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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성석제/문학동네
1. 끊임없이 몰아치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폭발하는 서사와, 허술하고 틈 많은 구성, 드라마틱한 사건의 전개 없이 일상만을 비추고 관념적인 것들이 주를 이루더라도, 충분히 마음을 동요시킬만한 문장들과 안정되고 수려한 묘사들로 인해 부족한 서사의 틈을 메꿔주는 작가의 문체. 서사와 문장은 소설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소설의 척도이자, 재미있는 소설의 기준이다.2. 문단에 데뷔한지 15년이 넘는, 나름의 명성을 갖춘 작가이기에 많은 기대를 했었지만, 이야기와 문장이란 소설의 기본적 관점에 조명하여 볼 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성취하지 못한 채 실망감만을 안겨주며, 작가의 기본기마저 의심이 드는 졸작에 가깝다.3. 천명관의 [고래], 주노디아스의 [오스카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박민규의 초기작들이나, 이기호의 소설을 연상시키는 문체를 가지고 있지만, 가지처럼 흩어진 무수한 이야기들을 매끄럽게 그러모음과 동시에 계속해서 썰을 푸는 입담꾼적 기질이 서린 천명관과 주노디아스의 문체와 무척이나 비교되는 지점에 놓여있을 뿐만 아니라, 박민규와 이기호의 문장처럼 타고난 말장난같은 분위기속에서도 현실을 꼬집어내는 날카로운 냉소의 시각을 지니지도 못한다. 어떻게든 웃음을 주고자 억지를 부리는 코미디언 같은 문장에, 과도한 어휘들로 이루어진 어이없는 비유들과, 인물들의 대사들에 서술된 걸쭉한 욕설들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눈쌀만을 찌푸리게 할 뿐, 어떠한 효과도, 감흥도 주지 않는다. 또한 틈틈히 자연경관을 묘사하면서 본 이야기로 넘어가는 구조가 그리 잘 봉합되지 못하고 유연한 구석이 없어, 헛바퀴를 굴리는 듯한 느낌이다.4.서사 또한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각각의 사연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 마을에 조폭들이 침입한다는 내러티브를 다루고 있는데, 그 개개의 사연이란 것들이 익히 보아왔던 상투적인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고, 길이마저 짧아,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적으로 파고들만한 연민의 정서가 결여되어 있다.더불어, 안이하고 유치한 문장들로 구사하는 유머들에 지쳐갈 무렵에도, 오물범벅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더욱이 짜증이 솟구치게끔 하고, 조폭들이 족구를 하는 부분이나, 마을사람들이 갑작스레 술판을 별이며 춤을 추는 부분, 그리고 결말부근에서 뜬금없이 중장비들이 등장하며 소설을 마무리짓는 것은, 작가가 어떠한 극적 효과를 위해 부여했다기보다, 난데없는 전개구조라 치부될만한 것이다.5. 아직 한편 밖에 읽지않아, 그가 어떤작가라고 쉬이 얘기할 순 없지만, 이런 식 이면 곤란하다. 대표작이라 일컬어지는 [순정]이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펼쳐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