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공개방송 :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 특집(박민정, 박서련 소설가)
- 작성일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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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공개방송 :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 특집(박민정, 박서련 소설가)
- 여성, 그리고 글쓰기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
문장의 소리와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이 함께한 10월 특집 공개방송!
여성, 그리고 글쓰기
”
글 정원(에디터), 사진 문학광장
바람에서 가을 향기가 물씬 느껴지던 지난 10월 16일, 마로니에 공원 예술가의집 3층에선
‘사이버 문학광장 – 문장의 소리’와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이 함께한 특집 공개방송 〈여성, 그리고 글쓰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가령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라고 했던가요.
에디터 역시 오후 7시 방송을 한참 앞둔 5시부터 설레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생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는 예술가의집으로 향했는데요.
저 멀리 진행을 맡아주실 최진영 소설가와 〈여성, 그리고 글쓰기〉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실 박민정, 박서련 소설가의 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원래대로라면 함께 해주실 관객 분들로 북적여야 할 공간이 코로나로 인해 다소 한산해 보이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도 분주하고 뜨거웠습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함께해주실 분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수차례의 리허설은 물론, 〈문장의 소리〉 제작진들과 영상 제작진의 열띤 회의가 방송 직전까지도 계속되었어요.
드디어 두 분 작가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먼저, 박민정 작가님은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고, 김준성 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설집으로는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아내들의 학교』,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 『서독이모』를 쓰셨고, 최근 소설집 『바비의 분위기』를 출간하셨죠.


박서련 작가님은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시작으로 독자의 곁에 다가와주셨습니다.
2018년에는 한겨례 문학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과 『마르타의 일』을 쓰셨고, 최근에는 장편소설 『더 셜리 클럽』을 출간하셨어요.

세 분이 나란히 앉으신 모습을 보니, 보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마침내 찾아온 여러분과의 ‘랜선’ 만남:)
예술가의집엔 침묵과 함께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는데요. 우리의 문장지기가 조심스럽고 또 설레는 마음으로 모니터링에 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시간 채팅으로 여러분과 소통하며, 정성스레 답변을 남겨주기도 하셨죠.

이날 방송은 윤이형 작가의 단편소설 「작은 마음 동호회」의 일부를 최진영 DJ의 목소리로 감상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 딸로 살아가던 여성들이 글쓰기 모임을 만들고, 독립 출판으로 첫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요.
이들에게 ‘글쓰기’란 진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또 세상에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죠.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터라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남겨주는 댓글과 질문을 읽으며 〈여성,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는데요.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과 함께하는 특집 방송이었던 만큼 첫 번째 질문으로 ‘백일장 수상 노하우를 전달해 달라!’는 미션이 던져졌습니다.
박민정 소설가는 단호하게 “없다!”라고 말해서 현장과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
박서련 소설가는 ‘복권을 사야지 복권에 당첨된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많은 백일장에 나가면 하나는 수상할 수 있을 거다, 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습니다.
Q. 최진영 : 시청자가 남겨주신 질문입니다. 글을 쓰면서 ‘이것’만큼은 꼭 지킨다! 라는 게 있으실까요?
A. 박민정: 어떤 장르의 글을 쓰느냐에 따라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항상 생각하는 건 ‘목에 기름치지 말자’입니다. 기름기 있는, 느끼한 말을 하지 말자, 고 생각하며 임하는 것 같아요.
A. 박서련: ‘마감’이죠. 저는 좀 강박적으로 ‘당일 오전 내로 원고를 보내야 한다. 그 이후면 나는 늦은 거다’ 라는 생각이 있어요. 물론 늦은 적은 많지만요.(웃음)
Q. 최진영: 박민정 작가님 『신세이다이 가옥』에 보면 다소 가부장적인 할머니가 주인공으로 나와요. 작품을 쓰다가 내 안에 내재된 남성의 언어랄까, 그런 것들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A. 박민정: 제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여성 작가로서 이중적인 모순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성 서사’를 쓰는 작가로 여기에 앉아있지만 저는 오랫동안 공부하고 사랑해온 문학이 어쩌면 굉장히 여성 혐오적이고, 또 나의 여성적인 발화를 억누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그런 언어나 기법, 시선에 익숙해져 있는 내가 ‘과연 어떻게 좋은 여성 서사를 쓸 수 있을 것인가’가 정말 큰 고민이기도 하고요. 우리가 고전이라고 읽어왔던 작품들을 통해 길들여지고 단련된 문장들은 남성적인 언어와 표현이 많은데 저는 이것을 전부 다 표백하고 제거해야 한다 라기보다는 ‘그런 것들이 존재한다’ ‘그런 것들이 그러하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A. 박서련: 저는 요즘말로 ‘유교걸’인데요.(웃음) 저 스스로는 저를 폭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를 굉장히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가 처한 상황을 인정해야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치 알코올중독자 모임에서 “나는 알코올중독자입니다”를 소리 내 말함으로써 시작하는 것 처럼요. 일단 저는 이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주류의 폭력성에 순응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인정하는 지점에서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하는 서사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파괴하고 싶은 스스로의 어떠한 부분들, 목격해온 많은 것들을 차곡차곡 남겨두었다가 소설에 녹여내려고 노력하죠.
두 분의 말씀을 듣고 한 시청자 분이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라는 말을 남겨주셨는데요. 이에 세 분 작가님과 시청자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메시지가 이어지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Q. 작품에는 여성다움에 대한 강요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과도한 혐오나 경멸이 담기기도 합니다. 두 분 작가님은 이런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A. 박민정: 작품에 있어 ‘여성다움’이라는 게 무엇이냐, 라고 이야기한다면 제가 예전에 읽었던 길리언 플레인의 『나는 언제나 옳다』가 떠오르는 데요. 그 작품에는 같은 여자가 봐도 싫어할 만한, 정말 멍청한 여성이 등장해요. 일전에 어떤 행사에서 “작품 속 어떤 여성 인물이 나올 때 못 견디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 있는데 그때 그 인물을 떠올리며 답했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아, 나도 참 똑똑하지 못 하네’ 싶은 거예요. 사회에서 비난받을 만큼 멍청하고, 지저분한 여성이지만 그런 여성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등장하는 작품이 또 흔한 건 아니잖아요.
A. 박서련: 어떤 문화권에서는 히잡이나 부르카를 쓰는 것이 여성성의 표현이고, 또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타문화권에서 그런 문화가 오히려 여성성의 억압이라면서 히잡을 억지로 벗겨내려는 시도를 취하곤 하는데, 그 사회의 여성들에겐 하나의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거든요. 우리는 그 사회에서 살아본 적 없고, 그 사람이 되어 본 적도 없고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죠. 그런데 한 사람이 표현해내는 여성성의 일부분에 대해 타인의 시선으로 너무나도 쉽게 재단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되어보기 위해 문학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고, 이런 여성성, 저런 여성성이 많은 작품을 통해 표현되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과 ‘글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은 이어지는 여러 질문을 통해 계속되었습니다. 다소 심오한 주제를 진지하게, 때론 재치 있게 풀어내며 탁월한 완급조절을 보여주신 두 분 작가님의 말씀에 절로 박수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많은 분들도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공감의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이어지는 순서는 두 작가님이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아끼는 문장을 낭독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문장을 찾아오셨는지 만나볼까요?
〈박민정 작가가 선택한 『바비의 분위기』 속 문장〉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해였다. 날마다 교문 앞에서 작은 상자에 병아리를 풀어두고 한 마리에 백 원씩 파는 병아리 장수가 있었다. 친구들이 죄다 병아리를 한 마리씩 사서 검은 봉지에 담아 들고 가던 날, 나도 얼떨결에 병아리를 샀다. 참새도 무서워할 만큼 겁이 많았는데 그땐 친구들에게 뒤처지기 싫었던 것 같다. 집이 가까워져 오자 손에 받쳐둔 병아리가 갑자기 무서워지기도 했고, 대체 이걸 집에 데려가서 뭘 어쩌자는 건가 싶기도 했다. 고모가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순간, 병아리를 등 뒤로 숨겼다. 고모는 그때 빨간 책가방을 맨 내가 움찔하며 눈치를 보는 모습, 뒤로 숨긴 병아리가 삐약 하고 소리를 냈을 때 새빨갛게 달아오르던 얼굴을 보며 이 아이에게 모든 것을 주리라고 다짐했다고 했다.”
박민정, 『바비의 분위기』 중 「숙모들」에서
박민정 작가님은 위의 문장을 본인의 소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흔치 않은 따듯한 장면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치만 읽으면서 갑자기 따듯하지 않은 것 같다, 라며 의견을 번복하시기도 했는데요.(웃음) 박민정 작가님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서일까요? 저는 방과 후의 그림과 어린 아이의 시선을 통해 그려내는 따듯함을 보았습니다, 분명 보았습니다!
〈박서련 작가가 선택한 『더 셜리 클럽』 속 문장〉
“셜리에게. 에밀 리가 이미 멋진 편지를 써서 나는 그리 할 말이 없다. 네가 찾고 있는 사람도 혼혈이라고 했지? 여러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은 그 문화적 배경에서보다 그들을 사랑해주는 사람들 안에서 정체성을 찾게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안에서 우리가 된다. 네가 찾고 있는 사람에게 네가 주는 사랑이 그 사람을 완성해줄 거다. 건강해야 한다.”
박서련, 『더 셜리 클럽』 중에서
박서련 작가님은 소설을 쓰다 보면 소설 속 인물이 스스로에게 해주는 말 같아서 어떤 문장의 경우에는 되게 와 닿고 너무 감사하고 다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이 소설에선 위의 문장이 바로 그러했다고 답해주셨어요.

따끔하지만 반드시 고민하고, 또 이야기되어야만 하는 주제를 두 분의 작가님과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위로와 공감이 가득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문장의 소리 X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 특집 공개 방송이 마무리되었는데요.
100여 분의 시청자가 ‘여성’과 ‘글쓰기’에 대해 실시간으로 귀 기울여주셨습니다.
비록,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지만 마음만큼은 가까이 이어져 두 분 작가님의 이야기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셨기를 바랍니다.
문장의 소리 공개방송 : 마로니에백전국여성백일장 특집편은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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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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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지기
- 2026-09-23
앞과 뒤가 같아지고, 알고 있던 것이 낯설어지는 순간. 우리가 안다고 믿었던 것들 사이에 틈이 생기면 익숙했던 세계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바로 그 어긋남에서 이전에는 없던 질문이 생겨납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최책근' 코너에서는 언어와 언어, 가능과 불가능 사이에서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내는, 김뉘연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김뉘연 시인 시인, 편집자. 워크룸 프레스와 작업실유령에서 일한다. 시집 『모눈 지우개』, 『문서 없는 제목』, 『제3작품집』, 『이것을 아주 분명하게』, 소설 『부분』 등을 썼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엎드러지다」 낭독 01:41 흰흑이라는 공간의 가능성 05:44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12:16 시 낭독 「찻집에서」 14:22 시 밖에서 만나는 시 25:41 시 낭독 「가늠하는 돌」 28:14 공연을 상상하며 쓴 시 29:22 시집의 형태 33:17 시인의 하루 사용법 39:59 시 낭독 「왼쪽의 아래」 42:56 마무리 [주요내용] Q. 신작 『흰흑』 소개 부탁드려요. A. 이번 시집은 언어가 어떻게 놓이고, 서로 다른 말들이 어떻게 만나면서 의미가 달라지는지를 많이 생각하며 만든 시집이에요. 제목 『흰흑』도 그런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청색·갈색’ 연작을 쓰고 시인의 말을 고민하다가,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는 말들이 한 문장 안에서 만나 새로운 공간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집의 1부와 3부에 배치된 ‘청색·갈색’ 연작도 언어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시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작업입니다. 두 부분이 완전히 맞아떨어지는 대칭보다는, 조금 움직여 있는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Q. 문학과 디자인이 다원예술과 만나는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문장이 종이 위를 벗어나 시공간 속에서 새롭게 구현되는 과정을 실험해오셨습니다. 관련하여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어요. A. 저도 처음부터 그런 작업을 계획했다기보다는 우연히 제 짧은 글들을 보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분들이 협업을 제안해주면서 시작된 경우가 많아요. 전시를 위한 글, 공연을 위한 글처럼 작업의 형식이나 조건이 먼저 주어질 때가 있는데, 저는 그 조건을 제한이라기보다 글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주어진 형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시가 다른 몸을 가져볼 수 있는지 실험해보는 거죠. 「가늠하는 돌」도 그런 맥락에서 쓴 시예요. 조용히 작은 공연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이 문장들이 실제로 공연된다면 어떻게 움직이고 들릴지 상상하며 썼습니다. 글이 종이 위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수행될 때 어떻게 달라질지를 생각해보는 작업이기도 했어요. Q. 김뉘연 시인님의 평범한 하루에 대해 들어볼게요. 평소 어떻게 지내시나요? A. 매일 시를 쓰는 편은 아니에요.
- 문장지기
- 2026-09-16
기계의 답은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를 위협한다면, 인간이 사라지면 된다는 것. 하지만 삶이 언제나 그렇게 간단히 계산될 수 있을까요. 합리적 판단이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이 시간에는 『이름 없는 것들의 밤』을 펴내신 정보라 작가님과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상하고 끈질긴 가능성을 들여다봅니다. [작가소개] ㅇ 정보라 소설가 소설을 쓰고 폴란드 문학과 동유럽 문학 작품 번역을 한다. 2022년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다.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의 장편소설과 『저주토끼』 『아무도 모를 것이다』 『여자들의 왕』 『고통에 관하여』 등의 소설집, 연작소설집 『한밤의 시간표』를 펴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정보라 「밤이 오면 우리 눈에」 낭독 00:46 포항에서 온 정보라 소설가 03:36 멸망해가는 지구를 위한 선택 07:37 흡혈귀가 인공지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10:09 정말 ‘인간’이 문제일까 12:58 ‘기계의 합리’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 16:03 인간이란 대체 무엇인가 20:15 최초의 흡혈인, ‘화장실에 미친 여자’ 31:59 자본주의의 폐해 35:20 분노와 저항, 그리고 사랑의 힘 45:56 마무리 [주요내용] Q. 신작 『이름 없는 것들의 밤』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흡혈귀가 인공지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예요. 인간이 지구의 다른 생명체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판단한 기계가 인간을 통제하고 제거하려는 세계에서, 흡혈인과 인조인간처럼 인간의 경계에 걸쳐 있는 존재들이 맞서 싸웁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문제라면 인간은 대체 무엇인가’, ‘합리적이라는 판단은 정말 옳은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 전쟁과 학살, 노동 현장과 자본주의 같은 현실의 문제들도 많이 들어가 있고요. 결국 폭력적인 집단과 비인간적인 체제에 대한 분노와 저항을 SF와 판타지의 방식으로 풀어낸 연작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인간이 문제라는 말, 정말 인간 전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요? A. 그렇게 뭉뚱그려 말하면 오히려 책임의 소재가 흐려지는 것 같아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과 그 결과를 감당하는 사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든요. 기후위기만 해도 에너지를 과도하게 쓰고 그걸로 이익을 얻는 사람들과, 실제 재난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곳에 있잖아요. 그래서 ‘인간이 문제다’라기보다 누가 문제를 만들고 누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작품에 등장하는 폭력과 저항의 장면들은 현실의 사건들과도 많이 연결되어 있나요? A.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이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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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09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의 씀씀이 코너에는 시와 동시를 넘나들며 삶의 넓고 다양한 풍경을 포착해온 김개미 시인님을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김개미 시인 2005년 〈시와 반시〉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작은 신』이 있고,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및 권태응문학상을 수상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 김개미 「나님」 낭독 00:51 오늘의 씀씀이 | 김개미 시인과의 만남 01:38 PART 1. 같은 눈으로 다른 세계를 본다면 13:03 시낭독 1. 「나는 꽃을 말리지 않아요」 14:47 시의 소재는 어디에서 오는가 20:30 PART 2.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 30:26 깜짝 미션, 황인찬 DJ가 읽는 「73년 후에 항해」 33:42 작품 이야기 | SF 시 「73년 후에 항해」 37:32 PART 3. 시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 41:28 PART 4. 시 쓰는 마음 44:02 마무리 [주요내용] Q1. 동시를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어린이도서관에서 보조사서로 일하던 시기에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시가 잘 써지지 않아 힘들었는데, 『말놀이 동시집』이 되게 명쾌하잖아요. ‘나도 한번 써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는데 뭐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니었어요. (웃음) Q2. 제가 방금 낭독한 「73년 후에 항해」 작품 설명 좀 해주세요. SF 소설은 들어봤지만 SF 시도 있군요. A. 이번에 나온 시집 『이 세상 모두가 적이라면』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어디에 도착할지, 그곳에 정말 행성이 있는지도 모른 채 다른 사람들이 정해준 좌표를 향해 계속 날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세계를 살아가지만, 오히려 그 불확실함이 있기에 무언가를 열망하고 계속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허무를 담되 힘없이 가라앉는 허무가 아니라, ‘에너지가 있는 허무’를 표현하고 싶었고요. SF라는 큰 배경을 사용했지만 문장은 최대한 화려하지 않고 담백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Q3.「나님」도 그렇고 시인님의 작품들을 보면 ‘나’라는 게 중요한 모티브, 생각의 지점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A. 그런 것 같아요. 제 시에는 ‘내 편이 없다’고 느끼는 정서가 강하게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시 「그거면 돼」에서도 평범한 자신을 깨달은 고양이가 마지막에 “그렇지만 나한테는 내가 있잖아”라고 말하거든요. 누군가가 완전히 내 편이 되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내가 나를 돌보고 긍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시간이 내 편이라는 생각도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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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02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최책근' 코너에서는 6년 전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라는 시집으로 우리에게 제주의 발랄한 바람을 불어넣어 주셨고, 6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이별이 올 때 봄도 오는 겁니다』로 돌아오신 분이죠. 이원하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이원하 시인 www.instagram.com/luwonha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에세이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을 펴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여덟 번째 이야기' 01:27 초대 손님 : 이원하 시인 02:24 제주에서 부다페스트, 그리고 파주로 06:32 산책, 걷기의 의미 09:38 첫 번째 낭독「하늘에 말라붙은 구름 오늘은 삼월입니다」 11:25 분단 시와 할아버지 23:29 두 번째 낭독「우리에 대해 떠드는 사람이 그쪽에 없나요」 26:28 다정한 서정으로 품어낸 현실 34:38 이별이 올 때, 비로소 도래하는 봄 36:45 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파주의 그림들 37:42 다음 작품 계획 & 마무리 [주요내용] Q1. 시인님의 첫 시집 정말 좋아하는 시집인데요. 두 번째 시집이 나오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셨나요? A. 원래는 2-3년만에 찾아올 수 있었죠. 원래는 파주 배경이 아니라 부다페스트에서 두 번째 시집 원고를 썼었는데, 그 원고가 엎어지면서(웃음). 저는 엎고 싶지 않았으나, 운명이 그걸 엎어트려서 본의 아니게 시간이 걸려서 작품이 나오게 됐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나서 제주에서 헝가리로 거처를 옮겼고, 헝가리에서 파주로 옮겨 다니는 시간이 있었고요. 부다페스트를 갔을 때가 코로나 시기여서 헝가리 국경이 봉쇄돼 있어서 헝가리인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었어요. 근데 출판사의 도움으로 "이 사람은 책을 쓰기 위해 입국해야만 한다"라고 헝가리 정부에 요청을 했죠. 헝가리 정부에서 "부다페스트에 대한 글은 한국에 있으면서도 쓸 수 있지 않냐"하면서 거절을 했대요. 그래서 제가 머리를 썼죠. "이 시집뿐만 아니라 산문집도 써야 되는데, 산문집에 사진이 들어가야 된다." 그랬더니 한참 뒤에 메일로 허가증이랑 "Welcome to Hungary"라고 답장이 와서 입성을 했죠. 이제 계획된 일정이 끝나고 원고도 썼는데 그 원고가 엎어지면서 파주에 오게 되면서 '이곳에서 한 번 써보자'라며 쓰는 시간을 보냈고요. 지금은 새로운 시집과 산문집 원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2. 분단에 관한 시를 쓰겠다고 생각한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여쭙고 싶어요. A. 앞서 살짝 말씀드렸던 것처럼 부다페스트에서 원고를 쓰고 나서 편집자님께 드렸지요. 근데 편집자님께서 읽어 보시고는 "첫 시집과 비슷한데
- 문장지기
- 2026-08-26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북적북적’ 오늘 모신 분은 영미권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우리말의 고운 결로 옮겨 오시는 분입니다.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자의 바다를 묵묵히 항해하고 계신 박아람 번역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박아람 번역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문학 번역에 관한 논문으로 영어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버터밀크 그래피티』, 『외로움의 책』, 『마션』,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시리즈,『프랑켄슈타인』(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내 아내에 대하여』,『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이카보그』를 비롯해 80권이 넘는 영미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2018년 GKL 문학번역상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일곱 번째 이야기' 01:26 초대 손님 : 박아람 번역가 03:01 태국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 04:49 아무래도, 번역을 시작해야겠다 - 대표작 『마션』 06:43 욕설은 어떻게 번역할까? 12:32 활자 뒤에 숨은 번역가의 진짜 삶 16:23 번역가의 작업 방식, 번역 루틴 25:18 AI 번역 29:44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 36:18 언어의 굴절, 인간의 번역 39:25 마무리 [주요내용] Q. 대표작 이야기를 해볼게요. 앤디 위어의 SF 소설 『마션』인데요. 이 책의 첫 문장이 출간 당시 정말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X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거 원문이 "F***"인데, 이걸 너무 맛깔나게 잘 옮겨주셨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이 책 첫 문장을 첫 질문으로 하실 줄은 몰랐어요.(웃음) 비속어나 거친 욕설 같은 경우는 저도 확신이 안 서서, 일단 질러 놓고 편집자님한테 맡기는 편이긴 해요. "알아서 고치시겠지" 하는 생각도 했었고요. 이 표현이 '살아남을 거'라는 거잖아요. 보통 이런 건 '젠장, 제기랄, 빌어먹을' 이렇게 순화해서 가잖아요. 저는 이게 번역서의 콤플렉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국내 소설에는 정말 센 욕도 많이 쓰는데, 번역서는 완화해야 된다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때 어쨌든 그렇게 옮기고, 굉장히 후련했던 기억이 납니다. Q. 'AI 번역'에 대한 번역가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사실 저는 최대한 흐린 눈을 하고 보고 있어요.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아직은 그 위협이 좀 막연하고 모호한 것 같아요. 편집자님들께도 많이 여쭤보거는데 아직은 AI에 책 번역을 맡기는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들 하시고, 출판 주류는 아닌 것 같아서 애써 외면하고 있어요. Q. 뉴스에도 나오지만, 엉망진창 수준의 AI 기계 번역으로 뚝딱 아무렇게나 책을 내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저는 번역가 이름을 더 보게 되는 게 있어요. A. 박아람 번역가 : 맞아요. 2~3년 전 즈음 교보문고에서
- 문장지기
- 2026-08-19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이 시간에는 7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 『시간의 감촉』으로 돌아오신 은희경 작가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은희경 소설가 1959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과 및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됐고,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1997년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동서문학상을, 1998년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이상문학상을, 2000년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 한국일보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그것은 꿈이었을까』, 『마이너리그』와 소설집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등이 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여섯 번째 이야기' 01:17 문장의소리 첫 출연 04:06 PART 1. 7년 만의 귀환, 그리고 '시간 3부작'의 대미 13:01 PART 2. 몸에 새겨진 시간들, 안나와 경선 25:11 PART 3. 삶의 저녁에 맞이하는 '우리의 첫' 37:21 PART 4. '은희경'이라는 장르, 유머와 다정함 42:08 책낭독 43:54 끝인사 [주요내용] Q. 7년 만의 신작 장편 『시간의 감촉』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처음 떠올렸던 구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고요. A. 은희경 소설가 : 맨 처음 생각한 건 한 10여 년쯤 전이에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어떤 인물을 상투적으로 해석하는 데서 벗어나려는 기본적인 바람이 있거든요. 할머니라고 규정된 이미지, 여자라고 규정되는 이미지, 그런 상투성을 벗어난 인물 해석이 제가 소설을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10년 전에, "노인 여성을 좀 새롭게 그려보자" 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자꾸만 무겁고 뭔가 퇴화되고, 죽음의 전 단계에 있는 우울한 얘기만 떠오르는 거예요. 쓸 때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야 재미있어지잖아요. 근데 너무 우울한 얘기를 생각하니까 기운이 없어져서, 이건 지금 내가 쓸 얘기가 아닌 것 같다 하고 미뤘었어요. 그러다 '몸에 대해 집중해보자' 생각했어요. 노년에 관한 책을 봤을 때 사람들이 전부 정신에만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늙은 몸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쓰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우리는 다 유한한 존재인데,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 유한한 존재가 이 유연한 시간을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거기서 발견하는 새로움이나 의미는 뭘까, 그런 식으로 사유가 조금씩 흘러가더라고요. Q. 소설에서 펼쳐지는 사건이나 일상들이 특별하거나 낯선 게 아닌데도, 하나
- 문장지기
- 2026-08-12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DJ 황인찬입니다. 최근 신작을 낸 작가를 모셔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 ‘최책근’. 오늘 이 시간에는 4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로 돌아오신 고명재 시인님 모셨습니다. [작가소개] ㅇ 고명재 시인 (www.instagram.com/snowypoetry)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 산문집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등이 있다. [방송내용] 00:00 오프닝 '미니 픽션 - 소리와 문장 다섯 번째 이야기' 00:53 어깨가 커진 오늘의 손님, 고명재 시인 02:15 part 1. 4년 만의 새 시집, 기대는 마음과 환대 09:33 part 2. 밥과 환대, 생활의 감각들 21:46 part 3. 무채색의 슬픔을 뚫고 나오는 다정함 32:07 part 4. 두 번째 시집의 영토, 그리고 다음 발걸음 39:43 마무리 '고명재 시인에게 문장의소리란?' 43:57 끝인사 [주요내용] Q1. 4년 만에 나온 시집이에요. 지금의 흐름으로 보면 오래 걸렸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신 시집일까요? A. 고명재 시인 : 이번 시집이 4년 만인데요. 사실 빨리 내고 싶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좀 더디기도 했고, 편수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저는 되게 과작이거든요. 느리고 빨리 쓰지도 못하고. 특히 두 번째 시집은 부담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요즘 유행하는 회귀물처럼 삶의 형식을 다시 살아내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엔 좀 똑바로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요. 주변에 자문을 많이 구했는데, 다들 하는 얘기가 똑같았어요. "특별하거나 굉장한 걸 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하던 대로,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라." 너무 당연한 얘긴데 그게 이상하게 선명하게 박히는 때가 있잖아요. 그 말이 저한테는 쓰기의 위안이 됐고,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오히려 손에 힘을 뺀 채로 즐겁고 행복하게 쓰게 됐던 것 같아요. Q2. 작가님의 시집은 몸과 몸이 접촉하는 느낌의 제목들인데요.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이란 제목에 어떤 마음을 담으셨나요? A. 고명재 시인 : 예전부터 저는 신체 부위 중에 어깨를 되게 좋아했거든요. 근데 이제 글을 쓰면서 예전에도 많이 생각을 했는데 인간한테 있는 몇 안 되는 '처마 부위'인 것 같아요. 어깨는 아주 완만한 곡선의 형태로 떨어지잖아요. 그런 자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대고 싶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인찬 시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첫 시집 제목의 '키스'도 일종의 개인과 개인의 전면을 이루는 사건일 것이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것도 비슷한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근데 좀 다른 것은 키스는 좀 강렬한 섬광 같은 환상적인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어깨에 기대는 건 어떤 한 시기
- 문장지기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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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공개방송 :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 특집(박민정, 박서련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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