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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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흰옷 빨래의 날
흰옷 빨래의 날 안담 오늘은 마지의 기일이니까 흰옷을 모아 빨래를 한다. 마지가 유니폼처럼 자주 입던 크림색 티셔츠도 잊지 않고 꺼내서 빤다. 아마도 처음 살 때는 흰옷이었을 거다. 내가 애용하는 독일 브랜드의 캡슐 세제는 성능이 뛰어나다. 이 티셔츠에서는 마지의 냄새가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제는 나도 마지의 냄새를 잘 떠올릴 수가 없다. 꽤 강한 냄새였는데, 그런 냄새가 잊히기도 한다는 게 신기하다. 가끔 그 냄새를 다시 기억해 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4년 전 마지와 내가 처음 만났던 장소인 모둠 전집에 간다. 전을 굽는 작업대가 가게 밖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서 포장 손님도 많은, 반은 노점인 그런 가게. 튀는 기름을 막기 위해 조리대 틈새와 철판 모서리에 은색 호일이 덧대어져 있고, 그럼에도 철판 가장자리나 작업대 위 처마에 쌓이는 기름때를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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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야구란 무엇인가 (제5회)
안담, 까부, 뚜므, 우파. 아이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는 미친 토끼달팽이다. 토끼달팽이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다. 사내가 알아들을 수 있었던 최초의 토끼달팽이 행성의 말은 할맘마였다. 아이는 어머니의 죽은 젖을 파랗게 빨다가 빨간 얼굴로 울며 소리쳤다. 할맘마, 할맘마, 할맘마.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달팽이집 속으로 쏙 들어간다. 달팽이집에서 매미, 메뚜기, 사마귀, 잠자리, 거미, 장수하늘소, 개똥벌레, 무당벌레, 딱정벌레가 차례로 튀어나와 입구를 막아선다. 사내는 한숨을 쉬며 욕실에 들어간다. 입이 많은 샤워기 밑에서 사내는 생각이 많아진다. 전쟁이라도 터졌소? 카운터 노파의 재미없는 농담이 샤워기에서 쏟아져 사내의 정수리를 때린다. 사내는 전쟁을 피해 온 게 아니라 전쟁을 시작하러 가는 길이다. 전쟁을 끝장내러 가는 길이다. 30년 전에 시작된 전쟁에 종지부를 찍으러 가는 길이다. 거미집을 짊어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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