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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부터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 새롭게 개편된 〈문장의소리〉는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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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문장의소리] 10년 동안의 만남과 경청 with 김숨 소설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25회는 [겨울이 사랑한 책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김숨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기획 방송 '겨울이 사랑한 책들’ 소라 님들은 아껴둔 겨울 책이 있으신가요? '문장의소리'는 연말을 맞이하여 12월 한 달 동안 ‘겨울이 사랑한 책들’을 만나 보려 합니다. [작가소개]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침대』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장편소설 『철』 『노란 개를 버리러』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떠도는 땅』 『듣기 시간』 『제비심장』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김현문학패, 요산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김숨 소설가의 장편소설 『간단후쿠』 중에서 02:08 근황 02:46 겨울의 의미 03:40 가장 좋아하는 계절 06:06 간단후쿠 08:50 10년 09:58 『간단후쿠』의 표지 11:14 기억에 남는 대화나 순간 16:38 우리 주변의 인물을 만나는 일 19:56 『간단후쿠』 소개 24:04 첫 문장의 마음 28:30 문장을 쓸 때 고민하거나 주안점을 두는 부분 33:00 다양한 여자아이들과 의도 35:36 힘들거나 자유로운 부분 38:36 『간단후쿠』 낭독 40:50 쓰고 난 후의 감정 41:26 나만의 겨울 책 42:40 아웃트로 Q. DJ 우다영 : 소설가님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A. 김숨 소설가 : 그냥 집에서 강아지하고 산책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소설가님께 ‘겨울’이 지니는 의미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A. 겨울 되니까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아요. 집은 따뜻한데 집 밖, 창문, 유리 너머는 분주하잖아요. 눈 내릴 때도 있고, 비 내릴 때도 있고. 바람이 강하게 불 때도 있고.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자연의 변화에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Q.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간단후쿠』의 제목이자, 중요한 의미인 ‘간단후쿠’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A. 이 소설은 위안소에 살고 있는 소녀들 이야기예요.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제가 위안부에 대한 소설을 쓰기 위해 증언을 읽던 중에 그곳에서 입었던 옷을 ‘간단후쿠’라고 표현하시는 할머니의 증언을 읽은 기억이 있어요. 그게 ‘간단복’,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피스인데요. 원피스가 상징하는 것은 소녀의 몸을 가두고 있는 감옥이나 다름없는데요. 네 개의 구멍이 있지만, 출구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폭력에 침입하는 구멍으로 상징되는 것입니다. Q. 작업을 위해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을 만나며 많은

2025.12.24
[문장의소리] 오늘은 겨울이 나를 사랑한다고 하네 with 강성은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24회는 [겨울이 사랑한 책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강성은 시인과 함께합니다. * 기획 방송 '겨울이 사랑한 책들’ 소라 님들은 아껴둔 겨울 책이 있으신가요? '문장의소리'는 연말을 맞이하여 12월 한 달 동안 ‘겨울이 사랑한 책들’을 만나 보려 합니다. [작가소개] 강성은 시인은 2005년 《문학동네》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단지 조금 이상한』, 『Lo-fi』,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등이 있다. 최근 시집 『슬로우 슬로우』를 출간하였다. [방송 내용] 00:00 인트로 / 강성은 시인의 시집 『슬로우 슬로우』에 수록된 시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중에서 02:08 근황 02:50 겨울의 매력 04:00 사크리스 토펠리우스의 겨울 동화 06:02 캐럴 음반 09:28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순간, 반드시 하는 일 10:32 나만의 장식 11:00 『슬로우 슬로우』 소개 12:52 표지 14:16 ‘시인의 말’ 낭독 16:10 붙잡았던 마음 18:38 「소리 나는 시」 19:50 「미니멀라이프」 24:22 「내 곁에 있어줘」 27:10 꿈 30:06 「세계가 불타는데」 32:18 예외 없는 방식 33:34 「출국」 35:26 누군가를 혼자 두지 않겠다는 마음 38:00 「소우주」 낭독 41:00 슬로우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 42:46 나만의 겨울 책 43:16 아웃트로 Q. DJ 우다영 : 시인님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A. 강성은 시인 : 사실 별로 달라진 게 없고요. 게으르게 시 쓰고, 음악 듣고, 영화 보고, 수업하고 지내고 있고요. 다행히 지금 7년 만에 시집이 나와 다른 때보다는 조금 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시인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겨울’의 매력이 궁금합니다. A. 추운 걸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겨울이 되면 따뜻한 감각을 더 잘 느끼게 된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겨울을 특별히 좋아하고 겨울과 관련된 정서가 녹아 있는 시를 쓰게 된 것은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동화책이 겨울 동화책이 많았던 탓도 있는 것 같고요. 제일 좋은 건 눈이 내리는 거죠. 눈이 내리는 걸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눈 내릴 때 하늘 보고 있으면 정말 펑펑 쏟아지는 눈이 잘 보이잖아요. 서서 보는 것도 좋지만, 하늘을 보고 있을 때의 기분도 남다르고요. 마치 제가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정말 좋아합니다. Q.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순간, 혹은 반드시 크리스마스에 하는 일이 있으시다면? A. 저는 어릴 때부터 겨울을 참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어릴 때부터, 아주 어릴 때는 아니고 한 십 대 후반쯤부터 트리를 만들었거든요. 집에 만들어 두었고요. 그때는 교회를 참

2025.12.17
[문장의소리] 되어본 적 없는 나에 대한 그리움, 페른베 with 신유진 소설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23회는 [겨울이 사랑한 책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신유진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기획 방송 '겨울이 사랑한 책들’ 소라 님들은 아껴둔 겨울 책이 있으신가요? '문장의소리'는 연말을 맞이하여 12월 한 달 동안 ‘겨울이 사랑한 책들’을 만나 보려 합니다. [작가소개] 신유진 소설가는 읽고 쓰고 옮긴다. 경장편소설 『페른베』, 산문집 『창문 너머 어렴풋이』, 『몽카페』, 『열다섯 번의 낮』, 『열다섯 번의 밤』 등이 있다. [방송 내용] 00:00 인트로 / 신유진 소설가의 경장편소설 『페른베』 중에서 02:16 근황 03:30 좋아하는 계절 05:08 『페른베』의 계절감 06:04 ‘페른베’의 뜻 08:14 번역 08:56 번역의 언어와 소설의 언어 12:18 전혜린 15:24 ‘희수’ 17:00 『생의 한가운데』(루이제 린저, 전혜린 역) 20:12 문장을 쓰며 지키는 원칙 23:20 ‘동이 씨’ 28:16 쓰는 행위란 무엇인가 33:22 창작 루틴 34:32 이안 36:42 가장 먼 곳 37:20 나만의 겨울 책 38:32 『페른베』 낭독 40:36 아웃트로 Q. DJ 우다영 : 작가님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신유진 소설가 : 저는 올해 연재를 많이 하고 있어요. 세 개를 하고 있는데, 연재가 세 개니까 연재 마감에 맞추어 온 생활이 흘러가게 되더라고요. 마감하고, 마감하고, 마감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Q. ‘페른베’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긴 호흡의 소설을 떠올리셨는지 궁금합니다. A. ‘페른베’는 먼 곳을 향한 동경이라는 뜻도 있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뜻도 있어요. ‘페른베’라는 단어를 전혜린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전혜린은 ‘페른베’를 ‘향수’라고 번역했거든요. 가 닿지 못하는 곳을 향한 그리움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저는 그게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스스로 완전하지 않다는 생각, 그래서 잃어버리거나 놓치고 있는 나의 일부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고, 거기에 내가 닿고 싶다는 생각으로 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페른베’가 제목이 되었고, 이 소설에서 중요한 단어가 된 것 같아요. 나 자신으로 온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나를 채우며 살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Q. 번역의 언어와 소설의 언어, 그리고 둘을 다루실 때의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A. 저 같은 경우 완전히 다른 작업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나중에 두 일이 만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작업에 임하는 자세는 완전히 다르고요. 글을 쓸 때는 무엇보다 저라는 사람을 떠나 쓰고

2025.12.10
[문장의소리] 겨울을 마중하는 당신의 단어는? with 서윤후 시인, 이기리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22회는 [겨울이 사랑한 책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서윤후 시인, 이기리 시인과 함께합니다. * 기획 방송 '겨울이 사랑한 책들’ 소라 님들은 아껴둔 겨울 책이 있으신가요? '문장의소리'는 연말을 맞이하여 12월 한 달 동안 ‘겨울이 사랑한 책들’을 만나 보려 합니다. [작가소개] 서윤후 시인은 2009년 《현대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휴가저택』, 『소소소小小小』,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 산문집 『햇빛세입자』,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 『쓰기 일기』 등이 있다. 이기리 시인은 2020년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젖은 풍경은 잘 말리기』 등이 있다. [방송 내용] 00:00 인트로 / 출판사 ‘아침달’에서 출간한 산문집 『겨울어 사전』 중에서 02:10 근황 04:10 좋아하는 계절 08:00 『겨울어 사전』 소개 10:08 『겨울어 사전』의 만듦새 12:20 「기획의 말」과 속담 14:50 겨울의 먹거리 16:38 「겨울 냄새」 18:34 「겨울에 작아지는 사람들의 모임」 23:24 「다이어리」 25:18 독자님이 투고하신 최애 원고 28:20 「라디오」 30:10 「라면」 32:16 「선물」 36:06 『겨울어 사전』을 읽는 방법 38:34 기억에 남는 리뷰 39:18 「비둔하다」 낭독 42:00 나만의 겨울 책 43:08 아웃트로 Q. DJ 우다영 : 두 작가님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서윤후 시인 : 저는 올해 시집을 출간했고, 출판사에서 과장이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과장은 일 많이 하고 야근 많이 하는 배부른 아저씨였는데, 제가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의미 있는 책을 만드느라 분주히 보냈고요. 연말이니까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기리 시인 : 저는 내년에 편집자로 3년 차가 되는 새싹 편집자이고요. 출판사 ‘아침달’의 서윤후 과장님 옆을 보필하며 책을 만들고 있고요. 출판사 ‘아침달’의 좋은 사람들과 함께 기획하고, 책을 만들고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 임승유 시인님의 산문집 편집을 막 끝마쳤는데 이렇게 『겨울어 사전』 출간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쁩니다. Q. 최근 출판사 ‘아침달’에서 출간하신 『겨울어 사전』이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신다면? A. 서윤후 시인 : 이 책은 여름에 출간된 『여름어 사전』에 이어 출간된 책입니다. 이 책에는 총 148개의 겨울 단어를 사전의 형태로 정의 내린, 그러나 사전적 의미와 다른 단어에 맺힌 이야기, 추억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그렇게 함으로 새롭게 정의 내린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 &ls

2025.12.03
[문장의소리] 번복하고 반박하는 언어의 뒤척임 with 김해솔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21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김해솔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김해솔 시인은 2023년 《쿨투라》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저서 『반입자』 등이 있다. 최근 시집 『아몰퍼스』를 출간하였다. [방송 내용] 00:00 인트로 / 김해솔 시인의 시집 『아몰퍼스』에 수록된 시 「이징 모형」 중에서 01:50 근황 03:32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2125」 06:40 사전에 보내주신 글 10:54 시집 『아몰퍼스』 소개 15:44 해설 18:30 게임 22:28 「아몰퍼스」 25:08 상상이라는 행위 28:28 「아우또노미아」 31:06 「일 칵토 히포포타모」 33:50 「선인장 하마」 35:26 호저 캐릭터 36:34 특별한 한 편 39:08 「제2법칙」 낭독 41:52 아웃트로 Q. DJ 우다영 : 최근 시집 『아몰퍼스』를 출간하시고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김해솔 시인 : 요즘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30분 달리기'라고 런웨이 어플이 있는데요. 3일 됐고 아직 얼마 안 됐거든요. 매일이 아니더라도 이틀에 한 번만 해도 되는 거거든요. 주 수로는 2주가 되었는데, 세 번만 달리고 아직 안 하는 상태입니다. 1분만 달려도 어플에서 엄청나게 칭찬을 해주거든요. 힘을 내서 5분 달리면 뿌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되게 좋더라고요. Q. 사전에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제가 원하는 장소로 소환할 수 있는 언어가, 그 언어를 업으로 삼는 일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라는 사람이 언어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이에 대해 시인님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영화 찍은 후에 한 생각이었거든요. 영화를 찍을 때 들었던 생각이 제가 원하는 장소로 사물을 불러오기도 힘들고, 사람을 불러오는 건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 사람의 시간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애정이 필요한 일이라는 근본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 자체에 대한 애정도 필요하고,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작업이 끝난 후에 편집을 하니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계속 보게 되고요. 감사한데, 내 멋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영화를 찍고 언어만큼은 제멋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집의 ‘시인의 말’에도 썼던 것인데, 저는 반복하고 반복하는 것을 즐기고 쉽게 많이 말하고 반복하고 번복하고 있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언어에게 상당히 빚지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고요. 언어 때문에 어떠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제가 그동안 쉽게 써왔던 것들이 있으니 제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요. 원래는 텍스트 과포화 시

2025.11.26
[문장의소리] 나를 죽이는 방식으로 살리는 문학 with 최형경 소설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20회는 [당신의 첫]으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최형경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 작가를 초대합니다. [작가 소개] 최형경 소설가는 2025년 《문학동네》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방송 내용] 00:00 인트로 / 최형경 소설가의 단편소설 「백중 기도」 중에서 01:44 근황 02:26 주변 반응 04:00 등단 소식을 처음 알린 사람 05:06 소설을 쓰게 된 계기 08:42 소설의 매력 11:20 「사우나 안에」 13:34 등단작 「백중 기도」 18:24 우연히 만나게 된 경험 21:08 인물의 위치를 선택하는 법 23:10 발상의 계기 25:38 실내 사이클 27:50 결말 31:28 다음 작품 36:32 낭독 37:52 아웃트로 Q. DJ 우다영 : 최근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A. 최형경 소설가 : 한 3주 정도는 기뻐하는 시간으로 쓰고, 이제는 등단해도 인생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구나 깨달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다음 발표할 작품을 준비하고,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Q. 등단 소식을 처음 알린 사람이 누구였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등단 전화를 받았을 때 아기와 키즈 카페에 갔다가 차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저는 초보 운전자여서 웬만하면 전화를 받지 않는데, 주차장 앞이기도 하고 모르는 번호여서 한 번 받아 보고 싶은 거예요. 전화를 받게 되었고, 제일 먼저 알게 된 건 18개월짜리 제 딸이었죠. 딸에게 엄마가 등단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딸은 못 알아들으니까 ‘빨리 집에나 가라’ 하는 느낌으로 있었죠. Q. 소설을 쓰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어느 순간 보니까 쓰고 있긴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녹음하며 질문지를 사전에 받아 보고, 나는 언제부터 소설을 쓰고 싶어 했는가 생각하며 과거의 기록을 찾아보았는데요. 중학교 2학년 때 네이버 지식인에 제 소설을 올렸던 기록이 있더라고요. 그때쯤이었는가보다 하고 생각한 것 같아요. 소설도 쓰고, 직장에서 카피라이터 업무를 하며 글을 좀 쓰고 어떤 형태의 글이든 쓰고 있기는 했던 것 같습니다. Q. 소설이라는 장르가 지닌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최근 예소연 작가님 소설 「그 개와 혁명」을 읽었는데, 암에 걸린 아버지가 하는 말이 ‘사람들이 다 나를 살리는 방식으로 죽이는 것 같다’고 하거든요. 저는 소설이라는 장르가 읽었을 때 저를 죽이는 방식으로 살리는 문학인 것 같은 거예요. 내가 회피하고 싶던 사실이나, 일상에서 느끼고 싶지 않았던 삶에 대한 진실을 소설이라는 장르가 응시하게 하는 것 같은데요. 어떤 면에서 고통스럽긴 한데, 동시에 그것을 느꼈기에 용기 내어 살아가게끔 하는 장르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매력적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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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도시 괴담

아주 얇고 깊은 물줄기그 아래에서 숨 쉬고 있는 우리 언니들언니들을 생각할 때면 곧잘비장해지곤 하는 내 입술단단하게 부풀어오르는 나의 마음괜찮아요 죽지 않아도 돼요 그렇게 말하는 언니들의 품 안에서나는 행방불명된 신원미상자...어느 전봇대에 걸려 있을지 몰라그렇지만 눈에 거슬리는 곤충들의 몸통을지긋이 밟아버리고 싶어지는 이유나의 언니들, 생각하면힘을 주지 않고는 걸을 수가 없어 문구점에서 도둑으로 몰린 아이처럼입안에선 방부제 친 색깔 사탕언니들은 고요한 유속의 물 아래서마치 백 년 동안 썩지 않을 것처럼 아름답다 폭풍 소리와 함께 축축한 전봇대문구점의 뽑기 기계, 그 길을 마구 뛰쳐나와 춤을 추는 내 몸짓머리 위로 쏟아졌다가 내려간다 나의 고개도 함께 그렇지만 한쪽 팔은 치켜세워야 해 그것을 반복하며 겁이 없는 스텝커다란 힘으로 쾅쾅 내려찍는다 그 아래에서단단하게 부푼 몸통을 숨기려는 두 사람비는 그쳤는데 발 아래엔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지렁이나뭇가지로 건드리다 언니 생각에죽지 마, 죽지 마, 멀리 멀리 도망간다혀끝으로 색깔 사탕 와드드득 무너진다

2026.01.13 방백
수필 새벽 망아지의 울음

그날은 처절하게 울었다. 사실 그날만 그런 건 아니다. 매일 그래왔다. 어두운 방 안에서 울부짖는 나를 보고 생각을 금치 못하였다. 나는 가끔씩 잠에 안 들곤 해. 아 가끔이 아닌가. 항상 그런 것 같아.난 새벽에 깨는걸 극도로 좋아하지 않아. 요즘은 화장실에 많이 가는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차가운 변기 시트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기분이 좋지 않아. 그래서 가끔은 너무 싫어 손바닥 위에 앉아. 화장실을 갔다가 내 방으로 걸어오며 발톱이 자라는 기분을 느껴. 발가락이 뻐근한 게 아니라, 진짜 발톱이 자라는 거. 그런 뒤 침대에 누워 뒤치닥 거리지. 새벽에 일을 나가는 아빠의 소리가 거실에 울릴 때 그 소리를 듣곤 오만가지 생각이 시작돼. 그러곤 잠이 멀어지는 기분을 느끼며 한숨을 쉬지. 핸드폰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가끔씩은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져. 그런 뒤 핸드폰을 끌어안고 베개 밑으로 머리를 넣지. 잠이 오지 않아. 몸은 마치 갓 태어난 망아지 같아. 내 몸에선 두터운 가죽이 생기는 것 같고 망아지의 털이 나 온몸이 가렵기 시작해. 온몸에 시작되는 거야. 나의 망아지 발현이. 몸을 비틀며 그 간지러움을 없애보려 노력해. 노력할수록 심해져. 이내 축 늘어트리고 그 발현을 지켜봐. 얼마 있다 발현이 끝나면 난 완벽한 망아지가 되어있어. 움직일 수 없지. 제일 편한 자리를 찾았으니까. 하지만 핸드폰을 다시 올려둬야 해. 안 그러면 나중에 자다가 내 목을 조를 수도 있으니까. 근데 왜 몸이 움직이지 않지? 난 처절히 울부짖어. 이 편한 자리를 잃고 싶지 않아서. 목에 졸려 죽고 싶지 않아서. 갑자기 귀에서 이명이 들려 우는 건 아니야; 내 귀에선 기차역에 있어. 열차가 지나가. 내 머리를 밟고 지나가는 것처럼. 어떡하지. 나 죽는 걸까? 소리 지르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해. 몸이 움직이지 않아. 열심히 움직여도 다시 제자리야. 여기서 깨어나지 않을까 걱정돼. 몇십 번이고 돌아가는 내 모습에 포기하고 싶어. 포기하면 더 무서운 고통이 찾아오지 않을까? 나 어떡하지. 발톱이 빠질 것 같아. 그 날은 나의 망아지 발현에 처음으로 동의한 날 이였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내 망아지는 가끔씩 나타나는 존재가 되었다. 다시 금 만나고 싶지 않지만. 보면 괜히 또 섭섭한 것이. 오래된 노래 처럼. 마음이 먹먹하구나. 지금 쓴 글은 마땅히 다시 고쳐쓰는 단계를 들어가지 않을꺼야. 지금 이 대로 방금 써 내린 글 한 줄기가. 정말 내 마음일테니. 마음이 먹먹할땐 노래를 들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2026.01.13 문휘
달님과 아이

달님, 달님 밤하늘에 쓸쓸하게 빛나는 달님어두운 밤하늘 속에서 외롭지 않으세요?아이야, 아이야 나를 바라보는 외로운 아이야내 옆에는 희미하지만 밝게 빛나는 별들이 함께 있단다.달님, 달님 상처가 많은 달님어떻게 그렇게 밝은 빛을 내실 수 있나요?아이야, 아이야 상처가 많은 아이야그 상처들을 견뎌낸다면 너도 누구보다도 밝은 빛을 낼 수 있단다.달님, 달님 맞아요. 저는 외롭고 상처가 많은 아이예요.제 곁에도 별들이 다가와 줄까요?제가 이 쓰린 상처들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제가 달님처럼 마침내 밝은 빛을 낼 수 있을까요?아이야, 아이야 외롭고 상처 많은 아이야누구나 주변에는 보이지 않는 별들이 함께하고아무리 쓰린 상처라도 결국에는 아물고 딱지가 앉기 마련이란다.또 네 뒤에는 너에게 빛을 나눠줄 태양 같은 존재도 함께 할 것이란다.그러니 어떤 아픔과 슬픔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너를 쉬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너는 누구보다도 밝게 빛날 존재이니 말이다.

2026.01.13 월령
수필 바람 죽이기!

바람을 학대하고 싶어졌다!바람을 학대하고 싶어졌다!바람을 학대하고 싶어졌다!바람을 학대하고 싶어졌다! 잠시 내 삶을 돌아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바람! 좋았어 야호 저것은 바람이다! 정말 오랜만이네 너를 찾으러 항상 내 옆을 떠돌던 너를 찾으러 내가 길지는 않지만 얼마나 고된 길을 걸었는지 희미하지도 않게 떠올려본다. 긴 탯줄을 바라보며 배꼽이라는 존재를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는지.....자! 이제 추억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가는 모퉁이마다 바람은 내 앞길을 막았다. 내가 어디 가는지는 알고 두 팔로 나를 가두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책임하게에 나를 가두고 내가 무슨 하며 내려다보고 무언 눈빛을 전하려 하면 고개를 돌렸지 그래 그렇고 말고 어차피 몇갈래로 갈라질텐데 귀담아 듣지 않을것인데 생각해보니 바람은 귀가 있었던가 나는 이런 점도 바람에 대해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집는 장난감마다 특히 책을 집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간에 손에 쥐었던 것마다 책은 그게 무엇이냐며 귀담아듣지 않았던 것으로 나는 분명히 기억한다. 이젠 내가 어딘가를 가보겠다 굳게 마음 먹고 보따리에 나와 내 친구들 소중한 것 ㅡ바람은 빼고ㅡ 챙기고 책 대신 손잡이를 움켜쥐면 왜 나를 둘러싸는가아 으앙 하고 울고싶었다. 섹스라는 단어를 알게되는 시점, 나는 분명 긴 여정이 아니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나를 잡아채는가 얼마 안걸린다니까? 진짜 모서리만 보고 올게. 이게 한두번이었던가 꿈을 좇는 것도 이제 그만두려고 한다. 내가 원래 이렇게 부정적인 발언들을 일삼는 유형은 아니다. 나도 꽃다발 쥐어보았고 누구를 오초이상 지긋이 바라본 적이 있다 그런데 바람은 그것도 모르겠지 내가 얼마나 사랑을 움켜쥐고 놀이동산 풍선 꼭 쥐고 놓지않는 아이처럼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바빠 죽겠다. 이 글도 바람에게 혼나는 것은 아닌가? 역시 나의 필체는 어린애 떼쓰는 것에서 멀지 않다. 누구처럼 나의 분노를 정갈하게 담아 책꽂이에 놓아 누군가에게 보여줄수도 없고 그렇다고 탁월한 견주기 비유와 부연설명으로 누구를 감동시키고 내 분노에 동조해주도록 할 수 없다. 이런 되지 못한 앞뜰 송충이같은 나를 볼때마다 정말이지 병신불구가 된것만 같다. 이건 모두 바람의 소행일 것이다. 책 좀 안 읽으면 어때서! 개새끼들아 남들 지식 수준을 따라잡고 어줍잖게 따라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글 읽기엔 늦었어 읽은 권수만큼을 이분의 일로 나누어도 열두 광주리에 가득히 채울 수 있는 내 나이와 비슷한 아이가 팔도에 얼마나 널렸는데 그나마 나는 이런 글로 그들의 계단이 되어줘야지 안그래? 아파 죽겠다. 내가 올바른 글을 쓸거라 생각했다면 바람은 바보! 그건 큰 오산이다. 맞아 그래 그랬었지 사실 바람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은 크게 없다. 나로서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바람은 옳은소리만 하였다. 21세기의 온갖 어둡고 치졸한 것들을 욕하는 나는 왜 거울을 살포시 덮어두고 남들 보기에 바빴을까 동성애를 욕하면서 자기위로를 즐기던 나는 별반 차이가 없다.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교양을

2026.01.13 선 혁
악몽

꿈속에는 당신이 있다깨진 사기그릇처럼 흩어진 정신과헝클어진 침묵 속에서나를 쏘아보는 당신이어떤 날엔축축해서 버릴 수도 없는 웅얼거림 같은 것을 내뱉고내 발등 위로 기어이 무너지다가도어떤 날엔멍든 나를 품어 주는 당신이,,,. 벌떡푹 젖어 헐떡대는 차림새 위로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달빛이 동공을 긋는아, 명징한 악몽이구나악몽 속엔 당신이 살지 않기에이곳을 연체하려하얀 알약 하나를 부르르 삼키고나는 다시 침대 아래로가엾은 당신에게 침잠하고..

2026.01.13 소탈
소설 1000일 뒤에 다시 만나요

사랑하는 빈이에게빈아, 오늘도 너를 부른단다.이름을 부르면 네가 어디선가 나를 돌아볼 것 같아서,그래서 하루에 몇 번씩은 일부러 네 이름을 꺼내 본단다.네가 떠난 뒤로 나는시간을 세는 법을 배웠어.하루, 이틀이 아니라너 없는 날들이 몇 번이나 나를 지나갔는지를.그게 벌써 1000일이래.그 숫자가 이렇게 차가운지,이렇게 무거운지 몰랐어.나는 잘 지내지 못해.괜찮은 척은 하지만,괜찮아진 적은 한 번도 없어.혼자 밥을 먹고, 혼자 웃고,혼자 잠드는 일이 익숙해질 거라 믿었는데그건 끝내 거짓말이더라.혼자는 연습으로 되는 게 아니었어.네가 없다는 사실은하루의 중간중간에 나를 멈춰 세워.문득 웃다가,문득 울다가,문득 네가 좋아하던 장면 앞에서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서 있게 만들어.빈아,너는 내 마음의 가장 깊은 곳까지는다 알지 못했을지도 몰라.그래도 나는 네 마음을 꽤 잘 알고 있다고 믿어.네가 말하지 않던 것들까지,말끝에 숨겨 두었던 것들까지.그래서 나는 아직도너를 아주 진하게 사랑하고,여전히 좋아해.이 마음이 옅어질까 봐 두렵기보다는사라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나는 오늘도 이렇게 편지를 쓴다 빈아.보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혹시라도 닿을까 봐.혹시라도 네가 어딘가에서이 문장을 느낄까 봐.나 편지 쓰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너무 길면 너 힘들 수도 있으니까 여기까지만 쓸게사랑해, 빈아.― 서아가편지는 또다시 작성되었고, 나는 또다시 빈이에게 편지를 보냈다.지금까지 보낸 편지들의 형식은 대부분 비슷했다. 안부를 묻고, 그리움을 고백하고, 끝에는 늘 사랑을 남겼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해서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빈이에게 하고 싶은 말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보다 양이라는 말이 이런 순간에 쓰이는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생각나는 대로, 숨이 차오르는 대로 편지를 보냈다.하지만 오늘의 편지는 조금 달랐다.말이 많지는 않았고, 감정은 유난히 조심스러웠다. 그리움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꾹꾹 눌러 쓴 느낌이었다. 쓰다 만 문장들, 지운 단어들, 다시 적은 말들 사이에 1000일이라는 시간이 고여 있었다. 쉽게 말해지지 않는 시간이었다.빈이가 떠난 지 1000일이 되었다.1000일이라는 숫자는 크고도 무거웠지만, 정작 나의 삶은 놀랍도록 변하지 않았다. 집은 그대로였고, 직장도 같았다. 하루에 하는 일도, 만나는 사람도, 나누는 대화들도 거의 변함이 없었다. 하루의 구조는 완벽에 가까웠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일을 하고, 퇴근하고, 잠드는 하루.다만 그 하루들 사이에 빈이가 없었다.그 사실 하나만으로 완벽한 하루들은 늘 어딘가 비어 있었다. 잘 굴러가지만 중심이 빠진 시간들이 제곱으로 늘어 갔다. 나는 그 공백을 애써 보지 않으려 하면서도, 매번 같은 자리에서 멈춰 섰다.그날도 그런 하루였다.특별할 것 없는 하루. 그냥 하루.편지를 보내고 난 뒤 나는 잠시 눈을 붙이려 했다. 몸도 마음도 조금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아침 일찍 전화가 울렸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나는 잠결에 불안부터 먼저 삼켰다.“여보세요?”“김서아 씨 핸드폰

2026.01.13 시유레
소설 신시대 양파멸종설

양파가 멸종했다. 하얗고 동그랗고 역겹던 그 채소가 세계에서 말소되었다. 몇 안 되는 친절한 키오스크에서나 볼 수 있던 ‘양파 X’ 옵션이나 요청 사항의 한자리를 항상 차지해 온 ‘양파 빼주세요’ 같은 말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양파를 골라내려 접시를 뒤적거리는 일도 그만둘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요리는 평화를 찾았다. 그녀는 양파를 싫어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어릴 때부터 양파를 혐오하다 못해 두려워했다. 투명한 양파가 접시에 올라올 때마다 입맛이 떨어졌다. 양파가 너무 많았다. 세계의 요리에 양파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용돈을 털어 산 에그 샌드위치를 두 입도 채 먹지 못하고 버렸을 때 그녀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불합리함을 느꼈다. 양파가 싫었다. 다른 사람들이 바퀴벌레나 나방을 싫어하듯 양파를 싫어했다. 언젠가부터 발생한 생리적 불쾌함은 인생의 어느 부분을 좀먹고 있었다. 단순히 양파의 맛이나 향을 싫어했던 것이 아닌 양파 자체를 싫어했기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편식 교정 법을 그녀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양파가 멸종했다는 뉴스를 들은 날 그녀는 해방되었다. 쾌감과 기쁨, 도저히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그녀의 뇌를 강타했다. 멍하니 웃으며 떨리는 손으로 뉴스 기사를 찾아봤다. 양파가 멸종했습니다. 원인은 무엇이죠. 극심한 불쾌감 때문입니다. 앞으로 요식업계의 미래는.... 그 이상의 정보가 쏟아지기 전에 그녀는 휴대폰을 꺼버렸다, 양파가 멸종했다, 양파가 사라졌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웃으며 집안을 뛰어다녔다. 넘쳐흐르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이것이 꿈은 아닐까? 그녀는 뺨을 때려봤다. 볼을 꼬집어봤고, 머리카락을 몇 가닥 잡아당겨보기도 했다. 아팠다. 명백하게 아팠다. 심장이 너무나도 두근댄 탓에 그녀는 주저앉아버렸다. 황홀경에 빠지기도 잠시, 그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F로부터 온 전화였다. "그거 들었어?" "양파가 멸종했다는 소식? 그거라면 당연히 들었지! 이제 난 양파로부터 해방이라고. 얼마나 기쁜지 알아?" "그 소식 말고. 우리 오늘 저녁 같이 먹기로 한 식당 있잖아." "아, 맞다. 그 이탈리안 레스토랑." "응. 그 레스토랑에서 연락 왔는데, 양파 소진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예약을 이틀 뒤로 미루겠대. 너 그때 약속 없지?" "없어. 기념으로 우리 집에서 양파 멸종 파티나 할래?" "너나 실컷 해. 끊어. 아, 내일모레 7시에 오는 거 잊지 말고." 전화가 끊겼고, 그녀는 다시 소리를 지르며 온 집안을 뛰어다니다가, 지친 나머지 소파에 드러누워 잠든다, 잠들었다, 잠들었다…. 양파의 꿈을 꾸지 않았다. 꿈에서 그녀는 베이컨이 들어간 크림 파스타를 먹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대로 파스타를 뒤적거리며 양파를 골라내려 했고, 어디에도 그녀가 없애려 하는 투명하고 역겨운 식물은 없었다… 그 순간 그녀는 이미 양파가 멸종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여기는 신시대구나. 어두운 과거가 지나간 뒤 식탁에는 찬란히 무지개가 드리우고—일종의

2026.01.13 폭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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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소식 2026년 문학레지던시 상반기 입주작가 모집

2026년 문학레지던시 상반기 입주작가를 모집합니다.(서울프린스호텔, 협성마리나 G7, 남이섬 호텔정관루)☞ 공고문 바로가기 : 지원사업 찾기 | 아트누리 ☞ 공고문 바로가기 : 지원사업 찾기 | 아트누리

2025.11.18
문장소식 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안내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5. 5. 12(월) ~ 5. 16(금) 23:59 ㅇ 발표 : 5. 23(금) ㅇ O.T : 5. 28(수) 16:00 / 대학로 예술가의집 (*선정자 필수참석)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지원서 제출 시, '글틴 월 장원 선정 공지글 스크린샷', '문장청소년문학상 상장 혹은 상패, 수상 공지게시글' 등 첨부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문장웹진 20주년 맞이 과거 문장웹진 콘텐츠 취재 1회 의무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수료증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비 지급(콘텐츠 1건당 30만원/원천세 포함) ㅇ 활동비와 별도로 취재에 필요한 인터뷰 비용 지원(총 3회) ㅇ 문장서포터즈 굿즈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알림광장>문장공모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 kml3108@arko.or.kr

2025.05.08
문장소식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얼리버드 댓글 이벤트)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 ㅇ 이벤트기간 : 2024. 11. 27(수) ~ 12. 6(금) ㅇ 당첨인원 : 30명 ㅇ 당첨경품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앤솔러지 소설 및 에세이 각 1권(총 2권) / 출판사(아침달) ㅇ 참여대상 : 문학광장 회원 ㅇ 당첨자발표 : 개별안내(별도 공지없음) ㅇ 참여꿀팁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의 많은 원고에 댓글을 달수록 당첨확률이 올라갑니다. ㅇ 유의사항 - 이벤트 참여 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수집한 개인정보는 이벤트 경품 발송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문학광장 회원가입 시 등록한 연락처로 안내하오니 회원정보를 꼭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 당첨 사실 안내 후, 일주일 이내 회신이 없으면 당첨이 취소되오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ㅇ 문의 : 061-900-0326

2024.11.27
문장소식 2025년 1분기 소설가의방 입주작가 모집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