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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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민들레는 우산을 들고」 외 6편
민들레는 우산을 들고 현경미 비오는 날도 가만히 있다가 갓털 우산 하나씩 들고 날아오른다 동동 둥둥 햇살 속으로 멀리 멀리 두 사람 틈만 나면 트롯을 트는 아빠 속 시끄럽다며 끄는 엄마 언제부턴가 먼저 노래를 틀고 흥얼흥얼 엄마 어깨 들썩들썩 아빠 점 점 한 사람 오이 “오이” 해 봐요 입도 “오이” 눈도 “오이” 따라 해요 게으름 처방전 더 달고 더 매운 것만 생각나 숙제를 못 해 끙끙 학원에 쫓기고 혼날까 걱정이야 자는 둥 마는 둥 약속도 깜빡깜빡 가고 가도 제자리걸음 같아 종일 멍해 병에 걸렸나 봐 딱 맞는 처방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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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Y의 사랑일지
종일 어수선해진 가슴에 손을 얹어 위무하는 차분한 저녁 내음 중독된 글자가 주는 평화로운 게으름 속없이 투명한 책벌레가 지겨운 듯 기어간다. 살비듬 냄새와 같은 교양과 수줍음을 장전하고 오늘 저녁 너를 만나러 간다. 첫사랑의 말들을 복습하고 콩닥거려야 한다는 가슴을 흔들어 보기도 하고 너에게 보여야 할 간지럽고 청순한 웃음을 꺼내어 자꾸 문질러 보기도 한다.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연필, 지우개, 볼펜, 형광펜, 수정테이프 그리고 상황을 예습한 감정들. 헐거운 필통에서 줄줄 새어 나가는 감정들이 정차하는 정류장마다 내렸다. 쓰고 지우고 수정하고 수정하여 넝마가 되어버린 행복. 너를 만나야 하는 정류장이 지나가 버렸다. 이것은 이별의 예고인가 예고된 이별인가 아니면 진부하다던 사랑의 한 페이진가. 어제 저녁 너는 구어체로 ‘사랑해’를 말하고 나는 문어체로 ‘저도, 그렇습니다’라고 사랑을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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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호루라기 외 3편
최영철 호루라기 철조망 장사 오월의 결사항쟁 본전 생각 호루라기 외 3편 아이들 뜀박질이 앞장서고 우렁찬 구령이 뒤따르고 호룩호룩 추임새에 펑펑 터지던 환호성들 호루라기 이제 싱그러운 가슴팍이 아니라 늙고 병든 저 할머니 머리맡에 걸려 있네 좋은 시절 다 보낸 빈털터리 할아버지 발치에 놓여 있네 호루라기 소리 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 때 있었지 얼굴 닦는 둥 마는 둥 밥숟갈 어서 놓고 이빨 닦는 둥 마는 둥 한달음에 달려나간 때 있었지 시퍼런 청춘을 목에 걸고 힘차게 불어제끼면 먼 산이 일렬횡대로 뛰어오고 졸고 있던 새들이 푸드득 날아올랐지 이제 호루라기 달려나가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 느릿느릿 해 기우는 저녁으로 가기 위해 있네 가장 첫자리 새벽녘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로 오는 게 아니라 엉금엉금 기어가는 해소천식으로 일어나기 위해 있네 게으름 피고 늘어졌던 것들 일제히 불러일으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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