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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기 문학평론

월간 현대시 2025년 8월호(제428호)

엉겨붙은 우주가 다시 여기로 돌아올 때 ― 송재학 시집 『습이거나 스페인』

그간 송재학의 시는 그것이 ‘긴장’과 ‘감각’이라는 두 키워드를 축으로 삼아 일상의 여러 구체적 이미지들을 경유해 독특한 서정시의 영역에 도달하고 있다는 맥락 위에서 읽혀왔다.1) 그리고 그것들이 음악, 죽음, 어둠, 색깔 등에 관한 밀도 높은 사유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송재학의 시를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들고 흩뜨리는 제의적 작업의 공간...

이원기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5년 여름호(제16호)

시선의 연금술로 열리는 사랑의 미래 ― 김연덕, 『오래된 어둠과 하우스의 빛』(현대문학, 2025)

1. 시선의 연금술: 사랑의 집요한 쓰기 나쓰메 소세키는 자신의 소설 『풀베개』(송태욱 역, 현암사, 2015)에서 양갱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나는 모든 과자 중에서 양갱을 가장 좋아한다. 별로 먹고 싶지는 않지만 그 표면이 매끈하고 치밀한 데다 반투명하게 빛을 받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하나의 예술품이다. 특히 파란 빛을 띠게 이겨서 훌...

이원기 문학평론

계간 현대비평 2024년 여름호(제19호)

현대소설론 보강(補講·補強) ― 안서현 작가론

1. 나는 어떻게 비평을 쓰게 되었나 몇 달 전 안서현 선생님께로부터 본인의 작가론을 써줄 수 있겠냐 는 친절한 제안을 받았다. 비평가론을 써보는 건 처음이다. 그게 더 낫다…. 안서현론을 쓰기 위해 우선 내가 기억하는 안서현에 대해 떠올려 보기로 했다(편의상 호칭은 생략한다). 안서현을 처음 만난 건 어느 해 가을,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한 강의실이었...

이원기 문학평론

계간 자음과모음 2024년 여름호(제61호)

예민한 동시대인들 ― 전하영, 『시차와 시대착오』

예민한 동시대인들 – 전하영, 『시차와 시대착오』 이원기 1. 관찰하는 동시대인들 아감벤은 「동시대인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쓴다. “참으로 동시대인이란 자신의 시대와 완벽히 어울리지 않는 자, 자기 시대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는 자, 그래서 이런 뜻에서 비시대적인/비현실적인 자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까닭에, 바로 이 간극과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