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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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머리카락
머리카락 - 立冬 무렵 유종인 창틀 모진 골에도 방을 들이는지 몰라도 머리카락은 기일게 참 덤덤하게 臥病을 구부려 뉘어 놓고 누워도 병색이 없다 추워질까, 뼈도 살도 한 무리니 또 사무치게 추워질까 창을 닫아도 바람은 끼는 법, 살이 에이면 뼈를 내고 뼈에 사무치면 살을 찌워 덮으라, 헛말은 요령처럼 흔들었으나 옷보다 긴 양말을 신겨 줘야지 먼지는 창틀 골진 방에 깊이 들어서 새벽별이 창틈에 끼는 것도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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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4 문장청소년문학상_최우수_시] 머리카락
[2014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최우수상 _시] 머리카락 성하영(필명 : 흐린) 흔드는 대로 흔들린다 나의 몸에서 가장 힘없는 미미한 향과 햇볕으로 사는 머리카락 그러나 머리카락은 자란다 계속 내려와 손을 잡으려 한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몇 올은 처음 보는 곡식의 색이다 한 올 한 올 끊어질 듯 이어지며 무언가를 품고 있다 목을 꺼슬하게 감싼다 부드러울 겨를 없어도 온기는 머금었다 머리카락이 펜 끝에 물들도록 말을 건다 아 그렇게 견뎠던 걸까 부는 바람 따라서 일 년에 반 뼘씩 자라났던 걸까 가위가 다가온다 반색하며 말을 걸면 그는 썩둑썩둑 대답했다 한 뼘 두 뼘 세월을 잘랐다 머리카락에는 감각이 없다 그러나 머리카락도 숨을 쉰다 미세한 가닥 깊숙한 곳에서 심장도 뛴다 뒤늦게 말을 건다 우두커니 앉아서 햇볕을 받는다 따듯한 바람이 너를 끌어당긴다 날아가고 싶다면 놓아줄 수 있을까 나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너에게 외로웠겠다 손을 잡으려는 노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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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약수(弱水)
약수(弱水)* 박설희 오래전부터 당신은 건너오는 중이네 검게 뭉친 머리카락 가지런히 쓸어내리며 나는 늘 출렁거려 보지만 감당할 수 없는 당신의 무게 내 속의 수많은 이슬방울과 깃털들, 더듬이와 먼지도 당신의 것 수천수만의 당신이 내게 다가와 수천수만의 내가 마중을 가도, 고작 밑바닥을 내어 주는 일 당신의 그림자로 그 밑바닥 차곡차곡 채우는 일 동으로 서로 북으로 남으로 당신은 여전히 건너오는 중이지만 당신으로 가득 채워져도 함께 출렁거리지도 흐르지도 못해 고요한 눈 하나 가만히 떠 보다가 푸른 이끼 낀 얼굴 들여다보다가 먹구름 같은 머리카락 쓸어내리네 빗방울로 쏟아져 내리네 층층이 쌓인 당신을 스치네 *부력이 없어 먼지조차 띄우지 못한다는 중국 설화상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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