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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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시·시조 「자연사 박물관」 외 6편
[아르코문학창작기금 - 시조] 자연사 박물관 김수형 1. 공룡 우표 두근대는 편지는 빙하기의 소인이다 초식 공룡 한 마리 접혀 들어간 봉투 속 봉인된 알 깨고 나와 눈을 뜨는 백악기 수백만 년 낮과 밤을 다져 왔던 편지에서 호수로 강물이 거슬러 올라 꿈틀댄다 돌 속에 걸어 들어갈 내 훗날의 유적지처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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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시·시조 「브로콜리 숲」외 6편
브로콜리 숲 김수형 슬픔은 뭉뚝하고 동그랗게 생겼나 봐요 누굴까요, 이렇게 울음을 다듬은 이는 깊어진 동굴 속에서 목소리만 잠겨 가요 우듬지가 사라진 숲은 더 어두워요 초록의 마음 곁에 전기톱이 지나가고 밖으로 내민 손들은 모두 잘려 나갔죠 말도 미처 배우기 전 화석이 된 물관들 숲 하나의 들숨과 날숨을 잊은 봄 나는 왜 휑한 식탁에 앉아 있는 걸까요 흘러내리는 시계 혈색이 도는 건 노을뿐인 이 들판에 까망베르 치즈가 나무 위에 흘러내린다 속눈썹 파르르 떨며 흩어지는 꽃잎들 우크라이나 병사가 쓰러진 풀숲 너머 파릇한 총알들이 무성하게 장전된다 저녁의 관자놀이에 포성 몇 발 꽂히고 웅크린 소년들이 창문을 닫는다 고양이 배를 만지면 째깍이는 초침 소리 녹슬어 뼈대만 남은 시간의 숨소리 달력의 숫자마다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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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전통 문화와 음식시의 상호 연관성 연구
작가소개 / 김수형 전남 목포 출생. 2019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수상, 목포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평론집 『존재의 푸른빛』을 출간했다. 2021년 아르코문학 창작기금과 2022년 아르코 비평활동기금을 수혜하였다.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목포대학교 호남문화연구소 공동연구원으로 문학교재 발간과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문장웹진 2022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