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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지 문학평론
반연간 한국문학 2025년 상반기호(제320호)
맺히는 시간 ― 정호승, 『편의점에서 잠깐』 외 4편
1. 1968년 6월 김수영이 세상을 떠나기 전 「풀」을 탈고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에게 몇 편의 유고작이 더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중 한 편인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 테이블도 많으면 걸린다 테이블 밑에 가로질러 놓은 엮음대가 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은 미제 자기(磁器) 스탠드가 ...
송현지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5년 여름호(제150호)
정글짐 타기 ― 백가경, 『하이퍼큐비클』 (문학과지성사, 2025) 윤지양, 『기대 없는 토요일』(민음사, 2025)
집 근처 놀이터에는 아직 정글짐이 있다. ‘아직’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이 놀이기구가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가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정글짐을 타다 팔이 부러지고, 이마가 깨지고, 온몸에 멍이 들곤 했다. 그 결과 더는 정글짐을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잠정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모두가...
송연정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5년 여름호 (제150호)
기이한 집들이 : 차현준, 『온몸일으키기』(문학과지성사, 2025) / 박술, 『오토파일럿』(아침달, 2025)
타인의 집은 언제나 무한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벽지와 바닥재의 색깔부터 배치된 가구의 종류와 재질, 그 위에 놓인 소품과 집기의 모양새들은 공간을 채우고 집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집안에 존재하는 아주 큰 것부터 무척이나 작은 것까지, 무엇 하나 집주인의 취향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누군가의 집에 발을 들이는 일은 그가 정성스레 가...
방승호 문학평론
계간 시작 2025년 여름호(제92호)
건강한 삶의 기술 : 윤유나 시집, 『삶의 어떤 기술』, 남현지 시집, 『온 우주가 바라는 나의 건강한 삶』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하나의 실천 방식으로 글쓰기를 시도한다. 글을 쓰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개별적인 ‘인간(Persona)’도 있지만 늘 일상 속에서 글쓰기를 실천하며 텍스트를 구현해 나가는 주체도 존재한다. 여기서 글을 쓰는 주체를 우리는 일반적으로 필자(Scribens)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필자의 글쓰기는 삶의 문제를 직면하게 한다는 점에서 ...
성현아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여름호(제123호)
쉼표를 그리기 위해 터뜨리는 분통 ― 황정은, 『문제없는, 하루』(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
황정은 소설가는 계엄 소식을 접하고 “지금 쓰고 있는 단편을 실을 지면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日記」, 『문학과사회 하이픈』 2025년 봄호, 192쪽)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가까스로 발표된 그의 소설은 어딘가 다르게 읽힌다. 작가가 담아내려 한 문제의식을 소설 속 인물들이 직접 발화하는 방식은 충분히 미학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모든 ...
성현아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여름호(제123호)
읽는 자들의 에파누이스망 ― 이주란, 『겨울 정원』(문학동네, 2025년 봄호)
매체론자이자 문학비평가인 월터 옹Walter J. Ong은 자신의 글 「The Writer's Audience Is Always a Fiction」에서, 낭독자에 의해 구술되는 소설을 듣고 향유하던 이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서술된 소설을 묵독하게 된 독자는 지속적으로 허구화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독자가 인물의 시선을 따라, 작품을 읽을 때 머무는 실제...
성현아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5년 여름호(제123호)
유해함의 최저선 ― 서장원, 『피루엣』(문학웹진 림 2025년 2월)
퀴어적 전환이 이루어진 문학장에서도 트랜스젠더 서사는 여전히 그 수가 적다. 더군다나 드물게 발표되는 트랜스젠더 소설은 젠더 불일치를 비극적으로 경험하는 일을 재현하는 데 더욱 집중하곤 했다. 트랜스젠더 주체의 신체는 여러 장르의 텍스트에서 은폐되어야 하는 부자연스러운 몸으로, 혹은 자연스러운 몸을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인공적인 몸으로 묘사되어왔다. 그 결...
민가경 문학평론
계간 포지션 2025년 여름호(제50호)
밀폐된 투명, 시간의 연금술 ― 최하연 시집
유리의 원재료는 모래이다. 유리는 모래로 만들어지고, 유리는 깨어질 때 다시 모래로 돌아간다. 어쩌면 시간도 마찬가지인지 모른다. 시간은 모래알 같은 기억들에 의해 흐릿하게 재구성되고, 시간이 지나갈 때 모든 기억은 미세 입자 형태로 산산이 흩어져버린다. 그러나 시간이 유리와 조금 다른 것은 그것이 늘 깨지고 있는 무엇이라는 점이다. 시간은 지금도 지나...
민가경 문학평론
계간 포지션 2025년 여름호(제50호)
실패하는 ‘도착’에게 ― 김근 시집
실패하는 도착 ‘에게’ - 김근, 『에게서 에게로』(문학동네, 2024) “너에게서 또다른 너에게로”(「에게서 에게로」)라 할 때, ‘너’와 ‘또 다른 너’ 사이엔 아마 딱 ‘‒에게서’와 ‘‒에게로’ 만큼의 거리가 놓일 것이다. 너무 당연해서 얼핏 장난처럼 느껴질 만큼 공허한 말 같지만, 이는 곧 ‘에게서와 ‒에게로만큼의 간극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
남기택 문학평론
계간 현대비평 2025년 여름호(제23호)
타자의 외연 ― 이형권론
1. 비평의 입지 문학 용어로서 비평은 작품의 뜻, 작가의 기능, 어느 작가 또는 작품의 가치를 논의하는 작업이라 정의된다. 범박하게는 문학에 관련된 일체의 논의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두루 쓰인다. 그 밖에 방법론에 따라 기술비평, 실천비평, 이론비평, 인상비평 등의 범주로 분류되기도 하고, 에이브럼즈의 입론대로 모방론, 존재론, 표현론, 효용론 등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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