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허무를 향한 도약
건빵 속의 별사탕은 참으로 아늑한 수면을 주었죠. 피부의 참호 속에서 걸어 나와 지뢰가 되어버린 별들을 밟아 가는 오늘밤의 목적지는 당신의 얼굴입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12월 단편소설_발] 발치
옆에 앉은 녀석이 군복 건빵주머니에서 건빵 대신 선크림을 꺼내 얼굴에 발랐다. 건빵을 꺼내서 건네줘도 정중하게 사양했을 것이다. 수분이 제로에 가까운, 푸석푸석한 건빵을 삼키다가 식도에 걸려 죽을지 모른다. 땀줄기 때문에 선크림은 피부에 닿기도 전에 흘러내렸고, 검은색 위장 크림까지 섞여 녀석의 얼굴이 얼룩덜룩했다. 구보 훈련을 끝낸 뒤부터 계속해서 오른발 뒤꿈치가 아팠다. 군화 끈을 만지작거렸지만 쉽게 풀리지 않았다. 한참 뒤 겨우 군화를 벗었다. 양말 앞부분이 땀에 젖어 검게 물들었고, 군화 속의 먼지덩어리가 양말에 붙어 있었다. 녀석들이 코를 킁킁거리며 얼굴을 찌푸렸다. 퀴퀴한 발 냄새가 퍼져나갔지만 모른 체하며 양말을 벗었다. 뒤꿈치에 상처가 나 피부가 부풀어 올랐고, 검붉은 피가 묻었다. 교관이 걸어왔다. 제식훈련을 할 차례였다. 양말로 뒤꿈치의 피를 훔치고 군화를 신었다. 오른발에서 옅은 통증이 느껴졌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서울(제8회)
노인은 간신히 건빵 몇 개를 먹은 뒤 물과 함께 약을 삼켰다. 소염제와 진통제를 착실히 복용했지만 노인의 내부를 잠식한 암세포와 통증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는 듯했다. 새벽이 깊었을 때 짐승의 소리가 들렸다. 앉았던 개가 벌떡 일어나자 무언가 작고 단단한 것이 바닥에 떨어져 굴러갔다. 소년은 그쪽을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이빨이었다. 소년은 개의 주둥이를 벌리고 한동안 살펴보았다. 헐어버린 잇몸 탓에 악취가 났지만 이전보다 심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윗니 가운데 여러 개가 이미 흔들거렸다. 어쩌면 개는 다시는 무언가를 집요하게 물어뜯을 수 없게 될지도 몰랐다. 송곳니는 멀쩡했다. 개도 그 사실을 아는 듯했다. 강변북로를 건넌 짐승은 카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화장실 뒤로 숨어들었다. 짐승은 결코 그들이 있는 곳을 습격하거나 그들의 시야에 노출된다 해도 조준이 가능할 만큼 느릿느릿 움직이지는 않을 거였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