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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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파적
파적 신덕룡 아직도 투표를 하지 않았느냐는 전화가 왔다. 허리가 반으로 꺾인 노인이 걸어간다. 기표(記標)하듯 지팡이로 따박따박 땅을 짚으며 걷다 쉬다를 반복하는데 어촌횟집 닫힌 문 앞에서 졸고 있던 발바리 한 마리, 컹컹 짖더니 뒤를 따른다. 몇 걸음 걷고 돌아볼 때마다, 꼭 그만큼 물러선다. 슬로비디오로 보는 술래잡기 같다. 낮은 자세로 길을 살피던 조심스런 마음이 엉켰다 풀어 놓는 헐렁한 손짓, 저 헐렁 헐렁이 파적(破寂)이다. 진보와 보수, 어떤 패가 내 손에 쥐어지는 행운이나 불운이겠느냐만 셈이란 늘 뜻밖의 일이니 저렇듯 주고받는 장단이 때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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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술병들
술병들 신덕룡 아파트 복도에 내놓은 빈병들 많다. 소주병 맥주병들 틈에 양주병도 섞여 있는데 제 키와 상관없이 들쭉날쭉 작고 좁은 주둥이를 벌리고 있다. 굳게 문 닫아건 옆집 사정이야 알 길 없으나 할 일 마쳤으니 집 안에 있을 필요 없다는 듯 내몰려 한때는 춥고 외진 삶에 지피던 불이라 불씨들 꺼내 쓰린 속 풀어 주던 친구였으니 저 입들 모두 마음의 문이 아니었나. 여름 한철 내내 목이 터져라 울던 매미의 울음 껍질 같은 것, 울음 밑바닥에 깔려 있었을 침묵들이 휘적휘적 저렇듯 아침햇살에 걸려 있다. 스스로 비워 버렸으니 발이 가벼워 휘휘 휘파람 불며 금방이라도 일어설 듯 먼 데를 바라보지만 술이 덜 깼나, 눈자위가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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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하기
통권 제41호), 19면. 13) 당대 생태주의적 주제를 드러낸 문학 작품들은 생태시, 녹색 문학, 생명문학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 왔지만, 이 글에서는 포괄적이고 잠정적인 의미로 생태주의적 주제로 독해될 수 있는 작품을 생태주의 문학이라 지칭하고 있음을 밝힌다. 90년대에 생태주의적 관점을 내걸었던 평론집으로는 정효구의 『우주공동체와 문학의 길』(1994), 도정일의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1995), 최동호의 『하나의 도에 이르는 시학』(1996), 남송우의 『생명시학을 위하여』(1996), 김욱동의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1998), 송희복의 『생명문학과 존재의 심연』(1998), 이남호의 『녹색을 위한 문학』(1998), 정효구의 『한국현대시와 자연탐구』(1998), 김경복의 『한국의 아나키즘 시와 생태학적 유토피아』(1999), 신덕룡의 『환경 위기와 생태학적 상상력』(1999) 등이 있다. 1997년에는 『초록 생명의 길: 에코토피아를 위한 시론』이라는 단행본에 신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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