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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문장의소리] 미래의 눈으로 오늘을 결정하기 with 김연수 소설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40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김연수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김연수 소설가는 1993년 《작가세계》에 시를 수록하고, 1994년 작가세계문학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꾿빠이, 이상』, 『7번국도 Revisited』,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스무 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우리가 보낸 순간』, 『지지 않는다는 말』, 『소설가의 일』, 『시절일기』, 『대책 없이 해피엔딩』 등이 있다. 동서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최근 중단편 시리즈 ‘크로스’의 공저 『근접한 세계』를 출간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근접한 세계』에 수록된 소설 「우리들의 실패」 중에서 01:15 근황토크 (14년만에 재방문) 04:10 같은 주제, 다른 작가 신작 '근접한 세계' 09:27 윤리적 딜레마 11:55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결정적 순간 17:34 '좋은 질문'이란? 19:50 미래의 눈으로 오늘을 결정하기 24:37 소설가 그리고 마법사 '멀린' 31:07 '선택'에서 '결단'으로 갈 정도의 '의지' 38:00 빛이 꺼지면 끝이 날 줄 알았는데 끝이 안난다 42:27 너무 충격적인 글이라 도저히 살려둘 수가 없었다 50:15 책낭독 51:47 출연소감, 향후계획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김연수 소설가 : 생활은 단순한 편이에요. 요즘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쓰고요. 오전에 글을 거의 다 씁니다. 그러고 나면 더 이상 머리가 안 돌아가죠. 오후에는 글을 쓰지 않는데, 제가 좋아하는 일이 하나 있어요. 그게 걷는 일인데요. 계속 걸어요. 제가 해보니 걷는 일도 쓰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오전에 썼던 글을 더 이상 쓸 수 없지만, 걷게 되면 글이 진행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어떤 걸 생각하겠다고 다짐하고 걷지는 않고, 딴생각을 주로 하는 데다 음악을 듣고 사람들 구경을 하는데, 돌아올 때쯤 되면 좋은 생각이 뭔가 하나씩 생기더라고요. 오후엔 주로 걷고 있고, 저녁에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일찍 잡니다. Q. 최근 출간하신 공저 『근접한 세계』는 작가님께서 일본의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님과 공동의 주제로 작업하신 작품인데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제안을 받으셨을 때 작가님의 머릿속에 그려진 그림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A. 출판사에서 한국의 작가와 외국의 작가를 함께 매칭해 같은 주제를 주고

2026.04.15
[문장의소리] 가장 이상한 세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하기 with 이유리 소설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39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이유리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이유리 소설가(www.instagram.com/leeyuri.writer)는 2020년 《경향신문》에 단편소설 「빨간 열매」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 『모든 것들의 세계』, 『웨하스 소년』, 연작소설집 『좋은 곳에서 만나요』 등이 있다. 최근 첫 장편소설 『구름 사람들』을 출간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이유리 소설가의 장편소설 『구름 사람들』 중에서 00:50 핑크로 시작하는 근황토크 03:53 땅에 살 돈이 없기 때문에 구름에 사는 '구름 사람들' 08:48 엉뚱한 생각도 훈련을 하면 늘게 되나요? 12:35 마냥 착하지도 마냥 선하지도 않은 오하늘 16:55 인공 강우제 그리고 가난 23:43 오하늘 그리고 엄마 26:40 이유리 작가님에게 '게임 스타듀 밸리'란 28:55 병렬독서? 나는 병렬쓰기 30:05 책낭독 32:28 출연소감, 향후계획 Q. DJ 우다영 : 첫 장편소설을 출간하셨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A. 이유리 소설가 : 항상 책 내고 나면 바쁜데, 이번 책은 특별히 더 바빴던 것 같습니다. 근황이라고 하면 석사 논문을 쓰고 있어요. 정신이 없고, 새 책 나와서 홍보하고 북토크하며 정신없고요. 이것저것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들도 하다 보니 3월이 다 갔네요. 이제 따뜻해졌고요. Q. 연재를 염두에 두고 장편을 한꺼번에 완성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연재를 하게 될 거라는 건 알았지만, 연재를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았고요. 어쨌든 연재는 편집자분께서 연재에 맞추어 분량을 잘라 올리신 거고, 저는 딱히 염두에 두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장편 쓰는 것이랑 똑같이 썼어요. Q. 『구름 사람들』은 어떤 작품인지 작가님께서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A. 『구름 사람들』은 제목 그대로 구름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인데요. 이 사람들이 구름에 사는 이유가 땅에 살 돈이 없기 때문이에요. 구름이라는 것이 환경 오염되어 분홍색으로 딱딱해진 구름이 있는 세상인데, 거기에 모터 달린 도르래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며 땅에서 일하고 학교 다니고, 밤에 잘 때는 구름에 올라가는 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소설의 주인공은 ‘구름 사람들’ 중 하나인 ‘오하늘’이라는 스무 살짜리 여자아이입니다. 정부에서는 구름에 인공 강우제를 쏘아 구름을 없애려고 해요. 구름 아래에 있는 땅 사람들의 일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살 곳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거죠. 어떻게 위기에 저항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그 내용입니다. Q.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셨는지, 환상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최초의 발상은 제가

2026.04.08
[문장의소리] 단순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의 힘 (귀신 얘기를 곁들인) with 연정모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38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연정모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연정모 시인(https://www.instagram.com/metamong._.g)은 2024년 《문학수첩》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첫 시집 『조금 깨물고 몰래 버리기』를 출간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시집『조금 깨물고 몰래 버리기』수록된 시 「입춘」중 00:50 근황토크, 계절토크, 계절토크 02:00 친구와 책수다 떨고 있는데 원작자가 바로 옆에? (우다영 작가 만난썰) 05:00 '조금 깨물고 몰래 버리기' 제목 탄생 배경 08:01 지금 내게 소중한 '동생' 10:40 사랑하기 vs 사랑받기 16:45 탄생 그리고 죽음 20:50 어떻게든 '물'을 좋아하기 by 입춘 27:15 유리온실 혹은 거대한 프리저브 유리병 29:05 요즘 나의 '기쁨' 32:00 시낭독 34:35 출연소감, 향후계획 Q. DJ 우다영 : 첫 시집을 출간하셨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A. 연정모 시인 : 제가 1월 말, 겨울 한복판에 첫 시집이 출간되고 계절이 바뀔 때가 됐는데요. 제가 원래 겨울을 좀 힘들어하거든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어서 힘들어하는데, 시집 에너지 덕분인지 활기차게 겨울을 지나온 것 같고요. 낭독회도 하고, 친구들끼리 출간 파티 같은 것도 해보고 활기차고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Q.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는 기분이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A. 우선 너무 단순하게 말하는 것 같기는 한데, 좋았고요. 출간하고 2~3주까지는 스스로 들뜬 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게 너무 멋지지 않게 느껴져서 ‘진정하자’, ‘이러는 건 멋있지 않아’ 했는데 밖에선 제가 신났다는 게 티 났을 것 같아요. Q. 시집의 제목은 수록된 시 「유리온실 혹은 거대한 프리저브 유리병」의 구절입니다. 제목은 어떻게 정하게 되신 걸까요? A. 제가 원고 단계에서 처음 생각했던 제목 과는 다른데요. 시집 안에 「선하고 아름다운 수영장」이라는 시가 있어요. 이 시를 표제작으로 하고 싶어서 제목도 똑같이 하면 좋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었는데, 다른 제목을 생각해 보려 해도 이게 각인되어 다른 것이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러다 시집 편집을 이기리 시인님께서 맡아 주셨는데, 시인님께서 이 제목을 추천해 주셨어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 가리기도 했는데, 저를 설득하며 해주신 말씀이 ‘시인의 첫 시집 제목은 좀더 그 사람의 태도나 세상을 향한 결의 같은 것이 보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선생님을 믿고 가보겠다고 한 건데, 지금 생각하면 훨씬 잘 어울리는 제목이 된 것 같아 기뻐요. Q. 디저트에 관한 시편도 꽤 보이는데요. 디저트를 좋아하는 편이신

2026.04.01
[문장의소리] 환상은 현실의 번역이다 with 김성중 소설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37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김성중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김성중 소설가는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개그맨』, 『국경시장』, 『에디 혹은 애슐리』, 중편소설 『이슬라』, 장편소설 『화성의 아이』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제1회, 제2회, 제3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최근 소설집 『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를 출간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김성중 소설 '새로운 남편' 일부를 01:10 자기소개 & 근황토크 04:30 작가님은 '왼손잡이'이신지? 10:55 실제로 '꿈'에서 이야기를 많이 데리고 옵니다 16:05 환상은 현실의 번역이다 19:10 발이 없으면 더 자유로울까? - 유령들 26:04 자연사를 욕망하는 인공지능 남편 - 새로운 남편 32:15 평생 안정적인 평온함 VS 매일 예측 불가한 롤러코스터 37:35 대학교 1학년 나, 지금의 나. 동일해요 마치 지문처럼 40:56 작가가 꿈꾸는 미래 - 맨발 교실 46:50 책낭독 48:38 출연소감, 향후계획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A. 김성중 소설가 : 저는 청소년 장편소설을 겨울 내내 써서 4분의 3정도 쓴 것 같아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고, 최근에 책상을 바꿨습니다. 책상을 바꾸면서 제가 옛날 일기장을 발굴했어요. 스무 살 때 썼던 일기장인데, 그때의 저를 새 책상에서 다시 만나고 있는 게 최근의 가장 쇼킹한 사건이었는데요. Q. 작가님께서 직접 최근 출간하신 소설집 『왼손잡이는 꿈을 잘 기억한다』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A. 여덟 편의 이야기가 있는데, 저로서는 네 번째 창작집이에요. 책을 묶고 나서 느낀 건 이번 소설집도 역시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저번 책이 환상적인 이야기 반, 현실적인 이야기 반이었거든요. 이번 책을 묶으면서 저에게는 기분이 좋았던 면은 ‘이야기의 부력이 다시 올라왔어’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처음에 등단해서 저는 언제나 먼 곳에서 이야기 데려오는 걸 좋아하고, 희한한 이야기나 공상을 좋아해서 온 천하를 주연으로 소설을 썼는데, 제 이야기도 나이를 먹고 저도 나이를 먹었겠죠. 약간 중력을 받는 거예요. 저라는 인생의 중력을 받으며 이야기의 고도가 내려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런 시기가 있고, 장편도 하나 말아먹었고요.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다 다시 조금씩 부력이 올라가는 느낌이 들어요. 픽션의 고도라든지, 한마디로 뻥이 더 심해졌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죠. 여덟 편의 이야기를 교정지 상태로 보다 보니 이번 이야기들은 다 저라는 영토에서 촉발해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사후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Q. 표제작

2026.03.25
[문장의소리] 관성을 벗어나는 탈주선 만들기 with 강상헌 시인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36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강상헌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강상헌 시인 (https://www.instagram.com/pheliaoh) 2018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첫 시집 『유원지 왔니?』를 출간했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강상헌 시집『유원지 왔니?』수록 시「문예 비창작」 중에서 00:55 자기소개 & 근황토크 05:30 유령이...유원지 왔니? 10:50 구테 로이테 (안돼 나갈 수 없어) 20:15 시쓰기에 있어서의 '탈주' 25:43 '우리는 웃으며 자리를 파했다'는 실화입니다 30:33 상헌 시인님께 사랑이란? 35:47 맨몸 운동과 와인 40:30 책낭독 43:23 출연소감, 향후계획 [주요내용] Q. DJ 우다영 : 시집 출간 후 바쁘게 지내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강상헌 시인 : 이번 달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고요. 1월에 북토크 한 번 하고, 12월에 책 나와서 출간 파티를 제가 열었어요. 그걸 하면서 유난 좀 떨고, 한 번에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Q. 첫 시집인 『유원지 왔니?』를 출간하며 느끼신 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A. 이 시집이 저의 20대를 결산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20대에 많은 걸 두려워하고 망설이고 주의력 결핍도 심하고 사랑도 많이 하고 친구도 많이 사귄 순간들이 녹아 있고, 그때의 고민이나 번뇌가 많이 담긴 시집이지 않을까 싶고요. 지금의 제가 이 시집 속 화자와 비슷한지 생각했을 때는 조금 멀어져 왔다,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때 하던 고민을 하고 있나 되물어봤을 때 안 하는 것도 같고요. 시간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저와는 거리가 있는 시집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유원지 왔니?』의 표지에서 어떤 느낌을 주고 싶으셨는지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A. 제가 책을 낸 곳이 출판사 ‘봄날의 책’인데요. 여기는 표지에 랩핑이 되어 있어요. 거기에 제목이 쓰여 있는데, 제 시집의 제목이 『유원지 왔니?』 잖아요. 표지에는 유령의 얼굴이 있고요. 유령이 유원지 왔는지 물어보는 거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저렇게 크롭을 요청했어요. 원래 유령의 얼굴은 전체 그림상에서 희미하고 작게 등장하거든요. 출판사에서 작가가 원하는 표지를 고를 수 있게 먼저 주시고요. 컨텍해서 성사가 되면 실을 수 있게 되는데, 저는 다행히도 제가 몇 년 전 미술관에서 근무할 때 전시하셨던 작가님의 작품을 실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어서 골랐어요. Q. 목차는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성하시며 시인님께서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A. 아마 모든 작가들이 그렇겠지만, 직관적인 가독성을 가장 신경 쓴 것 같아요. 원래는 5부 구성이었는데, 친구

2026.03.18
[문장의소리]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잘 쓴다 with 이정원 소설가, 황예솔 소설가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35회는 [신춘문예 특집]으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이정원 소설가, 황예솔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신춘문예 특집 : 설레는 새 출발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하는 시간입니다. [작가소개] 이정원 소설가는 202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라이브」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황예솔 소설가는 202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호버링」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https://www.instagram.com/goingfromhome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이정원 소설가의 단편소설 「라이브」 중에서 00:55 자기소개 & 신춘문예 당선축하 03:13 처음 소설을 쓰게된 계기 09:37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잘 쓴다 11:30 '게임'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을 버티는 방식 18:15 마라탕 그리고 별점 25:10 도망치기 vs 멈춰있기 33:14 수상 전 나에게 건네는 한 마디 36:00 책낭독 41:20 출연소감, 향후계획 [주요내용] Q. DJ 우다영 : 두 작가님 모두 올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는데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순간이 아직 생생하실 것 같은데, 그날의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이정원 소설가 : 저는 처음에 실감이 잘 안 났었고, 전화 받았을 때 제가 ‘헐’ 이러고 얼어있었거든요. 주변에서 축하를 많이 해주시니 실감이 났던 것 같아요. 며칠 뒤에 그런 글을 봤는데, 어떤 감정을 ‘헐’이나 ‘대박’ 같은 말로 퉁치지 말라는 것이었어요. 좀 뜨끔했어요. 황예솔 소설가 : 저는 전화 받았을 때 주말이었어요. 홍대에서 친구랑 한 해의 회고를 하며 어땠는지 이야기하고, 저녁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 거예요. 제가 순간 들었던 생각이 ‘어디 웨이팅 걸었나?’였어요. 받았는데 《한국일보》라고 해주셔서 그때부터 최대한 침착하려고 애를 썼던 것 같고, 두 손으로 받아 들고 ‘네 맞습니다’하며 ‘감사합니다’ 했던 것 같습니다. Q. 두 작가님께서 소설을 쓰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많은 장르 중 특히 소설을 선택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A. 황예솔 소설가 : 저는 고등학생 때 담임선생님께서 국어 선생님이셨어요. 그때 교과서에 신경숙 작가님의 「외딴 방」이 나왔는데, 그 선생님께서 소설을 설명해 주시는 걸 듣다가 제가 삶에서 막연하게 느껴왔던 외로움 같은 감정을 콕 집어 위로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수업 시간에 혼자 문득 ‘난 어쩌면 소설가가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정원 소설가 : 저는 일을 하다가 문예창작과에 다시 입학해서 처음 소설을 썼어요. 그때는 쓰는 것보다 알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좋은 이야기를 읽었을 때 그게 어떤 좋음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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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아메리카노

아아 하나 주세요영하의 잔을 든 이들이 사거리를 건넌다K는 도서관 책상을 향하여 L은 사원증과 넥타이를 매고둘 사이로 번지는 옅은 수증기와 사거리 정적을 가로지르는 발 박자그 정적을 깨는 타건음,얼음컵 부딪히는 소리L은 점심을 먹으면현대적인 트림을 뱉는다스무디나 휘젓던 손을 거두고까칠한 영하의 맛을 삼키는 오후 1시K는 때 되면 알까그 소리 낯설어한잔을 비우지 못한 건잠을 잘 자서일까잠 많던 L어떤 꿈 대신이 시린 걸 삼키고 있을까

2026.04.29 윤선후
탁란

탁란그저 멀리서 지켜볼 뿐이라줄 수 있는 건 고작 이런 조언 뿐이라미안해당하기보단 때리고 살아이 기생적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면단지 그 안에서라도 위에 서호의에 보답하려 하지말고 이용해그 삶이 고독할 것이란 건나도 누구보다 잘 알아 그렇지만 그게 살아남는 단 하나의 길인걸너는 또 하나의 길을 찾아내 행했으면 좋겠지만줄 수 있는 건 고작 구차한 조언 뿐이라미안해그런데 어째서 대답하지 않는거지?그 지독한 침묵으로 나를 심판하려는거야?둥지조차 지을 줄 모르는 나를 원망하는거야?네가 인생의 전부를 남에게 맡긴 후의 처절함을 알아?내 무능력함에 얼마나 절망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아?오직 혼자 뿐이었던 삶의 끝없는 외로움을 알아?

2026.04.29 가을벚꽃
소설 더 이상 아류가 아닌

예은은 벌써 4시간째 노트북 앞에 앉아서 고뇌 중이었다. 글이 전혀 써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시곗바늘은 새벽 5시를 향해 달려가고 창밖으론 서서히 동이 터왔지만, 예은의 커서는 조종사가 사라져 버린 비행기처럼 그저 깜빡이기만 할 뿐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제자리에 멈춰 버린 제 주인과 꼭 닮은 모습이었다.“문장이 떠오르질 않아······.”예은은 그런 사람이었다. 실력은 안 되지만 쓸데없는 완벽주의 성향 탓에 이도 저도 못하는 사람. 그녀는 늘 장편 소설 집필에 도전했지만, 뭐든 처음이 완벽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초반부를 다듬는 데만 몇 달을 쏟았고, 그 후 지쳐서 원고를 포기해 버렸다.그런 예은이 찾은 방법은 안타깝게도 ‘남의 것을 적절히 모방하는 것’이었다. 남의 책, 영화, 혹은 인터뷰 등을 짜깁기해 가져오면 글쓰기가 배로 수월했다. 덕분에 예은은 하나의 아류 작가로 남을 수 있었고, 이것은 작가라는 신분에 있어서 퍽 불명예스러운 것이었다.“아니야, 이대로는 안돼······.”혼잣말을 연신 내뱉으며 자세를 고쳐 앉은 그녀는 자판 위에 손을 올리고 뭐라도 써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용도, 등장인물도, 하다못해 장르도 정해지지 않은 소설이 잘 굴러갈 리 만무했다. 그것은 이야기를 쓴다기보단 배설하는 것에 가까웠다.“좋아, 일단 로맨스를 써보는 거야.”‘남자는 여자와 함께 맛집이라고 소문이 난 치킨집에 들어갔다. 남자는 여자가 치킨을 먹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자기야, 입가에 닭 다리가 묻었잖아.” ― 그렇다, 실제로 여자의 입가에는 닭 다리가 붙어 있었다! “아이고머니, 몰랐네!” 여자가 말했다. 남자는 그 닭 다리를 떼어 한입 베어 물었다. 그 순간 밖에서 운석이 쾅!!!’세상 이런 어이없는 소설이 있을 수가 있는가. 그녀는 백스페이스를 연신 두들기며 남은 한 손으로 머리를 틀어쥐었다.한숨을 내쉰 예은은 글쓰던 창을 끄고 메일함을 열어 보았다. 이전에 원고를 투고했던 출판사에게서 메일이 와 있었다.메일의 내용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했다. 문장은 깔끔하나 이미 많이 본 이야기라는 것, 특정 작가와 도입부가 너무 겹친다는 것(이는 예은이 그 작가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령 수정한다고 해도 뿌리가 같기 때문에 결국 같은 나무일 것이라는 것. 한 마디로, 예은이 무언가를 베꼈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있는 메일이었다. 예은은 쓰린 마음을 뒤로 하고 메일 창을 닫은 뒤 원고를 휴지통에 처박았다.그녀에게도 빛나던 시절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출간한 책은 기대보다는 잘 팔렸으며, 학생 때는 교내 백일장 대회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필력으로 상도 종종 탔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그녀는 지금 잿빛을 띠며 대중에게 차츰 잊혀 가고 있었다. 다 타버린 양초같이 볼품없는 신세였다.“막히기만 하는 인생이야······. 아니야, 난 행복하다, 하하하, 난 행복하다! 행복해, 너무 행복해! 아하하하!”드디어 반쯤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억지로 웃으며 자신의 뇌를 속이던 예은. 그녀는 지금 당장

2026.04.29 마스터쿤
수필 저 별은 어디로

아, 이래서 별이 사라지는구나. 각종 창작물에서 ‘현실에 부쳐 꿈을 포기한 존재’를 찾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 또 보통 그 때 말하는 ‘현실’은 꽤 극단적이지. 가족 중 누가 도박에 중독되가지고 온갖 가산 다 탕진하고 빚만 물려줬다던가, 부모님이 바람 펴서 공중분해 된 집안, 불의의 사고, 등등……. 뭐라도 써야지, 강박에 가까웠던 의지도 이제 반년이 넘어간다. 내신 끝났지, 수능 끝났지, 대학 붙었지, 어제 전공 중간고사 성적 보니까 내가 오십 명 중 삼 등이더라, 자랑은 아닌데. 내가 대학 여섯 개 중 다섯 개 떨구고 마지막 하나만 겨우 붙어가 불안과 자괴감과 기타 등등 오십육 개의 감정에 휩싸여서 끙끙댈 때는 그냥 힘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 마음 상처 얼추 나아지고 한참 방학에 뒹굴거릴 때는 되려 시간 넘치지 자극 없지 창작의 환경이 안 되어서 그런갑다 했지, 지금은 적절한 시간에 이런저런 자극도 참으로 풍부한데 대체 왜? 하단 글자 수를 보면 이제 공백 포함 오백 자의 벽을 넘어서고 있다. 뭐, 실은 아예 펜 놓은 건 아녔어. 생각에서 그친 거, 제목만 대충 써둔 거, 꽤 각이 잡힌 거, 이거저거 많았다니까? 근데 끝을 못 내겠어. 사실 지금도 더 이상 뭘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용두사미 사두용미 다 아니고 그냥 사두사미인 것 같은데…… 이건 그냥 내 잡소리 배설이잖아! 제목은 무슨 감성 그득한 단편 소설 생각나게 지어놓고는. 언제 한 번 그러한 의문에 빠진 적이 있었다. 베스트 도전이라고 네이버 웹툰에서 아마추어 중 프로? 준프로? 뽑아다가 여기서 놀아라 하고 만든 곳이 있는데…… 중간에 말 하나 없이 사라진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 공지라도 했으면 양반이지, 심지어는 정식 연재 한다 올려놓고 사라진 인간도 발에 채게 널렸고. 질문은 둘이다. 하나, 자기 색채 잔뜩 담아 별빛 팡팡 내뱉던 것들은 죄 어디 갔을까? 둘, 나는 왜 글을 못 쓰고 있었나? 이와 비슷한 논제로 답 찾고자 시도한 글이 두 편 있다. 하나는 ‘잘 살 필요’라고 올해 1월 13일에 쓰던 거고 남은 하나는 ‘사라진 별은 어디롬’이라고 올해 4월 8일에 쓰던 건데 전자는 번아웃인가 싶다가도 번하지 않았으니 아웃 아니냐고 농이나 치고 앉았고 후자는 제목조차 오탈자 만든 마당에 뭐 내용이 있을까! 작금의 시도가 가장 성공적이다. 어차피 질문 둘 다 같은 내용에 방향성만 다른 꼴이니 함께 답하자면 ‘감’의 부재? 내가 말했다만 나도 어이없는 답변이다. 애당초 답을 찾는 게 의미가 있나. 그냥 안 쓰이는 거지, 안 쓰는 경우도 있을 테고, 못 쓰는 경우도. 이 모든 걸 포괄할 수 있는 게 그나마 감의 부재가 아닐까. 결국 사두사미군, 굉장히 급하게 끝내는 감이지만 이만하면 내가 하고픈 얘기는 다 했다. 배설에 가깝기는 해도 내가 쓰는 글이라는 게 언제부터 그리 고귀했다고! 가뜩이나 요즘 현실 어찌나 고단한데 왜 글이 안 쓰이지 이딴 답도 제대로 안 나오는 참 고귀하신 생각 놓고 조금이나마 짐승처럼 살아보자, 나도, 댁도!

2026.04.29 이해
수필 *후배에게-3월에 다시 베어 문 한여름

글을 쓰는 모든 문우. 글티너 여러분들 모두 안녕한 계절을 보내고 있을까요? 저는 2026년 3월 대학교에서 캠퍼스의 봄을 맞이하며 지금까지 글틴에 남겼던, 흔적들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특히 작년 수상집에 실었던 <시간 무빙워크>의 작가 노트를 <한여름을 베어물며>의 작가노트를 쓰기 위해 계속 바라봤답니다. 그런데 <한여름을 베어물며>를 읽을 때마다 감정을 잡기가 힘들어지네요. 아마도, 위 소설의 일부가 제 삶의 이야기라 그런 거 같습니다. <한여름을 베어물며>는 제 꿈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24년 고등학교 자퇴 이후 학교와 함께 물에 잠겨 허우적거리는 꿈을 자주 꾸었습니다. 아마도, 미련 때문이겠죠. 저는 기침 틱과 기관지염, 천식 등이 결합 된 기침이라는 문제로 고등학교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었습니다. 기침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기침과 더불어 이명과 같은 고통이 찾아왔으니까요. 이런 ‘나’라는 한 사람과 같은 반 친구들을 위해 담임 선생님은 자퇴를 권유했고 저는 그 권유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럼에도 사람인지라, 담임 선생님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해 가는 마음과 함께 서운하고 미움의 감정도 함께 듭니다. 그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저 자체도 미웠습니다. 그리고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소복이 쌓여 왔고 결국 꿈으로 그 당시에 표출된 거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글에 녹아버린 감정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그저 살아냈다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괜찮습니다. 내가 지나온 날들을 이겨내 보겠다는 오기가 글을 씀으로 어느 정도는 감정이 품은 감정을 표출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작가 자신이 쓰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제 글은 항상 '나'라는 사람을 담기에 저 역시 그런 감각을 매번 지니며 살아갑니다. 글을 통해서 ‘나’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쩌면,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한여름을 베어물며>를 쓰지 않고, 자퇴와 건강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짐작합니다. 한 발 짝 움직이는 오기조차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집에서 유튜브나 쇼츠 같은 것들로 시간을 보냈을 거라고. 자신이 담긴 글은 자신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계속 상처를 마주하고, ‘나’ 자신을 마주할 때, 힘들고 벅차고 아프겠지요. 그런데도, 끝까지 글을 쓰는 ‘나’를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한 발 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한 번 오기로 밀어붙여 보세요. 여러분에게 글틴은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 힘든 일이 있거나, 살기 위해 쓴 단상들 혹은 문학들을 표출하고 알려주세요. 저 역시 글틴을 만나면서 저를 끝까지 붙들며 쓸 수 있게 만들어줬습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멘토님과 수많은 글틴 관계자, 글티너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한 번 손을 뻗어주세요. 형식적인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언제나 뒤에서 늘 응원하겠습니다. <작가 노트>로 진심을 적어 내릴 수 있게

2026.04.29 송희찬
감상&비평 인간들의 사랑법 - 허진호의 <봄날은 간다>

나는 지금까지 소위 멜로나 로맨스라고 불리는 것들을 최대한 피해왔다. 그것은 사랑에 관한 창작물들이 대게 어색함과 민망함으로부터 파생된 억지스러운 산물이라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특히 인물들이 서로 사랑하는 과정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던 적이 적지 않다. 남녀가 사랑하는 순간이 과장되거나 정적으로 묘사되면 그것이 사랑적/사실적이다라고 느껴지기보단, 극적이라는 인상이 더욱 크게 남았다. 그 때문에 사랑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항상 유보적이었다. 물론 특정한 창작물에서 사랑을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는 순간, 작품의 주요한 부분들이 종종 무시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내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적어도 허진호 감독의 2001년작 를 보기 전 까지는 말이다. 가장 사랑적인 방식으로 사랑에 대해 말하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는 사랑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해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멜로라는 장르로 프레임이 씌워진 이 영화는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영화는 주인공 상우와 은수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성장 뿐 아니라, 상우와 그의 아버지, 아버지와 할머니, 백종학과 은수의 관계를 포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들 또한 담아낸다. 상우는 영화의 초반에 기차역에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할머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할머니가 치매에 걸렸다고 어림짐작하며 무심하게 묻는다. “도대체 누구를 기다리는 거야?”. 상우는 기다림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우가 기다림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은수를 만나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면서부터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있던 상우는 어느 순간부터 은수를 기다리게 된다. 이를 통해 상우는 기다림을 스스로 이해하게 된다. 즉,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 기다림은 곧 사랑으로 변모해서 타자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상우가 은수를 기다리는 만큼, 은수 또한 이른 새벽부터 고속도로에 나와 상우가 자신에게 오기를 기다린다.요컨대 사랑이란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로 합쳐져 연대하는 행위를 뜻한다. 대나무를 흔드는 상우를 따라 대나무를 흔드는 은수, 라면을 끓여준 은수에게 라면을 끓여주는 상우, 밥을 먹는 상우에게 밥을 덜어주는 은수의 형상은 서로가 연대해가는 과정을 훌륭하게 포착해 낸다. 영화의 중반부에 이르면, 상우와 은수 서로 하나가 된 것 마냥, 비가 흐르는 은수의 집을 따라 상우의 집에도 비가 내리게 된다. 특히 늦은 새벽 고속도로에 쭈구려 앉아 상우를 기다리던 은수가 먼 지역에서 택시를 타고 온 상우를 보고 그에게 달려가 안기는 영화 속 한 장면은, 멀리 떨어져 있던 것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수한 사랑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듯하다.영화에서 강박적으로 보일 정도로 간결하고 단조로운 카메라 앵글은 영화를 더욱 세련되게 만든다. 특히 이 영화에는 타 멜로 영화에 으레 있을법한 주인공을 향한 클로즈업이 있지 않다. 오히려 롱 쇼트를 사용해서 인물과 배경을 함께 보여주는 식이다. 이런 연출은 인물을 둘러싼 공간성에 집중하게 만듦으

2026.04.29 화자
소설 이방인의 언어(퇴고)

한 남자는 앞에 보이는 광경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언제나처럼 보이는 시장 풍경에선 언제나처럼 보이는 진상이 보였다."아니 이거 할인좀 해달라고!!"남자는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나를 생각하지만, 원래 그랬다.남자의 인생은 원래, 진상으로 넘쳐났다. 남자는 평소와 같이 참으려 했다. 평소와 같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려 했다. 친구들이 문득 생각났다. 남자는 속이 불타는 것을 느꼈다."이 씨발."한국어를 이것 밖에 모르던 남자였다. 속이 시원해짐을 느꼈으나, 대가가 있는 시원함인 점 또한 남자는 알고 있었다.여자는 남자의 뺨을 때렸다. 남자의 목이 돌아갔다. 꺾이는 듯한 감각 또한 느낀 남자의 눈에선 눈물이 찔끔 흘렀다. 남자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정신이 아득해지며, 여러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졌다.그 중 하나의 기억에, 몰입되기 시작한다.1남자는 가방에서 공책을 꺼내고 볼펜을 꺼냈다. 눈앞에 보이는 불국사를 보며,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국인을 보며, 남자는 한숨을 쉬었다. 볼펜을 손에 쥐었다. 첫 문장을 썼는데,【存在着一种超越"美"的孤独。(미를 뛰어넘는 고독함이 존재한다.)】중국어로 쓰고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했다. 참혹한 일을 당한 어머니였지만, 남자는 언제나 어머니를 원망했다. 모든 일의 시작이 어머니였으니 말이다.독경 소리가 들렸다. 어딘가에서 들어본 소리였다. 남자는 옛적에 썼던 일기를 봤다.2남자의 어머니는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집안 대대로 우육면을 팔았던 집안의 장녀였던 어머니는, 언제나 기름진 냄새가 가득한 가게에서 사람을 볼 수 없었다. 우육면 가게는 유명하지 않았고, 팔리지 않았고, 집안의 돈은 부족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의 아버지는 도박을 했다. 장남인 오빠는 집에서 뒹굴뒹굴 구르며 밥을 기다렸고, 어머니의 어머니는 언제나, 다크써클이 자욱한 상태로 우육면을 만들었다. 어머니는 정말 어쩔 수 없었다고, 훗날 남자에게 진술했다."그럼에도 행복했었지, 근데 있잖아? 나의 아빠가 결국 빚을 10억이나 만들었어."어머니는 울었다. 이유는 둘째치고, 해결해야 했다. 그때 한국인 사업가가 나타났다."딱 한번만 관계를 가지면.... 갚아준뎄어..."한국인 사업가가 남자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한국인 사업가는 사라졌다. 남자와, 어머니만 남은 중국에서 남자는 아빠 없는 놈이었으며, 중국인도 아니고 한국인이었다. 친구들은 남자를 끼워주지 않았고, 친구들은 남자를 때렸다.남자는 몸에 작렬하던 각목 소리와 친구들의 웃음소리를 기억했다.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하던 하루를 기억했다. 남자는 그런 하루에 갇혀버렸다. 언제나 맞고, 언제나 쓰러져 있는 하루, 남자는 구원을 얻고 싶었다. 이 하루라는 감옥에서 나가고 싶었다.나가진 못했지만, 나간 기분을 주는 장소가 있었다. 남자는 언젠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 보았던 절의 모양새를 기억했다. 멀리서도 보이는 부처의 장엄함과 독경 소리, 남자는 그것을 들으며, 한 가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부처에게 위탁하면 나 자신은 괜찮아진다'그렇게 남자는 절을 다니게 됐다. 이때 남자가 착각한 것은

2026.04.29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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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소식 2026년 문학레지던시 상반기 입주작가 모집

2026년 문학레지던시 상반기 입주작가를 모집합니다.(서울프린스호텔, 협성마리나 G7, 남이섬 호텔정관루)☞ 공고문 바로가기 : 지원사업 찾기 | 아트누리 ☞ 공고문 바로가기 : 지원사업 찾기 | 아트누리

2025.11.18
문장소식 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안내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5. 5. 12(월) ~ 5. 16(금) 23:59 ㅇ 발표 : 5. 23(금) ㅇ O.T : 5. 28(수) 16:00 / 대학로 예술가의집 (*선정자 필수참석)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지원서 제출 시, '글틴 월 장원 선정 공지글 스크린샷', '문장청소년문학상 상장 혹은 상패, 수상 공지게시글' 등 첨부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문장웹진 20주년 맞이 과거 문장웹진 콘텐츠 취재 1회 의무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수료증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비 지급(콘텐츠 1건당 30만원/원천세 포함) ㅇ 활동비와 별도로 취재에 필요한 인터뷰 비용 지원(총 3회) ㅇ 문장서포터즈 굿즈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알림광장>문장공모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 kml3108@arko.or.kr

2025.05.08
문장소식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얼리버드 댓글 이벤트)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 ㅇ 이벤트기간 : 2024. 11. 27(수) ~ 12. 6(금) ㅇ 당첨인원 : 30명 ㅇ 당첨경품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앤솔러지 소설 및 에세이 각 1권(총 2권) / 출판사(아침달) ㅇ 참여대상 : 문학광장 회원 ㅇ 당첨자발표 : 개별안내(별도 공지없음) ㅇ 참여꿀팁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의 많은 원고에 댓글을 달수록 당첨확률이 올라갑니다. ㅇ 유의사항 - 이벤트 참여 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수집한 개인정보는 이벤트 경품 발송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문학광장 회원가입 시 등록한 연락처로 안내하오니 회원정보를 꼭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 당첨 사실 안내 후, 일주일 이내 회신이 없으면 당첨이 취소되오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ㅇ 문의 : 061-900-0326

2024.11.27
문장소식 2025년 1분기 소설가의방 입주작가 모집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