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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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유품
유품 한명원 집에 낡은 호미 하나가 있다 그것을 볼 때마다 뿌리가 나를 잡아당기는 것 같아 시골 밭으로 향한다 마을 입구에 흰 수건이 나풀거리고 집들이 물방울무늬의 몸빼 바지처럼 보인다 겨우내 딱딱해진 땅을 톡톡 두드리면 쩍쩍 갈라졌다 솎아내고 씨를 뿌리다 잡초가 자라면 한 손에 잡초를 뿌리째 뽑아 어깨를 들썩이며 엉덩이를 씰룩거리던 어머니가 생각났다 꼬불꼬불한 이랑을 호미가 만지면 곡식은 잘 자랐다 곡식마다 습성이 달라 여름 내내 호미는 쉴 수가 없었다 잡초의 뿌리를 향한 집착은 손에 힘을 빼고 리듬을 타야 하기에 목소리가 쉴 때까지 노랫가락이 밭고랑에 머물렀다 호미 끝에서 계절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이제는 노을 속으로 사라진 호미 밭에는 키 큰 잡초만 무성하다 봄이 되면 나는 호미 닦는 버릇이 생겼다 내 머릿속 잡초를 뽑고 솎아내고 북 두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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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굴러간다
굴러간다 한명원 어린 神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잠에서 깨어 자전거를 타고 젖은 음이 들리는 곳으로 달립니다 수많은 발자국 위를 바퀴는 굴러갑니다 골목도 굴러가고 지평선으로 달도 굴러갑니다 빈 벤치를 휘어서 돌자, 오르막이 보입니다 엉덩이를 들고 발에 더욱 힘을 주며 올라갑니다 마치 아르테미스 2호처럼 저 달의 궤도를 굴러가고 있는 적막을 어둠은 끌고 가겠죠 저수지 위, 안개가 밀려옵니다 물의 억양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감아가며 전진합니다 같은 자리를 몇 바퀴째 돌고 있으면 눈이 커지고 귀가 커집니다 발밑 노란 창포가 달을 삼켰다가 토해내는 소리가 들립니다 풀잎 위로 이슬이 떨어져 세상이 잠시 깨졌다가 다시 얼굴을 들어 올리는 것이 보입니다 내리막길은 바퀴가 저절로 움직입니다 펄럭이는 옷자락보다 마음이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낯선 세계를 심벌즈 두드리듯 달리면 몸이 팽팽해집니다 바람이 옷을 헝클고 들어옵니다 고여 있던 녹슨 음이 방향을 찾아갑니다 길 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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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7월호
문장웹진 2026년 7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김호애 귀신 부르기 이세계(異世界) 마종기 간절한 안부 제주도 이슬 신혜정 시간의 심연 우아 안지은 사랑에도 얼굴이 있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하우스 오브 피스 옥빈 고물 화물택배 한기옥 시를 모른다는 사람 자괴감 한명원 굴러간다 유품 단편소설 나일선 Midnight Coffee Club 정미래 굳은 모양을 보면 조우리 듀엣 평론 이은지 [연재] 포이에시스, 오토포이에시스, 심포이에시스 (2) 배민정 불운에 대처하는 화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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