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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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조선 마음 4
조선 마음 4 김현 기도하자 속삭인다 비가 와 속삭인다 비가 와요 속삭인다 비가 오지 속삭인다 비가 오니 속삭인다 비가 기도를 지나올 때 그러면 기도하자 비의 숨통으로 들어가자 뼈만 남은 손목을 잡고 속삭인다 비의 숨통으로 들어가요 속삭인다 비의 숨통으로 들어가자 꿀 먹은 벙어리처럼 단내가 나는 입술을 벌리며 속삭인다 비의 숨통으로 들어가자 달콤하게 속삭인다 비의 숨통으로 들어가면 비가 계속 내릴까 내리는 비는 딱 멈출까 비 사라지고 해 뜰까 그렇다고 기도하자 비의 숨으로 들어가고 비의 결에 서 있어 봐요 앙상한 손목을 손뼈에서 빼내며 속삭인다 이곳은 여전히 비가 와 그곳은 어때 잘 듣지 못하고 속삭인다 이곳은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어 그곳은 어때 들리지도 않게 듣지도 못하고 속삭인다 이곳은 아직도 비가 온다고 그곳은, 그곳은 어떠하기에 도대체 꺼져 가는 분수처럼 울음을 터뜨린다 어쩔 수 없어 기도하자 비 오는 예배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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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조선 마음 6
조선 마음 6 김현 옛 남자를 생각한다 가령 낙엽이 멀어졌어 낙엽을 주었구나 옛 남자는 옛 생각을 말한다 불멸이 그것이다 지금은 닫혀 있으나 곧 열리게 될 저 물건의 뒤 유리창이 있다 지금은 부서지지 않았으나 훗날 부서지게 될 저 물건의 뒤에 허공이 있다 허공으로 붉은 옛날이 멀쩡히 지나간다 가령 낙엽이 멀어졌어 낙엽을 계속해 보겠니 옛 남자는 정신에 의해 만들어진 얼굴 노래하던 죽은 사람에 관하여 남는 시간을 내게 주세요 가령 낙엽이 멀어졌어 낙엽은 하얘지는구나 죽은 사람의 얼굴로 죽은 사람이 금이 간 불멸을 깨뜨린다 옛 남자는 옛 남자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제 희다 생각하며 슬프다 “좀 더 멀리 와, 좀 더 가까이.” 흩어진 꽃잎을 보았고 실수로 손목을 그었다. 비로소 실감났다. 잠이 깰 때까지 누워서 죽은 남자와 산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내일만 지나면 더는 희고어둔지빠귀가 되지 않겠다. 순정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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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조선 활자공 임오관, 평화를 만들다
조선 왕이라는 자는 도대체···!” 쇼군이 조선 왕을 가리키시며 혀를 차시자, 한 하타모토가 말을 보탰다. “쇼군, 조선 도성 앞 큰 강가에 주둔하던 조선의 수만 대군(大軍)은 정찰을 나갔던 저희 병사 두 명이 강에서 멱을 감는 것만 보고도 거미 떼처럼 달아났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는데 저희 측은 200명도, 20명도 아니었고 말입니다!” “그런 얘긴 과인도 들었었다. 조선군 장수들이 너무 오랫동안 싸움을 겪지 않아서였다는 자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비겁한 변명이다. 조선 북방에서는 반조쿠(蛮族: 여진족)가 침범하여 조선 백성들을 잡아가고, 조선 남방에서는 저 쓰시마와 규슈 일대의 해적들이 제 집 드나들 듯 날뛰었는데, 어찌 전쟁을 겪어본 장수가 없었겠느냐! 규슈에서 해적질로 먹고 살았던 놈들은 이순신보다 정걸이라는 장수에게 이를 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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