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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부터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 새롭게 개편된 〈문장의소리〉는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참여합니다.
![[문장의소리] 상실을 안고 어떻게 계속 살 것인가 with 백수린 소설가 | 809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26193440307.jpg)
![[문장의소리] 혀라는 열쇠를 들어 소설가가 칼춤 추는 시간 with 신종원 소설가 | 807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11220056672.jpg)
![[문장의소리] 노동은 눈물겹다 완강기가 필요해! with 백가경 시인 | 806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05081733721.jpg)
문장의소리
안녕하세요?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8회는 [생활세계의 작가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박세미 시인과 함께합니다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작가소개 박세미 시인은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오늘 사회 발코니』, 산문집 『식물스케일』 등이 있다.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박세미 시인 : 항상 똑같이 일하며 지내고 있어요. Q. 시인님께서 최근 출간하신 산문집 『식물스케일』에 대해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A. 제가 서문에도 쓰기는 했는데요. 제목에 ‘식물’이 있기는 하지만, 식물이 주인공은 아니고요. 제가 식물을 경유하여 만난 사람이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당연히 인간이다 보니 무언가를 인식할 때 인간 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되는데, 식물의 어떤 당위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것 같아요. Q. 『식물스케일』은 인연과 사람에 대한 산문인 것 같기도 한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어려워하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굉장히 어려워하는 성격입니다. 아주 오랜 기간 기자 생활을 했는데, 기자 생활하며 항상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렇기에 관계 맺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Q. 아직 『식물스케일』을 읽지 않은 소라님들께 식물과 연결된, 기억에 남는 관계,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A. 사람을 새롭게 만나는 것들이 쉽지는 않은데요. 어떤 부분에 꽂히면 그걸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식물스케일』에 썼던 말 중에, 정말 멋있는 화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문하면서 그 화분을 만든 작가와 대면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건축과였던 거예요. 화분도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그 작가분도 너무 좋아서 친구가 되어 지금까지도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 특별한 인연인 것 같아요.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7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신 시간 내용 신종원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신종원 소설가는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전자 시대의 아리아』, 『고스트 프리퀀시』, 장편소설 『습지 장례법』 등이 있다. 최근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Q. DJ 우다영 :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는 4원소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인데요. 계획 단계부터 4원소를 염두에 두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신종원 소설가 :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했는데, 우연히 시간을 가로지르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쓰고 나니 오히려 이참에 원소에 빠져 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전에 낸 장편인 『습지 장례법』이 워낙 축축했다 보니 이번엔 다 태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불을 생각했고, 자연스레 4원소가 연계됐던 것 같아요. Q. 불에 관한 책이니만큼 최근 작가님께서 가장 불타올랐던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A. 잘 아시겠지만, 책이 나오면 주변에 보내드려야 하잖아요. 그걸 제가 등단하고 세 번째 책 낼 때까지는 소화하기 쉬운, 거의 매년 한 권씩 나왔으니 쉬운 후 작업 같았는데요. 이번에 오랜만에 책을 내고 부치려 하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선생님, 친구들의 주소지가 바뀌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왜 내가 2년간 책을 내지 않았는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기도 해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직업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자주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2년간 어떻게 지냈는가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곤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Q.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에 대해 신종원 소설가님의 언어로 직접 설명해 주신다면? A. 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이라고 설명한 적이 없어서 어려운데요. 짧게 말하자면 젊은 사제 바오로가 진짜 성배의 행방을 찾으며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조금 더 크게 말하자면 생명과 죽음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한쪽 편을 선택해야 했고, 그렇게 선택한 이상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그쪽을 옹호하고, 동의하고, 지지해야만 했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전작인 『습지 장례법』과 최근 출간하신 『불새』를 쓰시면서 어떤 차이가 있으셨는지 설명해 주신다면? A.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전작이 장례로 끝나고, 이번 소설이 장례미사로 끝났다는 것이 의도적이라는 것이겠죠. 차이가 있다면 아무래도 『습지 장례법』의 장례는 ‘잘 묻어 있기를, 잘 헤어지기를 바라는 장례식’이었다면, 『불새』에서의 장례미사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부활’이라는 점에서 형식은 비슷할지언정 작품이 지향하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6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시집 '하이퍼큐비클'을 출간하신 백가경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백가경 시인님은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집으로 '하이퍼큐비클'이 있습니다 [방송정보] 00:00 인트로 01:07 자기소개 03:50 시집 '하이퍼큐비클' 07:2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 시집을 엮으며 힘들었던 점 09:22 하이퍼큐비클, 공간일까 감정일까 12:09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15:28 출구 없음의 순간 17:35 괴로웠던 노동의 경험 23:15 내가 시적 언어를 쓰는 방법 29:37 표를 예쁘게 만드는 꿀팁 31:00 다양한 해설들 36:30 진도 씻김굿 38:11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39:39 시 낭독 43:20 맺음말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MakeSense 이용호) ㅇ 디자인 | OTB Company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팟빵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문장의소리 805화 2부 '생활세계의 작가들' 코너에서는 최근 산문집『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신 손보미 소설가님을 모셨습니다. [초대손님] 손보미 소설가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사랑의 꿈』,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사라진 숲의 아이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상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첫 산문집 『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00:00 손보미 소설가의 산문집 『아무튼, 미드』 중에서 01:00 '생활세계의 작가들' / 손보미 소설가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주요 방송 내용]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손보미 소설가 : 삶이 거의 비슷한데요. 지금 시즌에는 개강했으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학교에 가고, 나머지 날들은 거의 원고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올여름에 책 두 권이 나오기에 책 준비를 하고 있고, 마감과 연재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손보미 작가님의 근간인 『아무튼, 미드』에서 미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주시고 계십니다. 어렸을 적부터 미국에서 만든 드라마를 보셨다는 내용이 있기도 한데, 해당 내용을 자세히 청해 듣고 싶습니다. A. 아마 다영 작가님과 제 사이에 세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제 세대라면 잘 아실 것 같은데, 일요일 낮에는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e)》, 굉장히 잘생긴 바람둥이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인데요. 당시 일요일 오후 1시인가, KBS에서 했던 《전국 노래자랑》과 방영 시간이 겹쳤어요. 저희 아버지는 《전국 노래자랑》을 보시던 분이라 TV가 한 대였을 때 항상 둘 중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해 다툼, 갈등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반 정도는 이기고 반 정도는 졌어요.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미드 중 하나가 《명탐정 몽크(MONK)》인데요. 토요일에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며 봤었고, 몽크라는 사람이 마음속에 상처와 결벽이 있어 일상생활을 잘하지 못했어요. 도와주는 여성 캐릭터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였고요. 지금까지도 기억 나는 장면이 있는데, 몽크가 부잣집에 사건을 의뢰받아 갔는데, 기다리다 보니 지루해 옆에 있던 초콜릿 박스를 뜯어 초콜릿을 먹는 장면이었어요. 초콜릿을 뜯다 보면 은박지에 묻은 초콜릿이 손에 묻기도 하는데, 이 사람은 결벽이 있어 손에 안 묻게 먹으려다 손에 많이 묻히게 되고, 집 주인과 마주치며 어색해하는 장면이 있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쓸쓸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젠 필요 없게 된 꽃다발을 껴안은 채 순임이는 발끝을 내려다보며 걸었고, 병기는 연신 담배 연기만 한숨처럼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때마다 하얀 병원 건물의 벽에 무수히 뚫려 있는 유리창들이 마치 숱한 들짐승들의 눈알마냥 이쪽을 쏘아보고 있었다. 어디에 있느냐. 네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어느 흙더미 속에 산 채로 묻어 놓고 너 홀로 돌아오는 것이냐. 누군가가 등 뒤에서 그렇게 자꾸만 나를 불러대고 있었다. 상처 입은 한 마리 들짐승처럼 울부짖는 그 소리는 우리가 버리고 온 또 하나의 우리들의 부끄러운 아벨의 음성이었다. 우리는 다리에 다다랐다. 거기서부터 병원은 산자락에 가려져 더는 보이지 않았다. 다리 아래 개울에서 꼬마 아이들이 여럿 보여 웅성대고 있었다. 가방이며 신발을 모래밭에 벗어놓고 아이들은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무엇인가를 건져내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는 걸음을 멈추었다. 수면 위로 희고 반짝이는 작은 점들이 무수히 떠내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죽은 물고기들이었다. 겨우 엄지손가락 크기의 어린 물고기들을 손으로 건져내며 아이들은 키들키들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저 위쪽에서 어른들이 약을 풀었대요.” “뱀장어를 잡아요. 이만큼 큰 걸루만 많이 잡았대요.” 아이들이 우리를 올려다보며 소리를 질렀다. 개울 상류 쪽에서 사내 둘이 팬티바람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보였다. 아까 오던 길에 보았던 바로 그자들이었다. 우리는 난간에 기대어 서서 다리 아래 수면에 비치는 그림자를 내려다보았다. 거기, 자갈 박힌 푸른 하늘이 투명한 물밑에 깔려 있었고, 우리들의 얼굴 위로는 죽은 고기들이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쉴 새 없이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언제쯤······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수면 위에서 병기의 얼굴이 말했다. “누구?” “상주 말이야.” “······” 그때 나는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작은 붕어 하나가 꿈틀거리며 떠내려가고 있는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는 참이었다. 한동안 침묵이 끼어들었다. “근데 말야. 난 아직도 한 가지만은 모르겠거든. 정말 그날 새벽 죽임을 당하기 전에 명부가 녀석의 집을 찾아갔었을까······” 병기는 여전히 시선을 물 위에 던져둔 채 말했다. “어쩌면······ 어쩌면 말예요. 그건 혹시 사실인지도 모르겠어요.” “뭐라구.&rd
문장의소리 제805회 : 1부 이소호 시인, 조시현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부터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소호 시인은 2014년 《현대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캣콜링』,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홈 스위트 홈』, 산문집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서른 다섯, 늙는 기분』 등이 있다. 최근 첫 소설집 『세 평짜리 숲』을 출간하였다. 조시현 시인은 2018년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동양식 정원」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19년 상반기 《현대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아이들 타임』, 작품집 『AnA Vol.01』, 소설집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이 있다. 최근 소설집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을 출간하였다. ● 오프닝 : 소설집 『숨 쉬는 소설』에 수록된 조시현 소설가의 단편 「어스」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이소호 시인, 조시현 시인 Q. DJ 우다영 : 시와 소설을 병행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 두 분을 모셨습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조시현 시인 : 이제 막 출간하여 소개하는 자리를 가지고, 독자님들 뵙는 자리를 가지며 바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소호 시인 : 저도 독자님들 뵙는 자리를 가지고 있고, 이 책이 공교롭게도 제 열 번째 단행본이에요. 행사가 그런 걸로 좀 있고, 열 번째 단행본을 통해 좀 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두 작가님께서 최근 출간된 소설집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조시현 시인 : 제 소설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은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실과 비현실, 우주와 지구,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소설들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이소호 시인 : 제 『세 평짜리 숲』은 열 번째 단행본으로써 소설집으로는 첫 작품입니다. 연작 소설이고, 지구에 있는 ‘에어 포켓’에서 어디로 향해 생존해야 할지 두 명의 여자 주인공이 고민하는 밸런스 게임이 보이는 책입니다. Q. 시와 소설을 병행하는 두 분께서 느끼시기에 창작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이소호 시인 : 시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쓰는데, 소설은 상상력에 기대어 쓰는 것 같아요. 제 중편 소설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세 평짜리 숲』도 미래의 지구에 대해 썼습니다. 저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소설이라고 한다면 시와는 다른 길을 가 보고 싶었어요. 상상력에 많이 치우친 것 같습니다. 조시현 시인 : 들이는 시간이 다른 것 같습니다. 소설은 엉덩이 힘으로 쓰인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시는 조금 더 감각이 바깥으로 열린다면, 소설은 한 세계에 골몰하며 쓴다고 느껴져서 쓰는 몸의 감각이 제게는 다르게 느껴진 것 같아요. 각기 다른 부위를
글틴
자유!낙하 실험을 하는 공이 되어호기롭게 뛰어내린 그는,탄성이라고는 없는밀가루 반죽처럼자신의 표면을 바닥에 밀착하고,땅의 모든 것을 흡수라도 하는 듯이 늘어졌다,코를 틀어막는 한여름 습기를살가죽처럼 빨아 삼킨,후,찬 숨을 뼈와 열쇠처럼단숨에 토해냈다.사람들은 잘못 붙인 클레이를 떼어내듯조심스레 들것에 옮기려 했지만,기름종이에 남은 얼굴처럼 표면만 늘러붙어흉측한 모양이 될까 두려웠나 보다.그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이마를 부여 잡았다.맺힌 땀을 닦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급식판처럼 엎질러져 있는 그는부끄러워 죽은 척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우리가 자리를 비켜주면 될 일이다.주섬주섬 일어나 언제그랬냐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날 사람이다.그는 아지랑이조차 갈라지는소리를 내며일어나!몇 발자국을 걸어 가고는 스러졌다.아니다, 그는 얼굴을 들어 앞을 응시하고는빛 공해에 이끌린 바다거북처럼 기어갔다.사람들이 발을 피하며 뒤로 물러갔다.아니다... 그는 허리 아래로는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아니다. 그는, 극심한 쥐를 겪고 있다.혹은, 죽었지만 죽지 못한,아니다. 아니다... 전부.모르겠다.어쩌면 그는 혀로 아이스크림 표면을여자친구의 어깨처럼 쓰다듬으며넷플릭스를 보고 있는지도,모르겠다.걘 모쏠이다.평생 섹스를 못하게 된.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타지 못하게 된.돌리네처럼 벌어진 욕창을 소독하며벌건 신음만을 내뱉게 된.모르겠다. 그는 어쩌면 죽었는지도.오늘 죽을는지도.내일 죽었는지도,언제든 죽을.본죽을살살 녹는 게살죽을,턱에 흘리며 먹을.어쩌면 난 정신병원에 입원한 홀든 콜필드일지도 몰라.-병신새끼을 지워낼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간 로지온 라스콜리니코프일지도 몰라.-핏자국이 남은 아파트 앞에서 사죄하고 동대표에게 통장을 내밀나에게는 소냐 대신 마차가 으깨어 뒤진 마르멜라도프가 있지만.아니면, 끝까지 실패한 김불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모르겠다,숨을 움켜쥐며 이성을 저주하는 인간,창자가 공기중에 매말라가는 동안자신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얼룩말.그럼에도 나는,밤을 밀어내며 아침을 기도하고뺨을 맞고신神이랄 것에배교를 선언하는,자,이제,800원 짜리 따옴 생딸기바를,먹자,포장지를 잘 씻어,일반쓰레기 봉투에 버리자,
인간이라면 마땅히 무언가를 혐오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더럽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보며 지어지는 표정들, 추앙받는 것을 보며 느껴지는 질투심은 인간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 심지어 사랑이라는 어쩌면 덜 인간적인 개념이 우리의 인식적 틀을 사로잡았을 때에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었으므로 혐오를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교묘히 이용되었고 이는 당연한 일이다. 자유주의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유주의는 아주 오래전 인간이 가장 강인했을 때의 모습을 닮고자 한다. 그리고 더 성숙한 방식으로 그렇게 하고자 한다. 가장 강인한 인류는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는다. 그러므로 자유주의는 혐오를 인정한다. 국가가 형성된 이래로 인간은 꽤 많은 시간 동안 인간의 근본적 속성인 혐오를 명목상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려고 했다. 지배자들에 의한 것이었다. 자애롭고 도덕적인 이상적 인간을 목표로 세우고 그렇게 되도록 강요했다. 그러나 앞서 혐오가 교묘히 이용되었다고 말했듯이 이 또한 혐오였다.혐오는 단순히 미워하는 감정으로 정의될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이상적 사랑이 독자성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의 특성을 수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반대인 혐오는 독자성을 파괴해야 하며, 동시에 그 특성을 미워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혐오는 미워하는 감정에 더하여 독자성을 파괴하는 것, 즉 그 특성을 철저히 복종시키는 것을 내포한다. 복종시키고자 하는 욕구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열등한 것에 대해 자신의 권력을 견고히 하고자 하는 욕구이고, 둘째는 자신이 달성하지 못한, 혹은 우월한 것을 낱낱이 탐험하고 정복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따라서 혐오의 종류도 두 종류가 된다. 전자를 수호적 혐오, 후자를 성취적 혐오라고 부르겠다. 인류는 이 두 가지 혐오를 통해 발전해왔고, 혐오는 그 자체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수호적 혐오는 인류가 바람직하다고 믿는 가치의 반대를 열등한 것으로 간주하고 체제를 유지했다. 앞서 말한 사랑과 도덕을 최고의 가치로 놓고 미움과 악을 배척하는 것이 이 종류의 혐오이다. 수호적 혐오는 발전적 속성을 갖고 있지만 그 정도가 강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사랑과 도덕을 최고의 가치로 놓는 것은 비록 그것이 다음에 설명할 성취적 혐오를 저해하기도 하지만 다른 종류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안정을 견고히 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혐오라는 점에서 발전적 속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그러나 잘생긴 사람이 못생김을 혐오함에 따라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나 건강을 위해 독이 있는 음식을 혐오하고 피하는 것처럼 가치의 견고함을 유지할 뿐 혐오의 속성을 약화시키지 않는 종류의 수호적 혐오도 있으며, 수호적 혐오는 의미있는 혐오이다. 다음으로 성취적 혐오는 수호적 혐오보다 발전적 속성이 강하며 어쩌면 더욱 혐오다운 혐오이다. 달성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ㅏ혐오 혹은 질투심으로 보이는 이 혐오는 복종 욕구와 완전히 동일시해도 무방하다. 자신이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복종욕구는 인간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장 교수님은 언제나 이렇게 수업을 끝내신다.“자, 오늘 수업이 여기까지입니다.”뭔가 특별하진 않은데, 또 평범하지도 않다. ‘수업이’가 뭔 말인가. 교수님의 발음 문제만은 아니었다. 교수라는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데 발음이 콤플렉스인 경우는 있겠지만, 장 교수님은 다르다. 매일 이렇게 수업을 끝내신다. 한 번도 빠짐없이 그렇게 해오셨다.이 얘기를 왜 하냐면, 나 때문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사건 때문인지라 더욱더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다.내가 신입생 때 있었던 일이다. 장염에 고통스러워 입원했을 때, 사실 장 교수님도 나와 같이 입원했으니까. 처음엔 몰랐지만, 저 자람의 직업이 교수라는 것을 알았고, 어느 정도 통성명이 이어질 때쯤에 내가 그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그저 아저씨 한 명이 너무나도 시끄럽게 떠들었기 때문인데, 그것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저기, 좀 조용히 해주세요.”“아이고, 이런.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우리 손녀가 놀러와서요.”“아, 네. 괜찮습니다. 그보다 손녀가 참으로 귀엽네요.”난 처음 내 침대의 옆 아저씨를 보면, 참 정이 있어 보인다는 게 느껴졌다. 물론 내 생각이 조금 늙어버린 탓도 있다. 남들이 최신노래를 들을 때면 난 트로트나 메들리를 선호하는 편이었으니깐.아저씨는 머리도 빠진 아저씨일뿐더러 그야말로 보기 드문 50대다. 나는 그런 아저씨들을 보면 항상 정감 있게 대화를 하곤 하는데, 이 아저씨 또한 나의 대화에 초대했을 뿐이다.“하하. 그렇죠. 우리 손녀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말고요.”“전 아직 결혼도 못 했습니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했거든요.”“아 대학생이로군요! 저도 이 근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그렇습니까. 그보다 손녀가 심심해 보이네요. 역시 저보단 손녀랑 노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내가 그와 대화를 할 때마다 저 손녀는 항상 나를 뾰로통하게 보았다. 뭔가 그 모습은 귀여웠지만, 저 아이는 나의 정감 있는 말투와 더불어 아저씨들의 주된 대화의 주체일 뿐이다. 근데 그런 주체에게 왠지 모를 패배감을 느꼈고 나는 그 자리에서 대화를 멈춰야만 했다.질 수 없는 것인데, 뭔가 이상하다. 다 큰 어른이 저런 어린애에게 대화의 상대를 뺏겼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패배감이 절여있었다. 이제 남은 건 저 아이에 대한 분노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그런데도 이 분노조차 금방 사그라들었다. 옆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대화 소리를 듣는 것뿐인데 말이다.“할아버지, 내일이 언제와?”“내일은 내일오지.”“그럼 오늘이는?”“오늘이? 아아, 오늘이는 말이야, 우리 손녀가 코 자고나면 집에 간단다. 그러면 내일이가 또 찾자오지.”“오늘은 오늘이야. 내일은 내일이지.”이 대화를 들으면 뭔가 없었던 상처도 회복되는 그런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정감이 있었으면 하지만, 순수한 꽃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저것이야말로 진정한 ‘정감’이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게다가 오늘을 가져다가 ’오늘이‘, ’내일이‘ 같이 말하는 것이 뭔가 살아있는 느낌이다. 아니면 내가 한 번 죽었던 것
장면 1 – 교실 (비 오는 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지아. 아이들 떠들다가 종 치고 우르르 나간다. 혼자 남은 지아 앞에 수아가 다가옴.) 수아 지아야, 오늘 상담 가야 하는 거 아냐? 지아 (작게) 안 가도 돼. 쌤 말 듣고 싶지 않아. (수아, 눈치 보다가 가방 챙김.) 수아 그럼 도서관 같이 갈래?지아 그래... (둘이 말없이 도서관으로 감.) 장면 2 – 도서관 (고요하고 어두운 느낌. 하윤은 구석쪽 진열장 앞에 멈춘다. 안에는 낡은 시계가 있다.) 지아 (속삭이듯) 이상한 시계네…? 수아 되게 오래돼 보인다... 근데 왜 진열장 안에 있는 거지? (갑자기 사서가 조용히 등장한다.) 사서 그 시계는 손대지 마. 시간은 대가를 요구해. 지아 (무심하게) 그런 말 믿는 사람 없어요.사서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아. 선택은 네 몫이야. (지아, 시계를 조심스레 만진다. 순간 번쩍, 주변이 흔들리고 화면이 하얘짐.) 장면 3 – 낯선 교실(지아는 바닥에 앉아 있다가 천천히 일어난다. 교실은 옛날 스타일. 창문 밖 풍경도 다르다.) 지아(당황) 여기.... 어디야....?(그때 문 열리며 누군가 들어온다. 체육복 차림의 소년, 서한.)서한헉, 누구야? 신입생이야? 지아 아니....나도 잘 모르겠어....서한 (웃으며) 그럼 잠깐 전학생이라고 치자. 이름은? 지아 지아... 서한좋은 이름이네. 나는 서한이야. 여기 처음이면 학교 구경시켜줄게. (지아는 약간 멍한 얼굴로 따라간다.) 장면 4 – 운동장 (햇볕 쨍쨍. 서한이 농구공 들고 있다가 내려놓음.)서한우리 학교 오래됐지? 이상하게 좋지 않아?지아편해.. 근데 그게 불안해. 서한 왜? 지아 지금 이 시간이... 너무 꿈 같아서. (서한이 웃는다.) 서한 그럼 꿈이 아니길 바라는 거네? (지아, 처음으로 작게 웃음.) 장면 5 – 옥상 (석양. 둘 다 앉아 있다.) 서한 근데 너 진짜 이상해. 말도 별로 없고, 갑자기 나타나고지아 그럼 이상한 사람 옆에 있어주는 너도 이상한 거 아냐? 서한 (웃음) 맞네. 나도 좀 이상해. 근데 나 요즘 외로웠거든. 너 있어서 좋아. (지아는 말없이 서한을 본다. 바람이 불고 석양이 지기 시작한다.) 지아 (내레이션) 그날, 나는 이상한 꿈을 꾸는 것 같았고, 처음으로....누군가 옆에 있는 게 따뜻하다고 느꼈다. 장면 6 – 현실 도서관 (사서가 혼자 책 정리하며 중얼거림.) 사서 이제 시작이네. 그 아이, 진짜 시간 속으로 들어가버렸네. 장면 7 – 1995년 운동장 (서한과 지아는 나란히 걷는다. 하윤 표정이 밝아졌다.) 서한 내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 보여줄게. 지아 (작게 웃으며) 응. 내일도...여기 있었으면 좋겠다. 화면 암전 + 내레이션지아 (내레이션) 나는 원래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화로 된 꽃다발을 한 아름 안으며 생각했다.생화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이 꽃은 진짜 생화인지.사람들은 생화가 살아 있는 꽃에서 꺾은 진짜 꽃이라고 하지만,목이 꺾인 그 시점부터 그건 살아있지 않다.꺾이면 죽었을 뿐이다.그럼에도 죽은 꽃들에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으면,꽃들이 살아있던 시절,향기를 퍼뜨리기 위하여 노력했던 것이 고스란히 느껴져 어쩐지 코 끝 부분이 붉어진다.죽은 꽃들의 조화로운 무덤을 안고는,나는 죽은 꽃이 내 감사인사를 듣지 못한 다는 걸 알면서도,나에게 좋은 향기를 퍼뜨려 주어서 고마워.라고 내 나름의 애도를 전한다.꽃은 시드는 순간에도 향기를 퍼뜨리니까.
혐오에 관한 필온의 고찰은 휴머니즘이 미처 무시하고자 했던 부분은 직격하고 있다. 혐오는 단순히 악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사회의 형성과 유지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 스스로가 완전히 이해했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다만) 혹여나 있을 비판에 대해 먼저 필온을 옹호하고 싶다. 예수가 한때 말한 것이 있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고. 필온이 주장한 혐오의 확대는 그것을 무시하고 휴머니즘을 혐오가 초월하는데에 있다. 사람의 어떤 특성에 대한 혐오와 사람 그자체에 대한 혐오를 분리하자는 그의 주장은 굉장히 인상 깊다. 또한 그는 인류의 발전사중에서 레퍼런스를 찾는다. 진보의 근원적 힘을 혐오에서 찾는다는 점 또한 그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옹호를 위해서라면 이정도가 적당할 듯 싶다. 혐오의 문제가 혐오의 확대에 있다는 것을 다시 강조해주는 것 말고는 더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가 강조한 혐오가 인간 발전의 실체적인 힘이라 할지라도, 여러부분에서 여전히 문제점을 내포한다. 첫번째는 그가 수호적 혐오가 분명 사랑과 도덕을 최고 가치로 놓고 미움과 악을 배척하는 종류의 혐오라고 설명했지만 그가 곧바로 든 예시들은 이를 설명하기 보다는 혐오의 보수적인 기능을 설명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한 이런 수호적 혐오의 개념이 논리적이거나 휴머니즘에서 연역된 것이라기보단 그저 사회적인 직관에 근거한다고 정의되는 듯 한데, 휴머니스트로서는 그런 혐오를 할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 휴머니즘에 있어 어떤 특정한 혐오가 휴머니즘으로부터 연역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사랑과 도덕을 최고 가치로 삼는다는 것에 대해서(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가적인 정의가 필요하긴 하다) 그런 정형화된 가치관에 대하여 오로지 혐오의 완전한 포기 혹은 혐오의 극단적인 확대만 강요될 때가 있는데(이스라엘의 어느 포병을 생각해보라. 그는 자기가 들고있는 트리거를 당겨야하는가 말아야하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두번째는 그가 말한 성취적 혐오의 역사성과 그를 인정할 당위성에 관한 것이다. 성취적 혐오가 물론 인류사 전반에 걸쳐 동력을 제공한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예시들은 그 성취적 혐오가 지금 문제시되는 건강하지 못한 혐오와 어떻게 구별되는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으며 그에 따라 그가 주장하는 건강하지 못한 혐오의 예시와 논지들은 작위적이며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앙시엥 레짐과 혁명파간의 갈등이 지금은 성취적 혐오의 예시이고 건강한 혐오로 보여도 당시에는 극단적으로 확대된 혐오, 현상의 어느 예시보다도 극단적인 혐오였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필온이 마지막에 내린 결론에 대해서도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첫번째는 어떤 특성에 대한 혐오로 다른 특성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지 않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특별이 할 말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두번째 결론은 주목할만한데, 동등한 것을 혐오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개인이나 집단간의 위
미숙함 -포도맛사탕-하늘에 우러러 한치의 부끄럼이라도 있어야 사람 아니겠습니까 정사각형이 아니라 수많은 면 있는 입체도형이 사람 아니겠습니까 차가운 얼음이라도 일부는 녹아있는 게 사람 아니겠습니까 이런 나도, 당신도 사람이지 않나요?
문장소식
바로가기남북한 출신의 작가들과 대중이 모여 통일과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학의 역할을 탐색하는 문학창작워크숍 프로그램입니다. 이 워크숍에는 남북작가 공동창작집 또는 탈북작가 공동창작집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담임 작가, 특별 강연자, 북토크 작가로 참여하여 수강생과 함께 자유, 인권, 평화, 통일 등의 주제에 관한 문학 창작 경험과 창작 방법론, 가치관 등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모든 강연은 무료로 제공되며, 문학 또는 문학 창작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총 6회의 워크숍 중 4회 이상 참여하시면 워크숍 수료증과 수강생 공동 창작집(비매품), 다과를 선물로 드립니다. ○모집 대상: 문학 또는 문학 창작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 (기초반과 심화반 각각 15명씩 선착순 모집) ○일시: 2025년 7월 26일 ~ 8월 30일 (매주 토요일 오후 3-6시)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1동 101, 102호 ○신청 기간: 2025년 6월 19일(목) ~ 7월 11일(금) ○신청 방법 참가 신청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2lzwsmwoO3opKFX04zahWg0ZetOQs4-X01lLIPCoYn1jsbw/viewform?usp=header -ipussnu25@gmail.com 로 신청 (성함과 연락처를 기입하여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스터의 QR코드 이미지를 휴대폰으로 스캔하시거나 아래의 링크를 통해 워크숍 개최 취지와 참여 작가 약력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워크숍 개최 취지 및 참여 작가 약력 링크: https://m.site.naver.com/1KKwu -강연 관련 문의는 ipussnu25@gmail.com 로 연락 주시면 자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창작에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문학광장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06년부터 운영해온 문학집배원 서비스가 2025년 5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학집배원은 문학집배원으로 선정된 시인, 소설가가 큐레이션한 문학 작품을 낭독 영상으로 제작하여 뉴스레터와 함께 독자 분들을 찾아가는 '문학 배달 서비스'로 그동안 많은 분들께 문학의 따뜻한 위로와 일상의 감동을 전해드려왔습니다. 그동안 문학집배원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문학광장은 앞으로도 문학을 더 가까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와 기획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학광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