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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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귤껍질의 기하학
귤껍질의 기하학 허진경 지구는 둥글고 지도는 네모나다 우리는 도형의 비약을 통해 세계를 이해합니다 수학자가 말하는 동안 나는 사각 방에서 귤을 까 먹는다 귤이 원에서 멀어질수록 나는 귤을 조금씩 이해하고 완벽히 이해했다고 믿은 순간엔 껍질이 남아 있다 사각 방에 귤껍질이 쌓인다 이해를 뭉치면 가루눈처럼 흩날린다 속이 빈 원은 지구본이라고 불리는데 우리는 크기의 비약을 통해서도 세계를 이해하지요 수학자가 말하는 동안 나는 가랑이 사이에 있다 도형을 따라가다 찢긴 귤껍질에 각진 모서리가 없다 까도 까도 손이 베이지 않는다 찾을 수 없는 가장자리 피스 완성할 수 없는 사각 퍼즐은 한 손에 꼭 들어맞던 둥근 세계였다 손끝으로 툭 치면 굴러가지만 발아래선 짓이겨 터지는 즙 이곳이 우리의 세계라면 쪼그라드는 귤껍질이 나의 이해입니다 나는 서서히 변하는 모양과 크기를 바라보며 수학자에게 말한다 껍질이 원형에서 멀어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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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
‽1) 허진경 중요한 문장마다 형광펜으로 칠한다 한 문장을 제외하고 샛노랗게 빛나서 이 시를 어둠에서도 읽을 수 있다 2연이 시 안에서 시의 구조를 지칭한다 자신을 가리키면서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아서 겉보기엔 불필요해 보이지만 형광펜으로 칠해져 있다 2연이 없으면 이 시를 이해할 수 없다 형광펜으로 칠하지 않은 문장은 낮까지 기다려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문장이라서 읽지 않아도 이 시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 시는 어둠에서 읽어도 낮의 독해와 다르지 않다 낮에는 빛이 포화 상태이다 넘치는 빛이 시 바깥으로 밀려난다 지면을 타고 2연이 흘러내린다 2연이 수용성 문장이고 형광펜은 광분해성을 띠므로 이 시는 낮밤의 영향을 받는다 문장 부호 규정을 참고하면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쓸 수 없다2) 1) 감탄과 의문을 동시에 나타내는 비표준 문장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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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2026년 2월호
- 문장웹진 편집위원 정다연 시인 외 편집위원 일동 2026년 2월호 <동식(動息)의 경계> ⓒ 피츠(pits) 2월호 표지 그림 작가의 말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세상의 시계가 쉼 없이 밤하늘의 별로 움직이고, 그 아래 온전히 내 것인 빛에 의지해 시간을 보내는 인물을 그렸습니다” 문장웹진 2026년 2월호 목차 구분 작가 제목 시 신작시 김언 사랑 시체 장수양 사나이와 사보이 팬덤 주영중 유사 숭고 영화관 투명인간 김현진 스테레오타입 오딘 허진경 귤껍질의 기하학 ‽ 강보원 진짜 커피의 힘 또 이사 온 사람 김해솔 레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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