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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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설
설 강성은 닭장의 닭들이 모두 얼어 죽었다 닭장의 유령들은 희미한 볏을 흔들고 있다 가족들이 모두 얼어 죽었다 집 안에서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고요하다 곰과 뱀과 고슴도치는 잠이 오지 않는 잠 속에서 배고프다 춥다 장끼와 까투리가 눈밭을 걸어와 배고프다 춥다 닭장 속으로 들어갔다 눈 위에 발자국이 발자국 위로 눈이 배고프다 춥다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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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유부도 맛집 기행」 외 7편
보지만 파도는 또 밀려와서 치고 부수고 붉은발농게들은 갯벌을 떠나야 했어 외양간 마구간 찾아가 소똥 말똥이나 먹고 사는 건데 도둑게라고 불리다니 나답지 않을 때 지느러미가 날치를 만나면 날개처럼 하늘을 날아 날개가 가마우지를 만나면 지느러미처럼 물속을 헤엄쳐 떡잎의 계획표 봄바람은 빨리 빨리 꽃 피워라 잎 틔워라 불어 대어 민들레도 냉이도 일찌감치 꽃 피웠는데 떡잎 두 장 달랑 내밀어 놓고 꼼짝 않는 나팔꽃 새싹은 계획표를 쓰는 중이다 더 높이 올라갈 거야 하늘빛처럼 고운 꽃을 피울 거야 촘촘하게 실뿌리 내리는 중이다 해님의 여름 숙제 여름내 바다랑 출렁출렁 놀고 숲에 앉아 반짝이며 놀고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는 벼 줄기 굵게 작은 이삭 통통하게 여물려 놓았다 쌀쌀 가을바람 검사하러 오기 전에 어느새 인정 많은 박쥐 아줌마 거꾸로 자고 반대로 사는 박쥐 아줌마는 제 아기가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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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엄마의 생일날
배고프다 배고프다. 고씨부인 이놈아, 입 좀 다물지 못해. 고씨 불이 식었어. 뭘 좀 넣어봐. 고씨부인 뭐가 있어야 말이지, 입던 옷을 땔 수도 없고. 고씨 로스께놈들 뻬치카만 달랑 달아주면 끝이여. 땔감이라도 주어야지. 갑이가 갑자기 일어나 보따리를 뒤져 책을 꺼내 찢으며 뻬치카에 넣는다. 연이 무슨 짓이에요? 갑이 불이 꺼졌잖아. 연이 이건 우리 집안의 족보책이에요. 갑이 다 필요 없어. 이따위 족보책이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연이 당신이 그랬잖아요. 우리 민족은 언어와 함께 불멸한다. 이건 우리 핏줄이에요. 갑이 조선은 우리를 버렸어. 로스께놈들도 우릴 버렸어. 우린 잊혀진 거야. 우리에게 조국은 없어, 핏줄도 없어. 연이 그럼 우리는 뭐죠? 귀신인가요? 조선 사람도 아니고 로스께 사람도 아니면 우리는 뭐죠? 왜 살아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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