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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부터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 새롭게 개편된 〈문장의소리〉는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참여합니다.
문장의소리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10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배명훈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배명훈 소설가는 2005년 SF 공모전 당선과 함께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타워』, 『안녕, 인공존재!』, 『총통각하』, 『예술과 중력가속도』, 중편소설 『가마틀 스타일』, 『청혼』, 장편소설 『신의 궤도』, 『은닉』, 『맛집폭격』, 『첫숨』, 『고고심령학자』, 『빙글빙글 우주군』, 동화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 산문집 『SF 작가입니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출간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00 『기병과 마법사』책소개 04:1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08:35 기사가 아닌 기병, 유목민을 다루는 세계관 19:02 주인공 영윤해 27:25 작가님이 꼽는 가장 재미있는 인물 29:50 거문담? 술름고리? 공간의 탄생 비화 32:55 전투 장면 36:28 이 부분을 집중해서 보시면 좋습니다 39:00 20년 후 나에게 전하는 말 Q. DJ 우다영 : 최근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출간하신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배명훈 소설가 : 출간하고 나면 사람들이 ‘저런 작가가 있었구나’ 하며 강연 같은 것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요 몇 달 동안은 강연하고, 강연 준비하고, 또 최근에는 쓰고 싶은 단편이 있는데 글이 나올랑 말랑하고 있어서 언제 쓸 수 있을까 노리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Q. 배명훈 소설가님께서 직접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소개해주신다면? A. 제목을 통해 연상되지만, 판타지 소설이에요. 제가 단편소설은 판타지를 많이 썼었는데, 장편으로 판타지는 처음 쓴 것이고요. 전쟁, 모험, 사랑, 세상의 종말, 그걸 막아내는 운명 같은 것들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Q. 그간 독자님을 만날 기회가 많으셨을 것 같은데, 독자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독자분들 중 그런 분들이 많으셨어요. ‘내가 판타지는 주로 읽지 않았는데, 혹은 전쟁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읽어보니 재미있다’, ‘다 읽어보니 이해가 되고 잘 그려진다’는 제게 만족스러운 평이 있었고요. 인상적이었던 평은 제가 이 소설의 주인공 외모에 대해 묘사하지 않았는데, 몇몇 독자분께서 ‘잘생긴 게 틀림없다’고 해 주셨어요. 마치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 배우의 후광 연출 논쟁처럼 말이죠. 후광은 연출된 적이 없으나 보이는 것 같다는 것처럼, 외모에 대한 묘사는 없으나 잘생긴 게 틀림없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문소의 여름방학 마지막화!를 맞이하여 작업실로 작가님들을 초대했습니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책상에 앉기 전 하염 없는 딴짓의 시간까지 포함하는 것... 4인의 작가님이 글을 쓰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또 어떤 능력을 발휘하시는지 대결을 진행합니다! 소설팀 VS 시팀의 방구석 올림픽 '지금, 문학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시작합니다. 00:00 인트로 02:30 게임 1. 작가들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06:55 속마음 인터뷰 1 08:35 게임 2. 글쓰기는 '집중력'이 합니다 10:25 속마음 인터뷰 2 12:08 게임 3. 손은 산성비보다 빠르다 15:53 속마음 인터뷰 3 19:19 게임 4. 글쓰기의 힘은 '엉덩이'에서 온다 21:48 번외게임 & 엔딩
도서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놀이의 장소로 도서관을 탐방하는 작가 4인방의 본격 브이로그 예능 !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세 번째 에피소드 [도서관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를 공개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지 않아도, 문학적 공간의 분위기와 재미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일상 속 도서관을 즐기는 방법을 안내해 드려요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절로 생기는 도서관에서의 방학, 함께 즐겨 볼까요? 00:00 인트로 00:25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도서관'입니다. 02:27 도서관 입장! 05:14 오전 미션 시작 + 도서관 즐기기 22:30 오후 미션 시작 + 도서관 즐기기 30:06 도서관 여행 소감 공유 32:02 우리에게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영디 : 북촌 한옥마을에는 왜 왔죠? 유피 : 텍스트힙을 체험(?)해보러 왔습니다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그 두번째 에피소드! [텍스트힙에 관한 동양적 접근] 따라 쓰고 싶은 시나 소설을 각기 선정 문장을 먹으로, 마음으로 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00:00 인트로 00:14 텍스트힙(text-hip)은 실제하나 01:56 서예 배우기 1 05:00 쉬는 시간 07:02 서예 배우기 2 08:21 필사할 책과 문장 10:55 족자에 필사하기 도전! 12:45 아웃트로
영디 : 파주출판단지에는 왜왔죠? 유피 : 편집자님들은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 구경하러 왔습니다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그 첫번째 에피소드! [편집자의 책상]이 찾아 왔어요 난다출판사에서 일하고 계신 권현승 편집자님을 몰래 찾아가 편집자의 책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여다 보고 왔습니다 00:00 인트로 00:54 편집자의 책상 구경 & 꾸미기 10:30 교정교열 체험 17:55 아웃트로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9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백수린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백수린 소설가는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 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을 출간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13 요즘 가장 인상 깊었던 ‘밤’ 04:40 『봄밤의 모든 것』, 제목 탄생 비하인드 06:56 총 7편의 단편을 묶다 07:49 백수린에게 '앵무새'란? 12:10 백수린에게 '상실'이란? 15:15 이해할 수 없음을 이해하며, 서로의 곁에 머무는 것 17:33 어제까지 통화했는데 오늘부터 연락을 받지 않는 언니 21:50 백수린에게 '겨울'이란? 23:55 우리는 사과를 잃고 있다! 26:28 『호우』에서 『눈이 내리는』으로 28:28 인물과는 어떻게 만나는지 31:00 봄밤 인물들이 다 모인 단톡방이 있다면 32:40 문장을 쓰는 나만의 규칙 34:55 파바바밧, 타타탓 37:10 나만의 시간 관리 비법 38:10 고요 속 글쓰기 vs 음악을 들으며 글쓰기 39:35 마감이 끝난 날 OO을 한다 41:39 가장 최근에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 42:55 백수린의 책상 44:45 작품 낭독 '빛이 다가올 때' 46:22 앞으로의 계획 Q. DJ 우다영 : 최근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을 출간하신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백수린 소설가 : 최근 출간하고 나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도 있는데, 학기가 시작할 무렵 책이 나왔어요. 그렇다 보니 학기와 책 홍보가 맞물리며 정신없이 지내다가 여름이 이렇게 다가와 버렸습니다. Q. 백수린 소설가님께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밤이나, 어떠한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일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A. 가장 인상적이었던 밤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 책이 출간된 후 제 책의 제목이 『봄밤의 모든 것』이다 보니 ‘봄밤’ 즈음 낭독회를 하자고 제안 주신 것이었어요. 아주 소규모로 출판사 밑에 있는 공간에서 독자님들 몇 분 모시고 도란도란 단편 한 편을 낭독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게 제 소설을 출간하고 거의 처음으로 독자님들과 가까이 만나는 자리였고, 더 큰 규모로 만나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건 아주 가까이서 만나 뵙는 자리였어요. 제 소
글틴
커터칼을 든다. 차곡, 차곡, 여백없이 가로줄을 긋는다. 손떨림에 덜그럭 거리는 커터칼을 되집고, 손을 뒤집어서 똑같이 가로줄을 긋는다. 그 한가운데에 세로 한 줄을 그어준다. 오른손도 마찬가지로 해준다. 그렇게 내 손목 위 열차 도로는 완성된다. 일주일 정도 방치되어 낡아가던 열차 자국들 위로 새로운 열차 도로가 깔렸다. 자해는 기분이 더럽다. 더럽게 아프고 따갑다. 씻을 때에는 손목에 물을 안묻히려 안간힘을 써야한다. 그런데도 나는 다시 칼을 들고야 말았다. 그은 자국 주변으로 알러지처럼 무언가가 울퉁불퉁 튀어나오면, 그걸 만지고, 또 어루만지며, 나는 소름끼침과 동시에 묘한 만족감을 느낀다. 동맥까진 가지도 못하고 살갗에 상처만 내는 주제에.내가 정신병자같은가? 그랬으면 좋겠다고 나도 빌고 있다. 모든 것을 나의 정의되지 않은 정신질환에게 책임전가하고 회피해버리고 싶다. 이딴 게으름과 우울감은 전부 우울증 탓이라지. 오늘도 시간낭비만 한 나는, 도저히 나라는 놈의 무능을 견딜 수 없고, 손목을 긋고,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합리화를 한다. 자해라니, 정신이 아프구나. 게을러서 시간 낭비를 한 게 아니구나. 아파서 그랬구나. 누군가 그렇게 말해주길 애원하면서. 그러나 그건 진실이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있다. 나는 무능하다.결국 나는 모든 책임으로부터 회피하고 회피하다가 죽을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무능, 의지부족, 게으름을 외면하고, 존재하지 않는 허상을 쫓는 비굴한 삶. 어쩔 수 없다. 사냥감이 사냥꾼에게 도망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뭐, 나는 성공하긴 글른 놈이다.
한바탕 비가 온 길거리를 평소처럼 걸었다 평소와 같은 시골길임에도 눈에 보이는 풍경과내 코 끝을 건드리는 공기는 사뭇 달라서 무언가 이방인이 된 기분으로 젖은 자갈길 위를 걸었다 나는 언제나 이방인 선과 악을 구분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쭉 이방인 어렸을 적 보이던 풍경은 이젠 보이지 않는 이방인 아카시아 나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아기 새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나는 이방인 우중충한 하늘은 영원히 개일 겨를이 보이지 않고 전봇대 줄 위에 앉은 새의 이름은 영원히 알 수 없을 테지 언젠가 내가 더 많은 것을 보기 시작하면 나는 다시 이방인이 될 테지 그런 채로 이곳을 이방인인 채로 떠나겠지 앞으로 평생 이곳에 속할 순 없겠지 오늘도 어두운 회색의 자갈길 옆에는젖은 나무들이, 이름 모를 풀과 꽃이 서있다는 데도 나는 영원히 그들을 모르지, 영원히 이방인이겠지 무심코 어렸을 때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나무를 그리운 듯이 손으로 쓰다듬었지 내 피부로 차가움이 스며들었지 내 코 끝으로 그것이 들어와 폐를 가득 채웠지 나는 여전히 이방인 앞으로도 평생 이방인
유서를 쓰는 마음으로. 모든 글이 유서였다. 내가 발화하는 모든 말, 내가 내뱉는 모든 언어들이 모두 유언이었다. 언젠가 공허하게 뚫린 가을 하늘을 우러러보며 떠올린 마음마저, 결국에는 저곳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마저 나에겐 유서였다. 어느 봄날에 핀 꽃이 결국엔 지듯이 나 또한 일찍이 질 꽃이기에 단념하였다. 설령 진다 할지라도 그것을 두려워하던 마음과, 내심 바라던 죄까지도 내가 써낸 것이었다. 매일 밤 울고 웃으며, 눈물마저 메말라 갈 때쯤 피어낸 환한 웃음은 거짓이었다. 누군가의 시선에 무관심했던 마음도, 거칠게 나와 누군가에게 박혀버린 모든 말들도 거짓이었다. 누군가를 동정하는 나의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무서워서 만들어낸 거짓말이었다. 같은 극을 띈 자석처럼 타인을 밀어내던 것 또한, 그것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던 것 또한 그 때문이었다. 어느 날 내 입에서 흘러나온 옅은 한숨과 땀으로 젖어버린 몸뚱이 또한 결국엔 나의 유서였다. 나는 너를 동정했다. 불쌍하게 여겼기에 사랑했다. 죽음은 멀지 않았다.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나를 좀처럼 떠나지 않았고 그렇기에 나는 두려워하기보단 인정했다. 내가 언젠가는 죽을 것이고 그날이 그다지 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좌절하지 않았다. 동정하지도 않았다. 누구든 언젠가는 죽을 것이고 삶은 그렇기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차마 그런 시시한 생각조차 품지 않았다. 그저 글을 썼다. 말을 내뱉고, 하루를 기록했다. 새하얀 노트에 까만 글자가 생겨났고, 내 말을 따라 공기의 궤적이 바뀌었다. 누군가의 가슴의 비수를 박았고 가끔은 그것을 빼내기도 했다. 남들에게 소리도 쳐보고 울음도 터트려보았다. 얼굴을 때리고 팔을 할퀴었다. 살아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살아있을 때 하고 싶었다. 가장 절망스러운 일을 죽음 앞에 데려다 놓았고, 그러면 죽음이 조금은 나아질 줄 알았다. 그리고 너를 만났다. 나에게서 죽음을 가져가버린 너를. 너는 가벼워 보였다. 마치 깃털처럼 이 세상을 부유했다. 너무 가벼워서 금방이라도 날아가버릴 것 같았고, 때로는 너무 무거워서 땅으로 꺼져버릴 것 같았다. 처음엔 무심하던 마음이 점차 기울었다. 계속해서 기울다가 왈칵 쏟아졌다. 나와 같은 하늘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하는 너에게로. 나와 함께 죽음을 앞두고 있는 너에게로 흘러내렸다. 소복한 먼지가 쌓은 책상을, 때가 껴버린 편지를 닦았다. 그러면 나아질 줄 알았다. 그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고, 그렇게 죽고 싶었다. 너에게로 기울어버린 마음이 선을 넘지 않도록. 나에게서 죽음을 빼앗아가지 못하도록 하고 싶었다. 아니, 그러고 싶다고 믿었다. 믿을 수 없었다. 누군가가 가볍게 내뱉은 말을. 누군가가 손쉽게 써 내린 위로를 믿고 싶지 않았다. 더 살아보라던가 원래 그렇게 사는 거라던가 누구든 힘들 때는 있다는.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 듣는 이야기는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망설였다. 너에게 해줄 위로를 생각하다가 결국 나도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허탈하기보단 미안했다. 안쓰러웠다.
불 꺼진 거실, 그 천장반짝반짝 빛나는 야광점토들 아래서눈을 감으면 들리는 아빠의 나지막한 목소리밤으로 엎질러지는 꿈결 옛날옛적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은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품었던가. 호랑이도 있었고용도 있었고기사도 마녀도 공주도 있었던 옛날 어째서 난 현대에 태어났지? 이곳에는 호랑이도 없고용도 없고기사도 마녀도 없다. 우리들의 기사는 변신자동차가 되어 있었다. 이런나는덤프트럭이 되고 싶진 않은걸. 이왕 이렇게 된 거그냥대기업이나 들어가면 좋겠다.
결국 어디로 가게 될까요엘리베이터에서 다시 또 궁금해집니다도착하기 전에는 왜 몸이 붕 뜨는 기분이 드는지방금 느낀 게 무중력 상태인가요이러다가 지구에서 탈출하게 되는 건 아닌지 분명 그네를 탈 때도 느꼈던 것 같은데요늦은 저녁까지 친구와 나는 땅을 발로 자주 박찼고요강하게 진동하는 땅과 손에 묻은 그네의 냄새를 맡고우리는 우주에 있는 듯했지요 버튼 하나로 어디든 갈 수 있는 방을우주선이라고 한다면 보이저 1호 근처를 여행하거나 화성에서 길을 잃어 홀로 생존 중이라는 우주비행사 옆을 지나거나누구도 썩거나 시들지 않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서 멀리어느 과학자가 말했다는 슈퍼지구에서나와 닮은 사람을 찾을지도요 사탕으로 이루어진 소행성 근처를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면 중력은 다시 정상 작동해서나는 작은 우주선을 빠져나옵니다또 실패를 경험합니다뒤를 돌아봤을 때 저 문이 완전히 닫히면 불이 꺼질까요저곳에 남아 있는다면 우주로 갈 수 있을까요 지구 탈출 속도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11.2km/s우리는 여전히 너무 느려서 어릴 적 놀이터에서 느꼈던 무중력은 사라졌고발등을 짓누르는 중력은 더 커지기만 했는데 어떤 시간에서 우리는지구를 빠져나가 오로라로 향할 수 있을까요 각자의 속도는 누가 정해주는지왜 아무리 점프해봐야 다시 아래로 떨어지는지수만 번 도전했던 무중력 상태에서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기 저기 멀리 다른 은하까지 향할 수 있을까요눈을 감고 중력을 잊어봅니다 가끔 이유 없이 슬픈 꿈을 꾸어 봅니다
남아메리카의 황폐한 그곳, 머지않아 이름마저 잊힐 도시의 가운데에서, 기어코 빌딩이 무너졌다. 황갈색의 날갯짓으로 푸드덕거리는 먼지구름. 세계는 고요하면서도 이따금씩 시끄럽다. 11. 10. 2706.AD 인류란 한없이 고결하면서도 덧없는 것이랴. 전쟁 후의 누군가가 말했다. 스스로의 목에다가 총구를 겨눈 누군가가, 그랬다. 와처는 그의 자살을 막을 수 없었다. 애당초 와처는 그 무엇도 막지 못했다. 몇 가지 중,경범죄 현장들을 열심히 잡아내고, 재판을 진행하고, 계산했다. 최선을 다했다. 허나 인류의 핵전쟁까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던 것이다. 그는 전지하지도 전능하지도 못한 인공지능이었다. 종말의 전에도, 후에도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인류의 고아였다. 폐허로 변모해버린 행성 속 와처 혼자만이 영혼의 값을 지켜내고 있었다. 비록 호흡은 없을지언정, 그는 살아있었다. 그것은 와처 스스로가 내린 정의였고, 행성 위의 그 누구도 그의 정의에 반박하지 못했다. 그러니, 사실이었다. 그는 살아 있었다, 살아 있는 이유를 모른 채로, 400년가량을. 인류가 그토록 기대하던 외계인들의 방문은 약간 늦었다. 300년가량을. 외계문명의 원통형 우주선은 인류종말 324년 만에 지구, 구한반도 서해 지역으로 착륙했다. 지역 시각으로 오후 4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외계인의 방문을 우선적으로 환영한 존재들은 벌레들이었다. 핵전쟁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문명과의 투쟁에서 승리를 쟁취한 자들. 진정 그들이야말로 행성을 대표할 권리가 있는 걸지도 몰랐다. 와처는 그들보다 몇 십초 늦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가 도착할 때까지 외계인은 우주선 속에 숨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안에 아무도 없을지도 모르지. 와처는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헤아렸다. 그것은 본능의 영역이자, 그보다, 그의 본本이었다. 계산과 계산, 식과 식으로 구성되는 혼이었다. 치이이익 하는 소리로 우주선의 문이 열렸다. 껍질을 벗듯, 혹은 허물을 벗듯 문을 여는 그것에게서는, 증기기관차의 기적 비슷한 소리가 났다. 희뿌연 수증기가 카메라를 가렸고, 그 너머로 외계인은 걸어 나왔다. 철썩철썩 초라한 파도 소리는 극적인 장면을 한층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인간이 아닌 두 사람이 지구 위에서 대면했다. 동시에, 계산했다. 상대는 놀랍도록 인간과 비슷하다. 와처의 흥미도가 부쩍 치솟았다. 실은 아까 전부터, 그랬다. 그러나 외계인과 인류의 체형이 이리도 비슷하다는 사실은 분명 놀라워 마땅한 것이었다. 두 팔을 가진 상대는 두 다리로 걸었다. 그것도 직립이었다. 심지어는 머리마저 하나였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하나의 믿음 위에서 살아왔다. 그것은 지구 밖의 외계인들은 인간과 아주 다르게 생긴 해괴한 녀석들이다! 라는 믿음이다. 와처 또한 그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 웬걸. 와처가 대면한 상대는, 수트로 몸을 감춘 상대는, 인류의 외형과 아주 비슷했다. 차이점이라곤 그 크기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수트를 벗겨내면 아주 다른 모습이 나타나겠지만, 어쨌
비는 밤을 새워부지런히 내릴 거야우수수 떨어지는 방울방울선명히 맥을 타고 졸졸숨 막혀가슴을 짓이기는7시간의 조용한 공기그러다 번쩍우르르감출 새 없이 찾아오는청천벽력쿵쾅쿵쾅하고거세지는 빗줄기아파하는 푸른빛의 맥나 홀로 소동 이후맞이하는 아침에는여전히 비가부지런히 뚝뚝하더라
문장공모
바로가기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안내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5. 5. 12(월) ~ 5. 16(금) 23:59 ㅇ 발표 : 5. 23(금) ㅇ O.T : 5. 28(수) 16:00 / 대학로 예술가의집 (*선정자 필수참석)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지원서 제출 시, '글틴 월 장원 선정 공지글 스크린샷', '문장청소년문학상 상장 혹은 상패, 수상 공지게시글' 등 첨부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문장웹진 20주년 맞이 과거 문장웹진 콘텐츠 취재 1회 의무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수료증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비 지급(콘텐츠 1건당 30만원/원천세 포함) ㅇ 활동비와 별도로 취재에 필요한 인터뷰 비용 지원(총 3회) ㅇ 문장서포터즈 굿즈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알림광장>문장공모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 kml3108@arko.or.kr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 ㅇ 이벤트기간 : 2024. 11. 27(수) ~ 12. 6(금) ㅇ 당첨인원 : 30명 ㅇ 당첨경품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앤솔러지 소설 및 에세이 각 1권(총 2권) / 출판사(아침달) ㅇ 참여대상 : 문학광장 회원 ㅇ 당첨자발표 : 개별안내(별도 공지없음) ㅇ 참여꿀팁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의 많은 원고에 댓글을 달수록 당첨확률이 올라갑니다. ㅇ 유의사항 - 이벤트 참여 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수집한 개인정보는 이벤트 경품 발송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문학광장 회원가입 시 등록한 연락처로 안내하오니 회원정보를 꼭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 당첨 사실 안내 후, 일주일 이내 회신이 없으면 당첨이 취소되오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ㅇ 문의 : 061-90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