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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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껍데기
껍데기 신수형 밤을 열고 바다로 내려간다 해변에서 죽은 별들을 수집한다 아직 살아 있는 메아리를 듣는다 여기 모두 다 있네 고생대의 밤이야 석탑을 세 번 돈다 더 깊은 바다로 내려간다 왜 여기 있는지 말해 줄 수 있나요 왜 반복되고 있는지 혹시 갑자기 깨어난 적이 있는지 누군가 꿈을 해석한다 해석되는 꿈을 꾼다 당신은 개를 키우는 사람 테이블 위에 개를 올려놓고 빗질을 한다 개와 함께 골목을 돈다 같이 가요 이건 아니잖아 그래도 같이 가요 당신은 개를 낳고 개를 씻기고 개를 가르치고 고생대의 밤이다 거듭되는 당신은 이제 거울 앞에서 내게 묻는다 어울리나요 우린 아주 먼 곳까지 갈 수 있나요 당신은 돌아보지 않고 거울 속의 내게 묻는다 나도 거울 속의 당신을 본다 개들이 짖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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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그는 일박을 한다
그는 일박을 한다 신수형 양평으로 가는 길 위에서 세 개의 터널을 연달아 통과했을 때 그의 머릿속에 문득 자신이 지나온 몇 개의 터널들이 떠올랐다 그 터널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터널이었을 뿐 아무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터널은 깜깜했으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기억할 만한 것이 없다 터널은 기억이 아니다 사라진 시간이다 없는 시간이다 몇 개의 터널을 지나고 나자 갑자기 늙어 버리지 않았던가 그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좀처럼 끝나지 않는 긴 노래를 부른다 마당 한구석에 키가 작고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그는 그 나무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와 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찍는다 나무의 옆에 서 있는 것인지 앞에 서 있는 것인지 혹은 뒤인 것인지 알 수 없고 그 속을 사방을 가진 나무의 속을 알 수가 없다 마른 가지들이 된 나무를 만질 수 없다 밤이 오면 불을 피우리라 하고 그는 생각한다 불 속에 잠겨 일렁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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