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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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위장의 기술
위장의 기술 박숲 상위 1%의 VVIP를 빛나게 해 줄 그림자. 그들이 민첩하게 움직였다. 그들의 입가엔 잘 훈련된 미소가 달콤한 아이스크림처럼 번져 있다. 어떤 모욕에도 쉽게 흘러내리지 않을 견고한 미소. 나는 30대 커플 앞에 고급 포장지로 감싼 다쿠아즈와 하트를 띄운 바닐라라떼 두 잔을 내려놓았다. 행동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말투는 나긋나긋하지만 품위 있게, 걸음걸이는 조용하고 단정하게. 나는 고객 응대 매뉴얼이 마음에 들었다. 그들은 돈이 필요한 내게 ‘Very Very Important Person’이기 때문이다. 여자 고객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손가락을 펼쳐 잔을 들었다. 노동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손가락은 희고 가늘었다. 여자가 팔을 움직일 때마다 왼쪽 손목에 찬 시계와 팔찌에서 빛이 눈부시게 흔들렸다. 그들은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의 간단한 인사 외엔 말을 걸지 않았고 무례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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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두 겹의 노래
두 겹의 노래 박숲 CCTV 화면 속 여자는 유리코가 틀림없었다. 문득 생의 끝에서 맞닥뜨릴 그녀의 기억들이 궁금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유리코의 미소가 너무도 무구(無垢)해 보여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차를 마주한 채 멍하니 서 있는 유리코. 차체에 몸이 튕겨 나가는 순간까지 그녀의 눈동자는 다른 세계를 경유하듯 풀어헤쳐져 있었다. 내 눈에는 꼭 그렇게 보였다. 색과 소리가 사라진 CCTV 속 사고 장면은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마치 시공을 벗어난 다른 차원에서 벌어진 사고처럼 아득하고 멀었다. * 오늘도 그녀, 유리코는 보이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자주 출입문을 돌아보았다. 조 군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간신히 부직포 구멍에 마 끈을 끼워 넣었다. 내리다 만 창문 블라인드 아래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조 군의 머리에 햇살이 닿아 머리카락이 은회색 빛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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