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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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8월호
ㅡ 이주란 소설가 외 문장웹진 편집위원 일동 2026년 8월호 <줄넘기들> ⓒ 정김소리 8월호 표지 그림 작가의 말 “흐린 얼굴들을 떠올리며 제자리 줄넘기” 문장웹진 2026년 8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김려 읽지 않음 팔도열차 김유림 그 선물 그 선물 이자켓 염 제인 이주빈 소문내 1956 일몰 최동은 산당화 필 때 새장이 텅텅, 꿈속이 텅텅 최재원 지지 못하는 별 잠 못 이루는 밤 최필립 투구게 모델링 무이기 위해 잠시 유였던 단편소설 박우연 하인즈 이갑수 내 마음이야 장희원 장정호 주나영 늦은 새해 평론 이은지 [연재] 포이에시스, 오토포이에시스, 심포이에시스 (3) 박상현 미워하는 만큼 사랑하기 ― 예소연과 주디스 버틀러를 읽으며 오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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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씨, 박상현 씨!” 의사가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잡혀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오른쪽으로 뛰었다. 어딘가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 어딘가 다른 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찾을 겨를이 없었다. 다행히 내게는 튼튼한 다리가 있었다. 눈가가 자글자글한 주름으로 가득한 중늙은이 하나를 따돌리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어느 틈엔가 의사는 무릎을 짚고 서서 더 이상 나를 쫓아오지 못했다. 그가 다른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드는 것을 보고 나는 더 빨리 달려 모퉁이를 돌았다. 그때였다. 문 하나가 열렸다. “여기예요!” 그 목소리. 꿈속에서 듣던 그 목소리였다. 주저할 틈이 없었다. 나는 그 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문이 닫혔다. 방 안은 어두웠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 방에서도 전등 같은 것은 본 적이 없었다. 천장 자체가 발광하는 시스템이었던가? 하긴 스위치도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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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미워하는 만큼 사랑하기
미워하는 만큼 사랑하기 - 예소연과 주디스 버틀러를 읽으며1) 박상현 1. 사랑할 수밖에 걔가 뭐가 그렇게 좋아? 여사가 물었을 때 나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대답했다. 똑똑해. 그러자 현구 아저씨가 다른 점은 없느냐고 물어보았다. 대충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다른 점도 분명 있었다.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애였다, 이해신은. 그곳이 어떤 곳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대충 느낌으로 이야기해보자면…… 조금 더 어른스럽고 규칙 같은 것이 그나마 존재하며 내가 아무렇게나 살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게끔 하는…… 어느 정도 보통의 인간으로 존재하라는 압박이 주어지는 그런 세계. (「너의 나쁜 무리」, p. 95-6) 그 순간 나는 여사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상상을 했고 그건 어떤 최초의 결심과 영영 실패할 다짐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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