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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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생선이 왔어요
생선이 왔어요 강은진 이 동네에는 아직도 생선 트럭이 옵니다 갈치나 오징어를 팔아요 아마도 목요일 어쩌면 수요일 생선이 왔어요, 생선이, 우렁차게 확성기를 울리며 생선이 왔다고요 우리에게 생선이 가차없이 이름처럼 머나먼 빅토리아 케이크 같은 걸 녹여 먹고 있는 오후에도 창틈으로 방충망 사이로 암막 커튼을 들추고 막무가내로 할 말이 있다는 듯 자꾸 생선이 옵니다 일방적으로 온몸을 훑고 가는 이 비린내 나는 다정함 오래 전 그는 내 음식을 먹고 싶다며 자취방에 찾아왔어요 하필 온갖 비린 것들을 넣어서 해물탕을 끓여 줬죠 그는 연신 맛있다고 했지만 반도 먹지 않았어요 몇 번씩 비누로 씻고 맥주로 씻어도 손에서 비린내가 없어지지 않아서 나는 내내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어요 우리는 말없이 눈을 감고 노래를 몇 곡 들은 후 헤어졌지요 비린내 때문이었어요 그랬어야만 해요 내 사랑은 비린 해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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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집
집 강은진 하루에 두 번 파란 알약을 삼키다가 만져지지 않는 모든 것을 당신이라고 부른다 마주 선 거울과 거울이 끝없는 미로를 서로에게 새겨 넣으면서 조금씩 기억을 잃고 있다 여름마다 주황색 꽃이 피었다가 노랗게 떨어지던 나무가 있는 집 옆으로 빨간, 어쩌면 하얀, 어쩌면 빨갛고 하얀 오토바이가 세워진 작은 우체국이 있고 저녁 여섯 시, 아니, 다섯 시, 해가 지려 할 때, 어쩌면 해가 뜨려 할 때, 뒤꿈치 들어 올리는 소리와 끼이익 나무문 열리는 소리가, 어쩌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하루에 두 번 시동이 켜지던 오토바이 그 위에서 참새처럼 늙어간 배달부 보고 싶었고 보기 싫었고 가고 싶었고 가기 싫었던 나의 창백한 진창 딱딱한 잠자리에 누워 책상 아래 머리를 넣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을 보는 것이 좋았지만 밥 냄새에 자주 구역질을 하며 나는 거기서 조개껍데기가 자라듯 한 줄씩 얇고 고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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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6월호
문장웹진 2026년 6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강상헌 친구 똘추 코어 강은진 집 생선이 왔어요 김세희 한 변의 길이가 나머지 두 변의 길이를 합한 것보다길거나 같을 수 없다 있었다고 하는데 아무도 본 적 없는 박은형 오동꽃 슬기로운 깁스 생활 배선옥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풍랑경보 전호석 빛고리 한밤과 낡은 사도들과 정미주 붉은 커튼이 있는 만찬의 밤 잃어버린 귀가 단편소설 김정우 제(第) 민병훈 달려라, 용4 최미래 킬링 파트 최형경 프롬프트의 딸들 평론 이은지 [연재] 포이에시스, 오토포이에시스, 심포이에시스 (1) 서희원 고독의 정치경제학― 정영수와 임솔아의 단편에 대하여 최선재 ‘나’와 ‘너’가 사라진 불편한 기이함― 이유리론의 방향을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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