다. 평소라면 들어갔겠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발걸음을 멈추
문장공모
바로가기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안내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5. 5. 12(월) ~ 5. 16(금) 23:59 ㅇ 발표 : 5. 23(금) ㅇ O.T : 5. 28(수) 16:00 / 대학로 예술가의집 (*선정자 필수참석)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지원서 제출 시, '글틴 월 장원 선정 공지글 스크린샷', '문장청소년문학상 상장 혹은 상패, 수상 공지게시글' 등 첨부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문장웹진 20주년 맞이 과거 문장웹진 콘텐츠 취재 1회 의무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수료증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비 지급(콘텐츠 1건당 30만원/원천세 포함) ㅇ 활동비와 별도로 취재에 필요한 인터뷰 비용 지원(총 3회) ㅇ 문장서포터즈 굿즈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알림광장>문장공모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 kml3108@arko.or.kr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 ㅇ 이벤트기간 : 2024. 11. 27(수) ~ 12. 6(금) ㅇ 당첨인원 : 30명 ㅇ 당첨경품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앤솔러지 소설 및 에세이 각 1권(총 2권) / 출판사(아침달) ㅇ 참여대상 : 문학광장 회원 ㅇ 당첨자발표 : 개별안내(별도 공지없음) ㅇ 참여꿀팁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의 많은 원고에 댓글을 달수록 당첨확률이 올라갑니다. ㅇ 유의사항 - 이벤트 참여 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수집한 개인정보는 이벤트 경품 발송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문학광장 회원가입 시 등록한 연락처로 안내하오니 회원정보를 꼭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 당첨 사실 안내 후, 일주일 이내 회신이 없으면 당첨이 취소되오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ㅇ 문의 : 061-90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