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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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부근신(附根神)의 여름
[기획/특집] 겨울에 쓰는 여름 이야기 부근신(附根神)의 여름 조연호 언 잎은 자라 여름 나무에 이른다. 그리고 강이 반지처럼 손가락에 감겨 은빛으로 울었다. 어떤 사람이 있었다. 부끄러움이 심하고 자기주장이 전무한 그 사람은 결여에 도취된 사람 같았다. 뻐꾸기가 울었다. 내 얼굴을 가리고 내 앞에 나타난 그가 이번에는 사별하듯 자기 신발을 다듬었다. 간장물이 끓고 있을 때 뻐꾸기 울음이 검게 흘러 넘쳤다. ‘삽목으로 키운 저 바람에게 엄마들이 꺾이고 있습니다.’ 순수하고 영혼이 맑은 사람을 찾기 위해 반신(半神) 전체의 걸음에 대해 기념비로서의 발자국을 답가로 노래 부른 이 무대의 자화자찬이 얼마나 자기 선례를 앞서가고 있는지를 인식한 사람은 이제 자연의 실패를 무한히 과도해 버리는 자기 반복 속에서 자연의 성공을 확인하는 것이다. 정의해 버리는 것으로 과도해 버리는 이 개인의 울타리는 자신을 제외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노획물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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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여름 눈사람 - 자끄 혹은 잔느에게
[기획/특집] 겨울에 쓰는 여름 이야기 여름 눈사람 - 자끄 혹은 잔느에게 김태용 죽음 - 자끄 드뉘망(?~2010) 어려운 말은 하지 않겠다 다리 아래를 쳐다보지 않겠다 목의 치수를 재지 않겠다 혀를 굴리지 않겠다 너는 떠났고 너 때문이 아니라j로 시작하는 모든 단어가 사라졌다 겨울 식탁 아래 겨울 식탁보가 깔려 있다. 플라스틱 눈사람이 문 앞에 떨어져 있다. 자끄는 문을 걸어 잠그고 쥘 르나르의 일기(journal)를 노트에 베껴 쓰고 있다. 4월 8일 그 다음엔 11월 1일 그리고 다시 4월 8일. 그러니까 날짜만 쓰고 있는 것이다. 간혹 벼락 맞은 오리나무, 또는 벼락 맞은 오리와 나무, 라고 썼다가 지운다. 쥘 르나르. 발음해 본다. 쥘 쉬페르비엘. 이것 또 발음해 본다. 13월 64일. 자끄는 소학교 시절 자신의 일기를 떠올려 본다. 13월 64일. 날씨 없음. 나는 죽어 가는 나를 보고 있었다. 다음 날 선생님의 매질. 아이들의 웃음.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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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나의 겨울은 여름보다 메말라 있다
[기획/특집] 겨울에 쓰는 여름 이야기 나의 겨울은 여름보다 메말라 있다 강정 겨울아이 나는 겨울에 태어났다. 당연히 내가 태어나는 걸 직접 목격했을 리 만무하다. 사실이 그렇다고들 한다. 집에서 챙겨 주는 생일이 그렇고 대한민국 호적등본 및 기타 서류들이 증빙하는 바가 그러니 그렇다고 믿으면서 여태껏 살아왔다. 거기에 별 불만은 없다. 하지만 어릴 때, 그러니까 대략 중학교 2학년 정도쯤 누나와 형이 듣던 FM 가요 프로그램에서 “겨울에 태어난 사랑스런 당신은……” 어쩌구 하는 말랑말랑 떡 반죽 잘못된 물엿 같은 노래를 듣다가 ‘사랑스럽긴 개뿔, 뽕 까고 있네……’ 라고 속으로 구시렁댔던 게 겨울만 되면 떠오른다. 돌이켜보니 참 불만이 많은 아이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기분이 울적할 때면 요즘도 가끔 ‘겨울에 태어난 사랑스런 당신’을 흥얼거린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부모님한텐 송구하지만, 여하간 그 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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