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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5년 여름호(제16호)
세상의 모든 추한 것들에게 바치는 헌사
생각해보면 한때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은 모두 ‘나’ 아닌 것들이었다. 타오르듯 싱그럽던 나무의 잎사귀 같은 것들이나 그 아래의 무수한 기척 같은 것들, 땡볕 아래 타오르듯 일렁이듯 작은 돌멩이나 창틀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 같은 것들, 혹은 녹아내리는 시간 속에 서 있던 한 사람까지. 우리가 진정 사랑했던 그 모든 것들은 나와 닮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 다르...
이성천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5년 여름호(제16호)
‘어제’를 봉합하는 거듭나기의 시(詩)
1. 소월이 그러하듯, 황동규 시인에 대해서 무슨 말을 더 보탤 수 있을 것인가. 황동규는 1958년 미당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시력 67년을 지나는 시인이다. 그는 첫 시집 『어떤 개인 날』(1961)을 발표한 후 『풍장』(1995)을 거쳐 지난번 『봄비를 맞다』(2024)에 이르기까지 도합 열여덟 권의 시집을 상재했다...
이원기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5년 여름호(제16호)
시선의 연금술로 열리는 사랑의 미래 ― 김연덕, 『오래된 어둠과 하우스의 빛』(현대문학, 2025)
1. 시선의 연금술: 사랑의 집요한 쓰기 나쓰메 소세키는 자신의 소설 『풀베개』(송태욱 역, 현암사, 2015)에서 양갱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나는 모든 과자 중에서 양갱을 가장 좋아한다. 별로 먹고 싶지는 않지만 그 표면이 매끈하고 치밀한 데다 반투명하게 빛을 받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하나의 예술품이다. 특히 파란 빛을 띠게 이겨서 훌...
김주원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5년 봄호(제15호)
실패와 구원_김근, 『에게서 에게로』(문학동네, 2024), 김태형, 『다 셀 수 없는 열 마리 양』(청색종이, 2024)
비로소 더 잘 실패하기 김근의 시집 『에게서 에게로』는 모호하고 흐릿한 목소리로 가득하다. 『에게서 에게로』는 주제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 본연의 기능에는 관심이 없다. 김근의 시는 언어의 지시적 기능을 거부하고 의미의 방향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산문시가 많고 시의 행도 긴 편이다.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정원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4년 겨울호(제14호)
견고한 삶의 조건 ― 박참새, 배시은, 신이인의 시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위의 인용문은 육조 혜능의 '풍번문답(風幡問答)'을 변형한 것으로서 ...
황유지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4년 봄호(제11호)
‘빈’자리의 시학, 거기 있는 마음 ― 유희경론
‘빈’자리의 시학, 거기 있는 마음 -유희경 론1) 1. ( )을 잃고 나는 쓰네 원고를 준비하며 다섯 권의 시집을 읽는 동안 남쪽으로 며칠의 명절 휴가를 다녀와야 했다. 어려서 가만히 책가방을 메고 오가던 길가에는 이른 봄꽃이 피고 가족들의 온기는 그에 더해져 계절을 한껏 당겨 놓은 듯 온몸과 맘을 훈기로 휘감았다가, 나를 내려놓았다. 일상으로 ...
진기환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4년 봄호(제11호)
죽음의 편린들 ― 이제야, 황인찬, 유현아
1. "오늘은 N번째 4월 16일이다."1) 첫 번째 4월 16일에 태어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어느덧 성인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누군가의 삶은 여전히 그날에 멈춰있다. 삶이 멈춘 이후, 모두가 다 그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사회의 다수는 그날에 삶이 멈춘 이들과 함께하고자 했다. 함께 슬퍼했으며, ...
이은란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4년 여름호(제12호)
절멸의 너머로 증여되는 미래 ― 백무산, 고선경, 성귀옥, 김보나의 시
생태위기와 전쟁, 청년들의 죽음으로 가시화된 근대 자본주의의 한계 상황은 미래에 대한 상상을 중단시키는 무기력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멸망, 절멸, 종말과 같은 키워드들과 환생물, 회귀물들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범람하는 현상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시에서도 마찬가지로 ‘미래’라는 시어는 피로, 불안, 권태, 허무와 주로 결합되는 양상을 보인다. ...
김지윤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4년 여름호(제12호)
청소년이라는 서발턴과 새로운 영어덜트 시 : 청소년 문학의 현재와 미래
청소년은 말할 수 있는가? 아동청소년 문학에서 부모와 학교는 중요하지만, 없어야 할 존재다. 니콜라예바는 서구 아동청소년 문학에서 부모, 혹은 교사를 포함한 ‘부모 대리인’은 인물을 부정하거나 방해하는 무능한 존재로 등장한다면서 이것이 아동청소년 인물을 성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고 보았다. 『톰 소여의 모험』에서 “서서히 스며드는 고통”이자 “불가피한...
김다솔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4년 가을호(제13호)
영원을 믿지 않는 사람을 영원히 믿을 때 미래는 온다 ― 차도하, 『미래의 손』(봄날의책, 2024)을 맞잡고
1. 쓰레기화 된 페미니즘 시대의 불안 불안이 상시화된 시대다. 전쟁이 횡행하고, 일상적으로 거리를 걷는 일조차 두려울 만큼 원인과 방향을 특정할 수 없는 부정적인 사건들이 세계 내부에서 쉬지 않고 들려온다. 삶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사회적 불안과 이에 따른 내적 강박 등 여러 불안이 팽배하지만, 최근 가장 날 선 대립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