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에세이] 오래 외면 받고, 때로 외면하는 글쓰기
[에세이] 오래 외면 받고, 때로 외면하는 글쓰기 최분임 저녁이면 무료하고 답답한 하루가 또 지나갔다는 느낌이 몸 어디선가 밀려 나왔다. 흔히들 늦었다, 라고 말하는 삼십대 후반의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마흔을 훌쩍 넘어서 있었다. ‘삶이 이렇게 지루하고 무력해도 되는 걸까?’ 씁쓸한 혼잣말에 손을 놓고 멍해지는 날이 많아졌다. 알 수 없는 공허감에 스스로를 낭비했다. 주위를 둘러보거나 친구들과 전화 통화라도 하고 나면 나와는 전혀 다른 공기,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모두 삶의 방향을 잘 알고 있다는 듯 거침없고 당당해 보였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주눅이 들었다. 마냥 이렇게 살 것이냐고, 내 안의 누군가가 날 툭, 쳤다. 그렇지만 내가 뭘 할 수 있지, 라고 되물으며 움츠러드는 자신이 보였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숨겨진 보물 같은 책이야기]그런데 당신, 그거 당신 맞나요?
사람의 내면만큼이나 외면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 특별한 장애나 기형은 없지만 스스로의 얼굴이 못생겼다고 생각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자신의 모든 사진을 포토샵으로 전혀 다른 사람처럼 고쳐 올리는 사연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가상공간에 함몰되어 현실에서의 소통을 단절시킨 사람이었습니다. 메를로 퐁티는 알고 있는 바 실존주의 현상학자입니다. 그는 “우리는 결코 무(無) 속에 머물러 있지 않다. 우리는 항상 충만 속에, 존재 속에 있다. 마치 얼굴이 쉬고 있을 때나 심지어 사망해 있을 때도 늘 무엇인가를 표현하지 않을 수 없게끔 되어 있는 것처럼.”이라는 말과 함께 외부 대상이 우리에게 의식되는 데 필수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몸’을 강조합니다. 몸이 없다면 우리는 세상을 감각하고 인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즉, 우리가 느끼고 체험한 세상은 몸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또한 몸은 우리를 세상에게 인식시키는 형체입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캠프 참가후기] 캠프 안 오타쿠
배척, 편견, 외면, 그런 것들. 안과 밖은 소통할 수 없다. 반감이 일어나는가? 나에겐 그렇다. 반감이 일어난다. 캠프 안에서 느꼈던 유대감은 따뜻하면서 불편했다. 애정이 강렬해질수록 바깥이 선명해졌다. 촌극을 보면서 우리는 많이 웃었다. 서로를 좀 ‘돌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바깥사람들’이 봤다면 어땠을까? 목이 쉰 친구의 말을 다시 떠올려 보자. ‘바깥사람들은 이런 것에는 아무 관심도 없어.’ 나는 그 말에 동의했다. 동의하면서 강한 반감을 느꼈다. 습격을 하면서 느낀 감정과 비슷했다. 불편한 애정, 소속될수록 고립되어 간다는 느낌. 캠프에 가기 전에 나는 두려웠다. 십대를 만날 기회는 드물었고 소문은 무성했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