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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진 소설
격월간 악스트 2025년 5월/6월(제60호)
포기를 받아들이는 순간 ― 김지연, 「포기」(『조금 망한 사랑』, 문학동네, 2024)
내가 지금껏 포기한 것들, 포기할 수밖에 없던 것들, 포기한 줄도 모르고 포기에 이르렀던 것들……을 헤아리면 지면을 넉넉히 채울 것이고, 눈물이 앞을 가릴 듯하다. 이 글을 막 적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구구절절하게) 무얼 포기했는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라고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무얼 포기했는지도 모르고 ...
김재복 문학평론
계간 동시먹는달팽이 2025년 여름호(제30호)
과정과 연결의 세계 ― 신재섭 동시집『왕집중 왕』(초록달팽이, 2025)
첫 동시집 『시옷 생각』(브로콜리숲, 2022)을 낸 후 신재섭 시인은 두 번째 동시집에 대해 걱정했던가. 기억이 분명치는 않는데 두 번째 동시집은 오래 걸리지 않고 발표하면 좋겠다(동시를 쓰기 시작한 후 10여 년 만에 첫 동시집을 냈다)는 말을 했던 거 같다. 걱정을 이기고 바람대로 두 번째 동시집 『왕 집중 왕』(초록달팽이, 2025)은 늦지도 빠르지...
민가경 문학평론
월간 현대시 2025년 2월호(제422호)
감응感應과 감수感受의 디졸브
이번 오은경의 신작시 속 덤덤한 시적 자아들은 온 세계를 과거 '너'라는 상관물을 회상하기 위한 공간으로 재구성 중이며, 그 공간을 조밀한 언어로 구축하는 작업에 천착해 있다. 그 공간은 밀폐된, 그러나 거의 텅 빈 하나의 집 또는 방의 형태를 띠는 데, 인물들이 그 공허 안에 충만한 기억들을 부단히 감각하며 순정하게 읊조리는 독백은 지울 수 없는 예민함의...
이재훈 시, 문학평론
계간 청색종이 2024년 겨울호(제14호)
정동의 쓸모와 관계의 사유 : 한영옥, 『허리를 굽혔다, 굽혀 준 사람들에게』 (청색종이, 2024)
한영옥이 구현한 성찰적 메시지는 오랜 경험과 지혜에서 진작된 토대 위에 감정의 세목들을 세심하게 더듬어 시인으로서의 자존과 철학적 인식으로 통하는 길을 열어 놓는다. “한번이라도 神을 느꼈다면 신은 존재하는 것”이라는 시인의 전언은 인간의 마음을 찾아가는 도정에서 건져 올린 말이다. 시는 인식의 소산도 감정의 나열도 아닌 인식과 감정이 통합된 ‘낯선 감각...
송현지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겨울호(제206호)
있음을 알려주는 시들
‘있다’라는 말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사전에는 ‘없다’라는 술어만이 제시되어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모르다’나 ‘잊다’를 그 반대편에 세워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의미 자질이 전혀 다른 어휘들 사이에 이처럼 반의관계가 성립되는 때는 ‘있다’고 말해지는 대상이 ‘발견’되는 특별한 경우에 한정된다. 계속해서 이곳에 있었으나 미처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권영빈 문학평론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겨울호(제206호)
인간적인 것을 향한 (부)적절한 인카운터 : 김기태 소설 속 ‘두 사람’들
1. 인간이라는 규모와 만남의 정치 오늘날 인간이라는 생태적·담론적 구성물을 재고하게 하는 관점으로 ‘인류세’를 빼놓을 수 없다. 대기권과 생물권의 구성, 유기체의 거주 환경과 생태계 전반이 획기적으로 달라진 현시대를 기술하고 이를 촉발한 요인으로 인류를 지목하는 인류세는 지구 생명체의 심각한 실존적 위기로 말미암아 종(種)으로서의 인간 문명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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