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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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미미
미미 우은주 너무 뜨거워서 일어났어. 벤치에 앉아 땀에 젖은 네 털을 빗긴다. 보드라운 털 사이로 전해지는 열기. 네가 좋아하는 계절을 사려고. 농장 게임을 시작했다. 다시 살아난 양의 고기를 얻고 달걀을 거두며 점수를 쌓는다. 가끔 벼와 콩을 수확하는 일이 휴대폰 너머에서 진짜처럼 느껴진다. 새끼를 낳지 않은 염소에게서 젖을 얻는 일이 이상하지만. 정교하고도 허술한 이 세계는 내 이해를 구하지 않고도 흘러간다. 구매한 부스터를 한꺼번에 열어놓는다. 경험치를 높여 다음 레벨까지 쉼 없이 달린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생각할 틈이 없다. 배를 타고 나가 물고기를 잡고 돌아와 열매를 거둔다. 파이를 굽는 마음이 현실과 다르지 않다. 내 손끝이 뜨겁다. 고요한 세계. 아이템을 얻을 때까지 코인을 번다. 여름잠에서 깨어날 곰은 없어. 잠을 자기 위해 잠을 잘 수 없다. 너에게 ‘완벽한 계절’을 주려고. 오늘도 농장에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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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사랑 전의 일들
사랑 전의 일들 우은주 개를 쓰다듬고 나면 잊은 것이 생각난다. 웅크리고 앉아 사랑을 기다려본 일. 털의 감촉을 기억해.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쳐다본 정원에서. 목련의 봉오리를 발견한다. 아직 겨울인데. 이제 산책은 그만하자. 말랑한 연어 스틱의 포장지를 만지작거리면. 주머니 속에서는 미지근하고 물컹한 것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과거에서 찾아온 것을 늘어놓으며. 없던 것이 신발장 위에 모인다. 햇살 한 움큼 마룻바닥을 굴러다니는 사이. 덜덜거리며 작동하는 세탁기 안에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연어 떼가 돌아다니고. 나는 소파에 앉아 그 소리를 오래 듣는다. 흘러가는 동안 여러 모양의 순간이 부서진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일. 아무런 의심 없이 쳐다보며 웃던 일이 기억나서 윤기 나는 등을 만져본다. 그만 가볼게. 의젓한 것을 앞에 두고. 기억의 보푸라기를 떼고 또 떼며. 안간힘을 밀어 올린다. 울고 싶으면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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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10월호
문장웹진 2026년 10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공도이 옮긴이의 말 Perfect Day 김유자 신의 휘파람 미완성 김이듬 덩굴성 문장 발굴한 감정 김지숙 공원의 빛 중성미자 박정대 리스본, 파리, 이스탄불에서 우리는 진부, 겨울의 뭐랄까 봄의 그런 거 있잖아 우은주 사랑 전의 일들 미미 장현 레시피 케이크 단편소설 박선우 암순응 손호영 보트 아래 윤해서 베일 이서수 공유자의 기록 장편소설 강대호 그림자 신을 탐구하는 순례자를 위한 안내서(2회) 박세회 아직 여기 있습니까(2회) 신다다 백 퍼센트 소년(2회) 양수빈 해로(2회) 이상하 터치 니치 미치(2회) 이서영 빙(憑)(2회) 이한슬 퍼레이드가 끝나면(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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