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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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3월호 오규원과 명동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명동 연작시 중 한 편을 읽어 본다. 명동 1 명동 입구, 하고도 맑은 대낮 옛날 옛적에 박새가 날며 또는 굴뚝새가 날며 흔들어 놓았을 나뭇가지 두어 개 아직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흔들리고 있는 그 길로 들리지 않는 비비새나 두어새 소리 사이의 길로 지리산 화엄사의 그 불이문을 그 둘이 아닌 문을 멈추지도 않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주저하지도 않고 덜컥덜컥 사람들이 들어가듯 겁없이, 턱없이, 길없이 명동이 무슨 산의 문인지나 아는지 사람들이 오래전 박새가, 또는 굴뚝새가 흔들어 놓았을 나뭇가지가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명동 입구. 이 시에서 명동은 현재와 과거가, 서울과 지리산이 하나로 포개진다. 그 포개진 입구를 사람들이 들어간다. 겁없이, 턱없이, 길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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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고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요약 고은은 첫 시집 『피안감성』(1960)부터 최근 시선집 『어느 바람』(2002), 시집『부끄러움 가득』(2006) 그리고 연작시 『만인보』(1986?2007) 26권 등 100권이 넘는 시집, 산문집, 소설집을 출간하였다. 일단 집필의 분량은 한국 근대문학 사상 전례가 없는 경우에 속한다. 이는 글쓰기에 관한 한 ‘광기’의 작용이 아닌가, 라는 평을 들을 만한 요인이다. 그의 초기 시는 허무주의와 죽음에 대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작고한 평론가 김현이 탁월하게 지적했듯이 그의 허무주의는 ‘누이 컴플렉스’로 요약되는 일종의 시적 장치였다. 하지만 1950년대의 전후 폐허를 딛고 문단에 새롭게 등장한 신세대로서의 세대의식과 당시 유행하던 모더니즘적 제스처 또한 그의 시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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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특집좌담]기적을 엿보다(시부문)
거기에 보다 깊은 하나의 길을 내고, 이성복만의 독창적인 시상을 이끌어나간다는 생각입니다. 6부의 연작시 「오다, 서럽더라」와 「래여애반다라」를 읽어보면 삶의 희로애락을 서럽지만 탁월한 말로 이끌어내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 이영주(이하 이) : 앞서 말씀하신 선생님들 의견과 비슷하게 느꼈고요. 황인찬 시인, 박준 시인 그리고 선배 시인들 사이에 김성규 시가 있는데요. 그 시집의 간단한 인상을 말하고 싶습니다. 『천국은 언제쯤 망가진 자들을 수거해가나』는 김성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데요, 수상한 시절에 대한 예감의 징후가 뛰어난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젊지도 않고, 노회하지도 않은, 경계에 선 시인이 느끼는 이 세계란 구체적인 불행의 목록들이 점점 쌓여서 무겁게 침잠하는 세계인 것은 아닐까요. 어둡고 무거운 묵시록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시인 본인의 내면적 상황도 있겠지만 부조리한 시대의 억압과 부패가 만들어낸 측면도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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