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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5년 여름호(제150호)

유령이 하는 일 : 윤성희, 『느리게 가는 마음』(창비, 2025) / 정한아, 『3월의 마치』(문학동네, 2025)

1. 그리운 당신, 반가운 유령  어느 날, 죽은 사람의 혼령, 즉 유령을 마주쳤다고 상상해보자. 거울에 비치는 상은 하나인데 내 옆에 무언가 형체가 느껴진다면, 그가 멀뚱히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 공포를 느낄 것이다. 유령은 왜 무서울까? 영(spirit, 靈)이나 영혼soul 등 비물질적인 정신을 아우르는 유령ghost은 물리...

강도희 문학평론

계간 문학과사회 2025년 여름호(제150호)

없지만 있는 : 박선우, 『어둠 뚫기』(문학동네, 2025) / 김채원, 『서울 오아시스』(문학과지성사, 2025)

1. 엄마 이야기는 반칙인가  동료들과 종종 하는 이야기지만 이따금 어머니에 대해, 진부하고 문제적이지만 또 있을 법하고 유려하게 그려낸 작품들을 보면 난감하다. 이른바 ‘엄마 이야기’가 갖는 정동적인 파급력은 작품의 정당한 미학적 평가를 돕는가, 방해하는가. 그 정동이 비단 작가 혼자 만든 게 아니라면 이는 전략적 수단인가, 반칙인가. 어머니와의 경험 ...

유희경 시, 문학평론

계간 문학동네 2024년 여름호(제119호)

나는 시를 읽는다. 나의 목소리를 읽는다.

- 이장욱, 숙희, 남지은, 박연준의 시집에 부치다. 면도를 하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무리해 통화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지난 계절 내가 리뷰를 썼던 시집의 저자였다. 전날 밤 마침 잡지가 도착했던 참이다. 리뷰를 읽은 모양이구나. 결례가 될 만한 내용이 있었나. 불편한 심사라도 토로하고 싶은 건가. 잠시 망설이...

선우은실 문학평론

월간 현대문학 2024년 1월호 (제829호)

탈-남성-내셔널리즘의 새로운 전유 ㅡ 조예은, 「적산가옥의 유령」

조예은의 『적산가옥의 유령』은 모계 여성 서사 혹은 스릴러, 또는 내셔널리즘 관련 서사로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떤 관점으로 소설을 읽든, 근대 내셔널리즘에 대한 대항 축에 (탈)민족적 서발턴(Subaltern, 하위계층) 인물들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그 인물이란 각각 1940년대 가흥동에 위치한 적산가옥 주인집의 아들이었던 유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