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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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마북리 가구공장의 너는
마북리 가구공장의 너는 박후기 이불도 없이, 이불처럼 아무렇게나 개켜진 채 컨테이너 박스 속에서 잠이 드는 너는, 뿌리 잘린 원목이 실려 온 먼 고향 해일 덮친 바닷가에 집 한 채 짓기 위해 본드 냄새 들이마시며 가구를 짠다 옷과 이불도 가구라는 집이 있는데 옷과 이불의 집을 짓는 네가 집이 없으니, 너는 더러운 이불 홑청만도 못한 것이냐 한밤중 인기척에 놀라 컨테이너 문 박차고 어둠 속으로 도망친 너는, 도랑 건너 밭고랑에 엎드린 채 숨죽이는 너는, 울분 섞인 발길질에 담장 밖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휴일 아침의 축구공만도 못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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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부탁의 해변
부탁의 해변 송재학 파도는, 바다의 간절함을, 바스러지도록 움켜쥐고 있다 눈물의 평지를 달려와서 파도에 매달린 눈썹의 휘날리는 생각 때문에 먼지투성이 항구는 화분의 품종을 바꾸는 중이다 내 아랫도리가 흠씬 젖지 않을 수 없다 먼 곳이라는 꽃말을 가진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건 다른 생각이다 낮달이 만들어 준 면적만큼 어리둥절했다 좋은 색과 슬픈 색이 다르지 않다는 해안선 일부처럼 내 누낭에도 길고 긴 주름이 있다 가슴을 덮는 해일, 자주 마주치는 이 헐렁한 물의 높낮이를 또 어쩌자는 걸까 물결에 비친 나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거 같은 마음이다 먼바다가 파도에게 부탁한 일을 다시 내륙으로 전달하는 순서에 있는 검붉은 절단면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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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당신은 이제 깨어납니다
당신은 이제 깨어납니다 김복희 땅 위에 올라서려는 파도의 형식같이 파도의 자아같이 나무들이 수런수런 입술을 뒤집고 치아를 내민다 서로의 허리를 묶고 해일 속을 낮게 엎드려 지나간다 - - 숲에 파도가 들어왔습니다. - 네, 계속 가보세요. - 바다는 작은 물방울이었는데 몸을 길게 늘려 요동치는 피를 멀리 멀리 보냈습니다 뱃속에서 키우던 슬픔이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걸 막았습니다 죄 지은 것 없이 죄에 사로잡히는 기분 말이에요. - 계속하세요. - 아, 아아 지은 죄가 너무 하찮았고, 한 잔의 술 한 개 인간도 살려내지 못하고 우리는 숲에서 나왔습니다 서로 등을 돌리고 파도소리를 팔뚝 깊이 투약했습니다 선생님, 얼굴에 피를 칠하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색깔은 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까. - 선생님이라니, 이봐요. 벌써 깨어났군요. - 아니 선생, 그림자를 밟은 채 발이 젖는 줄 모르고 영혼이 창자를 흘리며 따라오고 있는 줄 정말로 저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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