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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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서울 순례
서울 순례 여한솔 징검다리를 건너는 동안 저녁이 왔네. 내 등 뒤로 흘러내리는 물비린내 검푸른 하늘, 네 등 뒤에는 푸른 십자가가 두 개나 보여. 교회들이 빼곡한 동네다. 가난하고 믿음이 충만하고 불 켜진 집들은 자기도 모르게 별이 되는 동네. 우리는 그 사이를 걸으며 나는 관심도 없는 신앙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우리 앞에 별이 이렇게 많은데 북적이는 피자집과 알전구 늘어뜨린 상점에 나는 매료되는데, 너는 솔아 여기 서 봐, 사진을 찍어 주다가도 길을 떠나면 다시 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 서울의 거리가 너에게는 순례길이구나. 너의 골목은 참배로 아득하구나. 2호선에서 한강을 마주할 때 내 마음도 그랬어. 너의 신앙처럼 나에게도 간절한 것이 있지. 저녁의 거리는 뭐든 믿고 싶게 만들고 아니 불신하게 만들고, 집을 별처럼 읽는 착각도 늘어난다. 멍이 드는 일처럼 밤사이 탄생되는 어떤 일기는 기억도 없이 아프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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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3월호
문장웹진 2026년 3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신작시 김헤니 증상 아닌 이상형 꽃잎 떼기 놀이 박설희 뒤집다 배후 이근화 백조가 지우는 것 미래의 킥 심민아 사람의 두겁 일상적인 예의범절의 문제 여한솔 서울 순례 명상을 시도하다 쓰는 시 김혜순 베들레헴 크리스마스 인노첸시오 8세의 불멸 박형준 완화계 핸드폰 단편소설 단편소설 이종산 길 위에 사는 개 임수지 우주의 영향 아래 안종성 서브리미널 백가흠 그 해 겨울은 내게 평론 평론 안세진 반복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ㅡ 김엄지론 송현진 방의 병리학 ㅡ 유선혜와 차현준의 시를 중심으로 박서양 (연재) 부패하는 기억의 공간 ㅡ 『자작나무 숲』과 쓰레기의 정치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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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명상을 시도하다가 쓰는 시
명상을 시도하다가 쓰는 시 여한솔 제목을 명상 앞에서 라고 하려다 아니지 그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것 같으니 지운다. 유튜브와 검색창에 명상하는 방법을 치는 동안 나는 조금 더 늙고 말았네. 명상은 하지 못한 채 젊음이 다 갔다. 늙음도 가는 중이다. 요가 선생과 심리학자가 등장해 명상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알려 주지만 나는 티끌처럼 작은 상상에도 날아가고 만다. 적절한 슬픔이란 참 요란하다. 담요 위에서 단아해진 나는 명상에 대한 시작과 과정과 결론이 담긴 제목을 붙인다. 비로소 시를 쓰는 새벽이 있다. 기쁘게도 실패한 명상은 어떤 비유도 할 수 없구나. 명상을 위해 떠올렸던 진녹색 산 두 덩어리. 강물을 따라가는 메아리. 계절이 바뀌어 설산이 되는 광경이 있었는데 한 스님이 와서는 얘 그건 명상이 아니다 망상이다, 한다. 그렇지 나는 행운동의 한 건물 안에 앉아 이 느리고 따끈한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망상을 했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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