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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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영원히
영원히 김기숙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2학년 2반 칠판 옆에 가곡의 제목이 붙어 있었다 종례 전 여중생들은 가곡 한 곡을 목청껏 불렀다 연가의 뜻을 몰랐다 비바람 치는 바다를 본 적이 없었다 그대만을 기다리리 그 외침이 몸속을 파고들었다 눈이 기다리고 목이 기다리고 손발이 검게 변해 갔다 이건 정상이 아니라고 나이를 잊은 채 중얼거렸다 사고 목록을 십 년 넘게 기록했고 집착은 접착제처럼 들러붙었으니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철봉에 매달리면 체육 선생님이 그만 내려오라고 했다 주전자의 음영을 넣는데 스케치북이 구멍 났다 버릇을 구명조끼처럼 입고 바다 한가운데 몸이 떠 있었다 그에게 고개 내밀고 흙탕물 세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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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피정 식탁
피정 식탁 김기숙 수녀들이 아침을 먹는다 앞으로나란히 가지런히 앉아 있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머릿수건 쓴 수녀들은 좌우로 머리를 돌리지 않는다 음식 접시에서 눈알이 굴러다닌다 아침은 서늘하게 흰빛이어서 창가 자리의 백로 한 마리 꼿꼿하다 수도원 겨울 마당을 한 발로 걷던 까마귀가 공중으로 솟구친다 주방 뒤꼍의 진돗개는 귀를 세운다 접시와 포크가 부딪친다 머릿수건으로 덮인 수녀 귀가 팔락인다 귀가 말하는 것을 보았다 저마다의 식사 기도 중얼거림이 실내 공기에 섞이고 식당 의자가 비워진다 검은 옷과 흰옷은 회색 사람이 되지 않는다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마음 들여다보기 편안한 곳, 규칙 생활은 불편한 것 열흘이 딱 좋았다 까만빛은 더 까맣게 흰빛은 더 희게 유리창의 형상이 지상으로 내려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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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1월호
- 문장웹진 편집위원 윤재민 평론가 외 편집위원 일동 2026년 1월호 표지 그림 <새해돋이> ⓒ 피츠(pits) 문장웹진 2026년 1월호 목차 분야 작가 제목 시 최두석 고라니 두루미 보듯 뱁새와 황새 임어지니 섬망과 섬광 가호 김기숙 피정식탁 영원히 방성인 꽃이 시들지 않는 동안 / 고라니 욕탕 고민형 거위 뒤의 오리 즐거운 책무 신진용 기계 신이 있었다 기계 천사들이 있었다 정우신 호랑 산책 음악 —손병걸 시인께 단편소설 신연선 늦은 오후의 일 김채원 태양에서 멀리 진연주 잊고 있고 잇는 박현옥 겨울 산을 오르고 평론 류수연 (연재) K-컬처와 한국이라는 스토리텔링3 - 오늘의 한국문학과 문학 시장에 대하여 김서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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