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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관 문학평론, 시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여름호(제208호)
‘니’와 인간의 공동체 : 김해자의 시를 중심으로
1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광장에서 들었다. 친위쿠데타를 획책한 대통령의 파면을 ‘함께’ 느끼고 싶어서 부러 광장으로 달려간 것이다. 윤석열이 일으킨 쿠데타는 대한민국 사회에 꽤 긴 감정의 침전상태를 초래할 정도로 심한 ‘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져다주었으며 그것이 아직 끝난 것도 아...
하혁진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여름호(제208호)
말을 잃은 아버지들 ― 이미상, 성혜령, 예소연의 소설을 중심으로
1985, 2005, 그리고 2025 여기, 두 명의 아비가 있다. 첫 번째 아비는 허수아비를 만들고 있다. 낡고 녹슨 재료로 고작 허수아비를 만들면서도 그 태도는 사뭇 진지하다. 아비는 자신이 만든 "넝마들"을 향해 준엄하게 명령한다. "황산벌에 계백 장군 임하시듯 / 늠름하게 쫓아뿌라, 잉". 그러나 허수아비를 만드는 아비는 정작 자신이 허수아비라는...
전기화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여름호(제208호)
미래를 짓는 애도의 서사
작년 세월호참사 희생자 10주기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장민경 연출)은 참사 유가족 유경근씨를 좇아가는 가운데,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한 다른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함께 품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중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와의 대화에서 인상적인 문답이 등장한다. “진짜 세월이 약인가요?”라고 묻는 유경근씨의...
김나영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여름호(제208호)
분투하는 마음과 서사의 신비 ― 백수린 『봄밤의 모든것』(문학과지성사, 2025)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문학과지성사 2025)의 첫 문장(「아주 환한 날들」 9면)이다. 생각해보면 저 문장은 이 책에 묶인 백수린의 소설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요청 같기도 하다. 가령 혹시 당신은 「아주 환한 날들」의 화자처럼 먹고사는 일의 분주함으로 인해 자신의 마음은 물론 피붙이의 마음 또한 방치하며 살아온 사람이...
김미정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제207호)
나를 쓰는 일은 어떻게 너를 쓰는 일이 되는가
나를 쓰는 일은 어떻게 너를 쓰는 일이 되는가1) : ‘소유’와 ‘주권적 자기’를 질문하며 1. 다시 ‘자기’를 질문하며 일인칭 글쓰기, 에세이, 자문화기술지, 당사자 서사 등 ‘자기’를 중심에 놓는 글쓰기가 주목받아 온지 여러해를 지나고 있고, 최근 또다른 방식으로 논의가 이어질 듯하다.2) 이 글은 그러한 글쓰기의 핵심에 놓일 자기를 다시 질문하고 ...
성현아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제207호)
미래를 꿈꾸는 서정시는 현재의 삶을 구할 수 있는가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 멸망의 시나리오는 이제 더는 황당한 괴소문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종말은 우리 곁에 바투 다가온 예측 가능한 결말이자 부대끼며 살아가야 할 반려가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 더해 2024년 말 우리는 45년 만에 다시 계엄을 경험하게 되었고 참사를 반복적으로 목격해야만 했다. 현재 우리에게 일상이란 반복되는 보통의 나날이 아니라 필사적으로...
김주원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제207호)
불확실한 세계에 던지는 소설의 질문
김유진, 『평균율 연습』(문학동네 2024) 이미 단편 「음의 속성」(『보이지 않는 정원』, 문학동네, 2018)에서 등장한 바 있는 피아노 조율사는 김유진 소설이 다루는 가족간의 불화와 갈등에 잘 어울리는 직업이다. 미세하게 틀어진 음을 조절하고 감정의 진폭을 고르게 하는 일은 가족에게도 필요하다. 김유진 소설은 섬세한 조율사처럼 이들이 어떻게 틀...
나희덕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가을호(제205호)
[문학평론] 수많은 노래는 한 사람의 울음에서 시작되었다 : 고(故) 신경림 시인을 추모하며
수많은 노래는 한 사람의 울음에서 시작되었다 고(故) 신경림 시인을 추모하며 1. 1970년대 민중시와 『농무』의 발견 창비시선 500번을 기념하는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신경림 외 지음, 창비 2024)이 올해 3월 출간되었다. 이 시선집 제목은 신경림의 시 「그 여름」에서 따온 것이다. 한 사람의 울음이 온 마을에...
전기화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봄호(제203호)
질문을 던지는 용기 ― 『다르게 보는 용기』에 관하여
2023년 가을과 겨울, 우리는 다양한 공간에서 비평에 관한 비평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특집 기획이나 정규 코너에 실린 글들은 물론 여러 논자들이 개별 비평과 자율적으로 얽히며 웹상에서 산개해나간 비평적 대화에 이르기까지. 약간의 관심만 기울인다면 시차를 두고 불연속적으로 오가는 풍부한 대화를 목격하고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볼 수도 있었다. 각주와 ...
주민현 문학(시)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여름호(제204호)
우리가 기억하는 시, 시가 기억하는 우리
어릴 적 안방에 있던 책장은 부모님의 것이었다. 거기에는 주로 코난 도일,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비롯한 추리소설이나 강석경 소설가의 『숲속의 방』으로 시작되는 한국소설전집이 꽂혀 있었다. 국문학도였던 아빠가 구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 책들을 읽으며 문학을 접했고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어렴풋이 상상했다. 소설은 공상의 세계였다. 구체적인 장면과 대화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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